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51화. 바스티타스
다음 세계로 넘어간 지 이틀째, 형사가 먼저 이상한 낌새를 알아챘다. 그는 걸음을 멈추고 앞쪽의 지형을 오래 들여다봤다.
"…저거, 낯이 익습니다."
수연도 그의 시선을 따라 앞을 봤다. 원래 완만하게 이어져야 할 능선 하나가, 마치 누군가 손날로 그은 것처럼 정확히 반으로 갈라져 있었다. 갈라진 단면은 거칠지 않았다. 오히려 지나칠 만큼 매끈했다— 부서진 게 아니라, 그냥 그 자리가 원래부터 없었던 것처럼 지워진 단면이었다. 그 갈라진 틈 아래로, 원래는 존재하지 않았을 강 하나가 새로 흐르고 있었다. 물살이 부자연스럽게 급했다. 마치 원래 흐르던 방향을 억지로 꺾인 것처럼.
레테가 그 강가로 다가가 무릎을 굽혔다. 그녀의 손끝이 물살 위를 스쳤다.
"…여기, 마을이 있었어요." 그녀가 낮게 말했다. "얼마 전까지요."
"어떻게 아십니까?" 형사가 물었다.
"물속에요." 그녀가 손을 거두며 답했다. "지워진 것들의 흔적이 아직 다 가라앉지 않았어요. 우물의 돌, 빨래하던 자리의 나무 방망이, 그런 것들의 기억이 물살에 섞여 있어요. 근데— 고통의 흔적은 없어요. 놀람도, 비명도요. 그냥 순식간에, 아무 저항 없이 없어진 것 같아요."
형사가 품속에서 수첩을 꺼내 펼쳤다. 그는 몇 장을 넘기다가, 오래전 적어둔 한 줄에 손끝을 멈췄다.
"…이거군요." 그가 그 대목을 손끝으로 짚으며 읽었다. "'지형이 이유 없이 갈라져 있는 곳. 강이 갑자기 방향을 튼 자리. 마을 하나가 흔적도 없이 사라진 자리.'"
수연의 얼굴이 굳었다.
"녹사가 말했던 그거야."
"네." 형사가 수첩을 덮으며 답했다. "그 표식대로입니다. 지진도, 폭풍도, 홍수도 아닙니다. 그냥— 무언가 거대한 것이 지나갔습니다."
세 사람은 서로 말없이 시선을 주고받았다. 지금까지 걸어온 방향이, 그 갈라진 자국이 향하는 방향과 겹치고 있었다. 그렇다면 그 무언가는— 아직 이 근처에 있을 가능성이 높았다.
"…돌아갈까?" 수연이 낮게 물었다.
"이미 이 근처에 있다면, 돌아가는 것도 안전을 보장 못 합니다." 형사가 답했다. "저희가 어느 방향으로 걷고 있는지, 그리고 저것이 어느 방향으로 지나가고 있는지— 그것부터 확인해야 합니다."
레테가 조용히 손을 들어 앞쪽 언덕을 가리켰다.
"저 위에서 보면, 시야가 트일 거예요."
세 사람은 몸을 낮추고 언덕 위로 조심스럽게 올라갔다. 정상에 거의 다다랐을 때, 형사가 먼저 손을 들어 두 사람을 멈춰 세웠다. 그의 손끝이 가늘게 떨리고 있었다.
언덕 아래로 넓게 펼쳐진 평원 저편에서, 무언가가 걷고 있었다.
멀리서 보기에 그것은 그저 한 소녀의 형체였다. 머리칼이 위로 뻗쳐 있었다— 마치 언제나 정전기가 흐르는 것처럼, 중력을 거스른 채. 그녀는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걷고 있었다. 가사도 없고 특별할 것도 없는, 어딘가 어린아이가 무심코 흥얼거리는 것 같은 가락이었다. 그리고 그 걸음, 정확히는 그녀의 발이 땅에 닿는 그 순간마다— 지형이 소리 없이 갈라지고, 근처를 흐르던 물줄기가 방향을 틀었다.
수연은 순간 숨을 참았다. 형사의 얼굴에서도 핏기가 가셨다. 레테조차, 평소의 그 담담함이 아주 잠깐 흔들렸다.
"…저게, 바스티타스." 수연이 거의 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말했다.
"녹사가 말한 그대로입니다." 형사가 속삭였다. "머리칼, 콧노래, 걸음마다 갈라지는 지형."
거리는 상당히 멀었다. 그러나 그 거리감이 조금도 안심을 주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저 먼 거리에서도 그녀가 걸을 때마다 땅이 갈라지는 게 육안으로 보인다는 사실 자체가, 그 존재의 규모를 짐작하게 했다.
"…어떡해." 수연이 낮게 물었다. "싸울까?"
