노바 니발리스

제157화. 제8수호자 (상)

세레나가 그 쪽지를 쥐고 오래 서 있었다던 새벽으로부터, 원정대는 이미 여러 밤을 걸어온 뒤였다. 나를 막으러 오지 말고, 나를 이기러 와라 — 무전으로 전해진 그 한 문장을 수연은 걸음마다 곱씹었다. 곱씹을수록 뜻은 하나로 좁혀졌다. 녹사는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이 다음 상대가 되리라는 것을, 그리고 그 싸움에서 수연이 이겨야만 한다는 것을. 이겨달라는 부탁이 아니라 명령이었다. 통각의 수호자다운, 에두르지 않는 명령.

후드의 온기는 어제부터 유난히 차가운 쪽을 가리켰다. 지금까지는 따뜻한 방향, 온기가 짙어지는 쪽으로 걸어왔는데 이번엔 반대였다 — 열이 가장 옅어지는 쪽, 온기가 스러져 가는 결을 따라야 했다. 형사는 그 낯선 방식에 처음엔 고개를 갸웃했지만, 세 걸음도 못 가 그 이유를 알아차렸다.

"눈입니다." 그가 걸음을 멈추고 낮게 말했다.

수평선 저 끝에서부터, 세계 전체가 하얗게 지워져 있었다. 하늘과 땅의 경계조차 흐릿한, 온통 눈뿐인 지형이었다. 발을 내디딜 때마다 무릎까지 푹푹 빠졌고, 숨을 내쉴 때마다 입김이 얼어붙어 눈썹에 서리로 매달렸다. 레테가 목도리를 고쳐 두르며 앞서 걸었다.

"이런 세계는 처음 봐요." 그녀가 말했다. "계절이 멈춘 게 아니라, 아예 눈이 내리는 것 말고는 다른 날씨가 있었던 적이 없는 것 같아요. 땅에 쌓인 눈의 결이— 겹겹이, 아주 오래됐어요."

레테는 잠시 걸음을 멈추고 눈을 한 움큼 쥐어 보였다. 손바닥 안에서 눈이 부서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그녀는 예전에도 이렇게 죽은 세계의 나이를 손끝으로 재본 적이 있었다 — 망각의 신으로서, 그녀는 어떤 세계가 얼마나 오래 잊혀 왔는지를 눈의 결정 하나로도 짐작할 수 있었다. 이 눈은, 적어도 수백 번의 겨울을 혼자 견뎌온 눈이었다.

"수백 년째 눈만 내린 곳이라는 거예요." 그녀가 손을 털며 말을 이었다. "여기 살던 사람들이 있었다면, 그들의 마지막 기억도 아마 눈이었을 거예요."

세 사람은 말없이 다시 걸었다. 눈보라가 잦아든 틈으로, 저 멀리 검은 실루엣이 서서히 떠올랐다. 처음엔 산등성이인 줄 알았다. 그러나 가까워질수록 그 윤곽이 인공적인 선을 그리고 있다는 게 드러났다 — 무너진 첨탑, 부러진 아치, 반쯤 파묻힌 회랑의 기둥들. 눈에 덮인 폐허가 된 대성당이었다.

한때는 컸을 정문은 절반쯤 무너져 내려 있었고, 그 위로 눈이 처마처럼 얼어붙어 쌓여 있었다. 스테인드글라스가 있었을 자리엔 이제 얼음 파편만 남아, 흐린 햇빛을 받을 때마다 무채색의 빛을 조각내어 흩뿌렸다. 종탑의 종은 오래전에 떨어졌는지 보이지 않았고, 그 자리에 뚫린 구멍으로 눈이 끊임없이 흘러들고 있었다.

가까이 다가서기 전, 세 사람은 무너진 회랑을 지나야 했다. 한때 신도들이 늘어서서 기도했을 자리엔 이제 얼어붙은 나무 의자들이 반쯤 눈에 파묻힌 채 줄지어 있었다. 의자 등받이마다 성에가 두껍게 얼어붙어, 손끝으로 살짝 건드리기만 해도 하얀 가루가 되어 부스러졌다. 천장이 뚫린 자리로 하늘이 그대로 보였고, 그 구멍을 따라 눈이 실내로 곧게 떨어져 내려 제단 위에 작은 산을 이루고 있었다. 제단 앞에는 오래전에 놓였을 촛대가 넘어져 있었는데, 그 위로도 눈이 쌓여 마치 흰 뼈처럼 보였다.

"여기, 사람이 살았던 흔적이 있어요." 레테가 눈 속에 반쯤 묻힌 무언가를 가리켰다. 작은 목각 인형이었다. 아이가 쥐고 놀았을 법한 크기였다.

