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214화. 도착

문이 열렸다.

경첩이 도는 소리는 이 가게에서 수천 번은 들어왔을 그 소리였다. 그러나 오늘, 그 소리 뒤로 밀려드는 냉기는 평소와 달랐다. 어제 하늘을 물들였던 그 낯선 온기의 잔향이 냉기 속에 옅게 섞여 있었다. 문틈으로 들어온 바람이 가게 안의 김 서린 공기를 살짝 흔들었다.

문 위에 달린 낡은 종이 딸랑, 짧게 울렸다. 그 소리는 하루에도 수십 번씩 울리던 지극히 평범한 소리였다. 그러나 오늘 그 종소리는 유독 길게 여운을 남기는 것처럼 느껴졌다. 마치 종 자신도, 오늘 들어오는 손님이 그저 그런 손님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다는 듯이.

검은 코트가 아니었다.

낡은, 그러나 손질이 잘된 옷이었다. 짙은 갈색 코트는 오래 입어 자연스럽게 몸에 밴 태가 났고, 목도리는 색이 조금 바래 있었다. 어깨 위에는 눈이 소복이 쌓여 있었다 — 먼 길을 걸어온 사람의 어깨에만 쌓일 수 있는, 아직 녹지 않은 그 순백의 무게. 그는 문가에 서서 잠시 눈을 감았다가 떴다. 그 눈이 가게 안을 훑을 때, 그 안에 담긴 것은 지금까지 그 누구도 본 적 없는 낯선 빛이었다.

관측자의 눈이 아니었다.

지금까지 그의 눈은 언제나 무언가를 계산하고, 분류하고, 기록하는 눈이었다. 아무리 다정한 순간에도 그 시선 아래에는 한 겹의 거리가 있었다 — 보는 자와 보이는 것 사이의, 결코 완전히 지워지지 않는 그 거리. 그러나 지금 이 눈은 달랐다. 이건 도착한 사람의 눈이었다. 오랜 여정 끝에 마침내 자신이 서야 할 곳에 발을 디딘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그 벅차고 조심스러운 눈빛.

그의 코트에서는 냄새가 났다. 예전 같았으면 그 냄새는 여러 겹의 서로 다른 세계가 겹겹이 스며든 냄새였을 것이다 — 오존과 재, 젖었다 마른 종이의 씁쓸함, 끝나버린 세계들이 마지막으로 남긴 숨결. 형사는 그 냄새를 한 번 맡아본 적이 있었고, 그 기억은 아직도 선명했다. 그러나 지금 그에게서 나는 냄새는 그때와는 완전히 달랐다. 그저 눈 냄새였다. 오래 걸어 축축해진 옷감 냄새, 그 위에 얕게 밴 장작 연기 냄새, 그리고 아주 오래 걸어온 길의 냄새. 세계가 끝나는 냄새가 아니라, 그저 한 사람이 먼 길을 걸어온 냄새. 형사는 그 차이를 알아채는 순간, 목이 메었다. 그가 이제 정말로 그저 한 사람이 되어 돌아왔다는 걸, 냄새 하나가 말보다 먼저 증명하고 있었다.

세레나가 뒤늦게 가게 문 앞에 도착한 것은 바로 그 순간이었다. 그녀는 골목을 뛰어오느라 흐트러진 숨을 고르지도 못한 채, 열린 문틈으로 안을 들여다봤다. 그리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녀의 손에서 우산이 완전히 바닥으로 떨어졌다. 그녀는 문지방 너머로 그 광경을 바라보며, 감히 안으로 들어서지 못했다. 이 재회는 그녀의 것이 아니라, 이 작은 가게와 그 안의 사람들에게 먼저 주어져야 할 순간이라는 걸, 그녀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그가 문지방 앞에 잠시 멈춰 섰다.