"안 됩니다." 형사가 즉시 답했다. 그 대답이 평소보다 빨랐다. "녹사가 말했습니다. 싸우지 마라. 말 걸지 마라. 그냥 피해라."
"근데 저게 이쪽으로 오면?"
"그럼 저희가 자리를 비켜야 합니다." 레테가 답했다. "저 애한테는— 저희가 안 보여요. 저희가 있든 없든, 저 애의 걸음은 똑같을 겁니다. 다만 저희가 그 걸음이 지나갈 자리에 있느냐 없느냐만 문제예요."
세 사람은 그 자리에 몸을 낮추고 지형을 살폈다. 바스티타스가 걷고 있는 방향은, 정확히 이 언덕을 향하고 있었다. 완만하게, 그러나 분명하게.
"…이쪽으로 와." 수연이 말했다.
"압니다." 형사가 답했다. 그의 목소리가 낮고 평평했지만, 그 평평함 자체가 억지로 다잡은 것임을 수연은 알 수 있었다. "언덕 반대편으로 내려가야 합니다. 최대한 소리 없이."
세 사람은 몸을 낮춘 채 언덕 뒤편으로 조심스럽게 물러났다. 발밑에는 살얼음이 살짝 얼어붙은 마른 풀들이 깔려 있었다. 한 걸음씩 디딜 때마다, 그 얼음이 부서지는 소리가 유난히 크게 들렸다.
수연은 자신의 심장 소리가 이렇게 크게 들린 적이 있었나 싶을 만큼, 귓속에서 쿵쿵 울리는 박동을 느꼈다. 그녀는 발을 디딜 때마다, 체중을 발끝에서 발뒤꿈치로 아주 천천히 옮겼다. 눈 위에 쌓인 서리를 밟을 때 나는 그 미세한 바삭거림조차, 지금 이 순간에는 천둥소리처럼 느껴졌다.
형사도 마찬가지였다. 그는 평소의 걸음걸이를 완전히 버리고, 무게중심을 낮춘 채 반쯤 쪼그린 자세로 이동했다. 그의 시선은 계속 발밑과 저 멀리의 소녀를 번갈아 확인하고 있었다. 레테는 가장 조용히 움직였다— 마치 원래부터 소리를 내지 않는 존재처럼, 그녀의 발끝은 눈 위에 자국조차 거의 남기지 않았다.
콧노래 소리가, 아주 희미하게 바람을 타고 들려오기 시작했다.
세 사람은 언덕 반대편의 낮은 바위 그늘 아래에 몸을 붙였다. 그 자리에서는 언덕 능선 너머로 바스티타스의 머리끝만 아주 조금 보였다. 걸음마다 들리는 그 나지막한 파열음— 땅이 갈라지는 소리가, 서서히 가까워지고 있었다.
수연은 숨을 최대한 얕게 쉬려 애썼다. 그러나 숨을 참을수록 오히려 폐가 더 크게 부풀어 오르려 했다. 그녀는 손끝으로 자기 허벅지를 꾹 눌렀다. 그 압박감으로 숨소리를 억누르려는 것처럼.
콰득.
땅이 갈라지는 소리가 한 번 더 울렸다. 이번엔 훨씬 가까웠다. 능선 바로 너머였다.
레테가 아주 미세하게 고개를 저으며, 손짓으로 "그대로"라는 신호를 보냈다. 형사는 이미 완전히 정지한 채, 숨조차 쉬지 않는 것처럼 보였다.
콧노래가 이제 선명하게 들렸다. 가사 없는, 단조로운 가락. 그 소리가 이상하게도 무섭지 않았다— 오히려 그 평범함이 더 소름 끼쳤다. 세계 하나를 지우고 지나가는 존재의 노래가, 어린아이가 심심할 때 흥얼거리는 가락과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능선 위로, 위로 뻗친 머리칼의 실루엣이 완전히 드러났다.
수연은 그 순간, 자신이 지금까지 마주쳤던 그 어떤 것보다— 청룡의 숨결도, 백호의 냉기도, 주작의 화염도 아닌, 지금 이 순간의 정적이 가장 두렵다는 걸 깨달았다. 싸울 수 있는 것들은 무섭지 않았다. 무서운 건 대응할 방법이 아예 없는, 오직 숨죽이는 것 말고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이 순간이었다.
바스티타스의 얼굴이, 능선 너머로 완전히 드러났다.
가까이서 본 그녀는, 어딘가 아지랑이처럼 흔들리고 있었다— 윤곽이 뚜렷하지 않고, 마치 뜨거운 여름날 지면 위로 피어오르는 열기처럼 살짝 일렁였다. 눈은 크게 뜨여 있었지만, 그 안에 아무것도 담겨 있지 않았다. 초점이라는 개념 자체가 없는 눈이었다.
