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209화. 형사의 완성
헤라 몬츠는 이미 그릇을 반쯤 비운 채였다.
정오를 갓 넘긴 카운터 앞자리. 오랜만에 돌아온 이 늙은 등반가는, 첫술을 뜬 뒤로 여태 한마디도 하지 않은 채 묵묵히 면을 건져 올리고 있었다. 형사는 카운터 너머에서 그 침묵의 길이를 재며, 애꿎은 국자만 씻고 또 씻었다.
그녀의 그릇이 비어가는 그 시간 동안, 형사는 자신이 이 국물에 담아온 시간을 되짚었다.
형사가 라면사장에게서 국물 끓이는 법을 배운 지도, 이제는 햇수로 세기가 애매할 만큼 오랜 시간이 지나 있었다. 처음 며칠은 물만 올렸고, 그다음엔 온도를 배웠고, 그다음엔 손님마다 다른 그 온도를 눈으로 구분하는 법을 배웠다. 그리고 그가 떠난 뒤로 한 계절이 더 지나는 동안, 형사는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순서로 국물을 끓이며 혼자 그 배움을 이어왔다.
그는 자신의 라면이 여전히 "시작하는 맛"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 시작하는 맛이란, 라면사장이 예전에 한 번 그에게 해준 표현이었다 — 기술은 다 갖췄는데, 그 기술 아래 아직 자기만의 결이 자리 잡지 못한 맛. 재료를 정확한 순서로 넣고, 정확한 온도를 지키고, 정확한 시간에 불을 끄는 것까지는 형사도 완벽하게 해냈다. 그러나 그 완벽함이, 이상하게도 아주 미세하게 비어 있었다. 마치 정답을 전부 맞혔는데도 채점표에 표시되지 않는 어떤 항목이 하나 남아 있는 것처럼.
형사는 그 빈자리를 채우려 하지 않았다. 대신 매일 밤, 마감 후 혼자 국물을 한 그릇 끓여 맛보며 그 빈자리의 모양을 가만히 확인하는 일을 반복했다. 유품정리사로 일하던 시절, 그는 남이 남긴 물건에서 그 사람의 흔적을 읽어내는 법을 배웠다. 지금 그는 반대의 일을 하고 있었다 — 자신이 남기고 있는 국물에서, 아직 도착하지 않은 자신만의 흔적을 찾는 일.
그 빈자리를 가장 뼈저리게 느낀 밤이 하나 있었다. 신들의 전쟁이 끝나고, 도시 전체가 애도와 안도 사이에서 흔들리던 무렵이었다. 형사는 그날 밤에도 평소처럼 마감 후 국물을 한 그릇 끓였다. 그러나 한 술 뜬 순간, 그는 젓가락을 내려놓고 한참을 그 그릇 앞에 앉아 있었다. 맛이 나쁜 건 아니었다. 오히려 기술적으로는 완벽했다. 그런데도 그는 그 국물을 삼키다 말고, 자신이 지금 무엇을 위해 이 짓을 계속하고 있는지 잠시 길을 잃었다.
그는 그날 밤 처음으로, 이 국물이 영영 그저 잘 흉내 낸 무언가에 머무를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했다. 라면사장의 손끝에서 나오던 그 결— 손님의 하루를 미리 읽고 국물의 농도를 그날그날 바꾸던 그 감각— 을 자신이 완전히 재현할 수 있을지, 그는 자신이 없었다. 그는 수첩을 꺼내 그날의 실패를 기록하려다, 문득 손을 멈췄다. 이건 기록할 수 있는 종류의 실패가 아니었다. 절차의 오류가 아니라, 방향 자체의 문제였다.
그는 그 밤, 가게 문을 닫고 홀로 카운터에 앉아 오랫동안 생각했다. 그리고 마침내 하나의 결론에 도달했다— 그는 애초에 라면사장이 될 필요가 없었다. 그는 형사였고, 유품정리사였고, 지금은 이 가게를 지키는 사람이었다. 그 모든 정체성이 쌓여 만든 손이, 라면사장의 손을 그대로 복제할 리 없었다. 복제해서도 안 됐다. 그날 이후로 그는 국물을 끓일 때마다, 라면사장이라면 어떻게 했을까 대신 자신이라면 지금 무엇을 넣고 싶은가를 먼저 물었다. 그 질문의 방향을 바꾼 순간부터, 그의 국물은 조금씩 다른 결로 자라나기 시작했다.
그녀가 오늘 이 가게 문을 연 것은, 한 시간쯤 전 — 아주 오랜만의 일이었다.
