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72화. 도시의 준비
군밤 할머니는 화로 앞에 쭈그려 앉아, 장작을 하나씩 세어가며 밀어 넣고 있었다. 서른다섯 해째 이 골목에서 밤을 구워온 그녀에게, 장작의 개수는 늘 정확했다 — 하루 평균 스무 개, 손님이 많은 축제날엔 서른 개. 그러나 오늘 밤, 그녀는 이미 쉰 개를 넘겨 쌓고 있었다.
"할머니, 오늘 뭐 잔치라도 있어요?"
지나가던 젊은 순찰대원이 물었다. 그녀는 예전, 구스라는 이름의 제설차 운전사와 눈 오는 새벽마다 밤을 나눠 먹던 시절부터 이 화로를 지켜왔다. 구스는 이제 이 도시를 떠난 지 오래였지만, 그녀는 그가 남기고 간 습관 하나만은 여전히 지키고 있었다 — 화로의 불이 꺼지면 안 된다는 것.
"내일 손님이 많이 올 것 같아서." 그녀가 장작을 하나 더 밀어 넣으며 답했다. 불티가 튀어 올라 그녀의 주름진 손등을 스쳤지만, 그녀는 손을 거두지 않았다. "이 불, 오늘 밤엔 꺼뜨리면 안 돼. 누가 몇 시에 지나가도, 이 골목이 어둡지 않게 해야지."
그녀는 마지막으로 장작 개수를 다시 세어보았다. 예순 개. 평소의 세 배였다. 그녀는 그 숫자에 만족한 듯 고개를 끄덕이며, 화로 옆에 낡은 담요 한 장을 깔고 앉았다. 오늘 밤은 뜬눈으로 지새울 작정이었다.
시계방 노인은 가게 안, 벽면을 가득 채운 시계들 앞에 서 있었다. 회중시계, 뻐꾸기시계, 커다란 괘종시계까지. 그는 지난 삼십 년간 이 시계들을 일부러 조금씩 어긋나게 맞춰왔다 — 시간이 완벽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기 위한, 그만의 조용한 서명이었다. 조립하다가 손가락 두 개를 잃었던 그 사고 이후로 생긴 습관이었다. 완벽하게 맞는 시간이 그에게는 오히려 거짓말처럼 느껴졌었다.
그러나 오늘 밤, 그는 그 서명을 지우기로 했다. 그는 회중시계의 뒷면을 열어 초침을 정확히 맞춘 뒤, 뻐꾸기시계의 진자를 조심스럽게 조정했다. 마지막으로 벽 한가운데 걸린 낡은 괘종시계 앞에 의자를 놓고 올라서서, 문자반 뒤쪽의 나사를 돌렸다.
째깍, 째깍, 째깍.
세 시계가 마침내 완전히 같은 박자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그는 의자에서 내려와, 가게 안을 가득 채운 그 일치된 소리에 오랫동안 귀를 기울였다. 삼십 년 만에 처음으로, 그의 가게 안에는 단 하나의 시간만이 흐르고 있었다.
"내일은," 그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다들 같은 시각에 같은 걸 봐야 하니까."
그는 마지막으로 손전등을 챙겨 문가에 세워두었다. 저 여자가 광장에서 등불을 들었던 그날처럼, 그도 오늘 밤 불을 꺼뜨리지 않을 작정이었다.
광장 한쪽에서는 마고 센느와 반 홀로가 나무 의자를 하나씩 나르고 있었다. 마고 센느는 삼 대째 어묵탕을 끓여온 그 억센 팔로 의자 두 개를 한꺼번에 들었고, 반 홀로는 십 년 동안 문을 걸어 잠그고 살았던 사람답지 않게, 조심스럽지만 꾸준한 손길로 의자들을 가지런히 줄 세웠다.
"이걸 왜 이렇게 늘어놓는 거야?" 지나가던 아이가 물었다.
"그냥, 다 같이 있고 싶어서요." 반 홀로가 답했다. 그의 목소리는 여전히 낯설어했지만, 더 이상 떨리지는 않았다. "예전엔 저 혼자 있는 게 제일 안전하다고 생각했어요. 근데 요즘은, 여기 앉아 있으면 마음이 편해요."
