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04화. 공연 전야
진짜 공연을 향한 연습 첫날, 수연과 이리스는 그동안 둘이서만 조용히 쌓아온 실패 데이터를 다시 꺼내 들었다. 지금까지는 늘 "다음에 사람들 앞에서" 하자는 말로 미뤄왔던 것을, 이번엔 정말로 날짜를 정해버린 것이다. 두 사람은 눈송이 크기와 드론 출력 사이의 방정식을 처음부터 다시 맞춰보기 시작했다.
"저번엔 눈이 드론을 얼렸잖아."
"이번엔 출력을 낮추고 눈 크기를 키워볼게요."
일곱 번의 실패가 이어졌다. 드론이 눈에 파묻히고, 조명이 엉뚱한 방향을 비추고, 수연의 눈이 너무 세게 뭉쳐 이리스의 머리를 맞히기도 했다.
여덟 번째 시도에서, 처음으로 뭔가 맞아떨어졌다. 눈송이가 커다랗게 흩날리는 사이로 드론의 빛이 정확히 스며들었다.
"……이거 되겠는데."
두 사람은 동시에 그렇게 중얼거리며 서로를 마주 봤다. 소름이 돋는 순간이었다.
이리스는 그날부터 공터를 무대로 바꿔가는 작업에 더욱 몰두했다. 나무 상자를 쌓아 단을 만들고, 눈 쌓인 바닥을 다듬고, 컵라면을 든 손님들이 앉을 자리까지 세심하게 배치했다. 그동안 둘이서만 연습하던 규모와는 확실히 달랐다.
"초라한 무대"를 그녀가 설계로 바꿔가는 과정을, 수연은 옆에서 지켜보며 새삼 감탄했다.
"이럴 때 보면, 넌 진짜 만드는 쪽엔 재능이 확실하다."
"당연하죠. 저 스타메이커였어요."
그러나 이리스에게는 진짜 약점이 하나 있었다. 무대 위에서 목소리가 나오지 않는 것이었다. 혼자 있을 때는 완벽하게 부르는데, 시선이 모이면 목이 잠겼다.
"이거, 어떡하죠."
이리스가 처음으로 그 약점을 털어놓았을 때, 수연은 잠시 생각하다가 답했다.
"그럼 내 노래에 얹어. 길은 내가 낼게."
그렇게 듀엣 구조가 탄생했다.
그 무렵, 익명의 가사 초안 하나가 우편함에 들어왔다. 필체는 눈에 익었지만, 아무도 그 필자를 대놓고 말하지 않았다. 모두가 볼도의 것임을 알면서도 모른 척 채택한 것이다.
곡의 뼈대가 완성되었다. 제목 후보를 두고 도시 전체가 대투표를 벌였고, 결국 하나로 정해졌다.
「계속 걸어가」.
가사가 정해지자, 이번엔 곡조를 두고 작은 소동이 벌어졌다. 유리 오르간 연주자 솔 미제레가 자원해서 멜로디를 붙였는데, 처음 완성된 곡은 지나치게 웅장해서 마치 장례식 찬가 같았다.
"이건 좀…… 너무 무거운데요."
이리스가 조심스럽게 지적했다.
"장송곡 같아요."
수연도 동의했다.
솔 미제레는 그 반응에 잠시 상처받은 얼굴을 했지만, 결국 몇 번의 수정 끝에 훨씬 가볍고 경쾌한 버전을 만들어냈다.
"이번엔 어때요?"
"이거예요! 이거!"
이리스가 손뼉을 치며 좋아했다.
연습은 매일 저녁 반복되었다. 처음에는 어색했던 듀엣 호흡이, 시간이 지날수록 서서히 맞아 들어가기 시작했다.
"오늘은 좀 나았지?"
수연이 물었다.
"조금요. 근데 아직 세 번째 소절에서 숨이 모자라요."
"그럼 거기서 내가 좀 더 크게 받을게."
그렇게 두 사람은 서로의 빈틈을 하나씩 채워가며, 조금씩 완성된 무대에 가까워지고 있었다.
첫 전체 리허설에서 사고가 하나 있었다. 드론 하나가 갑자기 추락했고, 그 충격에 놀란 수연의 함박눈이 무대 전체를 파묻어버렸다. 웃음으로 수습되긴 했지만, 그날 밤 이리스는 홀로 무대에 남았다.
"괜찮아?"
수연이 걱정스럽게 물었지만, 이리스는 괜찮다고만 답하고 먼저 돌아갔다.
그 밤, 무대에 혼자 남은 이리스에게 세레나가 따뜻한 코코아를 들고 다가왔다.