그녀는 신들의 전쟁이 벌어지던 그 시절, 몸이 예전 같지 않다는 핑계로 발걸음을 끊었었다. 정확히는 핑계가 아니었다 — 도시 전체가 뒤흔들리던 그 시기, 그녀는 자신이 오랫동안 다니던 이 작은 가게가 혹시라도 무너지는 광경을 보게 될까 봐, 차라리 발길을 끊는 쪽을 택했었다. 그녀는 평생 산에서 살아남는 법을 배운 사람이었다. 위험한 곳에는 가까이 가지 않는 것, 그리고 무너질 것 같은 자리에서는 미리 발을 빼는 것. 그 오래된 습관이, 이번만큼은 그녀를 이 가게로부터 멀어지게 만들었다.
그러나 도시의 등불이 하나둘 밝기를 되찾고, 눈 냄새가 달라지고, 사람들이 다시 웃기 시작하는 걸 지켜보며, 그녀는 어느 날 아침 지팡이를 짚고 나섰다. 그녀의 지팡이는 예전 것과 달랐다 — 오래전 그녀 자신이 깎아 이 가게에 두고 갔던 지팡이는 지금도 카운터 구석을 지키고 있었고, 지금 그녀가 짚은 것은 그 이후 새로 마련한, 손잡이가 조금 더 낮은 지팡이였다. 나이가 든 만큼, 산을 대신하던 이 도시의 언덕길마저 이제는 지팡이 없이 걷기 힘들어졌다.
가게 문을 열자, 낯익은 종소리가 딸랑, 하고 그녀를 맞았다. 그 소리마저 예전 그대로였다. 카운터 안쪽에서 형사가 고개를 들었다.
"헤라 님." 그가 짧게 고개를 숙였다. "오랜만에 뵙습니다."
"오랜만이야." 헤라가 지팡이를 카운터 옆에 기대 세우며 자리에 앉았다. "많이 변했나, 여기."
"많이 변하지는 않았습니다." 형사가 물을 따르며 답했다. "그래도 조금은요."
헤라는 그 대답에 옅게 웃으며 가게 안을 둘러봤다. 카운터 구석에 세워진 자신의 오랜 지팡이가 그대로 있었다. 그녀는 그 지팡이를 잠시 바라보다가, 다시 형사 쪽으로 시선을 돌렸다.
"라면 한 그릇, 오랜만에 먹어볼까."
"곧 올리겠습니다."
형사는 물을 끓이며, 헤라의 옛 습관을 기억에서 하나씩 꺼냈다. 그녀는 국물을 아주 뜨겁게 먹는 사람이었다 — 산 위에서 얼어붙은 손을 뜨거운 것으로 녹이던 버릇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최근 몇 년 사이, 그녀의 치아가 예전 같지 않아졌다는 것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는 국물의 온도를 아주 미세하게 낮췄다 — 뜨겁지만 혀를 델 정도는 아니게, 그리고 면을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삶아 부드럽게 만들었다.
그는 대파를 썰며, 그 손놀림 하나하나에 별다른 긴장을 싣지 않았다. 예전이었다면 그는 이 순간마다 라면사장이 가르쳐준 순서를 하나씩 되새기며 확인했을 것이다. 지금은 그 순서가 이미 손에 완전히 배어, 되새길 필요조차 없었다. 대신 그의 머릿속을 채운 것은 순서가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헤라가 무엇을 필요로 하는가 하는 물음이었다.
국물이 끓기 시작했다. 그는 그 끓는 소리의 결을 들으며, 불을 아주 조금 줄였다. 세게 끓이면 국물이 탁해진다는 걸, 그는 오래전에 배웠다. 그러나 지금 그가 불을 줄인 이유는 그 배움 때문만이 아니었다 — 오랜만에 이 가게를 찾은 손님에게, 급하게 끓여낸 국물이 아니라 충분히 기다려 우러난 국물을 내주고 싶다는, 그 자신만의 이유가 하나 더 얹혀 있었다.
그는 그릇에 면을 담고, 국물을 부었다. 마지막으로 대파를 얹으며, 그는 그 그릇을 잠시 내려다봤다. 완성된 그릇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완성이 예전과 다른 결로 이루어졌다는 걸 스스로 느꼈다.
헤라는 그릇이 놓이자, 먼저 국자로 국물을 한 술 떠 올렸다. 산 위에서 물의 상태를 확인하던 오랜 버릇이었다 — 먹기 전에 먼저 눈으로, 그다음 냄새로 살피는 것. 그녀는 국물의 색을 잠시 들여다봤다. 맑으면서도 깊은 색이었다. 그녀는 그 색에서 뭔가 미세하게 낯선 것을 느꼈다.
그녀는 국자를 내려놓고, 젓가락으로 면을 조금 집어 국물과 함께 입에 넣었다. 한 입이었다. 그녀는 그 한 입을 오래 씹었다. 씹는 동안 그녀의 표정에는 아무 변화가 없었다. 형사는 카운터 너머에서 그 무표정을 지켜보며, 자신도 모르게 숨을 조금 죽였다.
