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17화. 이미 끝난 계산
라면사장은 이미 오래전에 결론을 내려놓은 사람이었다.
예전 꿈에서 본 것들 — 후진하는 차, 눈 속에 갇힌 아이, 절차 앞에서 죽어가던 여자, 이별을 받아주지 못한 채 닫혀버린 방문 — 그 모든 장면들이 그에게 남긴 것은 슬픔이 아니라 결론이었다. 이런 종류의 비극은, 더 이상 존재해서는 안 된다.
결론은 오래전에 났다. 남은 건 조건 하나뿐이었다. 이 가게를 대신 지킬 사람.
그는 그 조건을 채우기 위해 사람을 기다리지 않았다. 정확히는, 사람을 재고 있었다. 오는 사람마다, 저 사람이 될 수 있는가를 계산했다. 소예도, 볼도도, 이리스도 — 전부 그 계산대에 한 번씩 올랐다가 내려갔다. 이 가게에서 웃고 울고 자란 사람들이었지만, 그 계산에서는 전부 결격이었다.
그리고 형사가 왔다.
라면사장은 그를 처음 본 순간부터 이미 재고 있었다. 다리를 사흘 서 있던 인내심. 부탁을 거절하지 못하는 성정. 무엇보다, 이미 한 번 사람을 잃어본 뒤 남은 것을 처리하는 법을 아는 손.
계산은 빠르게 끝났다.
그 뒤로는 확인만 남았다.
"들어와 봐라."
라면사장이 형사를 주방 안쪽으로 불러들인 것은, 어느 예고 없는 오후였다. 형사는 그것이 초대인 줄 알았다. 실제로는 시험이었다.
주방은 좁았다. 낡은 화구 두 개, 물때 앉은 스테인리스 선반, 계란과 대파를 담은 바구니. 벽에는 아무도 못 알아볼 만큼 흐려진 메모지 몇 장이 붙어 있었다.
"배워볼 생각 있나."
형사는 바로 답하지 않았다. 그런 사람이었다 — 질문을 받으면, 그 질문이 진짜로 무엇을 재는 건지부터 확인하는 사람.
"…이유를 물어도 됩니까?"
"묻지 않는 게 이 가게 방식이다."
형사는 그 대답에서, 이것이 단순한 채용 면접이 아니라는 것을 눈치챘다. 그러나 그는 캐묻는 대신 앞치마를 받아 들었다.
"그 방식부터 배우죠."
라면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흡족함도, 안도감도 아니었다. 그저 계산대 위에 올려둔 항목 하나에 표시를 하는 손짓에 가까웠다.
"이 가게에서 제일 먼저 배울 건, 물 올리는 법이다."
"그건, 그냥 불을 켜면 되는 거 아닙니까?"
"그럼 배울 게 없겠지."
형사는 하루 종일 물만 올렸다. 라면사장은 그 옆에서 팔짱을 낀 채, 그를 가르치는 게 아니라 관찰했다. 손이 얼마나 빨리 습관을 붙잡는지. 실수 앞에서 변명을 하는지, 침묵하는지. 지루함을 견디는지, 못 견디는지.
전부 채점표 위의 항목이었다.
저녁이 되어 마지막 손님이 나간 뒤, 형사는 앞치마를 벗지 않은 채 카운터에 기대어 섰다.
"오늘 하루 종일 물만 올렸네요. 라면은 한 그릇도 안 만들었습니다."
"그래도 됐다."
라면사장은 그렇게 답하며 그를 정면으로 바라봤다. 형사는 그 시선이 다정함이 아니라는 것을, 이 순간 처음으로 느꼈다. 그것은 저울이 마지막 눈금을 확인하는 시선이었다.
"…소질 있다."
그 평가에는, 칭찬보다 판정의 무게가 더 실려 있었다.
셋째 날, 형사는 국물의 온도를 배웠다.
"손님마다 온도가 다르다. 볼도는 뜨거운 걸 못 먹는다."
"…메뉴판엔 없는 얘긴데요."
"메뉴판엔 안 적는다."
형사가 수첩을 꺼내려 하자, 라면사장이 그 손을 막았다.
"적지 마라. 이건 적으면 죽는 지식이다."
형사는 그 말의 무게를 가늠하려 잠시 그를 바라봤다.
"…기록하는 게 직업이셨던 분이, 기록하지 말라고 하시는 겁니까."