형사는 그 인형을 잠시 내려다보다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그는 이런 폐허를 여러 번 봐왔다 — 사람이 급하게 떠났거나, 혹은 아예 떠날 새도 없이 사라진 자리들. 어느 쪽이든 남는 건 이렇게 작고 사소한 물건들이었다. 그는 그 인형을 조심스레 눈 밖으로 꺼내 제단 한쪽에 세워 놓았다. 딱히 의미가 있어서는 아니었다. 그저, 계속 눈에 파묻혀 있게 두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

회랑을 지나 정문 쪽으로 다가설수록, 공기가 이상하게 무거워졌다. 단순히 추워서가 아니었다. 무언가 팽팽하게 당겨진 긴장이, 눈에 보이지 않는 실처럼 공간 전체에 걸려 있는 듯한 감각이었다. 수연은 그 감각을 걸음마다 더 선명하게 느꼈다. 마치 이 폐허 전체가, 계단 위에 앉은 존재의 고통을 그대로 반사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리고 그 무너진 정문으로 이어지는 계단 위에, 누군가 앉아 있었다.


가장 먼저 도착한 건 소리였다.

바람이 잦아든 순간, 낮고 팽팽한 마찰음이 들려왔다. 끼익, 끼이익 — 가죽끈을 억지로 잡아당길 때 나는 소리 같기도 했고, 활시위를 극한까지 당겼을 때의 떨림 같기도 했다. 무언가 아주 팽팽한 것이, 움직임 하나하나에 저항하며 삐걱거리는 소리. 수연은 그 소리를 듣는 순간 이유도 모른 채 등골이 서늘해졌다. 자연스러운 소리가 아니었다. 살아있는 무언가가, 억지로 묶인 채 그 결박에 부딪히는 소리였다.

그다음에야 형체가 보였다.

계단 위에 앉은 것은 녹사였다. 늘 그렇듯 정갈한 자세, 늘 그렇듯 흐트러짐 없는 어깨. 그러나 그 입가에, 예전과는 비교도 안 되게 촘촘한 검은 실이 가로세로로 얽혀 있었다. 상담소에서 처음 보았던 그 봉인의 실보다 두 배는 촘촘했고, 한 땀 한 땀이 살을 파고들 만큼 팽팽하게 당겨져 있었다. 입술 사이로 새어 나오려는 숨결마다 그 실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조금 전 들었던 그 마찰음을 냈다. 끼익. 숨을 쉴 때마다, 그녀의 비명이 될 뻔한 모든 소리가 그 실에 걸려 삐걱거리며 부서지고 있었다.

수연은 그 자리에 멈춰 섰다. 몸이 먼저 반응했다 — 다리가, 저 위압적인 광경 앞에서 한 걸음도 나아가길 거부했다.

"녹사 씨……" 레테가 낮게 그 이름을 불렀다. 목소리 끝이 떨렸다.

가까이 다가가자 시각적인 디테일이 하나씩 눈에 박혔다. 실은 단순히 입술을 봉한 게 아니라, 뺨의 살 속까지 파고들어 있었다. 실땀 하나하나의 매듭이 인간의 손으로는 낼 수 없을 만큼 정교했다 — 그건 글을 쓰는 손의 매듭이었다. 문장을 다루듯, 한 땀 한 땀 계산된 봉인. 서기관의 실. Writer의 실이 여기, 통각의 수호자의 입에 걸려 있었다.

녹사의 눈에서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소리 없이, 그러나 끊임없이. 뺨을 타고 흘러 턱 끝에서 얼어붙어 가는 그 눈물은, 그녀의 표정과는 아무런 관계가 없어 보였다. 표정 자체가 없었으니까. 다만 눈만이 울고 있었다.

그리고 그 순간, 녹사가 일어섰다.

몸이 먼저 일어섰다. 무릎을 펴고, 어깨를 낮추고, 두 팔을 앞으로 들어 올리는 그 동작이 마치 오랫동안 훈련된 전투 자세처럼 매끄럽게, 아무 망설임도 없이 완성됐다. 그리고 그 짧은 동작 하나에, 폐허 전체가 반응했다. 무너진 회랑의 돌덩이들이 일제히 낮게 진동하며 제 몸에 쌓인 눈가루를 털어냈다— 수백 년 묵은 석재들이, 실 틈으로 새어 나오는 비명의 파편에 몸서리치듯 일제히 떠는 것이었다. 소리조차 되지 못한 찌꺼기만으로, 대성당의 뼈대가 떨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몸을 움직이는 눈은, 여전히 울고 있었다. 의지와 몸이 완전히 갈라진 상태 — 하나는 명령을 거부하며 울고, 다른 하나는 명령에 순종하며 자세를 잡는 광경을, 수연은 태어나서 처음 보았다.


