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206화. 수연의 검
가게 문을 닫은 뒤에도, 수연은 카운터 안쪽 의자에 남아 있었다. 손님도, 형사도, 비아도 모두 각자의 자리로 돌아간 시각. 창밖은 완전히 어두워졌고, 마지막 남은 화구의 잔열만이 주방 쪽에서 은은한 온기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녀는 그 온기를 등지고 앉아, 무릎 위에 낡은 천을 펼친 뒤 그 위에 검을 눕혔다.
숫돌은 오래 써서 가운데가 살짝 파여 있었다. 그녀는 물통에 손끝을 적셔 숫돌 표면에 몇 방울 떨어뜨렸다. 물이 돌의 결을 따라 스며드는 소리는 거의 들리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 스밈을 손끝의 감촉으로 알았다 — 마른 돌이 물을 먹으면 아주 미세하게 매끄러워지는, 손가락 하나로만 확인할 수 있는 변화였다. 그녀는 검을 비스듬히 눕히고, 날의 각도를 숫돌 면에 맞춰 조정했다. 예전에 형사가 옆에서 가르쳐준 각도였다 — 너무 눕히면 날이 서지 않고, 너무 세우면 날이 상한다고. 그 각도는 이제 생각하지 않아도 손끝에 배어 있었다.
칼날이 숫돌에 닿는 순간, 익숙한 소리가 시작됐다. 서걱. 서걱. 일정한 리듬으로 밀고 당기는 그 소리는, 처음 검을 배우던 시절엔 그저 거칠고 낯선 마찰음이었다. 그러나 지금 그녀의 귀에는, 그 소리가 몇 개의 층으로 나뉘어 들렸다 — 날이 돌을 처음 스치는 순간의 살짝 높은 마찰음, 그다음 날의 각도가 돌 위에서 완전히 눕는 순간의 낮고 두꺼운 울림, 그리고 손을 거둘 때 미세하게 남는 잔향. 그녀는 그 세 겹의 소리를 하나로 겹쳐 들으며, 자신이 지금 몇 번째 날을 갈고 있는지도 세지 않은 채 손을 움직였다.
숫돌질은 늘 백 번을 채우는 걸 기준으로 삼았다. 처음 오십 번은 크게, 힘을 실어서. 다음 삼십 번은 힘을 반쯤 빼고, 날의 결을 다듬듯이. 마지막 스무 번은 거의 힘을 주지 않고, 그저 날이 숫돌 표면을 스치는 그 감촉만을 확인하듯이. 그녀는 그 순서를 처음 배운 이후로 단 한 번도 어긴 적이 없었다. 그러나 예전의 그 순서와 지금의 순서 사이에는, 겉으로는 똑같아 보여도 완전히 다른 것이 하나 있었다.
예전엔 이 시간이 준비였다. 내일 어떤 신을 만나게 될지 모르는 채로, 청룡의 비늘을 밟고 오를 손끝의 감각을 미리 확인하고, 백호의 산에서 얼어붙지 않을 날의 강도를 점검하던 시간. 그때의 서걱거리는 소리에는 늘 그 안에 다음 날의 두려움이 섞여 있었다. 검을 간다는 건, 다가올 전투를 향해 미리 각오를 다지는 일이었다. 날을 세운다는 건 곧 살아남을 확률을 하나 더 벌어들이는 일이었고, 그래서 그 시간에는 늘 조바심 비슷한 게 붙어 있었다.