헤라는 삼키고 나서도, 아무 말이 없었다.
그 침묵은 그대로 이어졌다 — 한 입, 또 한 입, 그릇이 반쯤 비워질 때까지. 그리고 지금, 그녀가 마침내 젓가락을 내려놓았다. 그녀는 국물을 한 번 더 바라봤다. 형사는 그 침묵의 길이가 무엇을 뜻하는지 알 수 없어, 조심스럽게 물었다.
"…어떻습니까."
헤라는 곧바로 답하지 않았다. 그녀는 다시 한번 국자를 들어 국물을 떠 올렸다. 이번엔 조금 더 오래 향을 맡았다. 그리고 그 국물을 한 모금 마셨다. 목 넘김이 끝난 뒤에도 그녀는 잠시 눈을 감고 있었다.
"…이제." 그녀가 마침내 눈을 뜨며 입을 열었다.
형사는 그 말을 놓치지 않으려 몸을 살짝 앞으로 기울였다.
"여기 맛이네."
그 짧은 문장이 가게 안의 공기를 바꿔놓았다. 형사는 그 말의 의미를 곧바로 되묻지 않았다. 대신 그는 그 문장을 몇 번이고 속으로 되뇌었다. 여기 맛. 그것은 라면사장의 맛도, 시작하는 맛도 아니었다. 헤라가 지금 확인한 것은, 이 가게가— 정확히는 이 국물이— 마침내 스스로의 이름을 갖게 되었다는 사실이었다.
"예전엔," 헤라가 젓가락을 다시 들며 말을 이었다. "기술은 좋은데, 어딘가 남의 걸 흉내 내는 느낌이었어. 잘 흉내 냈지. 근데 흉내는 흉내였지. 지금은— 그 흉내가 없어. 이건 그냥, 자네 맛이야."
"제 맛이요."
"그래." 헤라가 면을 마저 건져 먹으며 답했다. "정상에 오르는 것도, 남이 만든 루트를 그대로 따라가면 아무리 잘해도 그 사람 발자국 위를 걷는 거야. 근데 어느 순간부터, 자기만의 발자국을 남기게 되는 때가 와. 자네는 지금 그 순간을 지난 것 같은데."
형사는 그 말을 들으며, 오랫동안 참아온 숨을 조용히 내쉬었다.
"근데," 헤라가 국물을 마저 비우며 물었다. "그 사람 맛을 따라 하려던 적은 없었나. 그 사람이 원래 끓이던 그대로."
형사는 그 질문에 잠시 손을 멈췄다. 그리고 낮게, 그러나 분명하게 답했다.
"없었습니다."
헤라가 그를 바라봤다.
"왜지?"
"그분 라면은," 형사가 국자를 씻으며 말을 이었다. "그분이 돌아와서 끓이면 됩니다. 제가 흉내 내서 완성해봐야, 그건 그분의 자리를 대신 채우는 게 아니라— 그 자리를 다른 걸로 메꾸는 겁니다. 저는 그 자리를 메꾸고 싶지 않았습니다. 비워두고 싶었죠. 그분이 돌아오실 때까지."
"그럼 자네 라면은 뭔가."
"제 자리에서 끓인 겁니다." 형사가 답했다. "그분 옆자리요. 그분 자리를 대신하는 게 아니라, 그 옆에 제 자리를 하나 만든 겁니다."
헤라는 그 대답을 오래 곱씹었다. 그녀는 이 가게에서 처음 자신의 이야기를 꺼냈던 그 오래전 오후를 떠올렸다. 정상을 못 밟은 등반가와, 완성되지 못한 채로도 괜찮은 것들에 대해 이야기했던 그 겨울. 그녀는 그때 라면사장에게 배운 것을 지금 이 자리에서 다시 확인하고 있었다 — 완성이란, 꼭 처음 정해진 그 모양대로 이루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것.
"좋은 대답이네." 그녀가 옅게 웃으며 말했다. "산은 내려와서 완성된다는 말, 기억하나. 자네 라면도— 그분이 없어서 완성된 거야. 그분이 있었으면, 자네는 계속 흉내에 머물렀을지도 몰라."
형사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부정할 수 없는 말이었다. 그가 지금 이 그릇에 담아낸 것은, 상실의 시간이 아니었다면 만들어지지 않았을 결이었다.
주방 안쪽에서 그 대화를 듣고 있던 파빌라가, 빈 그릇을 나르다 말고 눈을 크게 떴다.
"진짜 인정받은 거예요? 헤라 할머니한테?"
"그런 것 같습니다." 형사가 옅게 웃으며 답했다.
"오늘 완전 좋은 날이네요!" 파빌라가 그릇을 조심스럽게 내려놓으며 활짝 웃었다.
비아도 카운터 한쪽에서 그 말을 듣고는, 자기 몫의 그릇을 슬쩍 형사 앞으로 밀었다.