라면사장은 대답하지 않았다. 그는 이미 그 질문에 대답할 생각이 없었다. 대신 국자를 들어, 국물을 뜬 뒤 형사에게 건넸다.
형사는 그것을 마시고 눈을 감았다. 그리고 그 온도를 수첩이 아니라 혀에 새겼다.
라면사장은 그 모습을 보며 생각했다.
거의 다 됐다.
그 생각에는, 안도감도 애정도 섞이지 않았다. 그저 완료를 앞둔 절차의 냉정한 확인이었다.
수연이 형사를 벽에 몰아붙인 것은, 그로부터 며칠 뒤였다.
"너 왜 주방에 있어."
형사는 담담하게 답했다.
"배우는 중입니다."
"왜."
"…그건 사장님께 물으시죠."
"너한테 묻잖아."
형사는 잠시 그녀를 바라보다가, 정직하게 답했다.
"저는 부탁을 거절 못 하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아직, 부탁받은 게 정확히 뭔지 모릅니다."
그 말은 거짓이 아니었다. 그러나 수연은 그 정직함 속에서 오히려 더 큰 위협을 느꼈다. 그녀는 형사에게서 시선을 떼고, 주방 안쪽 — 국자를 든 라면사장의 뒷모습을 봤다.
평소와 다를 게 없어 보였다. 그러나 수연은, 뭔가가 이미 결정되어 있다는 걸 느꼈다. 마치 늘 같은 자리에 있던 가구가 옮겨진 게 아니라 — 아예 다른 방으로 실려 나갈 준비가 끝나 있는 것처럼.
"…됐어."
그녀는 형사를 지나쳐 카운터 쪽으로 걸어갔다. 불안은 아직 형체가 없었다. 그러나 그것은 이미, 정확히 무엇을 향해 자라고 있는지 아는 불안이었다.
파빌라는 가장 먼저, 그리고 가장 정확하게 알아챘다.
반복을 수백 번 겪은 아이는 "끝나가는 것"의 냄새를 안다. 그녀는 카운터에 턱을 괴고 앉아, 형사가 국자를 든 라면사장 옆에서 무언가를 배우는 모습을 오래 바라봤다.
그리고 정면으로 물었다.
"아저씨, 떠나요?"
라면사장은 손을 멈췄다.
이 질문 앞에서만, 그는 계산을 멈췄다. 이 아이에게는 저울을 들이대지 않았다.
"…언젠가."
"언젠가는 어른들 거짓말 중에 제일 나쁜 거예요."
그것은 정곡이었다. 라면사장은 아무 말도 하지 못했다.
"거짓말 안 한 건 봐줄게요. 대신 — 떠나기 전엔 꼭 말해줘야 돼요. '언젠가'가 아니라, 진짜 날짜로요."
라면사장은 그 조건에 옅게 웃었다.
"…약속한다."
그러나 그 약속조차, 그의 안에서는 이미 계산에 들어가 있었다. 파빌라에게 알릴 날짜, 그 날짜와 실행일 사이의 간격, 아이가 받을 충격의 크기 — 전부 저울질의 대상이었다.
그날 밤, 라면사장은 아무도 없는 주방에 홀로 서서 물을 올렸다.
불이 필요한 일은 아니었다. 그는 그저 이 동작을 앞으로 몇 번이나 더 할 수 있는지, 손끝으로 세고 있었다.
숫자는 이미 줄어들고 있었다.
그리고 그는 그 줄어듦을, 슬픔이 아니라 진행률로 느끼고 있었다.
이리스가 형사를 붙잡은 것은, 그가 처음으로 홀 서빙을 맡은 날이었다.
"그렇게 놓으면 안 돼요. 각도. 손님 정면에서 15도."
형사는 진지하게 수첩을 꺼내 받아 적었다. 이리스는 원래 반쯤 장난으로 던진 말이었으나, 그 진지함에 말을 잃었다.
라면사장이 그 광경을 카운터 안쪽에서 지켜봤다.
"적지 마라."
"이것도 적으면 죽는 지식입니까?"
"아니. 이건 그냥 필요 없는 지식이다."
이리스가 발끈했고, 수연이 웃음을 터뜨렸고, 손님들도 따라 웃었다. 가게 안이 오랜만에 가볍게 들썩였다.
라면사장은 그 웃음소리를 들으며, 겉으로는 함께 웃었다. 그러나 그의 안쪽 어딘가에서는 다른 일이 진행되고 있었다.
그는 이 웃음의 파형을, 조용히 저장하고 있었다.