"이 아저씨, 몇 년 만에 문 밖에 나온 사람이 이제 의자까지 나른다." 마고 센느가 팔짱을 끼며 웃었다. "장하다, 정말."
"놀리지 마세요."
"놀리는 거 아니야. 진심으로 하는 말이야."
두 사람은 그렇게 의자를 하나씩 늘려가며 광장을 채워갔다. 백 개가 넘는 의자가 줄지어 놓였을 때, 마고 센느는 이마의 땀을 닦으며 광장을 둘러봤다.
"이 정도면, 도시 사람 절반은 앉을 수 있겠네."
"나머지 절반은요?"
"서서 보면 되지. 어차피 내일은, 다들 하늘 볼 거잖아."
찻집 헬가는 그 무렵, 문을 닫은 가게 안에서 홀로 찻잎을 덜고 있었다. 도시가 생긴 지 얼마 안 됐을 때부터 이 자리를 지켜온 그녀는, 싸움에도 저항에도 서지 않는 조용한 사람이었다. 오래전 증언대에서 다른 이들의 이야기를 하나도 놓치지 않고 들었던 그녀는, 그 밤 이후로 매일 밤 새 찻잎을 덜어 다음 날 아침 몫을 미리 준비해두는 버릇이 생겼다. 내일 이 도시에 무슨 일이 벌어지든, 아침이 오면 누군가는 따뜻한 차 한 잔이 필요할 거라고 그녀는 믿었다.
"저는 싸우지도, 반대하지도 않아요." 그녀가 지나가던 파빌라에게 나직이 말했다. "그냥, 내일 아침에도 이 가게 문은 열려 있을 거예요. 그거면 돼요, 저는."
파빌라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싸우는 사람도, 걸어 나가는 사람도, 결국 이 도시 안에서 각자의 방식으로 내일을 기다리고 있었다.
세레나는 그날 밤, 도시의 모든 등을 하나씩 점검하며 걸었다. 광장의 큰 가로등부터 골목 끝의 작은 램프까지, 그녀는 손끝으로 유리를 한 번씩 쓸어보며 심지가 온전한지, 기름이 충분한지 확인했다. 오래전 이 도시가 처음 생겨나던 밤, 그녀가 가장 먼저 한 일도 등불을 켜는 것이었다. 그 기억이 오늘 밤, 유난히 선명하게 되살아났다.
"다 확인하셨어요?"
순찰을 돌던 볼도가 그녀 곁을 지나며 물었다.
"아직 절반도 못 했어요." 세레나가 답했다. "근데 이상하게, 오늘은 이 일이 하나도 지루하지 않네요."
"원래 지루한 일이었어요?"
"매일 밤 하는 일이니까요. 근데 오늘은, 이 등불 하나하나가 내일 누군가에게 길을 밝혀줄 수도 있다고 생각하니— 그냥, 손끝에 더 정성이 들어가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며 다음 등불로 걸음을 옮겼다. 녹사는 증언대 자리에 앉아, 평소와 다름없이 침묵하고 있었다. 그러나 그 침묵의 결은 평소와 조금 달랐다. 그녀는 오늘 밤, 그동안 받아온 수많은 사람들의 이야기 중 무엇을 먼저 떠올릴지 고르고 있었다. 그것은 침묵이라기보다는, 마음속에서 조용히 진행되는 정리였다. 어떤 비명을 대신 지를 준비를, 그녀는 그렇게 홀로 하고 있었다.
파빌라는 그날 밤, 가게 선반 위에 놓인 붉은 테두리 그릇 앞에 섰다. 그 밑, 오래전 넣어두었던 편지가 여전히 그 자리에 있었다. 수신인 칸에 "라면 아저씨"라고만 적힌 그 편지를, 그녀는 조심스럽게 꺼내 다시 한번 펼쳐보았다. 필체는 그때보다 조금 더 자라 있었지만, 문장은 그대로였다.
그녀는 원본을 그대로 두 번 접어, 그릇 밑 원래 자리에 돌려놓았다. 대신 카운터 한쪽에 앉아, 새 종이에 그 문장들을 한 자 한 자 그대로 옮겨 적었다. 다 옮긴 종이를 두 번 접어 코트 안주머니에 넣었다. 원본은 처음 그 마음이 놓였던 자리에 그대로 두고, 자신은 그 마음의 사본을 품고 가기로 한 것이었다.
