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211화. 이상한 아침

세레나는 밤새 잠들지 못했다.

황룡의 전언은 여전히 그녀의 손안에 있었다. 종이도 아니고 빛도 아닌, 그저 저울추 하나가 마음 안쪽에 걸려 있는 듯한 감각으로 남아 있는 그 말 — 저울에 이상한 것이 잡힌다, 어떤 이야기 하나가 끝났는데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그 문장을 몇 번이고 되풀이해 읽었다. 읽을 때마다 뜻이 조금씩 달라지는 것 같았다. 처음엔 경고로 읽혔고, 두 번째는 질문으로 읽혔고, 세 번째부터는 — 그녀 자신도 인정하고 싶지 않은 어떤 종류의 희망으로 읽혔다.

연대기의 마지막 권은 책상 위에 펼쳐진 채였다. 그녀는 펜을 쥐고도 한 글자도 쓰지 못한 채 창가에 앉아 밤을 새웠다. 도시는 평소와 다름없이 고요했다. 등불이 하나둘 꺼지고, 순찰을 도는 발소리가 골목을 지나가고, 어딘가에서 개가 짧게 짖었다가 그쳤다. 세레나는 그 익숙한 밤의 목록을 하나씩 확인하듯 들으며, 자신이 무엇을 기다리고 있는지 스스로에게 묻지 않으려 애썼다. 묻는 순간, 그 기다림이 진짜가 되어버릴까 봐.

창밖의 하늘이 변하기 시작한 것은, 그녀가 마침내 눈을 감으려던 바로 그 순간이었다.


처음엔 그저 색이 이상하다고만 생각했다.

노바 니발리스의 하늘은 원래 짙은 남색과 회색 사이를 오갔다. 낮이라 불리는 시간에도 빛은 늘 도시 아래쪽에서, 가로등과 창문과 가게 불빛에서 새어 나오는 것이었다. 하늘 그 자체가 빛을 낸 적은 단 한 번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동쪽 지붕선 너머로 번지는 색은 그 어떤 익숙한 색과도 달랐다. 붉음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부드러웠고, 주황이라고 부르기엔 너무 깊었다. 무엇보다 이상한 것은 그 색이 번지는 각도였다 — 이 도시의 그 어떤 빛도 이런 낮은 각도에서, 이렇게 옆으로 길게 눕듯이 퍼지며 올라온 적이 없었다. 마치 빛이 하늘 위에서 떨어지는 게 아니라, 지평선 어딘가에서 천천히 몸을 일으키는 것 같았다.

세레나는 창을 열었다.

찬 공기가 얼굴에 닿았다. 그런데 그 공기 안에, 처음 느껴보는 온기가 한 겹 섞여 있었다. 아주 옅은, 그러나 분명한 따뜻함이었다. 피부에 스치는 순간 그녀의 몸이 먼저 반응했다 — 소름이 돋았다가, 그다음 순간 이상하게 편안해지는 그 이중의 감각. 이 도시의 겨울 공기는 언제나 한 가지 온도로만 존재했다. 차갑거나, 실내처럼 데워졌거나. 그 사이의 온기, 마치 살아 있는 무언가가 숨을 내쉬는 듯한 그 미지근함은, 이곳에 존재한 적 없는 종류의 것이었다.

그녀는 손등을 들어 빛에 비춰보았다. 손등 위로 옅은 주황빛이 얹혔다. 그 순간 그녀는 깨달았다 — 이건 등불이 아니었다. 이건 그림자를 만드는 빛이었다. 지금까지 이 도시의 어떤 빛도 이렇게 길고 부드러운 그림자를 만든 적이 없었다. 가로등 빛은 아래로 곧게 떨어져 짧고 뭉툭한 그림자를 만들었고, 달빛은 흐릿하고 방향이 없었다. 그러나 지금 창틀이 만들어내는 그림자는 방바닥을 가로질러 길게 늘어져 있었고, 그 끝이 미세하게 흔들리고 있었다 — 마치 그 빛의 근원이, 정말로 하늘 저편에서 이 순간에도 조금씩 몸을 일으키고 있다는 듯이.


오르 니에베는 그날 새벽, 자신의 낡은 관측 노트를 앞에 두고 있었다. 눈 냄새 앞에서 이미 한 번 흔들렸던 그 손이, 이번엔 아예 멈춰 있었다.

