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70화. 꺼진 드론의 사연

쿵, 하는 소리가 먼저였다.

무대 바닥이 아니라 사람의 몸이 만들어낼 수 있는 종류의 소리는 아니었다. 그것은 얇은 알루미늄 프레임이 목재 바닥에 부딪히는 파열음이었다 — 짧고 날카롭고, 그 뒤로 무언가 부서지는 잔향이 한 박자 늦게 따라붙는 소리. 그리고 그 소리가 채 가시기도 전에, 안전선 밖에서 누군가 낮게 신음했다. 놀라서 넘어진 사람의, 아프다기보다는 당황이 앞선 소리. "어, 어……" 하는 그 짧은 신음이, 그날 밤 객석의 함성과 박수 소리를 전부 삼켜버렸다. 적어도 이리스의 귀에는 그랬다.

그녀는 그 소리를 몇 년째 다시 듣고 있었다. 잠들기 전, 무대 조명이 꺼진 뒤, 가끔은 아무 이유 없이 낮 공연 중에도. 소리는 매번 정확히 같은 파형으로 재생되었다 — 먼저 프레임이 부딪히는 파열음, 그다음 반 박자의 정적, 그리고 그 신음. 그녀는 그 정적의 길이까지 셀 수 있었다. 반 박자. 그 반 박자 안에 그녀의 자신감 전부가 들어 있었다는 걸, 그녀는 나중에야 알았다.


노바 니발리스의 밤이었다. 결전을 하루 앞둔 저녁, 극장 거리 뒷마당에는 이리스가 오랫동안 손대지 않았던 낡은 상자 하나가 다시 열려 있었다. 수연과 비아, 파빌라가 그 앞에 둘러앉았다. 상자 안, 아홉 대의 밝은 드론 옆에 놓인 열 번째 드론은 여전히 표면이 긁혀 있었지만, 더 이상 구석에 숨어 있지 않았다. 이리스는 그것을 무릎 위에 올려두고, 손끝으로 몸체를 가만히 쓸며 입을 열었다.

"공연 초창기였어." 그녀가 말했다. 목소리에는 오래 눌러온 것 특유의, 담담함으로 위장한 무게가 있었다. "드론 열 대로 첫 야간 비행을 하던 날. 리허설도 없이 바로 실전으로 갔어. 자신 있었거든 — 아니, 자신 있는 척했던 것 같아, 지금 생각해보면. 아홉 대는 완벽했어. 근데 열 번째 — 지금 내가 늘 맨 뒤에 세워두는 이 자리의 드론이 회전이 어긋났어. 내가 미리 확인 안 한 나사 하나가 풀려 있었던 거야. 그게 떨어지면서, 안전선 밖에 있던 관객 한 명의 팔을 스쳤어."

"많이 다쳤어요?" 파빌라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아니, 큰 부상은 아니었어." 이리스가 고개를 저었다. "근데 나는 그 사람이 놀라서 넘어지는 소리를, 아직도 잊을 수가 없어. 다친 것보다, 그 사람이 낸 소리가 더 오래 남았어. 이상하지? 상처는 나았을 텐데, 소리는 안 나아."

비아가 그 말에 자기도 모르게 수연의 소매 끝을 살짝 붙잡았다. 요 며칠 새 부쩍 심해진 버릇이었다. 그녀 자신도 왜 그러는지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지만, 누군가의 오래된 상처 이야기를 들을 때면 유독 몸이 먼저 반응했다. 수연은 그 손을 가만히 마주 잡아주며 이리스의 다음 말을 기다렸다.


"그날 이후로, 이 열 번째 드론은 계속 꺼둔 채로 맨 뒤에 세워뒀어." 이리스가 말을 이었다. "다시 켜면 또 누군가를 다치게 할 것 같아서. 다들 아홉 개의 별만 보고 감탄했고, 아무도 이 하나가 꺼져 있다는 걸 눈치 못 채길 바랐어. 근데 사실은—" 그녀는 잠시 말을 골랐다. "다들 눈치챘어. 비아도, 수연 씨도, 볼도 씨까지도. 이 도시 사람들 눈이 생각보다 밝더라고. 처음엔 그게 무서웠는데, 나중엔 그게 오히려 위안이 됐어. 숨긴다고 완전히 숨겨지는 게 아니구나, 하는."

"실패를 끄면 안전해질 줄 알았어." 그녀가 드론을 두 손으로 감싸며 말했다. "근데 그날부터 내 하늘에 구멍이 났더라. 아홉 개짜리 별자리는, 아무리 화려해도 어딘가 한 자리가 비어 있는 별자리였어. 사람들은 몰랐지만 나는 알았어. 매번 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그 빈자리부터 먼저 봤어."