지금은 달랐다. 원정대는 이미 오래전에 돌아왔고, 신들은 하나씩 실에서 풀려나 저마다의 세계로 돌아갔다. 청룡은 잠들었다 깨어나 자신의 계절을 되찾았고, 백호는 자기 산맥으로 돌아가 다시 걸음들을 지켰고, 세레스티아는 이 도시의 하늘을 가끔 스쳐 지나갔다. 이제 이 검으로 베어야 할 것은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런데도 그녀는 매일 밤, 손님이 끊긴 뒤 이 자리에 앉아 검을 갈았다. 그녀 자신도 처음엔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다. 다만 이 숫돌질을 하지 않은 밤엔 이상하게 잠이 오지 않는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그녀는 날을 들어 어두운 주방 쪽 불빛에 비춰봤다. 화구의 남은 잔열이 만들어내는 붉은 기운이 날의 표면을 타고 흘렀다. 완전히 갈린 날은 빛을 반사하지 않고 오히려 빨아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 너무 매끄러워서, 빛이 그 위에서 미끄러지지 않고 결을 따라 흡수되는 듯한 착시. 그녀는 날을 천천히 돌리며 그 반사를 관찰했다. 각도를 아주 조금씩 옮길 때마다, 붉은 잔열의 선이 칼날 위에서 가늘게 휘어지며 옮겨갔다. 완벽하게 갈린 날에서는 그 선이 끊기지 않고 처음부터 끝까지 매끄럽게 이어졌다. 아주 미세하게라도 결이 남아 있는 부분에서는, 그 선이 순간 흔들리며 살짝 끊어졌다.
그녀는 그 끊어짐을 찾아 다시 숫돌에 날을 얹었다. 서걱. 서걱. 이 미세한 결 하나를 다듬는 데도 스무 번 가까운 손질이 필요했다. 예전이라면, 시간이 없다는 이유로 이 정도 흠은 넘어갔을 것이다. 전장에서는 완벽한 날보다 빠른 준비가 더 중요했으니까. 그러나 지금 그녀에게는 시간이 있었다. 그리고 이 잉여의 시간을 그녀는, 정확히 이 결 하나를 다듬는 데 쓰기로 했다.
문이 열리는 소리가 났다. 문 위에 달린 낡은 종이 딸랑, 울렸고 그 뒤로 문틀이 뒤틀리며 나는 특유의 삐걱임이 따라붙었다. 이리스였다. 어깨에 걸친 가방 안에서 드론 부품들이 부딪히는 소리가 났다. 오늘도 늦게까지 새 공연을 준비하다 온 모양이었다.
"아직 안 주무셨어요?"
이리스가 가방을 카운터 한쪽에 내려놓으며 물었다. 그녀는 요즘 밤마다 이 시간에 가게에 들렀다. 원래는 드론 배터리를 충전하러 오는 핑계였는데, 어느새 그 핑계보다 이 시간 자체가 더 중요해진 듯했다. 그녀는 신발도 벗지 않은 채 카운터 안쪽 의자에 걸터앉아, 가방에서 드론 하나를 꺼내 무릎 위에 얹었다. 프로펠러 하나가 미세하게 어긋나 있었다. 그녀는 그 어긋남을 손끝으로 확인하며 작은 드라이버를 꺼냈다.
"이거, 오늘 공연에서 또 삐끗했어요." 그녀가 프로펠러를 매만지며 말했다. "관객들은 몰랐겠지만, 저는 딱 알겠더라고요. 0.2초 늦게 돌았어요."
"그 정도는 아무도 몰라." 수연이 숫돌질을 멈추지 않은 채 답했다.
"저는 알잖아요." 이리스가 드라이버로 나사를 조이며 낮게 웃었다. "제가 만든 거니까, 그 0.2초가 제일 크게 보여요. 남들 눈엔 완벽해도, 제 눈엔 계속 그 틈만 보여요."
그 말에 수연은 손을 잠시 멈췄다.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과 똑같은 말이었다. 완벽하게 갈린 날에서 아무도 눈치채지 못할 결 하나를 찾아 스무 번을 더 문지르는 일. 이리스도 자신만의 방식으로 같은 종류의 밤을 보내고 있었다. 두 사람은 그렇게 각자의 도구를 손에 쥔 채, 한동안 말없이 각자의 결을 다듬었다. 숫돌 소리와 드라이버 소리가 낮게 겹쳐지며, 가게 안의 정적을 채웠다.
이리스가 먼저 입을 열었다.
"저 사실, 요즘 잠을 잘 못 자요." 그녀가 드론을 내려놓으며 말했다. "공연 끝나고 나면 다 풀려야 하는데, 이상하게 그 반대예요. 조명 하나, 궤적 하나, 자꾸 다시 돌려보게 돼요. 완벽했다는 게 믿기지가 않아서요."