그녀는 이 도시에서 가장 오래 하늘을 관측해온 사람이었다. 눈이 언제 그칠지, 바람이 어느 방향에서 불어올지, 안개가 얼마나 낮게 깔릴지 — 그 모든 것을 그녀는 숫자와 패턴으로 알았다. 그러나 언젠가부터, 정확히는 이 도시에 시간이 흐르기를 멈췄던 그 오랜 시절부터, 그녀의 예보는 늘 같은 말의 반복이었다. 오늘도 어제와 같은 하늘입니다. 그녀는 그 문장을 쓰는 일에 지쳐 있었다. 놀라움을 잃어버린 관측자만큼 슬픈 직업도 없다는 걸, 그녀는 누구보다 잘 알았다.

그런데 오늘 새벽, 그녀의 계기판이 미친 듯이 흔들렸다. 온도계의 수은주가 그녀가 평생 본 적 없는 곡선을 그리며 올라갔고, 광량계의 바늘이 눈금 밖으로 튀어나갈 듯 떨렸다. 그녀는 처음엔 기계 고장을 의심했다. 두 번, 세 번 확인했다. 결과는 같았다.

그녀는 떨리는 손으로 마이크를 잡았다. 도시 곳곳의 스피커에서 그녀의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평소라면 무미건조했을 그 목소리에, 오늘은 뭔가 다른 것이 섞여 있었다 — "흐르고 있다"라고 적던 그 밤에 수십 년 만에 처음 돌아왔던 그 감정이, 이번엔 감출 수 없을 만큼 커져 있었다.

"오늘 하늘은…" 그녀는 잠시 말을 멈췄다. 노트에 적어둔 관측 수치들이 눈앞에서 흐릿해졌다. 그녀는 눈을 한 번 감았다 뜨고, 다시 입을 열었다. "…시작하는 색입니다."

방송이 끝난 뒤, 그녀는 마이크를 쥔 채로 오래 서 있었다. 몇십 년 만에 처음으로, 자신의 예보가 자기 자신도 예측하지 못한 것이었다는 사실이 그녀를 울렸다. 놀라움을 되찾는다는 것이 이런 느낌이었나. 그녀는 창밖의 그 낯선 붉은빛을 바라보며, 노트의 새 페이지에 아주 오랜만에 새로운 항목 하나를 적었다. 분류: 미상. 재현 불가. 그리고 그 옆에, 지워질 것을 알면서도 작게 덧붙였다. 아름다움.


도시가 깨어나기 시작했다.

처음엔 한 사람씩이었다. 문을 열고 나온 사람들은 예외 없이 같은 동작을 했다 — 걸음을 멈추고, 고개를 들고, 눈을 가늘게 뜨는 것. 군밤 할머니는 늘 앉던 자리에 화로를 내놓다가, 손에 든 부지깽이를 떨어뜨릴 뻔했다. 그녀는 수십 년째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화로에 불을 피워온 사람이었다. 그 화로의 불빛과 열기라면 눈을 감고도 알 수 있었다. 그런데 지금 하늘에서 내려오는 그 열기는, 그녀의 화로가 낼 수 있는 그 어떤 열기와도 달랐다 — 국소적이지 않고, 방향이 없고, 마치 세상 전체가 하나의 거대한 화로가 된 것처럼 사방에서 동시에 스며드는 온기였다. 그녀는 손바닥을 하늘을 향해 펴 보았다. 손금 사이사이로 그 낯선 온기가 스며들었다. "…이런 불은 처음 쬐어보네." 그녀가 중얼거렸다.

로키 밤은 아이들 무리를 이끌고 나오다가, 아이들이 먼저 소리를 지르는 바람에 걸음을 멈췄다. 아이들은 그 붉은 빛을 가리키며 자기들끼리 새로운 이름을 짓기 시작했다 — 큰 등불, 하늘 램프, 세상만 한 촛불. 어른들은 아무도 그 이름들을 정정해주지 못했다. 정확한 이름을 아는 사람이 아무도 없었기 때문이다.

