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212화. 마지막 준비

아무도 어젯밤의 그 빛에 대해 확실한 답을 갖고 있지 않았다.

세레나는 광장에서 돌아온 뒤로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연대기 앞에 앉아 펜을 쥐었지만, 결국 아무 문장도 적지 못한 채 날이 밝기를 기다렸다. 오르 니에베의 예보는 도시 전체에 퍼졌고, 사람들은 그 낯선 색과 낯선 온기에 대해 저마다의 짐작을 속삭였다. 그러나 그 짐작들 중 누구도 입 밖으로 완전히 꺼내지 못한 하나의 가능성이 있었다. 말하는 순간 부서질까 봐, 다들 그 말을 마음 안에만 눌러 담고 있었다.

라면가게의 아침은, 겉으로 보기엔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형사는 늘 하던 대로 물을 올렸다.

냄비를 화구 위에 얹고, 물의 양을 눈대중으로 맞추고, 불의 세기를 조절하는 그 순서는 몇 해째 몸에 새겨진 습관이었다. 그러나 오늘 아침, 그는 물을 받는 손끝에서 미세한 다름을 느꼈다. 평소라면 수도꼭지를 돌리고 냄비가 절반쯤 찼을 때 눈으로 확인하는 걸로 충분했다. 그런데 오늘은 자신도 모르게 물이 차오르는 소리를 끝까지 들었다 — 쪼르륵 흐르던 물줄기가 냄비 바닥에 닿는 소리에서, 수면이 차오르며 소리가 낮아지는 순간까지, 한 방울도 놓치지 않겠다는 듯이.

그는 불을 붙일 때도 평소보다 한 박자 늦게 성냥을 그었다. 화구 앞에 웅크린 자세로, 파란 불꽃이 냄비 밑바닥을 핥듯이 감싸는 걸 가만히 지켜봤다. 그 시간이 평소보다 조금 더 길었다는 것을, 그 자신도 정확히는 의식하지 못했다. 다만 손이, 오늘따라 서두르고 싶어 하지 않았다.

그는 국자를 들어 물의 표면을 한 번 저었다. 딱히 저을 필요가 없는 물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렇게 했다. 마치 물이 끓기까지 남은 그 짧은 시간조차, 조금 더 정성스럽게 다뤄야 할 것 같은 이상한 예감이 그의 손끝에 걸려 있었다.


비아는 카운터를 닦고 있었다.

행주를 쥔 손이 나무 표면을 왕복하는 그 리듬은 매일 아침 반복해온 것이었다. 보통이라면 카운터 전체를 닦는 데 그리 오래 걸리지 않았다. 얼룩진 자리 몇 군데를 문지르고, 마른 천으로 물기를 닦아내면 끝이었다. 그런데 오늘 그녀는 이미 깨끗해진 자리를 다시 닦고 있었다. 왼쪽 끝에서 오른쪽 끝까지, 다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행주가 나무 위를 오가는 소리만이 가게 안을 채웠다.

"…뭐 하냐, 비아." 형사가 물었다.

"닦는다……이다." 그녀가 답했다. 목소리에 평소의 심드렁함이 배어 있었지만, 손은 멈추지 않았다.

"아까부터 그 자리만 닦고 있는데."

"…더러워서 그렇다……이다." 비아가 말했다. 그러나 그녀 자신도 알았다 — 그 자리는 이미 반들반들할 정도로 깨끗했다. 그녀는 행주를 쥔 손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무언가를 기다리고 있다는 사실을 스스로 인정하고 싶지 않을 때, 몸은 이렇게 다른 일에 몰두하는 척을 하는 모양이었다. 그녀는 자신의 그 낯선 조바심의 정체를 정확히 이름 붙이지 못한 채로, 그저 손을 움직이는 것으로 그 마음을 대신 달랬다. 평소라면 카운터를 닦는 데 채 몇 분도 걸리지 않았을 것을, 오늘 그녀는 그 두 배가 넘는 시간을 그 자리에서 보냈다.


파빌라는 선반 앞에 서서, 붉은 테두리의 그릇을 꺼냈다.