"나도 한 입……이다." 그녀가 말했다. "인정받은 맛, 나도 확인한다……이다."
형사가 국자로 국물을 조금 떠서 작은 접시에 담아주자, 비아는 그것을 한 모금 마시고는 눈을 동그랗게 떴다.
"…진짜 다르다……이다." 그녀가 중얼거렸다. "예전엔 그냥 잘 만든 맛이었는데, 지금은— 형사 맛이다……이다."
그 말에 헤라가 낮게 웃었다.
"애도 아는구먼."
"저는 문이라서 다 안다……이다." 비아가 어깨를 으쓱했다.
가게 안에 작은 웃음이 번졌다. 형사는 그 웃음소리를 들으며, 오늘 이 순간이 자신에게 얼마나 오래 기다려온 것이었는지 새삼 실감했다.
그 무렵부터, 레테가 가게에 정기적으로 오기 시작했다.
처음엔 원정대의 일원으로서 어쩌다 들르는 정도였다. 그러나 신들의 전쟁이 끝나고, 그녀가 도시에 완전히 정착하기로 한 뒤부터는 거의 매주 같은 요일, 같은 시간에 이 가게를 찾았다. 그녀는 늘 카운터 가장 구석 자리에 앉아, 별다른 말 없이 국물을 기다렸다.
형사는 그녀가 처음 왔을 때, 무엇을 주문할지 몰라 머뭇거리는 걸 눈치챘다. 레테는 메뉴판을 한참 들여다보다가, 결국 이렇게 말했다.
"…제일 평범한 걸로 주세요."
"평범한 거요?"
"네." 그녀가 낮게 웃으며 답했다. "저는 오랫동안, 사람들 기억 중에서 가장 특별한 것들만 다뤘어요. 잊지 말아야 할 순간들, 되찾아야 할 장면들. 그런데 정작 저 자신한테는, 평범한 하루라는 게 뭔지 잘 몰라요. 그래서— 제일 평범한 걸 먹어보고 싶어요."
형사는 그 말을 듣고, 다음 날 메뉴판 한쪽에 새 항목을 하나 적어 넣었다. "가장 평범한 라면." 특별한 재료도, 특별한 조리법도 없는, 그저 기본에 가장 충실한 한 그릇. 그는 그 메뉴를 오직 레테만을 위해 만들었지만, 굳이 그렇게 말하지 않고 모두에게 공개된 메뉴판에 올려두었다.
레테는 그 메뉴가 생긴 뒤로, 매번 같은 것을 주문했다. 그리고 매번, 아주 천천히, 마치 그 평범함 하나하나를 기억에 새기듯 국물을 마셨다. 형사는 그런 그녀를 보며, 평범함이라는 것도 누군가에게는 가장 오래 그리워한 것일 수 있다는 걸 배웠다.
그날 밤, 마지막 손님까지 배웅한 뒤 형사는 카운터에 홀로 앉아 낡은 장부를 펼쳤다. 오늘 하루의 매상과 재료 소비량을 정리하는, 매일 밤 반복하는 절차였다. 그는 펜을 놀리며 숫자를 하나씩 채워 넣었다.
장부를 덮기 직전, 그는 문득 손을 멈췄다. 오늘 헤라가 남긴 말이 다시 떠올랐다. 여기 맛이네. 그는 그 말을 곱씹으며, 가게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카운터 구석의 지팡이, 붉은 테두리 그릇, 벽에 걸린 앞치마 두 벌. 이 모든 것이 그가 처음 이 가게에 발을 들였을 때와 크게 다르지 않은 자리에 놓여 있었다. 그러나 그 사이를 채운 시간만큼은, 분명히 다른 무언가로 쌓여 있었다.
그는 장부를 덮고, 마지막으로 화구의 불씨를 확인했다. 완전히 꺼진 걸 확인한 뒤, 그는 앞치마를 벗어 벽에 걸었다. 그리고 문을 나서기 전, 낮게 혼잣말을 흘렸다.
"…손님이 올 때가 됐는데."
그 말은 오늘 다녀간 어느 손님을 향한 게 아니었다. 그는 그 사실을 스스로도 잘 알고 있었다. 그는 그저, 매일 밤 이 문장을 되뇌는 게 어느새 자신의 새로운 습관이 되어 있다는 걸 확인했을 뿐이었다. 완성된 국물 한 그릇을 낼 수 있게 된 지금, 그가 정말로 기다리는 건 오늘의 손님이 아니라— 언젠가 이 문을 열고 들어와, 그 국물을 맛보고 무슨 말을 할지 아직 아무도 모르는, 단 한 사람이었다.
가게의 불이 꺼졌다. 어둠 속에서, 카운터 위의 낡은 지팡이와 붉은 그릇만이 희미한 윤곽으로 남아 다음 날을 기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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