수연은 그 말에 문득 오래전 창고에서의 그 밤을 떠올렸다. 소예가 무심코 이 드론을 집어 들었던 날, 이리스가 날카롭게 소리를 질렀던 그날. 그때는 그저 이리스가 감추고 싶은 상처라고만 생각했다. 지금 다시 들으니, 그건 상처가 아니라 그녀가 스스로에게 내린 형벌이었다는 걸 알 수 있었다. 아홉 개의 빛으로 하나의 어둠을 가리는 형벌. 그리고 그 형벌은, 관객이 아니라 오직 이리스 자신만을 겨눈 것이었다.


이 도시로 오면서, 수연은 이 드론을 품에 안고 원정길을 떠났었다. "걔한테 보여줘. 아픈 것도 데리고 사는 거라고." 이리스가 그렇게 말하며 건넨 것이었다. 그리고 정확히 그 말대로 되었다 — 다만 아무도 예상하지 못한 방식으로.

주작과의 싸움이 벌어졌던 그 세계에서, 문명 전체가 빛을 잃어가고 있었다. 사람들은 마지막 온기 하나까지 꺼트린 채, 실패를 완전히 지운 대가로 아무것도 새로 만들지 못하는 세상에 갇혀 있었다. 그 싸움의 한복판에서, 수연의 품에 있던 이 꺼진 드론이 반응했다. 그것도 다른 아홉 개보다 먼저, 가장 오래 꺼져 있던 그 하나가 가장 먼저 빛을 되찾았다는 사실이, 그날 그 세계의 마지막 남은 사람들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는 수연도 나중에야 전해 들었다. 실패했던 빛이 다시 켜지는 순간, 그 세계는 그것을 신호로 받아들였다 — 지워진 것도 되찾을 수 있다는, 말이 아닌 증거로.

그 이야기는 이제 도시 전체에 퍼져 있었다. 시장 좌판에서, 등불 여관 골목에서,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이야기를 옮겼다. "그 별 만드는 아가씨 있잖아, 자기 제일 아픈 별을 데려가서, 그걸로 세상 하나를 다시 켰대." 정확한 사실 관계는 조금씩 어긋났지만 핵심만은 어디서든 똑같았다 — 실패를 버리지 않고 데리고 간 사람이, 그 실패로 무언가를 되살렸다는 것. 이리스가 그 소문을 처음 들은 건 시장에서 콩나물을 사던 날이었다. 옆에서 흥정하던 낯선 아주머니가 무심코 그 얘기를 꺼냈을 때, 이리스는 콩나물 봉지를 든 채 한참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자신의 가장 부끄러운 밤이, 이제는 이 도시 사람들 입에서 희망의 증거로 오가고 있었다. 그 사실이 그녀의 가슴 한구석을 이상하게 뻐근하게 만들었다 — 아프지 않은 뻐근함이었다.


이리스는 그날 밤, 콩나물 봉지를 든 채로 극장 거리까지 어떻게 걸어왔는지 기억하지 못했다. 방으로 돌아와서도 한참을, 그녀는 그 소문을 몇 번이고 속으로 되뇌었다. 자기 제일 아픈 별을 데려가서, 그걸로 세상 하나를 다시 켰대. 그 문장은 그녀가 수년간 스스로에게 해온 말과 정반대였다. 그녀는 늘 그 드론을 '내가 감춰야 하는 것'으로 여겼다. 그런데 지금, 낯선 시장 사람의 입을 통해 그것은 '내가 데려가서 세상을 살린 것'으로 다시 태어나 있었다. 같은 물건, 같은 사건이 이렇게 완전히 다른 문장으로 사람들 사이를 돌아다닐 수 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는 거의 현기증에 가까운 감각으로 다가왔다.

두 번째로 든 생각은, 부끄러움이었다. 이 이야기를 만든 것은 자신이 아니라 그 세계의 사람들이었다. 그들은 그녀에게 묻지도 않고, 그녀의 가장 오래된 상처를 구원의 증거로 바꿔버렸다. 그 낙차가 그녀를 불편하게 했다 — 마치 남이 자신의 일기장을 몰래 읽고, 거기 적힌 가장 부끄러운 문장에 밑줄을 그어 돌려준 것 같은 기분이었다. 그녀는 그 불편함을 부정하지 않기로 했다. 부끄러움과 고마움이 동시에 존재할 수 있다는 걸, 이 도시에 오고 나서야 배웠기 때문이다.