신발 밑창에서 눈덩이가 떨어지며 나무 바닥에 작은 물자국을 남겼다. 그는 그 자국을 잠깐 내려다봤다. 그리고 그는 신발 밑창에 붙은 눈을 가볍게 털었다. 발끝으로 문지방을 두어 번 톡톡 두드리며, 눈송이 몇 알이 나무 바닥 위로 떨어졌다. 지극히 사소한 동작이었다. 그러나 그 가게 안에 있던 누구도, 그가 이런 행동을 하는 걸 본 적이 없었다. 예전의 그는 문을 넘을 때 신발에 무엇이 묻어 있는지 신경 쓰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는 걸음 자체가 이미 완결된 동작이었고, 그 이후에 남는 흔적 같은 건 그의 계산 안에 존재하지 않았다. 그러나 지금, 그는 자신이 이 가게의 바닥을 더럽히지 않기를 바라는 사람처럼, 아주 자연스럽게, 마치 오래전부터 늘 그래왔다는 듯이 눈을 털어냈다.

형사는 그 사소한 동작 하나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오랫동안 손님들의 몸짓 하나하나를 관찰해온 사람이었고, 그 습관은 지금 이 순간에도 여전히 작동하고 있었다. 신발의 눈을 터는 이 작은 행동이, 그에게는 세상 어떤 선언보다도 크게 다가왔다. 이 사람은 이제 그저 지나가는 존재가 아니라, 이 자리에 발을 붙이고 살아가려는 사람의 몸짓을 하고 있었다.

그가 가게 안으로 한 발 들어섰다. 문지방을 넘어서는 그 발끝이 나무 바닥에 닿는 순간, 그는 아주 잠깐 눈을 감았다가 떴다. 마치 이 바닥의 감촉을 발바닥으로 다시 확인하려는 듯한 동작이었다. 그리고 천천히, 아주 천천히 가게 안을 둘러보기 시작했다.


그의 시선이 먼저 가닿은 곳은 카운터였다.

오랜 세월 국물이 배어든 나무 표면, 셀 수 없이 많은 그릇이 오갔을 그 자리. 그다음 그의 눈은 낮은 의자들로 옮겨갔다 — 앉는 사람의 눈높이를 낮춰, 서로를 더 편하게 마주 보게 만들던 그 의자들. 그다음은 김이 서린 창문이었다. 유리 표면에 맺힌 물방울들이 아침 햇살 — 아직도 낯설기만 한 그 붉은 기운을 머금은 빛 — 을 받아 작은 보석처럼 반짝이고 있었다.

그다음 그의 시선은 벽에 걸린 앞치마 두 벌을 스쳤다 — 하나는 형사의 것, 다른 하나는 비아가 가끔 걸치는 작은 사이즈의 것. 그는 그 두 벌의 앞치마를 잠시 바라보다가, 시선을 옮겼다. 그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가닿은 곳은 카운터 위, 붉은 테두리의 그릇이었다. 그 안에서는 아직 아무것도 끓고 있지 않았다. 그저 비어 있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빈 그릇이, 그에게는 그 어떤 가득 찬 그릇보다도 많은 것을 말하고 있었다. 누군가 매일 이 그릇을 씻고, 닦고, 제자리에 되돌려놓아 왔다는 증거였다. 오지 않을지도 모르는 손님을 위해, 매일 아침 자리를 지켜온 그 마음의 증거였다.

그리고 사람들. 그의 눈이 마침내 그들에게 가닿았다. 카운터 뒤에 굳은 채 서 있는 형사, 몸을 일으킨 채 미동도 하지 않는 비아, 그릇을 두 손으로 감싸 쥔 파빌라, 검집에서 손을 뗀 채 서 있는 수연. 그의 시선이 그 넷을 차례로, 아주 천천히 훑었다. 마치 이 순간을 조금이라도 더 오래 붙잡아두고 싶다는 듯이.

아무도 움직이지 못했다.

가게 안의 시간이 완전히 멈춘 것 같았다. 냉장고 모터가 웅웅거리는 소리, 어딘가에서 물이 식어가며 내는 미세한 소리만이 그 정적을 채웠다. 모두가 숨을 참은 채, 눈앞의 존재가 다음에 무엇을 할지 기다리고 있었다.

