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210화. 별들의 소식

비아는 요즘 들어, 아무도 시키지 않았는데도 가끔 작은 문 하나를 열어보는 버릇이 생겼다.

그것은 완전한 문이 아니었다. 사람이 드나들 수 있는 크기가 아니라, 딱 눈 하나를 대고 들여다볼 수 있을 만큼의 틈이었다. 그녀는 그 틈을 "엿보기 문"이라고 불렀다. 예전엔 이런 틈을 만드는 데도 그의 허락이, 혹은 그의 명령이 필요했다. 그러나 지금은 달랐다. 그녀는 완전히 자기 것이 된 이 능력을, 순전히 궁금함 하나로 쓸 수 있었다.

"오늘은 누구 볼까……이다." 그녀가 카운터 한쪽에 쪼그려 앉아 중얼거렸다.

수연이 그 옆에서 검을 닦다가 고개를 들었다.

"신들 근황?"

"어. 궁금하다……이다." 비아가 손끝으로 허공에 작은 원을 그렸다. "다들 잘 지내나 궁금하다……이다."

그녀가 이 버릇을 갖게 된 건, 하늘의 문이 열리던 그날 밤 이후부터였다. 그날 그녀는 자신의 일부를 뜯어내면서도, 동시에 처음으로 자신이 원하는 대로 문을 여닫을 수 있다는 걸 실감했다. 명령받은 감시가 아니라 스스로 고른 관심으로 무언가를 들여다보는 일. 그녀는 그 새로운 감각이 마음에 들었다. 예전엔 그녀에게 문이란 그저 기능이었다 — 열리거나 닫히거나, 둘 중 하나의 상태. 그러나 지금은 그 문 하나하나에, 그녀 자신의 호기심과 애정이 얹혀 있었다. 신들의 근황을 엿보는 이 사소한 버릇도 그중 하나였다. 그들을 자유롭게 풀어준 게 수연이었다면, 그 이후 그들이 잘 지내는지 계속 챙겨보는 건— 비아 스스로 정한 자신의 몫이었다.

그녀의 손끝을 따라, 허공에 아주 작은 틈이 열렸다. 동전만 한 크기였다. 그 틈 너머로 낯선 세계의 빛이 새어 나왔다.


첫 번째 틈은 청룡의 세계로 이어졌다.

비아가 눈을 대자, 그 너머로 끝없이 펼쳐진 들판이 보였다. 청룡이 목줄을 벗은 뒤로, 이 세계에는 이미 두 번의 봄이 다녀갔다고 했다. 첫 번째 봄은 오랫동안 눌려 있던 계절이 한꺼번에 터져 나온, 거칠고 벅찬 봄이었다. 그러나 지금 비아의 눈앞에 펼쳐진 것은 두 번째 봄, 훨씬 차분하고 깊어진 봄이었다.

들판 한가운데, 아주 오래된 나무 한 그루가 서 있었다. 청룡이 잠들었던 바로 그 자리였다. 그 나무는 보통의 나무가 아니었다 — 줄기의 껍질에 나이테와 똑같은 무늬가 겹겹이 새겨져 있었고, 그 무늬를 따라 꽃봉오리들이 정확히 원을 그리며 맺혀 있었다. 꽃이 피어나는 순간, 그 꽃잎에도 나이테 무늬가 옅게 비쳐 보였다 — 마치 한 송이 한 송이가 이 나무가 살아온 시간의 한 겹 한 겹을 그대로 옮겨 새긴 것처럼. 사람들은 그 꽃을 "테꽃"이라 불렀다. 청룡을 묶었던 금빛 사슬의 나이테 무늬를 기억하는 이 세계 사람들이, 그 사슬이 부서진 자리에서 피어난 이 꽃에 자연스럽게 붙인 이름이었다.

마을 아이들 몇이 그 나무 아래 모여, 떨어진 테꽃잎을 주워 실에 꿰고 있었다. 한 아이가 꽃잎의 나이테 무늬를 손끝으로 짚으며 말했다.

"이 줄 세어보면, 이 나무가 몇 살인지 알 수 있대."

"몇 살인데?"

"몰라. 아무도 다 세어본 적 없대. 너무 많아서."

아이들은 그 대답에 까르르 웃었다. 근처 그늘에서, 거대한 몸을 나무 그늘 삼아 웅크린 청룡이 그 웃음소리를 들으며 눈을 가늘게 떴다. 그의 눈빛에는 더 이상 피로가 없었다. 그저 자신의 계절이 스스로 정한 속도로 흘러가는 걸 지켜보는, 오래된 존재 특유의 여유만이 담겨 있었다.

