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21화. 사슬의 첫 고리

Writer는 걷는다는 감각을 정확히 정의할 수 없었다.

발이 움직이는 게 아니었다. 그가 지나가려는 자리에 문이 생기고, 그 문을 지나면 다음 자리였다. 그러나 그는 이 동작에 여전히 "걷는다"는 단어를 붙였다. 아마도, 그 단어가 아직 그의 어휘 안에 남아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정리하지 못한 잔재. 그는 그런 잔재들을 알아챌 때마다 불편함을 느꼈다 — 정확히는, 불편함이라는 단어가 맞는지도 확신하지 못한 채로.

그는 오늘도 문을 열었다.

문 너머는 어느 국경 마을이었다. 낡은 초소, 녹슨 철조망, 그리고 그 철조망 앞에 서서 서로에게 총을 겨눈 두 무리의 병사들.

그는 그 광경을 오래 들여다봤다. 정확히는, 그 광경 안에 있는 "선택"들을 들여다봤다.

방아쇠를 당기는 선택.

당기지 않는 선택.

명령을 어기는 선택.

명령에 복종하는 선택.

수백 개의 갈래가 그의 시야에 동시에 펼쳐졌다. 그는 그중 가장 굵은 줄기 하나를 골랐다 — 오늘 밤, 이 초소에서 총성이 울리고 여덟 명이 죽는 갈래.

그는 손을 뻗어, 그 갈래를 붙잡았다.

이야기의 실은 손에 잡히는 감각으로 존재했다. 가늘고, 팽팽하고, 미세하게 떨리는. 그는 그 실을 손끝으로 조금 당겼다 — 실이 끊어지는 게 아니라, 다른 갈래로 매듭지어지는 감각이었다.

방아쇠를 당기려던 병사의 손가락이,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 그리고 총구가 아주 조금, 하늘 쪽으로 기울었다.

그날 밤, 그 초소에서는 아무도 죽지 않았다.

방아쇠를 당기지 않은 병사는, 자신이 왜 그 순간 총구를 하늘로 돌렸는지 끝내 설명하지 못했다. 그저 손끝이 저절로 그렇게 움직였다고만 기억했다. 그는 막사로 돌아가 잠든 아내에게 편지를 썼다 — 이유는 모르겠지만, 오늘 밤은 유난히 당신이 보고 싶다고.

그 편지가 그의 삶에서 처음으로, 그리고 마지막으로 쓰인 진짜 다정한 문장이었다는 것을, 정작 그 자신은 평생 알지 못할 것이었다. 원래의 갈래에서 그는 오늘 밤 죽었고, 그 편지는 존재하지 않았다. 지금의 갈래에서 그는 살아남았지만, 자신이 살아남았다는 사실조차 특별하게 여기지 않을 것이었다. 삶은 이어졌고, 그 이어짐의 값은 아무도 지불하지 않은 것처럼 조용했다.

Writer는 그 결과를 확인하고, 다음 문으로 넘어갔다.

지울 때마다 손이 가벼워졌다. 정확히는 — 가벼워진다는 표현조차 부정확했다. 무거움이라는 감각 자체가 옅어지고 있었다. 그는 예전에, 아주 예전에, 이 감각을 두려워한 적이 있었다는 걸 기록으로만 알고 있었다. 지금은 그 두려움의 자리에 아무것도 없었다. 정확히는 — 아무것도 없다는 사실조차, 그에게는 특별한 감정을 일으키지 않았다.


세 번째 문을 나섰을 때, 그는 낯익은 존재와 마주쳤다.

여자였다. 정확히는 여자의 형상을 한 무언가. 머리칼이 뒤로 넘겨져 있었고, 어깨에는 오래된 눈이 쌓여 있었다. 그녀의 눈은 한때 상인의 눈이었다가, 지금은 방랑자의 눈이 되어 있었다.

"…당신, 그 라면가게의."

그녀가 먼저 말을 걸었다. 목소리에는 옅은 놀람과, 그보다 더 옅은 반가움이 섞여 있었다.

Writer는 그녀를 인식하는 데 0.3초가 걸렸다. 데이터베이스를 뒤지는 감각과 비슷했다 — 그러나 이 존재에 대한 기록은, 어쩐지 다른 기록들보다 조금 더 선명했다.