원래 그 그릇은 저녁 무렵이 되어서야 씻어서 다시 올려두는 것이 순서였다. 아침부터 미리 꺼내둘 이유는 없었다. 그러나 파빌라는 오늘 아침, 눈을 뜨자마자 그 그릇부터 찾았다. 그녀는 그릇을 두 손으로 감싸 쥐고, 표면에 남은 물기를 마른 행주로 조심스럽게 닦아냈다. 오래전 이 그릇에 자신의 이름이 금글씨로 새겨지던 순간을 그녀는 아직도 생생히 기억했다. 이제 아무도 못 지운다던 그 말이, 지금 이 순간에도 그녀의 손끝에 안심으로 남아 있었다.

그녀는 그릇을 카운터 위, 늘 그가 서던 그 자리 앞에 조심스럽게 내려놓았다. 왜 오늘 아침에 그래야 한다고 느꼈는지, 그녀 자신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그저 오늘은, 그래야 할 것 같았다. 그녀는 그릇 밑에 여전히 접힌 채 놓여 있는 종이 한 장을 손끝으로 살짝 만져보았다. 아직 반납 안 받아요. 그녀는 마음속으로 그 말을 다시 한번 되뇌었다. 그리고 그릇을 조금 더 정중앙에 맞춰 놓았다. 몇 밀리미터의 차이였지만, 그녀에게는 그 몇 밀리미터가 중요했다.

형사가 그 모습을 지켜보다가 물었다. "오늘은 일찍 꺼내는구나."

"…그냥요." 파빌라가 답했다. 그러고는 그릇 가장자리를 손끝으로 한 번 더 쓸었다. "그냥, 오늘은 미리 꺼내놔야 할 것 같아서요."

형사는 더 묻지 않았다. 대신 그도 자신의 앞치마 끈을 평소보다 한 번 더 단단히 여몄다.


수연은 구석 자리에 앉았다.

늘 앉던 자리였다. 창가에서 두 번째, 카운터가 정면으로 보이는 그 낮은 의자. 그녀는 무릎 위에 후드를 올려두고 있었다. 온기가 사라진 지 오래된 그 후드는, 그녀가 매일 밤 손질하며 방향을 확인하는 나침반이었다. 온기는 없어도 나침반은 나침반이라고, 그녀는 스스로에게 몇 번이고 그렇게 되뇌어왔다.

그런데 오늘 아침, 무릎 위에 올려둔 그 후드에서 그녀는 아주 희미한 온기를 느꼈다.

처음엔 착각이라고 생각했다. 그녀는 후드를 두 손으로 감싸 쥐고, 다시 한번 확인했다. 여전히, 아주 옅게, 손바닥에 스치는 온기가 있었다. 오랜 시간 얼음처럼 차가웠던 그 천 조각에서, 마치 어딘가 아주 먼 곳에서 흘러온 온기가 아주 조금씩 스며드는 것처럼. 그녀는 그 온기의 정체를 확인하려는 듯 후드에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낯익은 냄새와 낯선 온기가 동시에 코끝에 닿았다.

그녀의 손이 후드를 쥔 채로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는 그 떨림을 감추려 하지 않았다. 대신 후드를 조금 더 세게 끌어안았다. 마치 그렇게 하면 그 온기가 도망가지 않을 것처럼.

그녀는 지난 계절 내내, 이 후드에서 아무런 온기도 느끼지 못한 채로 하루하루를 버텨왔다. 온기가 없어도 나침반은 나침반이라고, 그녀는 스스로에게 그렇게 말해왔다. 방향만 알면 되는 거라고. 그를 찾아가겠다는 결심에 온기 따위는 필요 없다고. 그러나 사실은 알고 있었다 — 그녀가 매일 밤 이 천 조각을 손질하며 확인해온 것은 방향이 아니라, 그 온기가 다시 돌아올지도 모른다는 아주 작은 가능성이었다는 것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을 뿐, 그녀는 매일 밤 그 가능성을 향해 손을 뻗어온 것이었다.