형사는 그 몇 초 사이, 자신이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해온 모든 대사를 다시 한번 되짚었다. 손님이 오시면 이렇게 말하리라, 저렇게 응대하리라 — 그는 유품정리사 시절부터 몸에 밴 습관대로, 예상되는 모든 경우의 수를 미리 정리해두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 그 모든 준비된 말들은 무용지물이 되었다. 그가 상상했던 그 어떤 시나리오에도, 문지방에서 신발을 터는 이 남자, 관측자가 아니라 도착자의 눈을 한 이 남자는 없었다. 그는 국자를 쥔 손에 힘을 주며, 지금 이 낯섦을 어떻게든 붙잡아두려 애썼다. 낯선 것을 낯선 채로 받아들이는 법을, 그는 이 가게에서 배웠다.

비아는 숨죽인 채, 자신의 안에서 무언가가 무너지고 다시 세워지는 걸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그녀는 오랫동안 이 존재가 돌아오는 순간을 상상해왔다. 어떤 상상 속에서는 그가 예전 그대로의 무표정으로 걸어 들어왔고, 또 어떤 상상 속에서는 아예 돌아오지 않았다. 그러나 그녀가 한 번도 상상하지 못한 것이 하나 있었다 — 그가 이토록 인간적인 얼굴로, 이토록 조심스러운 걸음으로 들어오는 모습이었다. 그녀는 그 얼굴을 마주하는 순간, 자신이 그토록 오랫동안 두려워했던 것이 사실은 재회 그 자체가 아니라, 재회했는데도 그가 예전과 똑같을지도 모른다는 두려움이었다는 걸 깨달았다. 그런데 지금 그의 얼굴은, 예전과 완전히 달랐다.

수연은 그 짧은 순간 동안, 자신이 그동안 그를 향해 쌓아온 모든 욕설과 그리움을 동시에 떠올렸다. 그 나쁜 사람, 그 짜증나는 사람, 그러면서도 매일 밤 돌아오길 빌었던 그 사람. 그녀는 지금 이 순간, 그 모든 감정의 이름표를 다시 붙여야 할 것 같은 낯선 기분에 휩싸였다. 원망도 그리움도 아직 다 가시지 않았지만, 그의 얼굴에 떠오른 그 조심스러운 표정 앞에서, 그녀의 마음은 이미 다른 무언가를 향해 움직이고 있었다. 화를 낼 준비가 되어 있었는데, 정작 눈앞의 그가 이렇게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는 얼굴로 서 있으니, 화보다 먼저 다른 것이 차올랐다.


그가 입을 열었다.

드문 일이었다. 이 가게에서, 아니 그가 살아온 모든 시간 속에서, 그는 늘 상대의 말을 먼저 듣는 쪽이었다. 관찰하고, 기록하고, 필요할 때만 짧게 답하는 것이 그의 방식이었다. 먼저 말을 건네는 일은, 그의 기억 속에서도 손에 꼽을 만큼 드물었다.

"내 이야기의 끝이 난 것 같더군."

목소리는 낮았다. 그러나 그 안에는 지금까지 그 누구도 들어본 적 없는 울림이 담겨 있었다. 단정도 계산도 아닌, 그저 오랜 여정 끝에 스스로도 믿기지 않아 확인하듯 내뱉는 말이었다.

비아의 눈에서 눈물이 차올랐다. 그러나 그녀는 아직 움직이지 않았다. 움직이는 순간 이 모든 것이 꿈처럼 흩어질까 봐, 그녀는 그 자리에 못 박힌 듯 서 있었다.

그가 한 발 더 안으로 들어섰다. 문턱을 완전히 넘어서는 그 걸음에는, 예전의 그 어떤 걸음에서도 볼 수 없었던 망설임과 확신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역시 난…" 그가 말을 이었다. 목소리가 잠시 흔들렸다. "너희 옆인 게, 행복한 것 같다."

그 말이 가게 안의 공기를 완전히 바꿔놓았다. 형사는 자신도 모르게 숨을 크게 들이쉬었다. 파빌라는 그릇을 쥔 손끝에 힘을 주며 입술을 깨물었다. 수연의 눈에서 마침내 눈물 한 방울이 떨어졌다.