그리고 그 눈이, 아주 천천히— 이쪽을 향했다.
수연의 심장이 그 순간 완전히 멎는 것 같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았다. 눈을 감으면 소리를 낼 것 같았다. 형사의 손이, 어느새 그녀의 손목을 아주 가볍게 붙잡고 있었다— 움직이지 말라는, 소리 내지 말라는 무언의 신호였다.
바스티타스의 시선이, 정확히 그들이 숨어 있는 바위 쪽을 향해 멈췄다.
그 순간이 영원처럼 느껴졌다. 수연은 그 눈이 자신을 보고 있다고, 확신에 가까운 공포로 느꼈다. 그러나 그 시선에는— 아무 변화도 없었다. 놀람도, 발견의 기색도, 심지어 흥미조차 없었다. 그녀의 눈은 그들이 있는 자리를 지나, 그 너머의 허공으로 계속 이동했다. 마치 그 바위와, 그 뒤에 숨은 세 사람이— 애초에 시야에 존재하는 대상 자체가 아니었던 것처럼.
그녀는 그저, 콧노래를 흥얼거리며 다시 앞을 보고 걸었다.
수연은 그 순간, 참았던 숨이 목구멍까지 차올라 터질 것 같은 걸 느꼈다. 그러나 여전히 참았다. 다리가, 서 있는 것 자체가 힘들 만큼 후들거리고 있었다. 그녀는 무릎을 조금씩 굽혀 몸을 더 낮췄다. 발밑의 얼음이 자기 체중 아래에서 미세하게 갈라지려는 소리를 냈다— 그 순간, 그녀는 정말로 심장이 멎는 줄 알았다.
그러나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바스티타스의 발걸음은 그 소리를 전혀 듣지 못한 듯, 흔들림 없이 이어졌다.
그녀가 걸어간 자리마다, 땅이 갈라지고 있었다. 정확히 그녀의 발이 닿는 지점부터, 마치 종이가 찢어지듯 지형이 벌어졌다. 그 갈라진 틈으로, 저 아래 어딘가에서 흐르던 물줄기가 새로 방향을 틀며 솟아올랐다. 나무 몇 그루가 뿌리째 그 틈에 삼켜졌다— 비명 한 번 없이, 저항 한 번 없이. 그녀는 그 모든 것을 뒤로 하고, 여전히 같은 속도로, 같은 가락을 흥얼거리며 걸어갔다.
세 사람은 그 자리에서 미동도 하지 않은 채, 그녀가 지나가는 걸 지켜봤다. 몇 분처럼 느껴졌지만, 실제로는 그보다 훨씬 긴 시간이었을지도 몰랐다. 시간의 감각이 완전히 뒤틀려 있었다.
마침내, 그녀의 뒷모습이 저 멀리 지평선 너머로 완전히 사라졌다. 그 걸음이 지나간 자리를 따라, 새로 생긴 균열과 뒤바뀐 물줄기의 흔적만이 길게 이어져 있었다.
한참이 지나서야, 형사가 참았던 숨을 길게 내뱉었다. 그의 이마에는 식은땀이 흥건히 배어 있었다. 그가 손등으로 그 땀을 닦으며 자리에서 천천히 일어났다.
"…끝났습니다." 그가 낮게 말했다.
수연은 그제야 다리에 힘이 풀려 그대로 바위에 등을 기댔다. 그녀는 몇 번이고 깊게 숨을 몰아쉬었다. 참았던 숨이 한꺼번에 터져 나오며, 그녀의 어깨가 크게 들썩였다.
"…나 진짜 죽는 줄 알았어." 그녀가 겨우 말했다.
레테도 평소보다 낮은 목소리로 답했다.
"저도 비슷했어요."
형사는 여전히 이마의 땀을 닦으며, 저 멀리 사라진 방향을 오래 바라봤다. 그의 표정에는 지금까지의 어떤 전투 뒤에도 보이지 않았던 종류의 두려움이 남아 있었다.
"…Writer가 무서운 건,"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목적이 있어서입니다. 목적이 있으면, 예측할 수 있어요. 대응할 수 있고요. 저는 지금까지 그 목적을 파악하는 것으로 먹고살았습니다. 그런데—" 그가 고개를 저었다. "저건 목적이 없어서 무섭군요. 목적이 없으면, 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습니다."
레테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서 저 애가 지나간 자리엔, 증언할 것도 없어요." 그녀가 조용히 말했다. "이유가 없으니까요."
수연이 그 말에 고개를 들었다.
"…증언할 게 없다는 게 무슨 뜻이야?"