그래서 지금 이 순간, 손바닥에 닿는 이 옅은 온기 앞에서 그녀는 쉽게 기뻐할 수가 없었다. 기대는 위험한 것이었다. 그녀는 이미 한 번, 낮의 자신과 밤의 자신을 완전히 분리해서 살아본 적이 있었다. 낮에는 침착하게, 밤에는 아무도 모르게 호숫가에서 무너지며. 그 이중생활을 견뎌낸 사람만이 아는 것이 있었다 — 희망은 손에 쥐는 순간 가장 먼저 배신하는 감정이라는 것. 그녀는 그 배신을 다시 겪을 자신이 없었다. 그래서 그녀는 이 온기를 온전히 믿는 대신, 일단 손안에 가만히 쥐고만 있기로 했다. 확인은 나중에, 사실이 되고 난 다음에 해도 늦지 않았다.

그러나 몸은 마음보다 정직했다. 그녀의 손끝은 이미 그 온기의 위치를 정확히 기억하고 있었고, 그녀의 숨은 이미 평소보다 조금 빨라져 있었다. 아무리 스스로에게 기대하지 말라고 되뇌어도, 심장은 이미 그녀의 허락도 받지 않고 다른 답을 향해 뛰고 있었다.

그녀는 창밖을 바라봤다. 어젯밤 하늘을 물들였던 그 낯선 붉은빛의 잔상이, 아직 완전히 가시지 않은 채로 옅게 남아 있었다. 그녀는 그 빛과 자신의 무릎 위에서 느껴지는 이 온기가 같은 것에서 비롯되었다는 걸, 말로 설명할 수는 없지만 몸으로 알 것 같았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후드를 쥔 손에 조금 더 힘을 주고, 창밖을 오래 바라봤다.


이리스가 아침 일찍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평소라면 이 시간엔 아직 연습실에 있을 시간이었다.

"신입, 오늘은 왜 이렇게 일찍." 수연이 창밖을 향한 시선을 거두지 않은 채 물었다.

"그냥, 발이 여기로 왔어요." 이리스가 답하며 카운터 앞 의자에 앉았다. 그녀는 앉으면서도 자꾸 창밖을 흘끔거렸다. 어젯밤 그 낯선 빛을 목격한 사람이라면 누구나 갖게 되는 버릇 같았다 — 다시 그 빛이 나타나지 않을까, 무의식적으로 확인하는 시선.

형사가 물이 끓는 소리를 들으며 국자를 들었다. 평소 같으면 벌써 면을 넣었을 시각이었지만, 그는 물이 완전히 끓어오르기를 조금 더 기다렸다. 기포가 자잘하게 올라오는 단계를 지나, 냄비 전체가 크게 한 번 출렁이는 그 순간까지. 그는 그 순간을 눈으로 확인하고서야 면을 집어 들었다.

볼도가 문을 열고 들어와, 늘 앉던 자리 대신 창가 쪽 자리에 앉았다. 그는 원고지를 꺼내 무릎에 얹었지만 펜을 들지 않았다. 그저 창밖을 오래 바라봤다. 세레나도 뒤이어 들어왔다. 그녀는 평소라면 곧장 카운터로 가 인사를 건넸을 텐데, 오늘은 문가에 잠시 멈춰 서서 가게 안을 천천히 둘러봤다 — 카운터, 낮은 의자들, 김이 서린 창문, 그리고 사람들. 마치 이 모든 풍경을 처음 보는 사람처럼, 혹은 다시는 못 볼 사람처럼.

"…다들, 일찍들 나오셨네요." 그녀가 말했다. 목소리에 억지로 눌러둔 무언가가 배어 있었다.

"그러게요." 이리스가 답했다. "저도 왜 그런지 모르겠어요."

아무도 그 이유를 더 캐묻지 않았다. 캐묻는 순간, 각자의 마음속에서 조심스럽게 부풀어 오르고 있는 그 예감이 말이 되어버릴 것 같았다. 그리고 말이 되는 순간, 그것이 어긋나버리면 감당할 수 없을 것 같았다. 그래서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그 예감을 각자의 손끝에만 담아둔 채 하루를 시작했다.