"저번 공연, 좋았잖아." 수연이 말했다. "드론 열 개 다 켜졌었고."
"그러니까요." 이리스가 낮게 웃었다. "다 켜졌으니까 오히려 더 무서운 거예요. 이게 진짜였다는 걸 자꾸 확인하고 싶어서. 꺼졌던 시절엔 오히려 마음이 편했어요 — 어차피 하나는 안 켜지니까, 실패를 미리 예상하고 있었거든요. 근데 지금은 전부 켜지고 나니까, 다음번에 하나라도 안 켜지면 그게 더 무서워요."
수연은 그 말을 곱씹었다. 완성된 것을 지키는 두려움. 그것은 부서진 것을 고치는 두려움과는 또 다른 결이었다. 이리스는 자신의 무릎 위 드론을 한 번 더 매만지다가, 문득 고개를 들어 수연을 바라봤다. 카운터 안쪽 어두운 불빛 아래, 수연의 표정이 평소와는 조금 달라 보였다 — 나쁜 쪽이 아니라, 뭔가 더 단단해진 쪽으로.
"괜찮으세요?"
이리스가 물었다. 별다른 맥락 없는 질문이었다. 그저 검을 갈고 있는 수연의 옆모습이, 오늘따라 유독 오래 그 자리에 머물러 있는 것처럼 보여서였다.
"응." 수연이 답했다. "데리러 갈 거라서."
그 대답에 이리스는 잠시 손을 멈췄다. 짧은 문장이었지만, 그 안에 담긴 무게가 방 안의 공기를 살짝 바꿔놓았다. 이리스는 그 말을 곧바로 되묻지 않았다. 대신 수연의 손끝을 바라봤다. 숫돌 위를 오가는 그 손에는 망설임이 조금도 섞여 있지 않았다.
수연은 그 짧은 대답을 하며, 스스로도 그 말의 무게를 새삼 느꼈다. 예전이었다면, 이 질문에 그녀는 다른 말을 했을 것이다. "모르겠어"라거나, "그냥 기다리는 거지"라거나, 적어도 그 말끝에 물음표 하나쯤은 붙어 있었을 것이다. 원정을 떠나기 전, 후드의 온기를 따라 그를 쫓던 그 시절엔 그녀 자신도 확신이 없었다. 이 온기가 정말 재회로 이어질지, 아니면 마지막으로 마주쳐야 할 무언가로 이어질지 — 그녀는 그 갈림길 앞에서 늘 반쯤 눈을 감은 채 걸었다.
그러나 지금은 아니었다. 하늘의 문이 열리고, 비아가 반투명해질 만큼 자신의 일부를 뜯어 보여준 그날 이후, 그리고 그가 남긴 침묵 속에서 무언가가 다시 움직이기 시작했다는 걸 모두가 지켜본 그날 이후 — 수연의 안에서 하나의 질문이 완전히 닫혔다. 그가 돌아올지 안 돌아올지, 라는 질문 자체가 이제 그녀에게는 성립하지 않았다. 남은 질문은 단 하나, 언제, 어느 방향에서였다. 그리고 그 질문에 대해서는, 그녀가 답을 기다리는 대신 직접 걸어가 확인하기로 이미 정해둔 상태였다.
그녀는 그 확신이 언제부터 이렇게 단단해졌는지 정확히 짚어낼 수 없었다. 아마도 하늘의 문이 갈라지던 그 밤, 그가 아무 말도 하지 못한 채 서 있던 그 얼굴을 본 순간부터였을 것이다. 혹은 그보다 더 이전, 청룡의 목줄을 처음 끊어내던 그 순간, 자신이 쥔 힘이 무너뜨리는 힘이 아니라 되찾아오는 힘으로도 쓰일 수 있다는 걸 알게 된 그 순간부터였을지도 모른다. 어느 쪽이든 상관없었다. 중요한 건 지금, 그녀의 손끝에 더는 흔들림이 없다는 사실이었다.