"제가 다루는 건 이야기예요." 레테가 답했다. "누가, 왜, 무엇을 잃었는지. 그 안에는 언제나 이유가 있어요— 억울함이든, 저항이든, 슬픔이든요. 그런데 저 애가 지나간 자리에는 그런 게 아예 없어요. 마을 하나가 사라졌는데, 그 사라짐에는 어떤 이유도, 어떤 서사도 없어요. 그냥 그 자리에 있었다는 것 말고는요. 저는 이야기가 없는 걸 증언할 방법을 몰라요. 그건 제 영역 밖이에요."
수연은 그 말을 오래 곱씹었다.
"…그럼 그 마을 사람들은, 아무도 기억 안 해준다는 거야?"
"그런 셈이에요." 레테가 낮게 답했다. "그게 이유가 있는 재해와, 이유가 없는 재해의 차이예요. 이유가 있는 상실은 누군가 붙잡고 애도할 수 있어요. 이유가 없는 상실은— 애도할 손잡이 자체가 없어요."
수연은 그 순간, 이 여정 내내 자신을 지탱해온 어떤 믿음이 처음으로 아주 근본적인 곳에서 흔들리는 걸 느꼈다. 이 도시가, 이 원정대가 지금까지 싸워온 건— 지워진 것들을 기록하고, 증언하고, 되찾는 일이었다. 그것이 곧 Writer에게 맞서는 유일한 방법이라고 믿어왔다. 기록은 지워짐의 반대말이었다. 증언은 삭제의 반대말이었다. 그러나 방금 목격한 것은, 그 어떤 기록으로도 붙잡을 수 없는 지워짐이었다. 이유가 없기 때문에, 기록할 이야기 자체가 없는 것.
그리고 그 순간, 또 하나의 생각이 그녀의 머릿속에 차갑게 스쳤다.
'…그 짜증나는 새끼의 계획이 완성되면.'
만약 언젠가, 정말로 그 나쁜 놈의 계획대로 세상 모든 고통이 지워지고, 모든 위험이 사라진— 그가 꿈꾸는 완전히 무통한 세계가 완성된다면. 그 세계에도, 바스티타스는 여전히 걸어올 것이다. 이유 없이, 목적 없이, 그저 지나가면서. 그 세계가 아무리 완벽하게 설계되어 있어도, 그 콧노래는 여전히 울릴 것이고, 그 발걸음은 여전히 땅을 가를 것이다. 그의 계획은 애초에 이 존재를 계산에 넣지 못했다— 아니, 넣을 수가 없었다. 이야기가 없는 것은, 그가 붙잡을 실 자체가 없는 것이므로.
수연은 그 생각을 형사와 레테에게 그대로 전했다. 두 사람은 잠시 말없이 그 말을 곱씹었다.
"…그렇겠군요." 형사가 무겁게 답했다. "그가 아무리 고통을 지워도, 저건 지울 수 없습니다. 애초에 그의 권능이 닿는 대상이 아니니까요."
"그럼," 수연이 말했다. "그 망할 놈이 완성하려는 세계는— 처음부터 완벽할 수가 없었던 거네."
"네." 레테가 답했다. "그의 계획은 처음부터, 완전할 수 없는 계획이었어요. 이유 있는 고통은 지울 수 있어도, 이유 없는 것 앞에서는 그도 저희와 똑같이— 아무것도 못 해요."
수연은 그 사실이 어쩐지 씁쓸하면서도, 동시에 아주 조금은 위안이 되는 걸 느꼈다. 그 새끼가 아무리 강해져도, 아무리 많은 신을 부려도, 결코 완벽한 통제에 이를 수 없다는 것. 그것이 지금 이 순간, 그녀가 붙잡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확신 중 하나였다.
세 사람은 그 자리에 잠시 더 머물렀다. 저 멀리, 갈라진 지형과 뒤바뀐 물줄기 사이로 노을이 지고 있었다. 바스티타스가 남기고 간 균열 위로 붉은 빛이 스며들며, 그 상처를 이상하리만치 아름답게 물들이고 있었다— 아무 이유도 없이, 아무 의미도 없이.
형사가 수첩을 다시 꺼내, 오늘 있었던 일을 짧게 적어 넣었다. 그리고 그 아래, 이전에 적어뒀던 문장 곁에 새로운 한 줄을 덧붙였다.
- 바스티타스: 대응 수칙, 회피, 오직 회피. 추가— 그녀가 지나간 자리는, 기록되지 않는다. 기록되지 않는 상실이 이 세계에 존재한다는 것. 이것만은, 기억해둘 것.
그는 그 문장에 밑줄을 긋지 않았다. 대신 오래도록 그 위에 손끝을 얹어두었다가, 조용히 수첩을 덮었다. 세 사람은 다시 짐을 챙겨, 어두워지기 시작한 길을 향해 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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