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76화. 문을 연 손님
문이 열리는 소리는, 늘 듣던 그 종소리가 아니었다.
경첩이 도는 소리, 바깥의 냉기가 안으로 밀려드는 소리, 그리고 그 뒤를 따라 들어오는 발걸음 소리 — 또각, 또각. 구두 굽이 나무 바닥을 딛는 소리였는데도, 이상하게 울림이 없었다. 마치 소리가 나는 순간과 그 소리가 사라지는 순간 사이에 아무 간격도 없다는 듯, 발을 뗄 때마다 공간 자체가 그 걸음을 재빨리 지워버리는 것 같았다. 형사는 그 걸음을 세 걸음째부터 셈하기 시작했다. 네 걸음, 다섯 걸음. 카운터까지 정확히 일곱 걸음. 예전과 똑같은 보폭이었다.
비아는 카운터 위에 웅크린 채로 굳어 있었다. 졸음은 이미 완전히 달아난 뒤였다. 그녀의 붉은 눈이 문가에 선 실루엣을 향해 고정된 채로, 숨 쉬는 것도 잊은 사람처럼 움직이지 않았다.
검은 코트가 먼저 눈에 들어왔다. 예전 그대로의 재단, 예전 그대로의 길이였지만, 옷자락 끝에 서리 같은 것이 옅게 앉아 있었다 — 마치 이 세계로 건너오는 마지막 순간까지도, 어딘가 다른 온도의 공기를 헤치고 온 흔적처럼. 안쪽 주머니에는 만년필 하나가 클립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잉크는 검다기보다 아주 짙은 남색에 가까웠고, 펜촉 끝에는 마르지 않은 한 방울이 맺혀 있었다. 그리고 그 위, 목과 얼굴 — 감정이라고는 조금도 섞이지 않은 두 눈이 가게 안을 천천히 훑었다.
"회수할 것이 있어서 왔다."
그가 말했다. 목소리에는 인사도, 위협도 없었다. 그저 이미 확정된 하나의 일정을 통보하는 어조였다. 마치 오래전에 빌려준 물건을 찾으러 온 사람처럼, 그 안에는 조금의 망설임도 들어 있지 않았다.
형사는 카운터 뒤에서 앞치마를 여미며 몸을 돌렸다. 그의 손끝은 미세하게도 떨리지 않았다. 오랫동안 손님을 맞아온 몸이 먼저 반응했다 — 감정보다 습관이 앞서는, 이 가게에서 가장 오래 훈련된 근육이었다.
"어서 오십시오." 그가 고개를 살짝 숙이며 말했다. "주문 먼저 받겠습니다."
침묵이 잠깐 가게 안을 채웠다. 냉장고 모터가 웅웅거리는 소리, 어딘가에서 물 끓는 소리가 희미하게 남아 있는 정적. 그 정적 속에서, 검은 코트의 남자는 처음으로 아주 잠깐 — 정말 잠깐이었다 — 시선의 초점이 흐트러졌다.
"…필요 없다."
그가 답했다. 그 대답에는, 이 상황에 예정되어 있지 않았던 어떤 미세한 어긋남이 섞여 있었다. 마치 이미 다 계산해 두었던 절차 안에 존재하지 않던 변수 하나가 갑자기 끼어든 것 같은, 아주 작은 정지였다.
"저희 가게는 착석 후 주문이 규칙입니다."
형사가 조금도 흔들리지 않는 목소리로 답했다. 그리고 손을 뻗어, 카운터 앞의 낡은 나무 의자를 살짝 당겨 정돈했다 — 마치 지금 들어온 사람이 정말로 그저 오늘의 손님인 것처럼, 자연스럽고 담담한 동작이었다.
그 순간, 회수하러 온 존재의 계산이 다시 한번 미세하게 흔들렸다. 눈으로는 보이지 않는 흔들림이었다. 다만 그의 오른손 — 코트 주머니에 반쯤 걸쳐 있던 손끝이, 아주 짧은 순간 허공에서 멈췄다. 그는 이미 이 가게에서 일어날 모든 경우의 수를 계산해 두고 온 사람이었다. 저항, 애원, 협박, 침묵. 그러나 "주문 먼저 받겠습니다"라는 이 한마디는, 그 목록 어디에도 없었다.
그는 잠시 그 자리에 서 있었다. 정확히 말하면, 그는 지금 자신이 서 있는 자리가 어디인지를 그제야 인식한 사람처럼 서 있었다.
