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45화. 라면사장의 하루 쉬기

세레나가 그날 아침, 뜻밖의 선언을 했다.

"오늘 하루, 사장님은 쉬셔야 해요."

라면사장은 국자를 든 채 그녀를 돌아보았다.

"……무슨 소리인가."

"쉬셔야 한다고요. 강제로."

"강제로?"

"네. 사장님, 이 도시에 온 이후로 단 하루도 쉬신 적 없잖아요. 그건 건강에 안 좋아요."

라면사장은 그 지적에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나는 지친 적 없다."

"지쳤는지 안 지쳤는지는 본인이 판단할 문제가 아니에요. 오늘은 그냥 쉬세요."


"그럼 가게는 누가 보나."

"수연 씨, 소예 씨, 이리스 씨가 있잖아요."

라면사장의 표정이 순간 미묘하게 변했다.

"……그 셋이서?"

"네."

"괜찮겠나."

"괜찮을 거예요, 아마도."

그 '아마도'라는 단어가, 라면사장의 불안을 더 키웠다.


결국 세레나의 강경한 태도에 밀려, 라면사장은 그날 아침 가게 밖으로 등 떠밀려 나왔다.

"진짜 하루 종일 안 오셔도 돼요."

세레나가 그렇게 말하며 가게 문을 닫았다.

라면사장은 잠시 그 문을 바라보다가, 결국 발걸음을 옮겼다. 그러나 멀리 가지는 않았다. 가게 건너편 벤치에 자리를 잡고 앉아, 계속 가게를 바라보기 시작했다.


가게 안에서는 이미 소란이 시작되고 있었다.

"물은 얼마나 넣어야 하지?"

수연이 냄비 앞에서 당황하며 물었다.

"저도 몰라요! 사장님이 늘 알아서 하셨잖아요!"

소예도 마찬가지로 우왕좌왕했다.

"그럼 대충 눈대중으로?"

"눈대중이 안 되니까 문제죠!"

이리스가 옆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며 손뼉을 쳤다.

"제가 정확한 비율 계산해드릴게요! 드론으로 측정하면 돼요!"

"라면 끓이는데 드론이 왜 필요해?!"


첫 손님이 들어온 건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서였다.

"라면 하나 주세요."

수연이 긴장한 얼굴로 물을 올렸다.

그러나 물 양을 잘못 맞춰, 면이 너무 퍼져버렸다. 손님은 그 그릇을 보고 살짝 당황한 얼굴을 했다.

"……이거 원래 이런 식감인가요?"

"아, 그게…… 오늘 특별 메뉴예요! 부드러운 식감!"

수연이 급하게 둘러댔다. 손님은 어리둥절해하면서도 결국 그 그릇을 다 비웠다.


건너편 벤치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라면사장은, 그 장면에 미간을 좁혔다.

"……면이 퍼졌다."

그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러나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그저 팔짱을 끼고 계속 지켜볼 뿐이었다.

지나가던 마왕이 그 모습을 발견하고 다가왔다.

"뭘 그렇게 보고 있나."

"내 가게."

"쉬라고 등 떠밀렸다면서, 왜 여기 앉아서 계속 보고 있나."

"쉬는 중이다."

"쉬는 게 그건가?"

라면사장은 그 질문에 답하지 않고 계속 가게를 응시했다.


가게 안의 혼란은 점점 커지고 있었다.

"계산이 왜 이렇게 안 맞지?"

소예가 계산대 앞에서 머리를 감싸 쥐었다.

"저 아까 이 손님 이미 계산했는데."

"두 번 받은 거예요?!"

"아, 아니 그게……."

이리스가 그 소란을 정리하려다가, 오히려 드론 하나를 실수로 손님 그릇 위로 떨어뜨릴 뻔했다.

"죄송합니다!"

가게 안은 그야말로 아수라장이었다.


비아도 그날따라 유독 안절부절못하고 있었다. 평소라면 손님들과 장난치며 놀았을 텐데, 오늘은 계속 창문 밖 라면사장 쪽을 흘끔거렸다.

"사장님 진짜 하루 종일 저기 있을 거냐……이다?"

그녀가 걱정스럽게 중얼거렸다.

"아마도."

수연이 국물을 저으며 답했다.

"근데 표정이 계속 안 좋다……이다. 우리가 못해서 그런 거냐……이다?"

"아니야, 그냥 신경 쓰여서 그러시는 거야. 우리 잘하고 있어."

비아는 그 말에도 안심이 안 되는지, 결국 밖으로 나가 라면사장 옆에 앉았다.

"사장님, 왜 그렇게 표정이 안 좋냐……이다?"

라면사장은 그 질문에 잠시 침묵하다 답했다.

"안 좋은 거 아니다."

"근데 계속 미간 찌푸리고 있다……이다."

"……습관이다."

비아는 그 대답이 거짓말이라는 걸 알아챘지만, 굳이 더 캐묻지 않고 그의 옆에 조용히 앉아 있었다.