"완벽하지 않아도 사람은 빛납니다."
이리스는 그 말에 고개를 저었다.
"그 말, 무대 위에서도 믿을 수 있을까요."
"무대 위에서만 확인할 수 있죠."
잔인할 만큼 정확한 격려였다. 이리스는 그 말을 오랫동안 곱씹었다.
며칠 뒤, 도시 전체에 공연 공지가 붙었다. 노바 니발리스 최초의 "예고된 공연"이었다. 시간이 흐르는 도시라 비로소 가능해진 일이었다 — 기대라는 감정을 함께 나누는 것.
주민들은 그 공지 앞에서 저마다 들뜬 표정을 지었다.
"드디어 정식으로 하는구나!"
"자리 미리 맡아야 하는 거 아니야?"
라면사장은 공연 날을 위해 특별 메뉴를 준비하기 시작했다. 이름은 "앙코르면"이었다.
"공연 성공할 거라고 확신하세요?"
수연이 물었다.
"확신은 아니고."
"그럼?"
"……기대다."
그가 "기대"라는 단어를 입에 담은 것은, 그 순간이 처음이었다.
공연 전야, 녹사가 이리스를 찾아와 손목을 가만히 잡았다.
"너는 지금 무리하는 게 아니다. 처음으로 알맞게 뛰고 있다. 그 차이를 기억해둬라."
이리스는 그 말에 순간 말을 잃었다. 녹사식으로는, 그것이 최상급의 응원이었다.
전야제 분위기로 들뜬 도시 속에서, 이리스는 잠들지 못하고 드론 열 대를 자기 방 바닥에 늘어놓았다. 아홉 개를 하나씩 정성스럽게 닦고, 마지막으로 꺼진 하나 앞에서 오래 멈췄다.
"……너도 볼 거지."
그 꺼진 드론의 사연을, 그녀는 여전히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같은 밤, 수연은 다른 감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긴장하지 않았다. 대신 낯선 확신이 그녀를 채웠다 — 무대에 서는 것이 "해야 하는 일"이 아니라 "하고 싶은 일"이라는 감각. 검을 잡을 때와는 전혀 다른 종류의 심장 박동이었다.
'……나, 이게 진짜 하고 싶은 일이었구나.'
그녀는 그 사실을 처음으로 온전히 받아들였다.
그 무렵, 가게에서는 앙코르면 시식회가 조용히 열렸다. 라면사장이 새 메뉴를 완성해 수연과 이리스에게 먼저 맛보였다.
"어때."
"맛있어요! 근데 왜 이름이 앙코르면이에요?"
"공연 끝나고 다들 한 그릇 더 찾을 것 같아서."
이리스가 그 말에 피식 웃었다.
"사장님도 은근히 기대하고 계시네요."
"아니라고는 안 했다."
공연 전야, 볼도는 자신이 쓴 가사가 정식으로 채택됐다는 소식을 듣고 뒤늦게 얼굴을 붉혔다.
"저, 사실 익명으로 낸 건데……."
"다 알아요, 볼도 씨."
세레나가 웃으며 말했다.
"근데 왜 다들 모른 척했어요?"
"부끄러워하시는 모습이 보고 싶어서요."
볼도는 그 말에 더 크게 얼굴을 붉혔다.
한편, 켈 도미르는 공연에 쓰일 시간 신호를 맞추는 작업을 자청했다.
"제가 시각 맞춰서 신호 드릴게요. 정확히 그 순간에 눈이랑 조명이 터지게."
"믿음직하네요."
이리스가 그 제안에 반색했다. 도시의 여러 손이 하나둘, 이 공연을 위해 모이고 있었다.
그 무렵, 소예는 공연 당일 손님 안내를 자원했다. 그녀는 나무 상자로 만든 좌석마다 번호를 매기고, 손수 지도까지 그려 붙였다.
"이렇게까지 안 해도 되는데."
수연이 웃으며 말했다.
"첫 정식 공연이잖아요. 이 정도는 해야죠."
소예는 그렇게 답하며, 마지막 좌석 번호판을 정성스럽게 걸었다.
공연 당일 아침, 눈이 알맞게 내리는 완벽한 날씨가 도시를 감쌌다. 도시 전체가 공터로 모여드는 몽타주 같은 아침이었다.
세레나는 가게 문가에 섰고, 비아는 처마 위에 올라앉았고, 라면사장은 팔짱을 낀 채 그 모든 풍경을 지켜보았다.
'……오늘, 무언가 시작되겠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공연이 열릴 공터 쪽을 오래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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