"저도 이제, 직접 전할 준비가 됐어요." 그녀가 혼잣말로 중얼거렸다. 붉은 테두리 그릇을 선반 위 제자리에 반듯하게 놓으며, 그녀는 그 밑의 원본이 무사히 있다는 걸 한 번 더 확인했다. 그러고는 코트 위로, 사본이 있는 자리를 한 번 가만히 눌러보았다.
가게에는 그날 저녁, 도시의 핵심 인물들이 다시 모였다. 그러나 이번 모임은 작전 회의가 아니었다. 세레나, 형사, 수연, 비아, 파빌라, 이리스, 레테, 볼도까지 둘러앉은 그 자리에서 오간 것은 전략이 아니라, 저마다의 두려움이었다.
"만약 안 오면?" 누군가 낮게 물었다.
아무도 선뜻 답하지 못했다. 오랜 침묵 끝에, 수연이 입을 열었다.
"오지 않는다고 해도, 저희는 여기 있을 거예요. 이 도시를 계속 지킬 거고요."
"만약 와도 안 멈추면?" 다른 누군가가 이어 물었다.
이번에도 침묵이 흘렀다. 다들 그 질문의 무게를 알고 있었다 — 그가 온다 해도, 지금의 그가 순순히 멈춰줄 거라는 보장은 어디에도 없었다.
"만약……." 이리스가 조심스럽게 다음 질문을 이었다. "와서, 저희를 하나도 못 알아보면요? 그동안 저희가 쌓아온 이 모든 게, 그 사람 눈에는 안 보이는 거면요?"
그 질문에는 아무도 쉽게 답하지 못했다. 그것은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마음속 가장 깊은 곳에 숨겨두고 있던 두려움이었다. 싸움에서 지는 것보다, 그 싸움조차 상대에게 아무 의미로도 남지 않는 것이 더 무서웠다.
형사가 그 침묵을 깼다.
"확신 없이 움직이는 게 이 일의 전부입니다." 그가 담담하게 말했다. "저는 평생 사건을 다뤄왔습니다. 확신이 있어야 움직이는 줄 알았습니다. 그런데 실제로는 반대였습니다. 확신이 있을 때는 이미 사건이 끝난 뒤였습니다. 사건이 진행 중일 때는, 늘 확신 없이 다음 걸음을 내디뎌야 했습니다. 내일도 마찬가지일 겁니다. 저희는 그가 올지, 오면 멈출지 확신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내일 아침, 저희는 그 문 앞에 서 있을 겁니다."
그 말에 다들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은 위로가 아니었다. 그러나 위로보다 더 단단한 무언가였다 — 확신 없음을 인정하고도 함께 서 있기로 한 사람들의 다짐.
세레나는 그 말을 들으며, 오래전 이 도시를 처음 세우던 밤을 떠올렸다. 그때도 그녀는 아무 확신 없이, 그저 빈 설원에 첫 등불 하나를 세웠을 뿐이었다. 그 등불이 오늘 이렇게 많은 사람을 밝히게 될 줄은, 그날의 그녀는 알지 못했다. 확신이 없어야만 시작할 수 있는 일들이 있다는 걸, 그녀는 이 도시와 함께 배웠다.
레테도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늘 끝난 이야기만 다뤄왔습니다." 그녀가 낮게 덧붙였다. "그런데 지금 이 자리엔, 아직 끝나지 않은 이야기뿐이네요. 그게 오히려 낯설고, 동시에 다행스럽습니다."
비아가 그 침묵 사이로 슬며시 수연의 손을 잡았다. 평소보다 조금 더 오래, 조금 더 세게. 수연은 그 손을 마주 잡아주며, 비아의 옆얼굴을 잠시 바라봤다. 무언가 말하고 싶은 듯, 그러나 정확히 무엇을 말해야 할지 모르는 얼굴이었다.
"…그냥 곁에 있고 싶다……이다." 비아가 나직이 말했다.
"알아." 수연이 답했다. "나도 그래."
모임이 끝나고 다들 흩어진 뒤, 이 도시의 밤하늘 위에서는 또 다른 방식의 밤샘이 이어지고 있었다. 하늘의 수호자들 — 오방(五方)의 이름을 받은 다섯과, 이름 없이도 도시 곁을 지켜온 나머지 존재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결전의 전야를 지새우고 있었다.