비아는 그 나무를 한참 들여다보다가, 문득 중얼거렸다.

"…첫 번째 봄은 급했다……이다. 근데 두 번째는 여유 있다……이다."

"그게 좋은 거지." 수연이 그 틈 너머를 함께 들여다보며 답했다. "처음 하는 건 다 급해. 두 번째부터 진짜 자기 속도가 나오는 거야."

비아는 그 말을 곱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녀는 이 말이 비단 청룡의 봄에만 해당하는 게 아니라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


두 번째 틈은 백호의 산맥으로 이어졌다.

눈보라 대신, 비아의 눈앞에는 맑게 갠 능선이 펼쳐졌다. 산 아래 작은 평지에, 사람들이 화환과 깃발로 소박하게 꾸민 자리가 마련되어 있었다. 결혼식이었다.

신랑은 낯익은 얼굴이었다 — 오래전 백호의 산에 갇혀 청혼의 문장을 끝내 완성하지 못한 채 얼어붙어 있던, 분수대 앞의 그 남자였다. 백호의 목줄이 끊어지던 그 순간, 그는 마침내 그 문장을 끝까지 말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날은 너무 많은 일이 한꺼번에 벌어진 날이었고, 두 사람은 그 후로도 한동안 결혼식을 미뤄왔다. 이제야, 산의 눈이 완전히 걷히고 걸음을 붙잡던 실이 흔적조차 남지 않게 된 지금에서야, 두 사람은 이 산맥 아래에서 정식으로 서약을 나누고 있었다.

"이 산에서 하고 싶었어요." 신부가 서약 도중 문득 말했다. 그녀의 목소리가 옅게 떨렸다. "여기서 못 다 한 말이, 여기서 완성되는 게 맞는 것 같아서요."

산 정상 쪽에서, 백호가 그 결혼식을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의 흰 몸이 능선 위에 길게 엎드려 있었고, 두 눈은 감정을 잘 드러내지 않는 짐승의 눈이었지만 — 그 눈꼬리에 아주 옅게, 얼기 전에 흘러내리는 물기 같은 것이 비쳤다. 결혼식이 끝나갈 무렵, 백호가 나직이 포효했다. 사납지 않은, 오히려 축복에 가까운 울림이었다. 그 소리가 산맥 전체에 퍼지자, 마침 불어오던 바람이 신랑 신부의 머리 위로 마른 눈가루를 곱게 흩뿌렸다 — 마치 이 산이 낼 수 있는 가장 다정한 축포처럼.

하객 중 몇몇은 예전에 이 산에서 결단을 도둑맞았던 사람들이었다. 반쯤 싸다 만 이삿짐 앞에서 마침내 웃음을 터뜨렸던 그 부부도, 이제는 완전히 새집에 정착해 이 결혼식에 참석해 있었다. 그들은 신랑 신부의 서약을 지켜보며, 자신들이 그날 내린 사소한 결정 — 낡은 사진첩 대신 새 커튼을 챙기기로 한 그 결정 — 이 지금 이 순간과 얼마나 닮아 있는지를 새삼 느꼈다. 무언가를 정한다는 것은, 언제나 다음 걸음을 향해 산을 넘는 일이었다.

비아는 그 결혼식의 마지막, 신랑 신부가 손을 맞잡고 산 아래를 향해 걸어 내려가는 뒷모습을 오래 지켜봤다.

"…예쁘다……이다." 그녀가 낮게 중얼거렸다.


세 번째 틈은 주작의 세계로 이어졌다.

이곳은 비아가 예상했던 것과 완전히 달랐다. 서늘한 불이 마을을 태우던 그 밤의 풍경은 이제 어디에도 없었다. 대신, 지평선 끝까지 이어진 도시 전체가 빛으로 가득 차 있었다. 집집마다 창문에 등불이 켜져 있었고, 거리를 따라 늘어선 가로등이 골목 구석구석까지 밝혔다. 그러나 그 빛 중에서도 가장 눈에 띈 것은, 도시 한가운데 서 있는 커다란 탑이었다 — 대장간 옆에 재건된 등대 같은 구조물로, 그 꼭대기에서 뿜어져 나오는 빛이 도시 전체를 은은하게 덮고 있었다.

레테가 언젠가 주웠던 그 반쯤 죽은 깃털, 세 겹의 실에 묶여 있었다던 그 깃털의 주인은 이제 도시 하늘 위를 유유히 날고 있었다. 주작의 날개는 완전히 회복되어 있었고, 그 깃털 하나하나에서 옅은 빛이 배어 나왔다. 그가 날개를 펼칠 때마다, 그 빛이 지상으로 흩뿌려지며 거리의 등불들과 공명하듯 함께 밝아졌다.