수연은 검자루에 손을 얹었다. 그러나 뽑지 못했다.

손끝이 차가운 금속에 닿는 순간, 온몸이 얼어붙는 것 같았다. 그건 두려움이 아니었다. 상대가 강해서 물러서는 감각이 아니었다. 이건 전혀 다른 종류의 마비였다 — 몸이, 몸 스스로 이 검을 뽑는 행위 자체를 거부하고 있었다.

형사의 수첩에는 그녀의 그 반사신경에 붙은 이름까지 적혀 있었다 — 적성 개체 조우 시 0.5초 내 선제 자돌, 통칭 인사. 원정 내내 적과 마주치면 생각보다 검이 먼저 나가던 사람, 마주친다는 것 자체가 곧 선제공격이던 사람이었다. 그 몸이 지금, 반 초는커녕 손 하나 들어 올리지 못하고 있었다.

녹사 씨였다. 상담소에서 처음 만났을 때부터, 통증에 대해 아무렇지도 않게 말해주던 사람. 세레나가 며칠씩 잠도 못 자고 일할 때 사무실 문을 두드려 준 사람. 이 도시의 누구도 하지 못한 방식으로 소므니움과 정면으로 맞서, 광장 한복판에서 그 논리에 흔들리지 않고 버텨준 사람. 그런 사람에게, 검을 겨눈다는 발상 자체가 머릿속에서 조립되지 않았다.

수연은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손끝이 하얗게 질려 있었다. 검자루를 쥔 손가락 마디마디가 딱딱하게 굳어, 마치 자신의 것이 아닌 것처럼 낯설었다. 이 손으로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것들을 베어왔는지 생각했다. 청룡의 사슬을. 백호의 결단을 봉인한 매듭을. 언젠가 자신의 세계 전체를. 그러나 그 모든 순간에도, 베는 대상이 자신을 미워하거나 최소한 자신과 무관한 존재였다. 지금은 아니었다. 지금 검끝이 향해야 할 곳은, 자신을 걱정해 준 사람의 몸이었다.

'…이건 아니야.' 수연은 속으로 되뇌었다. '이건 싸움이 아니야. 이건 그냥— 내가 은혜를 갚는답시고 은인을 찌르는 거잖아.'

문득 오래전 상담소 뒷마당의 기억이 스쳤다. 수연이 처음 노바 니발리스에 흘러들어와, 자신의 얼음이 무서워 스스로 검을 놓으려 했던 밤. 녹사는 그때 아무 말도 위로하듯 건네지 않았다. 대신 그녀의 손을 잡아 상처투성이인 자신의 손등에 가져다 대며 짧게 말했을 뿐이었다. "이게 아프지. 그런데 이게 없어지면, 네가 없어지는 거다. 통증을 버리지 마라. 그건 네가 아직 여기 있다는 증거니까." 그날 밤 수연은 처음으로 자신의 힘을 두려움이 아닌 다른 눈으로 바라볼 수 있었다. 그 가르침을 준 사람이 지금, 자신이 만든 그 교리를 스스로에게 되돌려 맞으려 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시에, 다른 목소리가 머릿속 깊은 곳에서 차갑게 끼어들었다. 녹사 씨가 직접 그 쪽지를 남겼다는 걸 기억해. 붙잡히는 것과 걸어가는 것은 다르다고, 자기 발로 왔다고. 나를 막으러 오지 말고 나를 이기러 오라고. 그건 부탁이 아니라 유언 같은 명령이었다. 지금 이 자리에서 검을 거둔다면, 그건 존중이 아니라 배신이다 — 녹사 씨가 마지막 힘을 다해 지켜온 선택 그 자체를 무시하는 일이 될 테니까.

수연은 그 두 목소리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도 움직이지 못한 채 서 있었다. 검자루를 쥔 손에 힘이 들어갔다가 풀리기를 반복했다. 눈앞의 녹사는 이미 완전한 전투 자세를 갖추고 있었다. 무릎을 살짝 굽히고, 두 손을 가슴 앞에 교차시킨, 낯익은 자세 — 예전에 상담소 뒷마당에서 몇 번 시범을 보여준 적 있는, 통각의 수호자 고유의 방어 형태였다. 그 자세를 보는 순간 수연은 깨달았다. 저건 녹사 씨가 스스로 만든 자세다. 그런데 지금 저 자세를 짓는 건 녹사 씨의 의지가 아니다.

"…녹사 씨잖아." 수연이 마침내 입을 열었다. 목소리가 갈라져 나왔다. "제가 어떻게—"

말을 끝맺지 못했다. 목이 메어서가 아니라, 그다음에 이어질 말 자체가 존재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어떻게 검을 겨누냐는 물음에 대한 답을, 수연 자신도 갖고 있지 않았다.