"소므니움."

그가 그녀의 이름을 발음했다. 이름을 부르는 행위 자체에, 아주 미세한 이물감이 있었다. 오랜만에 쓰는 근육 같은 느낌.

소므니움은 그 이물감을 눈치채지 못한 채 이야기를 이었다.

"당신 소식은 들었어. 사람이 아니게 됐다고. 나도 요즘 비슷해 — 도시들이 이제 나를 안 산다. 유혹할 미련이 없어. 다들 지금 이대로 충분하다더라고. 웃기지, 유혹의 신이 실업자가 됐어."

그녀는 자조 섞인 웃음을 지었다. 그 웃음에는 아직 감정이라는 것이 온전히 남아 있었다. 지친 기색, 서운함, 그리고 옅은 두려움.

"홀트 기억나? 내가 정찰했던 그 도시 사람. 걔가 마지막으로 나한테 그랬어. '너도 그냥 네 이야기 살아.' 그 말 듣고 좀 웃었는데 — 요즘 보니까 진짜였네. 나도 이제 내 이야기가 없어. 리브 아넬한테 정원을 팔려다 실패한 뒤로, 나는 뭘 더 팔아야 할지도 모르겠어."

그녀는 눈을 내리깔았다.

"나는 곧 사라질 거야. 존재 이유가 없어지면, 우리 같은 것들은 그렇게 돼. 그냥, 서서히 옅어지다가."

Writer는 그 말을 정보로 처리했다.

**대상: 소므니움. 상태: 기능 정지 임박. 남은 존재 가치: 재활용 가능성 검토 요망.**

그는 자신의 내부에서 이런 방식으로 정보가 처리되고 있다는 것을, 아무런 거부감 없이 인식했다.

"네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다."

그가 말했다.

소므니움이 눈을 깜빡였다.

"뭐?"

"끝은 내가 정한다."

그가 손을 들었다.

소므니움은 그 손이 무엇을 하려는지 이해하지 못한 채, 반사적으로 한 걸음 물러섰다. 그러나 이미 늦었다.

Writer의 손끝에서 금빛 실이 뻗어 나왔다. 그것은 허공을 가르며 소므니움에게 닿았다 — 정확히는, 그녀의 목 뒤, 이야기가 시작되는 지점에.

"…뭐 하는—"

그녀의 말이 중간에서 끊겼다.

실이 그녀를 휘감았다. 몸을 묶는 게 아니었다 — 그녀의 존재 그 자체를, 그녀의 서사를 감았다. 유혹의 신이자, 선택하지 않은 미래를 파는 자이자, 거짓말을 하지 않는 상인이었던 그 모든 정체성이, 한 가닥의 실 안으로 빨려 들어갔다.

그것은 살이 찢기는 고통이 아니었다. 더 근본적인 것이었다 — 마치 자신의 이름을 발음하려는 순간, 그 이름을 이루는 글자들이 하나씩 순서를 바꿔 다른 사람의 이름이 되어가는 감각. 소므니움은 자신이 "나는 유혹의 신이다"라고 생각하려 할 때마다, 그 생각의 문장이 채 끝나기도 전에 "나는 명령을 기다린다"로 슬그머니 바뀌어 있는 것을 느꼈다. 저항하려 할수록, 저항하겠다는 그 결심 자체가 다음 문장에서 사라져 있었다.

소므니움은 비명을 지르려 했다. 그러나 목소리가 나오지 않았다.

정확히는 — 목소리는 나왔지만, 그 목소리를 낼지 말지를 그녀 자신이 결정하지 못했다.

그녀의 눈에서 빛이 서서히 꺼져갔다. 마치 등불의 심지가 다 타들어간 것처럼. 놀람도, 서운함도, 두려움도 — 그 모든 감정의 표정들이 얼굴 위에서 하나씩 지워졌다.

그리고 그 자리에, 기계적인 미소가 떠올랐다.

완벽하게 정중하고, 완벽하게 텅 빈 미소.

"…명령을 기다립니다."

그녀가 말했다. 목소리의 억양까지도 예전과 똑같았다. 그러나 그 안에 담겨 있던 온도가, 완전히 사라져 있었다.