그가 서 있는 곳은 카운터에서 정확히 한 걸음 떨어진 자리, 나무 바닥의 옹이무늬가 유독 진하게 남은 지점이었다. 오래전부터 그 자리는 늘 그가 서던 자리였다 — 국물을 젓다가, 계산을 하다가, 손님을 배웅하다가, 하루의 마지막 그릇을 씻다가. 몸에 새겨진 습관은 세계를 몇 개나 건너뛰어도 사라지지 않는 모양인지, 그의 두 발은 이 가게에 들어선 순간부터 정확히 그 옹이무늬 위에 놓여 있었다. 그 사실을 그 자신도 알아채지 못한 채로.
가게의 공기는 여전히 따뜻했다. 국물 냄새가 밴 나무와, 낡은 무쇠 팬의 기름 냄새, 그리고 밤새 낮게 태워둔 연탄 잔열의 온기까지 — 이 모든 것이 뒤섞여 만들어내는 냄새는, 다른 어떤 세계에서도 흉내 낼 수 없는 이 가게만의 공기였다. 그는 그 공기를 들이마시며, 한순간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 감음은 감정이라기보다는, 오래전에 저장해둔 데이터 하나를 다시 불러오는 것에 가까운 동작이었다. 적어도 그 자신은 그렇게 믿고 싶어 하는 것 같았다.
그의 시선이 무의식적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벽에 걸린 앞치마 두 벌 — 하나는 형사의 것, 다른 하나는 비아가 가끔 걸치는 작은 사이즈의 것 — 을 지나쳤다. 그다음, 선반 위에 놓인 붉은 테두리의 그릇. 오래전부터 이 가게의 자리 하나를 늘 지키고 있던 그 그릇 밑에는, 접힌 종이 한 장이 깔려 있었다. 그는 그 종이가 무엇인지 굳이 확인하지 않았다. 확인할 필요가 없었다. 그는 모든 것을 보는 존재였고, 보지 않아도 이미 알고 있는 존재였으니까.
그리고 그의 시선이 마지막으로 가닿은 곳은, 카운터 한쪽 끝에 놓인 그릇이었다. 콜라비빔면. 붉은 양념이 반쯤 마른 채로 굳어 있었고, 면발은 이미 오래전에 식어 서로 엉겨 붙은 채였다. 손을 댄 흔적이 없었다. 아무도 먹지 않은, 그러나 분명히 누군가를 위해 만들어진 그릇이었다.
그의 시선이 그 그릇에서 정확히 0.5초간 멈췄다.
찰나였다. 눈을 깜빡이는 것보다 짧은, 시간이라고 부르기도 애매한 그 틈. 그러나 그 틈 안에서 그의 눈동자 깊은 곳에서는, 계산되지 않은 무언가가 지나갔다. 색이라고 하기엔 너무 옅고, 감정이라고 하기엔 너무 순간적인 그것은 — 그러나 분명히 존재했다.
형사는 그 0.5초를 놓치지 않았다.
그는 평소라면 손님의 사소한 몸짓 하나까지도 수첩에 옮겨 적는 사람이었다. 눈빛의 흔들림, 손끝의 온도, 목소리의 미세한 떨림까지 — 모두 그의 수첩 안에서 숫자와 기호로 정리되곤 했다. 그러나 이번만은, 그는 수첩을 꺼내지 않았다. 펜을 쥐지도 않았다. 그저 그 0.5초를, 지금 이 순간의 공기와 냄새와 빛의 각도까지 통째로, 자신의 머릿속 가장 깊은 자리에 그대로 새겨 넣었다. 어떤 것들은 기록되는 순간 이미 다른 무언가로 바뀌어 버린다는 것을, 그는 오랜 세월 유품을 정리하며 배웠다. 이건 그런 종류의 순간이었다. 잉크로 옮기는 순간 증발해버릴, 오직 사람의 기억으로만 붙잡아둘 수 있는 것.
"…식었다." 그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것은 질문도 아니었고, 누구를 향한 말도 아니었다. 그저 관찰된 사실 하나를 소리 내어 확인하는, 아주 오래된 습관의 파편 같은 말이었다.
형사는 그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대신, 조용히 새 그릇 하나를 꺼내 물을 올렸다. 화구에 불이 붙는 소리가 작게 타닥거렸다. 그는 그 소리를 배경 삼아, 낮은 목소리로만 말했다.
"저희 국물은 늘 다시 끓입니다."
그 말에는 두 가지 뜻이 동시에 담겨 있었다. 하나는 그저 오늘의 영업 방식에 대한 설명. 다른 하나는 — 형사 자신도 완전히 의식하지는 못한 채로 — 식어버린 것도 다시 데울 수 있다는, 아주 조심스러운 선언이었다.