건너편에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라면사장의 손이 저도 모르게 움찔거렸다.

"……가야 하나."

그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러나 세레나가 어느새 그의 옆에 나타나 앉았다.

"안 돼요."

"……언제부터 거기 있었나."

"방금요. 사장님 표정 보니까 지금 당장이라도 뛰어가고 싶으신 것 같은데, 참으셔야 해요."

라면사장은 그 지적에 마지못해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근데 왜 이렇게까지 저를 쉬게 하려는 건가."

라면사장이 물었다.

세레나는 그 질문에 잠시 생각하다 답했다.

"사장님은 늘 다른 사람들 쉬라고 하시잖아요. 근데 정작 본인은 안 쉬시고."

"나는 지치지 않는다."

"지치는 것과 쉬어야 하는 건 달라요. 몸이 안 지쳐도, 가끔은 다른 사람한테 자리를 맡기고 지켜보는 법도 배워야죠."

라면사장은 그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정오가 지나자, 가게 안은 조금씩 안정을 찾아가기 시작했다.

"이제 좀 감 잡히는 것 같아!"

수연이 자신감 있게 외쳤다.

몇 번의 실수 끝에, 세 사람은 나름의 요령을 터득해가고 있었다. 물 양도 점점 정확해졌고, 계산 실수도 줄어들었다.

"거봐, 우리도 할 수 있잖아!"

소예가 뿌듯하게 말했다.

이리스도 그 사이 자신만의 방식을 찾아냈다. 드론으로 정확한 물 온도를 측정해서 알려주는 역할을 맡은 것이다.

"물 온도 딱 좋아요! 지금 넣으세요!"


점심 무렵, 손님이 몰리면서 세 사람은 그야말로 전쟁 같은 시간을 보냈다.

"3번 테이블 두 그릇!"

수연이 외쳤다.

"저 지금 5번 테이블 계산 중이에요!"

소예가 다급하게 답했다.

"드론으로 도와드릴까요?!"

이리스가 물었다.

"드론이 계산을 어떻게 도와줘?!"

혼란 속에서, 결국 주문이 꼬이는 사건이 터졌다. 3번 테이블에 가야 할 그릇이 엉뚱하게 다른 테이블로 가고, 계산도 뒤죽박죽이 되었다.

"어, 죄송해요! 이거 저희 테이블 거 아닌데……"

한 손님이 조심스럽게 말했다.

"아, 죄송합니다! 다시 가져다드릴게요!"

수연이 황급히 그릇을 바꿔치기했다. 그 과정에서 국물이 살짝 튀었고, 손님의 옷에 얼룩이 남았다.

"아이고, 정말 죄송해요!"

"괜찮아요, 괜찮아요."

손님은 웃으며 넘어갔지만, 수연은 그 순간 진심으로 라면사장이 그리워졌다.

"사장님이 있었으면 이런 일 절대 없었을 텐데……."


그 소란을 창문 너머로 지켜보던 라면사장은 결국 자리에서 반쯤 일어났다가, 세레나의 단호한 눈빛에 다시 주저앉았다.

"안 돼요."

"근데 저러다 손님이 화내면……"

"화 안 낼 거예요. 이 도시 사람들, 그 정도로 너그러워요."

라면사장은 그 말에 마지못해 다시 자리에 앉았다. 그러나 그의 다리는 여전히 미세하게 떨리고 있었다. 당장이라도 뛰어가고 싶은 걸 억누르는 기색이 역력했다.

"사장님, 이렇게 안절부절못하시는 모습 처음 봐요."

세레나가 옅게 웃으며 말했다.

"……가게가 걱정되는 거다."

"가게가 아니라 저 세 사람이 걱정되는 거겠죠."

라면사장은 그 지적에 아무 대답도 하지 못했다.


오후가 되자, 가게는 거의 평소와 비슷한 분위기를 되찾았다. 물론 완벽하지는 않았지만, 큰 사고 없이 하루를 버텨내고 있었다.

라면사장은 여전히 건너편 벤치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고 있었다. 그의 표정에는 처음의 불안 대신, 조금씩 다른 감정이 스며들고 있었다.

"저 셋, 제법이군."

그가 낮게 중얼거렸다.

세레나는 그 옆에서 옅게 웃었다.

"그렇죠? 사장님 없어도 가게는 돌아가요."

"……그런 것 같다."

라면사장의 목소리에는 안도와 동시에, 아주 옅은 서운함도 섞여 있었다.


저녁이 되어 손님이 뜸해지자, 세 사람은 마감 준비를 시작했다.

"오늘 진짜 힘들었다."

수연이 지친 얼굴로 카운터에 엎드렸다.

"근데 우리 진짜 잘 해낸 것 같아요!"

소예가 뿌듯하게 말했다.

"맞아요! 저 오늘 물 온도 측정 완전 정확했죠?"

이리스도 신나서 자랑했다.