정오가 가까워질 무렵, 녹사가 가게 앞을 지나다 잠시 걸음을 멈췄다.

그녀는 요즘 부쩍 걸어서 이동하는 일이 잦아졌다. 예전이라면 신기루처럼 공기 중에 풀려 사라졌다가 다른 곳에서 나타나는 편이 자연스러웠을 텐데, 이제는 그냥 두 발로 걷는 쪽을 택하는 날이 많았다. 그녀는 가게의 유리창 너머로 안을 들여다봤다. 형사가 물을 끓이고, 비아가 카운터를 닦고, 파빌라가 그릇을 정돈하고, 수연이 구석에서 후드를 쥔 채 창밖을 보고 있는 그 익숙한 풍경.

그녀는 그 풍경에서 뭔가 다른 공기를 느꼈다. 정확히 뭐가 다른지는 그녀도 설명할 수 없었다. 다만 오랫동안 고통과 비명의 신으로 살아온 그녀의 감각은, 이 가게 안에 흐르는 팽팽한 긴장 — 아픔이 아니라 기대에서 비롯된 팽팽함을 예민하게 알아차렸다. 그녀는 문을 열지 않고, 대신 창밖에 잠시 서서 그 풍경을 바라보다가 조용히 걸음을 옮겼다. 방해하고 싶지 않았다. 이건 그녀가 낄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그녀는 본능적으로 알고 있었다.


오후가 되어도 가게 안의 공기는 가라앉지 않았다.

형사는 손님들에게 라면을 내주면서도, 평소보다 한 박자씩 늦게 손을 움직였다. 그릇을 내려놓을 때도 조금 더 조심스럽게, 국물을 담을 때도 한 방울 한 방울을 신경 쓰듯이. 손님들은 그 미묘한 다름을 눈치채지 못했지만, 형사 자신은 알고 있었다 — 자신이 오늘,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모든 동작에 조금 더 무게를 싣고 있다는 것을.

비아는 카운터 닦기를 멈추고, 이번엔 선반 위의 그릇들을 하나하나 다시 정리하기 시작했다. 이미 완벽하게 정리되어 있던 것들이었다. 그녀는 그릇의 각을 맞추고, 젓가락 통의 위치를 몇 번이고 바꿨다가 다시 원래대로 돌려놓았다. 형사가 그 모습을 보다가 물었다.

"비아, 아까부터 그거 몇 번째냐."

"…모른다……이다." 비아가 답했다. 그러고는 젓가락 통을 다시 한번 살짝 밀어 정렬을 맞췄다. 그녀의 붉은 눈이 문 쪽을 향해 아주 잠깐 스쳐 지나갔다가, 다시 젓가락 통으로 돌아왔다.

파빌라는 붉은 그릇 옆에 앉아, 그릇 밑의 편지를 다시 한번 확인했다. 접힌 모서리가 반듯한지, 종이가 눅눅해지지는 않았는지. 그녀는 그 편지를 손끝으로 톡톡 두드리며 혼자 중얼거렸다. "아직이에요."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 그녀 자신도 확실치 않았다.

수연은 여전히 구석 자리에서 후드를 쥐고 있었다. 그녀는 몇 번이고 그 온기를 다시 확인했다. 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시간이 지날수록 아주 조금씩, 정말 아주 조금씩 짙어지는 것 같았다. 그녀는 그 사실을 아무에게도 말하지 않았다. 대신 검집에 손을 얹고, 창밖의 눈길을 바라보며 오래도록 앉아 있었다.

아무도 말하지 않았다. 그러나 가게 안의 모든 손이, 평소보다 조금씩 더 오래, 조금씩 더 조심스럽게 움직이고 있었다. 마치 오늘 하루의 모든 동작이, 무언가를 맞이하기 위한 준비라는 걸 다들 말없이 알고 있는 것처럼.

저녁 무렵, 소므니움이 가게 앞 골목을 지나가다 걸음을 멈췄다.