비아는 그 모든 광경을 카운터 위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그녀의 몸은 인간의 것보다 작았고, 토끼 귀는 팽팽하게 곤두선 채였다. 그녀는 지금 이 순간이 자신이 오랫동안 두려워해온 순간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동시에, 이 순간을 오랫동안 기다려온 것도 사실이었다. 상반된 두 감정이 그녀 안에서 동시에 요동쳤다 — 마치 문이라는 존재가 원래부터 그렇듯, 열림과 닫힘 두 가지 상태를 동시에 품고 있는 것처럼.
"…왔냐……이다." 그녀가 낮게 중얼거렸다. 이미 방금 전, 문이 열리기 직전에 한 번 뱉었던 말이었다. 그러나 이번엔 그 안에 담긴 무게가 달랐다. 그때는 그저 낯선 노크 소리에 대한 반사적 반응이었다면, 지금은 — 눈앞에 실제로 서 있는 존재를 향한, 훨씬 더 무겁고 복잡한 확인이었다.
그가 비아 쪽으로 고개를 돌렸다. 그 눈에는 여전히 아무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 무표정 아래, 아주 오래된 무언가가 깔려 있다는 것을, 이 자리에 있는 모두가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비아와 그는 이 세계의 그 누구보다도 먼저 서로를 알았던 존재들이었다. 세레나가 태어나기도 전, 이 도시가 존재하기도 전, 심지어 이름이라는 것이 아직 그들에게 무의미하던 그 시절부터.
"…네 것도 회수 목록에 있냐……이다." 비아가 물었다. 목소리가 아주 미세하게 떨렸다. 그녀 스스로도 그 떨림을 눈치채지 못한 것 같았다.
그는 대답하지 않았다. 대신, 그의 시선이 다시 한번 가게 안을 훑었다 — 냄비, 선반, 낡은 시계, 그리고 벽에 붙은 오래된 메모 몇 장. 이 모든 것이 그가 없는 동안에도 여전히 그대로 남아 움직이고 있었다는 사실이, 그의 계산 안 어딘가에 조용히 기록되고 있었다.
가까이서 보면, 그의 코트에서는 낯선 냄새가 났다. 단순히 먼 길을 걸어온 냄새가 아니었다. 그것은 여러 겹의, 서로 완전히 다른 공기들이 겹겹이 스며든 냄새였다. 어딘가에서는 오존 냄새가 났고, 어딘가에서는 재의 냄새가, 또 어딘가에서는 아주 오래된 종이가 젖었다 마른 뒤에 남는 그 씁쓸한 냄새가 났다. 마치 그가 지나온 세계들 하나하나가, 각자의 마지막 숨결을 그의 옷깃에 남기고 간 것 같았다. 형사는 그 냄새를 맡으며, 이 남자가 이곳에 오기까지 얼마나 많은 곳을 지나며 얼마나 많은 것을 끝내고 왔는지를, 말이 아니라 그 냄새만으로 짐작할 수 있었다.
형사는 물이 끓기를 기다리며, 자신의 앞치마 안주머니에 손을 넣었다. 손끝에 낡은 종이 한 장이 닿았다. 오래전부터 품고 다니던 메모였다. 접힌 자국이 닳아 반들반들해진 그 종이에는, 이제는 거의 외울 지경이 된 문장 한 줄이 적혀 있었다. 내 토끼를 부탁해. 그는 그 문장의 발신인이 누구인지, 아주 오래전부터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 그 발신인이 자신의 두 발로 걸어 들어와 카운터 앞에 서 있었다. 형사는 종이를 다시 안주머니 깊숙이 넣었다. 지금 이 순간 그 문장을 꺼내 보이는 것은, 그가 지금까지 지켜온 방식이 아니었다. 부탁은 말로 확인받는 게 아니라, 그냥 계속 지키는 것이었다.
그는 문득, 자신이 이 가게에 처음 발을 들였던 날을 떠올렸다. 그때도 그는 지금처럼 아무 말 없이 손님을 관찰하는 사람이었다. 다만 그때는 관찰이 직업의 습관이었고, 지금은 —그는 자신의 손끝을 내려다봤다— 관찰이 애정의 한 형태로 바뀌어 있었다. 사람이 사람을 지키는 방법에는 여러 가지가 있었다. 어떤 이는 검을 들고, 어떤 이는 문 앞을 막아섰다. 형사가 배운 방법은, 그저 매일 같은 자리에서 물을 끓이고, 그 물이 끓는 동안 눈앞의 손님이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놓치지 않는 것이었다.