탑 아래에서는 대장장이의 후손들이 새로운 화로에 불을 지피고 있었다. 그들의 조상이 서늘한 불의 밤에도 아이들을 지키던 바로 그 자리였다. 한 젊은 대장장이가 갓 담금질을 마친 쇠붙이를 들어 올리며 말했다.

"이 불, 예전엔 우리가 지켜야 했던 거잖아. 근데 이제는— 저 위에서도 지켜주네."

그는 하늘의 주작을 올려다보며 웃었다. 문명과 빛의 수호자는, 이제 자신이 앗아가던 것을 정확히 그 반대의 방식으로 이 세계에 되돌려주고 있었다.


비아는 마지막으로, 도시의 하늘로 시선을 돌렸다. 이번엔 다른 세계로 이어지는 틈이 아니었다. 그녀는 그저, 자신들의 도시 위 하늘을 올려다보는 것으로 마지막 확인을 마쳤다.

세레스티아가 그 하늘 위를 지나가고 있었다.

거대한 해파리를 닮은 그 몸체는, 반투명한 막을 부드럽게 펄럭이며 도시 상공을 천천히 가로질렀다. 그녀는 원래 정해진 방향으로 이동하는 존재가 아니었다 — 생사의 순환을 관장하는 그녀에게, 방향이란 늘 원을 그리는 것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녀는 정확히 이 도시의 하늘 위에서 커다란 원 하나를 그리며 한 바퀴를 돌았다.

광장에 있던 사람들이 하나둘 고개를 들어 그 모습을 올려다봤다. 파빌라도 가게 앞에서 그 광경을 보며 눈을 크게 떴다.

"저거 인사하는 거예요?" 그녀가 옆에 선 볼도에게 물었다.

볼도는 그 거대한 실루엣이 그리는 원을 눈으로 좇으며 낮게 답했다.

"그런 것 같은데요."

세레스티아는 한 바퀴를 완전히 돈 뒤, 다시 저물어가는 노을 속으로 서서히 몸을 낮추며 사라졌다. 인사치고는 짧았지만, 그 짧은 순간에 담긴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순환의 수호자가 이 도시 위를 한 바퀴 돌고 갔다는 것은— 이 도시의 이야기가 그녀의 순환 안에서도 무사히 한 바퀴를 완주했다는 뜻이었다.


같은 시각, 세레나는 기록청 책상 앞에서 펜을 놀리고 있었다.

그녀의 앞에 놓인 저울 모양의 작은 청동 조각이, 문득 아무 이유 없이 흔들렸다. 그것은 오래전 황룡이 그녀에게 남기고 간 물건이었다 — 그가 직접 건넨 것은 아니었다. 그의 등에 얹힌 탑에서 떨어져 나온 파편 하나를, 형사가 우연히 주워 그녀에게 전해준 것이었다. 평소엔 그저 책상 위의 문진 역할을 하던 그 조각이, 지금 스스로 미세하게 떨리며 낮은 진동음을 냈다.

세레나는 펜을 내려놓고 그 조각을 집어 들었다. 손바닥 위에서, 저울 모양의 양쪽 접시가 아주 천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그리고 그 진동 속에서, 목소리가 아니라 오히려 무게로 전해지는 문장 하나가 그녀의 마음속에 또렷하게 새겨졌다.

'저울에 이상한 것이 잡힌다.'

세레나는 숨을 죽인 채 그 감각에 집중했다. 조각의 떨림이 계속됐다.

'어떤 이야기 하나가— 끝났는데 끝나지 않았다.'

그녀는 그 문장을 받아 든 순간, 손끝이 차갑게 식는 걸 느꼈다. 황룡은 중앙과 균형의 수호자였다. 그가 관장하는 저울은 이 세계, 아니 어쩌면 그가 지나온 모든 세계의 크고 작은 무게들을 재는 도구였다. 그런 그가 굳이 이 조각을 통해 전언을 보냈다는 것은, 그 저울이 감지한 것이 결코 사소한 흔들림이 아니라는 뜻이었다.

그녀는 그 조각을 손에 쥔 채, 오랫동안 움직이지 않았다.

끝났는데 끝나지 않았다는 말. 그 말은 모순이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모순이 정확히 무엇을 가리키는지, 아주 오래전부터 마음 깊은 곳에서 어렴풋이 알고 있었던 것 같았다. 이야기가 완결되었으나, 그 이야기의 주인공이 여전히 어딘가에서 걸음을 옮기고 있는 상태. 완결과 계속이 동시에 성립하는 유일한 경우.