헤라 몬츠는 지팡이를 짚은 채 자신의 집 앞 계단에 서서, 오랫동안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녀는 평생 산을 오르며 수백 번의 일출을 봐온 사람이었다. 정상에서, 능선에서, 눈보라가 그친 직후의 하늘에서. 그러나 그 모든 일출은 언제나 그녀가 오른 산이 있는 세계의 것이었다. 이곳에는 오를 산이 없었고, 그래서 뜰 해도 없었다. 그녀는 마지막으로 오른 산의 정상에서 보았던 그 빛과, 지금 눈앞의 빛을 조용히 비교해보았다. 다르면서도 같았다. 어쩌면 빛이란 것은, 어느 세계에서 뜨든 결국 같은 마음으로 사람을 울리는 것인지도 몰랐다.

거리 곳곳에서 사람들이 하나둘 걸음을 멈추고 같은 방향을 바라봤다. 누구도 먼저 입을 열지 않았다. 낯선 온기가 옷깃을 파고들고, 낯선 빛이 그림자를 길게 늘어뜨리는 그 아침 속에서, 도시 전체가 하나의 커다란 숨을 참고 있는 것 같았다.


이리스는 연습실 옥상에서 그 빛을 처음 발견했다.

그녀는 밤새 드론 열 대의 배열을 손보다가, 동이 트기 전 잠깐 바람을 쐬러 올라온 참이었다. 그녀가 평생 만들어온 것은 빛이었다 — 정확히는, 진짜 별이 되지 못한 것들을 대신해 하늘에 걸어두는 빛. 드론이 그려내는 궤적, 인공의 반짝임, 누군가의 그리움을 흉내 낸 광채. 그녀는 그 일에 자부심을 느끼면서도, 마음 깊은 곳 어딘가에서는 늘 알고 있었다 — 자신이 만드는 빛은 아무리 아름다워도 결국 대체물이라는 것을.

그런데 지금 하늘에서 번지는 저 빛은, 누구의 손으로도 조작되지 않은 것이었다. 배열도, 궤적도, 프로그래밍된 점멸도 없었다. 그저 지평선 저편에서 스스로 몸을 일으키고 있을 뿐이었다. 이리스는 자신의 손에 들린 리모컨을 내려다봤다가, 다시 하늘을 올려다봤다. 처음으로, 자신이 만든 빛이 얼마나 작은 것이었는지를 실감했다. 그러나 그 실감은 초라함이 아니라 오히려 안도에 가까웠다. 세상에 진짜가 존재한다는 것, 그리고 그 진짜가 지금 이 순간 자신의 눈앞에서 태어나고 있다는 것.

그녀는 리모컨을 주머니에 넣고, 오래도록 그 자리에 서서 빛이 번지는 걸 지켜봤다.

볼도는 증언대 옆 벤치에서 원고지를 무릎에 얹은 채 그 빛을 봤다. 그는 밤새 시 한 편을 고치고 있었다 — 이미 완성했다고 믿었던 시였는데, 자꾸만 마지막 행이 마음에 걸려 다시 펜을 들었던 것이다. 하늘이 붉어지는 걸 보는 순간, 그는 쓰고 있던 문장을 전부 지워버렸다. 대신 새 문장 하나를 그 자리에 적었다. "설명할 수 없는 것 앞에서는, 설명하지 않는 게 가장 정확한 시다." 그는 그 문장을 적어놓고도 한참을 더 하늘만 바라봤다. 오랜만에, 시보다 하늘이 먼저였다.

오르 니에베는 방송을 마친 뒤에도 관측소 창가를 떠나지 못했다. 노트에는 이미 새 항목이 적혀 있었으니, 더 적을 것은 없었다. 그녀는 노트를 덮고, 아주 오랜만에 웃었다.


세레나는 광장 한가운데 서서, 하늘을 올려다본 채 움직이지 못했다.

그녀는 그 빛을 알았다.

정확히는, 그 빛과 아주 닮은 것을 본 적이 있었다. 이야기가 끝난 존재가 문을 지나갈 때, 세계는 아주 잠깐 그 존재가 지나간 자리에 빛의 흔적을 남긴다. 그녀는 그 현상을 여러 번 목격했다 — 아주 작은 규모로. 누군가의 오래된 슬픔이 마침내 매듭지어질 때, 그 사람 주변 공기가 한순간 옅게 빛나는 것을. 어떤 이야기가 완결되는 순간, 그 이야기를 품고 있던 자리에 잠깐 남는 온기 같은 잔광을. 그녀는 그것을 늘 은유로만 여겼다. 이야기가 끝나면 뭔가가 빛난다 — 그건 연대기를 쓰는 사람의 감상적인 표현일 뿐이라고, 오랫동안 스스로에게 그렇게 설명해왔다.