물이 끓기 시작했다. 자잘한 기포가 냄비 벽을 타고 올라오는 소리가, 정적 속에서 유독 크게 들렸다. 형사는 그 소리를 들으며 생각했다 — 이 손님은 오늘, 자신이 무엇을 잃어버렸는지도 모르는 채로 무언가를 되찾으러 왔다는 것을. 회수라는 말은, 잃은 것을 되찾는다는 뜻이었다. 그러나 형사가 보기에 이 남자는, 애초에 무엇을 놓쳤는지조차 계산에 넣지 못한 사람 같았다.
"회수할 것은," 그가 마침내 입을 열었다. "하나뿐이다."
그 말과 함께, 그의 시선이 비아에게 정확히 고정되었다.
가게 안의 온도가 아주 미세하게 낮아진 것 같았다. 냉장고 모터 소리가 유난히 크게 울렸다. 형사는 끓는 물 앞에 선 채로, 등을 돌리지 않고 그 시선의 방향을 느꼈다. 그는 오래전부터 알고 있었다 — 언젠가 이 손님이 다시 이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날, 그것은 결코 평범한 재회가 아닐 것이라는 걸.
비아는 카운터 위에서 몸을 조금 더 웅크렸다. 그러나 물러서지는 않았다. 그녀의 붉은 눈이, 오랜 세월 자신을 처음으로 "너"라고 불러주었던 그 존재를 똑바로 마주 봤다.
"…앉지도 않을 거면서, 뭘 회수한다는 거냐……이다." 그녀가 말했다. 목소리에는 여전히 그 특유의 말버릇이 붙어 있었지만, 그 안에 담긴 것은 더 이상 평소의 무심함이 아니었다. 오랫동안 준비해온, 그러나 결코 준비되지 않았던 각오였다.
그는 그 말에 아무 대꾸도 하지 않았다. 다만 코트 안쪽에서 손을 천천히 빼내며, 자신의 오른손을 내려다봤다. 마치 그 손이 이제 무엇을 해야 하는지, 스스로에게 다시 한번 확인시키는 동작 같았다.
비아는 그 침묵 속에서, 아주 오래전의 어느 절벽을 떠올렸다. 도시도, 가게도, 냄비 하나조차 존재하지 않던 시절. 폐허뿐인 황무지 위에 셋이 나란히 서 있었던 그 순간, 이 존재는 그녀를 향해 처음으로 "너"라는 말을 건넸었다. 그 전까지 그녀는 그저 문이었다. 열리고 닫히는 기능이었지, 부름을 받는 존재가 아니었다. 그 한마디가 그녀 안에 무엇을 심어놓았는지, 그녀 자신도 오랫동안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다만 그날 이후로, 그녀는 자신이 단순한 경첩과 손잡이의 총합이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리고 지금, 그 사람이 다시 손을 뻗고 있었다. 이번엔 부르기 위해서가 아니라, 무언가를 되가져가기 위해서.
비아는 그 사실이 두려웠다. 그러나 동시에, 아주 깊은 곳에서— 그녀 자신도 이름 붙이지 못한 감정 하나가 함께 떠올랐다. 최근 들어 이유도 모른 채 수연의 손을 꼭 붙들고 놓지 않으려던 순간들, 밤마다 수연의 옆자리에 바짝 붙어 잠들고 싶어지던 그 낯선 충동들이, 지금 이 순간과 어떤 식으로든 이어져 있다는 예감이었다. 그녀는 그 예감의 정체를 아직 정확히 알지 못했다. 다만 몸이— 아니, 몸이라는 말도 정확하지 않았다— 그녀를 이루고 있는 그 무언가가, 곧 그 답을 알게 되리라는 것만은 분명히 느끼고 있었다.
형사는 물이 끓어오르는 냄비 앞에서, 두 존재 사이에 흐르는 그 무거운 침묵을 고스란히 느끼고 있었다. 그는 국자를 쥔 손에 아주 살짝 힘을 주었다. 끼어들 자리가 아니라는 것을 알았다. 이것은 이 가게가 생기기도 전부터 시작된, 두 오래된 존재만의 셈이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그저 평소와 다름없이 물을 끓이고, 이 자리에서 벌어지는 모든 일을 눈에, 그리고 기억에 담아두는 것뿐이었다.
가게 안의 시계가 정각을 알리는 소리를 냈다. 낡은 태엽 장치가 삐걱이며 여섯 번 울렸다. 그 소리가 채 끝나기도 전에, 그의 손이 비아를 향해 천천히 뻗어 나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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