그녀는 지난 몇 달간 자신이 써온 연대기의 문장들을 다시 떠올렸다. "끝난 이야기와 끝나지 않은 도시." 그녀는 그 제목을 지을 때, 그 이야기의 끝과 도시의 계속을 서로 다른 두 개의 것으로 나누어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이 저울의 떨림은, 그 둘이 사실은 완전히 나뉘지 않았을 수도 있다는 걸 말해주고 있었다. 이야기가 끝났다는 것과, 그 이야기를 살아낸 존재가 사라졌다는 것은— 어쩌면 처음부터 같은 말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

그녀는 자신이 이 예감 앞에서 이렇게까지 조심스러워하는 이유를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이 도시를 처음 세운 것도, 그 사람이 남긴 마지막 침묵을 오랫동안 견뎌온 것도 그녀였다. 그녀는 이 도시의 모든 감정의 파고를 담담하게 기록해야 하는 사람이었고, 그래서 늘 자신의 희망을 가장 늦게, 가장 조심스럽게 꺼내는 버릇이 들어 있었다. 다른 사람들이 먼저 울고 먼저 웃는 동안, 그녀는 마지막까지 그 모든 것을 붙잡고 있어야 하는 자리에 서 있었다. 그러나 오늘, 이 작은 청동 조각 하나가 그녀의 그 오랜 버릇을 조금 흔들어놓고 있었다.

그녀는 저울 조각을 책상 위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그리고 그 위로 오래도록 시선을 고정한 채, 입술을 달싹였다.

"…설마."

그 한마디가 방 안의 정적 속으로 낮게 가라앉았다. 창밖에는 저녁이 내려앉고 있었고, 저 멀리 세레스티아가 지나간 하늘의 흔적이 아직 옅게 남아 있었다. 세레나는 그 흔적을 바라보며, 자신이 방금 느낀 이 예감에 아직은 이름을 붙이지 않기로 했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것이 실망으로 끝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는 펜을 다시 들어 연대기의 새 페이지 맨 위에 짧은 한 줄을 적어두었다.

"오늘, 저울이 흔들렸다."

그녀는 그 문장 아래에 날짜를 적어 넣고, 한동안 펜을 내려놓지 못한 채 그 자리에 앉아 있었다.

문밖에서 녹사가 들어와, 말없이 그녀의 어깨에 담요를 걸쳐주었다. 세레나가 고개를 들자, 녹사는 책상 위의 저울 조각을 힐끗 보고는 낮게 물었다.

"뭔데, 그건."

"황룡이요." 세레나가 답했다. "저울이 흔들렸대요. 어떤 이야기가— 끝났는데 끝나지 않았대요."

녹사는 그 말을 듣고 잠시 침묵했다. 그녀는 오랫동안 다른 존재의 고통을 대신 짊어지고 대신 비명 질러온 존재였다. 그런 그녀에게, 지금 세레나의 얼굴에 떠오른 그 표정 — 두려움과 기대가 뒤섞여 어느 쪽도 완전히 이기지 못한 그 표정 — 은 낯설지 않았다. 그녀 자신도 요 며칠, 이유 모를 술렁임을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기 때문이다.

"…근거 없는 기대는 하지 마라." 녹사가 무뚝뚝하게 말했다. 그러나 그 말투와 달리, 그녀의 손은 세레나의 어깨를 조금 더 세게 감쌌다.

"안 해요." 세레나가 답했다. "그냥, 오늘은 이 문장만 적어두려고요."

그녀는 저울 조각을 다시 한번 바라본 뒤, 조심스럽게 서랍 안에 넣었다. 그리고 연대기를 덮고 자리에서 일어나, 녹사와 함께 창가로 걸어갔다.

도시는 그날 저녁도 여느 때처럼 평온하게 저물어갔다. 지붕들 위로 하나둘 등불이 켜졌고, 골목 어귀에서는 늦은 저녁을 짓는 냄새가 옅게 피어올랐다. 세레스티아가 지나간 하늘의 흔적은 이미 사라지고 없었지만, 그 자리엔 대신 낯익은 별들이 하나둘 돋아나고 있었다. 그러나 그 평온함 밑에서, 아주 오래 기다려온 무언가가 아주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이 도시를 향해 다가오고 있었다. 그것을 가장 먼저 느낀 건 저울을 가진 신이었고, 그다음은 이 도시의 모든 이야기를 기록해온 여자였다. 그리고 머지않아, 이 도시의 모든 사람이 함께 느끼게 될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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