"데리러 간다는 게," 이리스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직접 가신다는 거예요? 아니면……"
"몰라, 아직." 수연이 검을 다시 들어 날을 살폈다. "근데 어느 쪽이든, 준비는 돼 있어야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검을 다시 숫돌 위에 얹었다. 서걱. 서걱. 대화가 끊긴 자리에, 다시 그 리듬이 채워졌다. 이리스는 더 캐묻지 않고, 대신 자신의 드론 프로펠러를 마저 조였다. 두 사람의 도구 소리가 다시 나란히 겹쳐졌다.
숫돌질이 끝난 뒤, 수연은 검을 천으로 감싸 검집에 넣고, 그 옆에 놓아둔 후드를 꺼냈다. 낡은 천이었다. 원정 내내 그녀와 함께 다니며 낡을 대로 낡았고, 몇 군데는 이미 실이 풀려 다시 꿰맨 자국이 있었다. 그녀는 그 후드를 무릎 위에 펼치고, 소매 끝에 붙은 잔먼지를 손끝으로 털어냈다.
한때 이 후드에는 온기가 있었다. 그가 지나간 자리마다 반응하던, 완전히 식지는 않은 채로 남아 있던 그 온기. 그녀는 그 온기를 따라 청룡의 들판을 가로질렀고, 백호의 산을 넘었고, 주작이 불태우던 마을을 지났다. 그 온기가 나침반이던 시절, 그녀는 방향을 스스로 정한 적이 없었다 — 그저 후드가 가리키는 곳을 따라 걸었을 뿐이었다.
그러나 하늘의 문이 열리고 비아의 일부가 뜯겨나가던 그 밤 이후, 후드의 온기는 서서히 옅어지기 시작했다. 처음엔 그저 날이 추워진 탓인가 했다. 그러나 며칠이 지나도록 온기는 돌아오지 않았고, 결국 어느 밤엔 완전히 사라졌다. 그가 이 세계, 저 세계를 오가며 무언가를 정리하고 있다는 뜻이었다. 나침반이 반응할 만한 뚜렷한 위치 자체가, 이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뜻이기도 했다.
수연은 후드를 손에 쥔 채, 오랫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처음 온기가 사라졌다는 걸 확인했을 때, 그녀는 이상하게도 무너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온기가 있던 시절, 그녀는 늘 그 온기의 세기와 방향에 자신의 감정을 맡겼다. 온기가 진해지면 안도했고, 옅어지면 불안해했다. 그건 나침반을 쥔 사람의 자연스러운 습관이었지만, 동시에 그녀 자신의 마음을 남의 흔적에 저당 잡히는 일이기도 했다. 온기가 완전히 사라진 그 밤, 그녀는 처음으로 자신이 그 저당을 스스로 풀어야 한다는 걸 깨달았다.
그녀는 후드를 무릎 위에 올린 채, 검을 갈 때와 똑같은 순서로 손질을 시작했다. 먼저 안쪽 천을 뒤집어 실밥이 상한 곳을 확인하고, 다음으로 겉감의 먼지를 털어내고, 마지막으로 후드 전체를 손바닥으로 쓸어 모양을 잡았다. 예전엔 이 손질이 곧 온기를 확인하는 절차였다. 손끝으로 후드를 쥐고, 그 온기가 아직 남아 있는지, 방향이 어느 쪽인지 가장 먼저 확인했다. 지금은 그 확인의 순서가 사라졌다. 대신 그녀는 후드 그 자체를, 온기와 상관없이 손질했다.
"…온기가 없어도 나침반이야." 그녀가 낮게 중얼거렸다. 이리스가 그 말에 고개를 들었다.
"어떻게요?" 이리스가 물었다. "온기가 방향을 알려주는 거였잖아요."
"그건 걔가 방향을 정해준 거였고." 수연이 후드를 다시 뒤집어 매만지며 답했다. "이제는 방향을 내가 정하면 되지."
그녀는 그 말을 하며, 후드를 머리 위에 살짝 얹어봤다. 예전처럼 따뜻한 감각은 없었다. 그저 익숙한 천의 무게와, 오랫동안 함께한 사물 특유의 낯익은 냄새만이 남아 있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무게가 조금도 가볍게 느껴지지 않았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누군가 대신 정해준 방향을 따라가는 무게보다, 스스로 정한 방향을 짊어지는 무게가 훨씬 더 단단했다.