세레스티아는 도시 외곽, 얼어붙은 호수 위를 천천히 맴돌며 그 아래 잠긴 시간의 흐름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었다. 그녀의 촉수 끝이 얼음 표면에 닿을 때마다, 얼음 밑에서 미세한 온기가 번져 나와 살얼음을 아주 살짝 녹였다가 다시 얼어붙게 했다. 순환을 관장하던 그녀에게 오늘 밤은, 흐름이 다시 이어지기 전의 마지막 정지처럼 느껴졌다.
현무는 도시 북쪽 성벽 위에 웅크린 채, 그 오래된 등딱지로 찬 바람을 그대로 받아내고 있었다. 바람이 등딱지의 갈라진 틈을 훑고 지나갈 때마다 낮고 긴 울림이 났다 — 오래된 종이 아주 멀리서 울리는 것 같은 소리였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다만 오래 버텨온 존재답게, 그저 그 자리에 있는 것만으로 무언가를 증명하고 있었다.
청룡은 도시 동쪽, 얼어붙은 나무들 사이를 조용히 거닐며 나이테처럼 쌓여온 이 도시의 역사를 하나씩 헤아리고 있었다. 그가 지나갈 때마다 언 나뭇가지에 맺혀 있던 성에가 파드득 소리를 내며 떨어져 내렸고, 그 자리마다 옅은 초록빛 온기가 잠깐씩 스쳤다가 사라졌다. 그에게 내일은 또 하나의 나이테가 새겨지는 날이었다.
백호는 서쪽 벼랑 끝에 서서, 아직 결정되지 않은 내일의 모든 갈래를 말없이 바라보고 있었다. 그의 발밑, 벼랑의 바위가 서늘한 냉기를 뿜어내며 미세하게 진동했다 — 마치 그 아래 수많은 갈림길이 동시에 숨 쉬고 있는 것처럼. 결단이란 곧 선택하지 않은 것들의 장례라는 걸 아는 그는, 오늘 밤만큼은 그 장례를 미리 치르지 않기로 했다.
주작은 남쪽 하늘 위, 한때 자신이 꺼졌던 자리를 오래도록 맴돌았다. 그가 날개를 펼 때마다 옅은 잔열이 밤공기 속으로 퍼져나가, 그 아래를 지나던 새들의 깃털을 살짝 데웠다. 실패한 빛도 결국 안식을 찾을 수 있다는 걸 몸소 겪은 그는, 오늘 밤 그 사실을 조용히 되새기고 있었다.
황룡은 중앙 광장 위, 등에 얹은 오래된 탑을 지고 미동도 없이 서 있었다. 그 거대한 몸에서 뿜어져 나오는 낮은 진동이 광장의 돌바닥을 타고 사람들의 발밑까지 은은하게 전해졌다. 화석이 아니라 증언으로 남겠다던 그의 오랜 다짐이, 오늘 밤 그 거대한 몸 전체에서 조용히 빛나고 있었다.
노바일라와 사일론만은, 약속대로 이 도시 어디에도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강요하지 않는 눈과 개입하지 않는 기억은, 결전의 그 순간까지 나타나지 않는 것으로 자신들의 자리를 지키고 있었다— 보이지 않는다는 것이, 오늘 밤만큼은 가장 확실한 약속의 증거였다.
그리고 비아는, 가게 문 앞에 서서 손잡이에 가만히 손을 얹고 있었다. 문을 여는 자, 그것이 그녀의 오랜 본질이었다. 지금은 열리지 않는 문이지만, 그녀는 오늘 밤도 그 앞을 지켰다. 녹사는 여전히 증언대에 앉아, 내일 들을 준비가 된 침묵을 고르고 있었다.
하늘과 땅, 그리고 그 사이의 모든 자리에서, 이 세계의 오래된 수호자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결전의 전야를 지키고 있었다. 그리고 그 모든 자리 사이로, 시계방의 문틈을 타고 나온 소리 하나가 골목을 지나 광장까지 낮게 번져갔다. 째깍, 째깍, 째깍— 삼십 년 만에 처음으로 하나가 된 시간이, 도시 전체의 박자처럼 울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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