세 번째 생각에 이르러서야, 그녀는 비로소 그 문장을 자신의 것으로 받아들일 수 있었다. 그들이 뭐라고 부르든, 실제로 일어난 일은 변하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의 가장 아픈 것을 버리지 않고 데려갔고, 그것이 누군가를 살렸다. 그 사실 자체는 소문의 과장도, 남의 해석도 아니었다. 그것은 그저, 그녀가 마침내 인정해야 할 자신의 이야기였다. 그녀는 그날 밤, 오랜만에 스케치 노트를 펼쳐 이렇게 적었다. '숨긴 것도 결국 빛이 될 수 있다면, 나는 더 이상 숨길 이유가 없다.'


"그래서." 이리스가 무릎 위의 드론을 들어 올렸다. 손목에 찬 작은 조종 장치의 화면이 어둠 속에서 옅게 빛났다. "오늘 밤엔, 정식으로 다시 켤 거야."

파빌라가 숨을 죽였다. 비아도 수연의 소매를 잡은 손에 힘을 주었다.

이리스는 오랫동안 그 장치의 버튼 위에 손끝을 올려둔 채 움직이지 않았다. 그 짧은 정지가 그녀에게는 결코 짧지 않은 시간이었다. 그녀는 그 몇 초 동안 스스로에게 물었다 — 이걸 다시 켜면, 그 반 박자의 정적과 그 신음이 다시 들려올까. 다시 누군가 다칠까. 그러나 곧, 그녀는 그 질문 자체가 이미 낡은 질문이라는 걸 깨달았다. 이 드론은 이미 한 번, 아무도 다치게 하지 않고 세상 하나를 되살렸다. 그것으로 답은 이미 나와 있었다. 남은 건 그녀가 그 답을 받아들이는 일뿐이었다.

그녀는 첫 만남 이후 처음으로, 이 도시에서 배운 것 하나를 스스로에게 적용했다. 실패는 감추는 게 아니라 데리고 사는 것이라고, 그녀가 남에게 늘 하던 말을. 그녀는 숨을 한 번 깊게 들이쉬고, 버튼을 눌렀다.


드론이 낮게 웅웅거리며 떠올랐다. 프로펠러가 밤공기를 가르는 소리는 다른 아홉 대와 조금도 다르지 않았다 — 그 사실 자체가 이상하게 낯설었다. 오랫동안 그녀는 이 드론이 무언가 다르게, 어긋나게 소리 낼 거라고 상상해왔던 것 같았다. 그러나 그것은 그냥, 다른 아홉 대와 똑같이 성실하게 밤하늘로 떠오르는 기계였다.

몸체 중앙의 램프에 처음 전류가 흐르는 순간, 옅은 열기가 이리스의 손끝을 스쳤다. 손난로를 쥔 것 같은, 뜨겁지 않지만 분명히 존재하는 온기였다. 빛은 처음엔 아주 희미하게, 마치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것이 눈을 뜨듯 서서히 밝아졌다. 그리고 그 빛이 완전한 밝기에 이르렀을 때, 나머지 아홉 대의 드론이 일제히 그것을 향해 대형을 바꾸며 날아올랐다.

밤하늘에, 처음으로 완전한 별자리가 그려졌다. 아홉 개가 아니라 열 개의 빛으로 이루어진 궤적. 광장에 있던 사람들 몇이 그 광경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아이 하나가 손가락으로 하늘을 가리키며 소리쳤다. "저기 봐, 별이 하나 더 늘었어!" 그 순진한 외침이, 이리스의 눈시울을 조금 뜨겁게 만들었다.

수연은 그 빛 아래서, 오래전 이리스가 자신에게 이 드론을 건네며 했던 말을 다시 떠올렸다. "걔한테 보여줘. 꺼진 별도 별이라는 거." 그리고 지금, 그 별은 스스로 그 대답을 완성하고 있었다.

이리스는 하늘을 올려다보며, 오랫동안 참아온 말을 마침내 소리 내어 말했다.

"이게 내 대답이야, 걔한테."

그녀의 목소리는 크지 않았다. 그러나 그 문장 안에는 수년간 눌러온 무게 전부가 담겨 있었다. 대답의 대상이 누구인지, 이 자리에 있는 누구도 정확히 캐묻지 않았다. 어쩌면 그것은 오래전 그 관객이었을 수도, 이리스 자신의 과거였을 수도, 혹은 지금 이 도시를 무너뜨리려는 그 사람이었을 수도 있었다. 그 애매함 자체가, 이 대답을 더 온전하게 만들었다.