녹사의 봉인된 입에서 다시 그 마찰음이 새어 나왔다. 끼이익 — 실이 팽팽하게 당겨지며, 그 틈으로 억지로 소리가 밀려 나오고 있었다. 그건 비명이 아니었다. 말이었다. 말을 만들기 위해 그녀는 지금, 자신의 살을 파고든 실을 스스로 더 팽팽하게 당기고 있었다.

"와라."

한 음절, 한 음절이 실땀을 뜯어내는 듯한 마찰음을 동반하며 밀려 나왔다. 입술이 거의 움직이지 않은 채로, 목구멍 깊은 곳에서부터 밀어 올린 소리였다.

"아프게."

수연의 눈이 커졌다. 녹사의 눈에서는 여전히 눈물이 흐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목소리에는 흔들림이 없었다. 고통 속에서도, 혹은 고통을 뚫고서, 그 목소리는 여전히 통각의 수호자의 목소리였다.

"통증은," 그녀가 말을 이었다. 실이 다시 팽팽하게 당겨지는 소리가 낮게 울렸다. "아직, 늦지 않았다는 증거다."

그 한마디가 눈 덮인 폐허 전체에 내려앉았다. 수연은 그 말의 무게를 온몸으로 느꼈다. 이건 통각의 수호자가 평생 지켜온 교리였다 — 아픔을 느낀다는 건, 아직 무언가가 끝나지 않았다는 뜻이라는 것. 감각이 남아 있다는 것. 무감각이야말로 진짜 죽음이고, 통증은 오히려 살아있다는 증거라는 것. 그리고 지금, 그녀는 그 자신의 교리를 자기 자신을 향해 사용하라고 명령하고 있었다. 나를 아프게 쳐라. 그게 내가 아직 여기 있다는 증거가 될 테니까.

형사가 그 옆에서 낮게 숨을 삼켰다. 그는 예전에 자신의 관할 구역에서, 도저히 구할 수 없어 보이던 사람을 살려낸 적이 있었다. 그때 그 사람이 의식을 되찾으며 처음 낸 소리도 비명이었다. 신음이 아니라 비명이 들렸을 때, 형사는 오히려 안도했다. 소리를 낼 수 있다는 건 살아있다는 뜻이었으니까. 그 오래된 기억이 지금 이 순간과 겹쳐지며, 그는 녹사의 말이 결코 과장이나 비유가 아니라는 걸 온몸으로 이해했다.

레테는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두 손을 꽉 마주 쥐고 있었다. 그녀의 권능은 망각이었다. 지우고, 지워진 걸 되돌리는 힘. 그러나 지금 이 자리에서 그녀가 할 수 있는 일은 아무것도 없었다. 이건 지워서 해결될 상황이 아니었다. 오직 누군가 검을 뽑아야만, 저 실이 끊어질 수 있었다.

수연은 다시 한번 자신의 손을 내려다보았다. 여전히 떨리고 있었다. 그러나 조금 전과는 다른 떨림이었다 — 거부의 떨림이 아니라, 각오를 다지는 손이 미세하게 흔들리는 떨림.

'녹사 씨가 저렇게 말하는데.' 수연은 속으로 되뇌었다. '내가 여기서 검을 안 뽑으면, 그게 진짜 배신이야. 아프게 치라고, 그게 아직 안 늦었다는 증거라고 말해주는 사람 앞에서— 내가 겁먹고 물러서면, 나는 그 말을 무시하는 거야.'

그럼에도 손은 쉽게 움직이지 않았다. 검자루를 쥔 손가락에 조금씩, 아주 조금씩 힘이 들어갔다. 마치 얼어붙은 강물 위에 첫 발을 내딛는 것처럼, 조심스럽고 무거운 동작이었다.

녹사가 그 자리에서 한 걸음 내디뎠다. 눈 위에 찍힌 발자국이 깊고 곧았다. 몸은 이미 다음 동작을 준비하고 있었다. 두 팔이 서서히 벌어지며, 그녀 특유의 방어 자세에서 공격 자세로 전환되는 그 순간의 낌새가 뚜렷했다.

"…와라." 그녀가 다시 한번, 실이 찢어질 듯한 마찰음과 함께 그 말을 반복했다. "더는— 기다려주지 않는다."

수연은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얼어붙은 공기가 폐 속까지 시리게 파고들었다. 그녀는 마침내 검을 뽑았다. 칼날이 칼집을 벗어나며 내는 그 익숙한 쇳소리가, 오늘따라 유난히 크고 낯설게 울렸다.

폐허가 된 대성당 위로, 눈이 다시 흩날리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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