그러나 지금 하늘 전체를 채우고 있는 저 빛은, 은유가 아니었다.

그녀의 심장이 이상하게 뛰기 시작했다. 두려움과 기대가 동시에, 같은 리듬으로 뛰었다. 두 감정을 구별할 수 없다는 사실이 오히려 그녀를 더 어지럽게 만들었다. 그녀는 지금까지 살아오며 이렇게 큰 규모의 잔광을 본 적이 없었다. 작은 이야기 하나가 끝나도 그 정도의 빛이 새어 나오는데 — 그렇다면 지금 하늘 전체를, 도시 전체를 이렇게 물들이는 이 빛은, 대체 얼마나 거대한 이야기가 끝났다는 뜻인가. 아니, 어쩌면 그녀가 잘못 생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몰랐다. 이건 끝났다는 표식이 아니라, 문을 지나오고 있다는 표식일 수도 있었다. 이야기가 끝난 자가, 마침내 문을 통과해서, 어딘가로 — 혹은 이곳으로.

그녀는 황룡의 전언을 다시 떠올렸다. 어떤 이야기 하나가 끝났는데 끝나지 않았다. 그 말이 이제야 완전히 새로운 의미로 그녀의 가슴을 파고들었다. 끝난 이야기와 끝나지 않은 이야기가 동시에 존재할 수 있는 유일한 경우는,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이야기를 완결 지은 뒤에도 여전히 걸어가고 있는 경우뿐이었다. 어딘가로. 이곳을 향해.

세레나는 손끝이 떨리는 것을 느끼며 두 손을 맞잡았다. 오랫동안 이 도시의 모든 규칙과 이야기를 기록해온 그녀였다. 수천 개의 문장, 수백 개의 장을, 그녀는 감정에 휘둘리지 않고 담담하게 써왔다고 스스로 믿어왔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녀는 자신이 얼마나 오랫동안 이 순간을 마음 깊은 곳에서 기다려왔는지를 처음으로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애도의 시간 동안 그녀는 단 한 번도 그 이름을 큰 소리로 부르지 않았다. 부르는 순간 그것이 헛된 기다림이 되어버릴까 봐. 그러나 지금, 하늘을 물들인 저 낯선 빛 앞에서, 그녀의 안에서 오랫동안 눌려 있던 무언가가 조용히, 그러나 걷잡을 수 없이 차오르기 시작했다.

바람이 불었다. 광장의 깃발들이 펄럭였다. 그 펄럭임 속에서, 세레나는 자신도 모르게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마치 그 빛을 향해 걸어가면, 그 빛의 근원에 조금이라도 더 가까워질 수 있다는 듯이.

그녀는 아주 오래전, 이 도시가 아직 도시가 아니었던 시절을 떠올렸다. 폐허뿐인 절벽 위에 셋이 나란히 서 있던 그 순간을. 그때 그녀의 손에 힘이 건네졌고, 그 힘으로 그녀는 이 도시를 지면 위로 밀어 올렸다. 그 모든 시작의 자리에, 지금 하늘을 물들이는 저 빛과 닮은 온기가 아주 잠깐 스쳤던 것을 그녀는 기억하고 있었다 — 그때는 그것이 창조의 빛인 줄만 알았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깨닫는다. 어쩌면 그 빛은 창조와 종결이 한 몸으로 존재하는 종류의 빛이었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시작하는 모든 것은, 어딘가에서 끝난 무언가의 다른 얼굴이라는 것을.

그녀의 입술이 달싹였다. 그러나 이번에는, 끝내 아무 소리도 새어 나오지 않았다. 어제 저울 조각 앞에서 흘러나왔던 그 한마디조차, 지금 이 빛 앞에서는 너무 큰 말 같았다. 그녀는 반쯤 벌어진 입술을 다물지 못한 채, 그저 그 빛의 근원 쪽을 바라보며 서 있었다.

하늘은 계속해서 붉어지고 있었다. 도시는 그 낯선 온기 아래에서, 처음 겪는 아침을 향해 조금씩, 조심스럽게 눈을 뜨고 있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