비아는 그 빛을 올려다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열 개, 다 켜졌다……이다." 그녀의 목소리 끝이 한 박자 늦게 이어졌다. 아주 미세한, 거의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정도의 어긋남이었다. 수연만이 그것을 느끼고 비아를 슬쩍 돌아봤지만, 비아는 이미 평소의 표정으로 돌아와 하늘을 향해 활짝 웃고 있었다.


그 광경을 조금 떨어진 곳에서 지켜보고 있던 사람이 하나 있었다. 볼도였다. 야간 순찰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 그는 밤하늘에 새로 생긴 열 번째 빛을 보고 걸음을 멈췄다. 오래전, 그가 순찰길에 도시 경계 근처를 서성이던 꺼진 불빛 하나를 발견했던 그날 밤이 떠올랐다. 그때 그는 그 불빛의 정체를 캐묻지 않았다. 다만 조용히, 자신의 순찰 수첩 구석에 그 밤의 인상을 몇 줄 적어두었을 뿐이었다.

그는 품속에서 작은 수첩을 꺼냈다. 결전을 하루 앞둔 밤, 다른 이들은 무기를 점검하거나 짐을 꾸리고 있었지만, 볼도에게는 이 순간을 기록하는 것이 자신이 할 수 있는 유일한 대비였다. 그는 연필 끝을 혀로 살짝 축이고, 첫 줄을 적었다.

"오래 꺼둔 별 하나가, 오늘 밤 다시 켜졌다."

그는 그 문장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지웠다. 너무 설명적이었다. 그는 대신 이렇게 다시 썼다.

"아홉 개는 늘 밝았다. / 하나는 늘 뒤에서 어두웠다. / 아무도 그 하나를 미워하지 않았다, 다만 못 본 척했을 뿐. / 오늘, 그 하나가 스스로 빛을 켰다. / 나머지 아홉이 그것을 향해 날아갔다. / 별자리는 원래 열 개였다는 걸, 오늘에야 다들 알았다."

그는 잠시 손을 멈추고, 밤하늘의 열 개의 빛을 다시 올려다봤다. 그러고는 마지막 연을 이어 적었다.

"실패는 지우는 게 아니라, 대형의 마지막 자리를 채우는 것이다. / 내일, 우리는 이 별자리를 손에 들고 간다. / 켜진 것과 꺼진 것을 함께 데리고."

그는 그 시의 제목을 잠시 고민하다가, 수첩 맨 위에 짧게 적었다. 「열 번째 별」. 그는 그것을 소리 내어 읽어보지 않았다. 대신 수첩을 조심스럽게 접어 품에 넣으며 다짐했다 — 이 시는 오늘 밤이 아니라, 결전이 벌어지는 그날 아침에 읽을 것이라고. 모두가 그 뜻을 함께 들어야 할 순간이 따로 있다고 그는 믿었다.


밤이 깊어지며, 광장에 모였던 사람들은 하나둘 흩어졌다. 이리스는 열 대의 드론을 차례로 불러들여 상자 안에 눕혔다. 마지막으로, 이제는 완전한 열 번째 자리를 되찾은 그 드론을 눕히며, 그녀는 손끝으로 그 표면의 긁힌 자국을 가만히 쓸었다.

"이 흠집은 안 지울 거야." 그녀가 낮게 중얼거렸다. "이것도 네 얼굴의 일부니까."

드론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러나 이리스는 더 이상 그 침묵이 쓸쓸하게 들리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은, 오랜 짐을 함께 짊어져 온 동료의 편안한 침묵처럼 느껴졌다.

수연이 그녀의 옆에 다가와 섰다.

"내일, 저거 다시 하늘에 띄울 거야?"

"네." 이리스가 답했다. "다 같이요. 켜진 아홉 개랑, 그리고 이제 막 다시 켜진 하나랑. 다 데리고 갈 거예요."

"신입 첫 공연, 살아 돌아오면 초대한다고 했잖아." 수연이 옅게 웃으며 말했다. "그거, 이거로 대신하는 거야?"

"아니요." 이리스가 마주 웃었다. "그건 그거고, 이건 이거예요. 살아 돌아오면, 진짜 초대할 거예요. 그때는 신입이라고 안 부를게요."

"기대할게." 수연이 짧게 답했다.

두 사람은 한동안 말없이 상자 속, 열 대의 드론을 나란히 내려다보았다. 창밖으로는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고, 그 눈발 사이로 도시의 불빛들이 하나둘 켜지고 있었다. 결전을 하루 앞둔 밤이, 그렇게 조용히, 그러나 이전과는 분명히 다른 무게로 깊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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