그는 이제 더 이상 누구의 것도 아니었다. 유혹의 신이었던 그는, 광장의 그 마지막 전투 이후로 자신이 서야 할 자리를 스스로 골랐다. 처음엔 어디로 가야 할지 몰라 한참을 서성였지만, 결국 그의 발은 이 도시에, 정확히는 이 가게 근처에 머무는 쪽을 택했다. 그는 골목 어귀에 서서 가게 유리창 너머로 새어 나오는 불빛을 오래 바라보는 버릇이 생겼다. 누구를 유혹하려는 것도, 무언가를 계산하려는 것도 아니었다. 그저 그 불빛을 보는 시간이 편안했다.

오늘 저녁, 그는 유난히 오래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는 원래 남의 마음을 읽는 데 능한 존재였다 — 아니, 정확히는 남이 원하는 미래를 보여주는 데 능했다. 그러나 요즘 들어 그는 그 능력을 다른 방식으로 쓰고 있었다. 남을 유혹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그저 관찰하기 위해서. 그리고 오늘, 그가 가게 안에서 읽어낸 것은 하나였다 — 저 안의 모든 이들이, 말은 안 해도 같은 방향을 보고 있다는 것.

그는 모자를 살짝 들어 이마의 땀을 훔치는 시늉을 했다. 습관이었다. 필요 없는 몸짓이라는 걸 알면서도, 그는 그 인간적인 몸짓들을 하나씩 몸에 새겨가는 중이었다. 그는 가게 문을 열지 않고, 그저 골목 어귀에 서서 하늘을 한 번 올려다봤다. 낮에 도시를 물들였던 그 낯선 붉은빛의 잔상이, 저녁 하늘 한 귀퉁이에 여전히 옅게 남아 있었다.

"…거참." 그가 낮게 중얼거렸다. "분류가 안 되는 게, 또 오려나 보군."

그는 그 말을 끝으로, 조용히 발걸음을 돌렸다. 오늘 밤은 아니었다. 그러나 그는 이상하게 확신했다 — 머지않았다는 것을.


밤이 깊어졌다. 가게는 평소보다 조금 늦게 문을 닫았다.

형사가 마지막으로 화구의 불을 끄며, 냄비 안쪽을 한 번 더 들여다봤다. 오늘 하루 그가 끓인 물의 양은 평소와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그는 유독 오늘, 그 물이 끓어오르는 모든 순간을 하나하나 눈에 담아두려 했다는 걸 스스로 깨달았다. 그는 왜 그랬는지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다. 그저 몸이 그렇게 하고 싶어 했다.

비아는 마지막으로 카운터를 한 번 더 훑어보고, 젓가락 통의 위치를 다시 확인했다. 완벽했다. 그녀는 그 완벽함을 확인하고도 어쩐지 안심이 되지 않았다. 그녀는 창밖을, 어둠에 잠긴 눈길을 오래 바라보다가, 작게 중얼거렸다. "…내일이냐……이다." 대답해줄 사람은 없었다. 그러나 그녀는 그 질문을 허공에 던져두는 것만으로도 조금은 마음이 놓이는 것 같았다.

파빌라는 붉은 그릇을 다시 한번 손끝으로 쓸어보고, 그릇 밑의 편지가 여전히 제자리에 있는지 확인한 뒤에야 잠자리에 들었다.

수연은 후드를 무릎에서 가슴께로 옮겨 안고, 창가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었다. 그녀는 오늘 밤은 잠들지 않을 생각이었다. 만약 그 온기가 진짜라면, 자신은 그 순간을 자면서 놓치고 싶지 않았다.

가게의 등불이 하나둘 꺼졌다. 그러나 완전히 꺼지지는 않았다. 창가 자리 위, 작은 등 하나만이 켜진 채로 남았다.

형사는 문단속을 하려다 말고, 걸어두었던 빗장을 도로 풀었다.

"…오늘은, 열어두겠습니다."

수연은 대답 대신 고개만 끄덕였다. 그리고 후드를 안은 팔에, 조금 더 힘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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