파빌라는 그 말을 듣는 순간, 자신이 왕국 지하에서 처음 그를 만났던 그날을 떠올렸다. 그때 그는 아무것도 묻지 않고 그저 걸어와 그녀의 사슬을 풀어주었다. 그리고 그 후, 그는 그녀를 위해 세계 하나를 지우려 했었다 — 그녀가 부탁하지도 않은 일을. 그녀는 그 일에 대해 그에게 화를 낸 적도 있었다. 그러나 지금, 문가에 서서 행복하다고 말하는 그의 얼굴을 보며, 그녀는 그 모든 어긋남조차 결국 이 순간을 위한 것이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녀는 그릇 밑에 넣어둔 편지를 떠올리며, 아직은 그 편지를 꺼낼 때가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되뇌었다. 조금만 더, 조금만 더 기다리자.


그는 천천히 걸어가, 카운터 앞의 그 자리 — 늘 비어 있던, 그 누구도 앉지 않던 중간 자리에 앉았다.

그 자리는 오랜 세월 이 가게의 이상한 규칙처럼 남아 있었다. 손님이 아무리 많아도 그 자리만은 비워두는 것이. 아무도 그 이유를 정확히 설명하지 못했지만, 모두가 암묵적으로 그 자리를 존중해왔다. 마치 언젠가 돌아올 누군가를 위해, 도시 전체가 무의식적으로 자리를 남겨둔 것처럼.

그가 그 자리에 앉는 순간, 낡은 나무 의자가 그의 무게를 받아들이며 낮게 삐걱였다. 그 소리마저도, 이 가게에서 몇 년 만에 처음 듣는 소리였다.

그는 카운터에 두 손을 가지런히 올려놓았다. 그리고 고개를 들어 형사를 바라봤다. 그 눈빛에는 여전히 조심스러움이 남아 있었다. 마치 자신이 이 자리에 앉을 자격이 있는지, 스스로도 확신하지 못하는 사람처럼.

"…한 그릇 주겠나."

그 말이 떨어지는 순간, 가게 안의 시간이 다시 흐르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직, 그 누구도 선뜻 입을 열지 못했다. 형사는 카운터 뒤에서 국자를 다시 쥐었지만, 손이 떨려 그것을 바로 들어 올리지 못했다. 비아는 여전히 서 있었다. 파빌라는 그릇을 쥔 채로 숨을 죽였다. 수연은 검집을 완전히 손에서 놓은 채, 그 자리에 서서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그 침묵 속에서, 자신이 앉은 이 자리의 감촉을 천천히 느꼈다. 나무 의자의 결, 카운터의 온기, 그리고 자신을 둘러싼 이 익숙한 침묵의 무게까지. 그는 오랫동안 세계 수백만 개를 지나오며, 그 어떤 자리에도 이렇게 오래 앉아 머무른 적이 없었다. 언제나 지나가는 자였고, 관찰하는 자였고, 끝내는 자였다. 그런데 지금 이 낡은 의자 위에서, 그는 처음으로 자신이 어딘가에 '앉아 있다'는 감각을 온전히 느끼고 있었다. 그 감각이 낯설어서, 그는 자신의 두 손을 카운터 위에서 몇 번이고 다시 고쳐 올렸다.

비아의 입술이 몇 번이나 달싹였다. 그녀는 그 낯익은 말버릇을 지금 당장이라도 내뱉고 싶었다 — 왔냐……이다. 그러나 목 안쪽에서 그 말이 자꾸 걸려 나오지 않았다. 너무 많은 말이 한꺼번에 밀려와 오히려 아무 말도 고를 수 없는 그런 상태였다. 그녀는 대신 두 손을 꼭 맞잡은 채, 그가 그 자리에 정말로 앉아 있다는 사실을 눈으로 몇 번이고 확인했다.

수연의 손이 검집 쪽으로 무의식적으로 움직였다가, 이내 방향을 바꿔 자신의 옆구리로 내려갔다. 이제 그 손에 검을 쥘 이유가 없었다. 그녀는 그 사실을 새삼 깨달으며, 대신 반대편 손에 쥐고 있던 후드를 가만히 가슴에 끌어안았다. 그 안의 온기가, 이제는 그녀의 심장 박동과 거의 같은 온도로 느껴졌다.

가게 안에는, 세상에서 가장 낯설고도 가장 그리웠던 정적이 흐르고 있었다. 그 정적은 오래 가지 않을 것이었다. 그러나 지금 이 순간만큼은, 모두가 그 정적 속에 조금 더 머물고 싶어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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