세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격려하며 웃음을 터뜨렸다. 힘들었지만, 동시에 뿌듯한 하루였다.


라면사장은 그제야 벤치에서 일어나 가게로 향했다.

"수고했다."

그가 문을 열며 말했다.

세 사람이 동시에 그를 돌아보았다.

"사장님! 오늘 하루 종일 어디 계셨어요?"

수연이 물었다.

"건너편에서 지켜봤다."

"네?! 계속 보고 계셨어요?"

"그렇다."

세 사람은 그 고백에 어이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럼 그냥 도와주시지!"

"쉬라고 등 떠밀렸으니, 쉬어야 했다."


라면사장은 가게 안을 천천히 둘러보았다. 여기저기 흐트러진 흔적들이 남아 있었지만, 큰 문제는 없어 보였다.

"면 상태는 어땠나."

"처음엔 좀 퍼졌는데, 나중엔 괜찮아졌어요."

수연이 솔직하게 답했다.

"계산 실수는."

"몇 번 있었어요. 근데 다 손님들이 이해해주셨어요."

라면사장은 그 보고를 들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수고했다. 다들."

그 짧은 칭찬에, 세 사람은 하루의 피로가 조금은 씻겨나가는 기분이었다.


세레나도 그날 저녁 가게에 들러 물었다.

"어떠셨어요? 하루 쉬어보니."

라면사장은 그 질문에 오래도록 생각하다 답했다.

"이상했다."

"어떤 점이요?"

"내 가게가, 나 없이도 돌아가는 걸 보는 게."

"안 좋은 의미로요?"

"아니. 오히려…… 안심됐다. 언젠가 내가 없어도, 이 가게는 계속될 거라는 걸 알게 됐으니까."

세레나는 그 말에 옅게 웃었다.

"그 마음, 처음으로 조금 쉬신 보람이 있으시네요."


그날 저녁, 마왕이 다시 벤치로 찾아와 라면사장 옆에 앉았다.

"결국 하루 종일 거기 앉아만 있었나."

"세레나가 못 가게 막았다."

"근데 표정 보니 마음은 계속 저기 가 있던데."

라면사장은 그 지적에 부인하지 않았다.

"내가 없어도 잘 돌아간다는 걸 봤다. 근데 그게 이상하게 서운하기도 했다."

마왕은 그 고백에 씁쓸하게 웃었다.

"나도 그랬다. 왕좌를 물려주고 나서, 새 왕이 나 없이도 나라를 잘 다스리는 걸 보니까 안도되면서도 서운하더군."

"그게 정상인가."

"정상이다. 누군가 내 자리를 대신 채워줄 수 있다는 게, 안심되면서도 조금은 씁쓸한 법이다."

라면사장은 그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결국은 좋은 거다. 나 혼자 다 짊어지지 않아도 된다는 뜻이니까."

"그렇지. 그게 진짜 성장이다. 자기 자리를 나눌 수 있다는 것."

두 사람은 그렇게 한동안 말없이 가게를 바라보았다. 저 안에서 세 사람이 서로 도와가며 하루를 버텨내는 모습이, 오늘따라 유독 대견하게 느껴졌다.


라면사장은 그날 밤, 외상장부에 짧은 한 줄을 적었다.

『소예, 수연, 이리스 — 하루 동안 가게를 지키다 (완료). 다음에도 믿고 맡길 수 있다.』

수연은 그 페이지를 보며 뿌듯하게 웃었다.

"다음에 또 쉬셔도 돼요, 사장님."

"생각해보마."

"오늘처럼 건너편에서 계속 지켜보시는 거면, 쉬는 게 아니잖아요."

라면사장은 그 지적에 아무 대꾸도 하지 못했다.

이리스도 그 옆에서 웃으며 거들었다.

"근데 사장님, 저희 오늘 진짜 열심히 했어요. 칭찬 좀 더 해주세요!"

"수고했다고 이미 말했다."

"그거 말고 좀 더 감동적인 걸로요!"

라면사장은 그 억지에 옅게 한숨을 내쉬었다.

"……셋 다, 오늘 이 가게를 지켜줘서 고맙다."

세 사람은 그 뜻밖의 진심 어린 말에 순간 조용해졌다가, 동시에 활짝 웃었다.

"오늘 고생한 보람이 있네요!"

소예가 신나서 외쳤다.

라면사장은 그 웃음소리를 들으며, 문득 이 가게가 이제 자신 혼자만의 것이 아니라는 걸 다시금 실감했다. 언젠가 그가 정말로 자리를 비워야 하는 날이 오더라도, 이 가게는 이렇게 여러 사람의 손으로 계속 이어질 것이었다. 그 사실이, 오늘 하루의 불안했던 마음을 조용히 다독여주고 있었다.

그러나 그의 얼굴에 스친 옅은 미소가, 오늘 하루가 그에게도 나쁘지 않은 휴식이었음을 말해주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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