그녀는 이 사실을 깨닫는 데 며칠 밤이 걸렸다. 처음 온기가 사라졌을 때는 그녀도 잠깐 흔들렸다. 이 후드가 이제 아무 쓸모도 없는 낡은 천 조각이 된 건 아닌지, 그녀가 지금까지 쥐고 있던 것이 사실은 도구가 아니라 핑계였던 건 아닌지. 그러나 며칠을 두고 이 손질을 반복하면서, 그녀는 다른 답에 도달했다. 나침반이라는 건, 애초에 방향을 알려주는 도구가 아니라 방향을 붙잡아두는 습관이었다. 온기가 있을 때는 그 습관이 남의 흔적을 붙잡는 데 쓰였고, 온기가 사라진 지금은 그 습관이 그녀 자신의 결심을 붙잡는 데 쓰였다. 도구의 기능은 바뀌었지만, 도구를 쥐는 손의 성실함은 조금도 바뀌지 않았다.
그녀는 후드를 다시 벗어 무릎 위에 개켜 놓았다. 접힌 모서리를 손끝으로 한 번 더 눌러 각을 잡았다. 예전 같으면 이 각을 신경 쓸 이유가 없었다 — 온기만 살아 있으면 됐으니까. 그러나 지금은 이 각 하나까지도, 그녀가 매일 밤 정성 들여 잡는 이유가 있는 것이 되었다. 언젠가 이 후드를 다시 쓰고 걸어 나갈 그날, 그녀는 이 후드가 자신이 매일 다듬어온 모양 그대로이길 바랐다.
이리스가 돌아간 뒤, 수연은 검과 후드를 카운터 옆에 나란히 놓아두고 밖으로 나왔다. 가게 앞 골목은 이미 인적이 끊긴 지 오래였다. 그녀는 처마 밑에 서서 고개를 들었다.
밤하늘은 맑았다. 구름 한 점 없이, 별들이 촘촘하게 박혀 있었다. 그녀는 그 별들 사이에서, 특별히 어느 하나를 찾으려 하지 않았다. 그가 있는 곳이 별 사이 어딘가라는 보장은 없었다. 그는 세계와 세계 사이, 문과 문 사이 어딘가를 떠돌고 있을 것이었다. 그럼에도 그녀는 이 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자연스럽게 그를 향해 시선을 던지는 버릇이 생겼다.
'너 지금 어디쯤이야.'
그녀는 그 물음을 소리 내지 않고 속으로만 되뇌었다. 대답이 돌아올 거라 기대하지 않았다. 그저 이 물음을 매일 밤 던지는 것 자체가, 그녀가 스스로에게 하는 다짐과 다르지 않았다. 어디에 있든, 얼마나 오래 걸리든, 결국 이 물음의 끝에서 그녀는 그를 만날 것이었다.
그녀는 후드를 손에 쥔 채, 밤하늘 아래 한참을 서 있었다. 숫돌질을 마친 검은 카운터 옆에서 조용히 자신의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고, 손질을 마친 후드는 그녀의 손안에서 따뜻하지 않은 채로도 여전히 하나의 방향을 붙들고 있었다. 어느 쪽도 지금 당장 쓰일 일은 없었다. 그러나 두 가지 모두, 내일 밤 다시 같은 손길로 다듬어질 것이었다. 그것이 지금 그녀가 지킬 수 있는 유일한 확신이었다 — 준비된 채로 기다리는 것, 그리고 언젠가 그 준비를 실제로 쓰는 날, 조금도 머뭇거리지 않는 것.
바람이 낮게 불었다. 처마 끝에 매달린 낡은 풍경이 희미하게 흔들리며 작은 소리를 냈다. 수연은 그 소리를 들으며 가게 안으로 몸을 돌렸다. 오늘 밤도, 검은 갈렸고 후드는 손질됐다. 그녀는 그렇게 하루치의 의식을 마치고, 내일 밤 다시 같은 자리에 앉을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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