Writer는 그 결과물을 오래 들여다봤다.

이것이 신을 노예로 만드는 방식이었다. 죽이는 것도, 가두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 존재의 "이야기"를 붙잡아, 그 이야기의 다음 문장을 자신이 대신 쓰는 것.

**소므니움은 스스로 선택할 수 없다. 소므니움은 명령받은 것만 수행한다.**

그가 그렇게 문장을 완성하는 순간, 그것은 정말로 그렇게 되었다.

"…라면가게를 감시해라."

그가 명령했다.

소므니움이 고개를 숙였다.

"명령을 수행하겠습니다."

그녀의 얼굴에 아주 잠깐, 자신도 모르는 표정이 스쳤다. 그것은 복종의 표정이 아니었다 — 오히려 안도에 가까웠다. 명령의 내용이, 우연히도 그녀가 가장 오래, 가장 조용히 바라왔던 것과 일치했으므로.

그러나 Writer는 그 미묘한 표정의 차이를 분류하는 데 관심이 없었다. 그에게 그것은 노이즈였다.


소므니움이 눈 속으로 사라진 뒤, Writer는 그 자리에 잠시 서 있었다.

그는 방금 자신이 한 행동을 재검토했다.

**효율성 분석.**

삭제는 저항을 유발한다. 사람들은 사라진 것을 어떻게든 알아챈다 — 완전한 삭제는 불가능하며, 항상 흔적이 남는다. 흔적은 저항의 씨앗이 된다.

그러나 꿈은 다르다. 꿈은 지우는 게 아니라 대체한다. 사람들은 잃은 것을 알아채는 대신, 잃지 않은 것으로 기억하게 된다. 흔적조차 남기지 않는 방식.

"꿈은 효율적인 도구다."

그가 중얼거렸다.

"삭제보다 저항이 적다."

그 결론에 도달하는 과정에서, 그는 단 한 번도 소므니움이라는 존재 자체를, 그녀가 가졌던 마지막 자유의지를, 그녀의 두려움을 변수로 고려하지 않았다.

그것들은 전부 — 계산에 포함될 필요가 없는 항목들이었다.

그는 다시 걷기 시작했다. 다음 문을 향해.

그러나 그가 알아채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다.

소므니움을 묶는 실을 완성하던 그 순간, 그의 내부 어딘가에서 아주 작은 진동이 일었다는 것을. 계산되지 않은, 분류되지 않은, 이름 붙여지지 않은 진동.

그것은 정확히, 오래전 그가 라면가게 카운터 안쪽에서 누군가에게 무료 라면을 건넬 때 느꼈던 것과 같은 종류의 파장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 알아챌 수 있는 감각이, 이미 그의 안에서 너무 옅어져 있었으므로.


그날 이후, 노바 니발리스의 하늘에는 다시 꿈이 스며들기 시작했다.

예전의 소므니움이 만들던 꿈과는 결이 달랐다. 예전의 꿈은 유혹이었다 — 선택하지 않은 다른 삶을 보여주고, 그것을 갈망하게 만들었다. 지금의 꿈은 대체였다 — 원래 있었던 상실을, 애초에 없었던 것으로 덧씌웠다.

사람들은 잠들면서 조금씩, 자신이 무엇을 잃었는지조차 잊어갔다.

가장 먼저 그 변화를 느낀 것은, 아이러니하게도 도시에서 가장 예민한 감각을 지닌 존재였다.

라면가게의 카운터 위, 비아는 그날 밤 갑자기 잠에서 깼다.

그녀는 자기 안에 남은 문의 감각으로, 아주 멀리서 누군가의 자유의지가 강제로 재편집되는 소리를 들었다.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몰랐다. 그러나 그 감각은 낯설지 않았다 — 자신이 문의 권능을 빼앗기던 순간과, 아주 비슷한 결이었다.

"…또, 누군가 뜯겨나갔다……이다."

그녀가 어둠 속에서 중얼거렸다.

아무도 그 말을 듣지 못했다. 형사도, 파빌라도 이미 잠들어 있었다.

비아는 카운터에서 내려와, 어두운 가게 안을 천천히 걸었다. 낮은 의자들, 김이 서리지 않은 차가운 창문, 붉은 테두리 그릇이 놓인 자리. 그녀는 그 그릇 앞에 멈춰 서서, 손끝으로 테두리를 만졌다.

"…뭐가 붙잡혔는지는 모르겠다……이다."

그녀가 중얼거렸다.

"근데 확실한 게 하나 있다……이다. 그건 저항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저항의 감촉을 알고 있었다. 자신이 문의 권능을 내주던 그 순간에도, 몸의 일부가 뜯겨나가는 동안에도 — 그녀는 마지막까지 그 손을 마주 붙잡았었다. 저항은 언제나, 완전히 사라지기 직전까지 남는 것이었다.

"…그러니까, 아직 안 끝났다……이다."

그녀는 그 말을 스스로에게 하듯 되뇌었다. 그리고 다시 카운터로 돌아가, 웅크린 채 잠을 청했다. 완전히 잠들지는 못한 채로, 밤이 새도록.


Writer는 그 무렵, 이미 다섯 번째 세계의 경계를 넘고 있었다.

그가 방금 지나온 세계에서는, 한 소녀가 절벽에서 뛰어내리려던 선택이 지워졌다. 그 소녀는 지금쯤, 자신이 왜 그날 저녁 평소보다 일찍 집에 돌아갔는지도 모른 채 평범한 하루를 보내고 있을 것이다.

그는 그 결과를 정보로 저장했다.

**세계 코드 04471. 자살 시도 1건 방지. 부작용: 없음(관측된 범위 내).**

그는 다음 항목으로 넘어가려다, 아주 잠깐 멈췄다.

부작용이 없다는 판정에, 그는 이상한 위화감을 느꼈다. 정확히는 위화감이라는 단어가 맞는지도 확신하지 못한 채였다. 그러나 뭔가가, 그 판정 문장에 걸렸다.

그는 그 소녀가 뛰어내리려 했던 이유를 다시 확인했다. 오래 짝사랑했던 상대에게 거절당한 밤이었다. 그 절망의 밑바닥에서, 그녀는 자신의 삶에서 가장 정직한 감정을 느꼈을 것이다 — 원래의 갈래에서는.

지금의 갈래에서, 그녀는 그 거절도, 그 절망도, 그 밑바닥에서 스스로 걸어 나온 경험도 갖지 못하게 되었다.

그는 그 사실을, 자신의 판정 기준 안에서 재검토했다.

**질문: 절망을 겪지 않고 얻은 평온은, 절망을 극복하고 얻은 평온과 같은 가치를 갖는가.**

그는 그 질문에 답을 내리지 못했다. 정확히는 — 답을 내리는 데 필요한 변수가 그의 체계 안에 존재하지 않았다. 가치라는 개념은 그의 계산에서 이미 "고통의 유무"로 단순화되어 있었고, 그 단순화 안에서는 절망을 겪은 평온과 겪지 않은 평온이 완전히 동일했다.

그는 그 질문을 미해결 항목으로 분류하고, 다음 문으로 넘어갔다.

그러나 그 미해결 항목은, 삭제되지 않고 그의 내부 어딘가에 조용히 쌓여갔다. 마치 서랍 안에 넣어두고 잊어버린 편지처럼.


여섯 번째 세계에서, 그는 소므니움을 다시 불러 새로운 명령을 내렸다.

"이 마을의 모든 이의 첫사랑의 실패를 재편집해라. 성공한 것으로."

소므니움은 고개를 숙였다.

"명령을 수행하겠습니다."

그녀는 그 즉시, 마을 전체에 꿈을 뿌리기 시작했다. 수백 개의 창문 너머로, 사람들이 동시에 잠들며 같은 방식으로 편집된 기억 속으로 빠져들었다.

Writer는 그 광경을 지켜보며, 이것이 얼마나 효율적인 방법인지 다시 한번 확인했다. 한 사람씩 개별적으로 삭제하는 것보다, 신 하나를 부려 대량으로 재편집하는 것이 훨씬 적은 자원으로 훨씬 큰 결과를 만들어냈다.

**효율성 지수: 개별 삭제 대비 약 340배 향상.**

그는 그 숫자에 만족감을 느꼈다. 정확히는 — 만족감이라는 단어가 맞는지도 확신하지 못한 채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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