기억이 아니라 표본으로. 나중에 필요할 것이므로.
형사의 첫 단독 조리는, 그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찾아왔다.
손님은 헤라 몬츠였다. 형사가 완성된 그릇을 내려놓자, 헤라는 오래 국물을 떠먹다가 말했다.
"…산 아래서 먹던 맛이네. 나쁘다는 게 아니야. 시작하는 맛이라고."
형사는 그 말을 오래 곱씹었다. 그는 몰랐다 — 자신이 지금 서 있는 자리가 "시작"이 아니라 이미 "이후"라는 것을. 라면사장의 계산 속에서, 그는 이미 대체 인력이 아니라 후계자로 확정되어 있었다.
세레나가 그 저녁, 카운터에 조용히 앉아 그 광경을 지켜보다가 물었다.
"정말 하실 건가요."
"…조건은 지킨다. 인사는 한다."
"인사가 조건이 아니었어요. 제대로, 가 조건이었죠."
라면사장은 손을 멈추지 않았다.
"도망치듯 떠나지 말 것. 정면으로 이별할 것. 그게 제가 요구했던 겁니다."
라면사장은 행주를 쥔 손에 힘을 줬다. 그러나 그 대답에는 반박도, 동의도 없었다. 그저 그녀의 요구가 이미 계획에 반영되어 있다는 침묵뿐이었다.
세레나는 그 침묵을 오래 바라봤다. 그리고 그 안에서, 이미 결론이 다 난 사람 특유의 냉기를 처음으로 감지했다.
비아와 라면사장이 목욕탕에 간 것은, 며칠 뒤였다.
김서림 목욕탕. 비아는 우유를 마시며 물었다.
"처음 만났을 때 기억나냐……이다."
"기억난다."
"나는 그때 네가 무서웠다……이다. 아무것도 안 물어봐서."
"지금은?"
"지금은… 아무것도 안 물어봐줘서 좋다……이다."
라면사장은 그 말에 옅게 웃었다. 그러나 그 웃음 뒤에서, 그는 이미 이 순간의 온도와 습도와 우유의 맛까지 정확히 기록해두고 있었다.
이것이 그가 이 존재와 나눌 수 있는 마지막 목욕탕이 될 것이므로.
비아는 그의 웃음을 보며, 뭔가 어긋나 있다는 걸 어렴풋이 느꼈다. 그러나 그것이 무엇인지는, 아직 이름을 붙이지 못했다.
창고에서 두 사람은 낡은 입간판 하나를 마주했다.
가게를 처음 열던 날 세워뒀던 것. 페인트가 벗겨지고 글씨도 반쯤 지워진 나무 간판.
"버릴까."
"…두자. 여긴 그런 걸 두는 곳이다……이다."
라면사장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나 그의 머릿속에서, 그것은 이미 "남길 물건" 목록에 정확히 분류되어 있었다.
정을 나누는 시간이 아니었다.
정리하는 시간이었다.
눈사람을 만든 건 그다음 며칠 뒤였다. 비아가 만든 것은 앞치마를 두른 눈사람. 라면사장이 만든 것은 토끼 귀 눈사람.
"이건 뭐냐."
"너다."
비아는 그 대답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두 사람은 나란히 앉아, 자신들이 만든 형상을 오래 바라봤다.
비아는 문득 그 침묵이 이상하게 무겁다고 느꼈다. 마치 이 형상들이, 이미 서로에게 세워두는 묘비 같다는 생각이 스쳤다.
그녀는 그 생각을 재빨리 지웠다. 아직은 아니라고, 스스로에게 말했다.
수연이 형사에게 콜라비빔면을 가르친 건, 순전히 짓궂은 마음에서였다.
"이건 맛없어야 돼. 그게 핵심이야."
형사는 진지하게 면을 삶고 콜라를 부었다. 결과물을 먹은 뒤, 그는 정확한 평을 남겼다.
"…자유의 맛이군요. 최악이라는 뜻입니다."
수연은 웃음을 터뜨렸다. 라면사장도 그 소리에 미소 지었다.
그러나 그 웃음의 한가운데서, 그는 조용히 생각하고 있었다.
이 웃음소리도, 곧 여기 없을 것이다.
그는 그 사실을 슬퍼하지 않았다. 이미 슬픔의 자리를 계산이 대신 차지하고 있었다.
가게 안에 웃음소리가 오래도록 남았다. 그 웃음이 얼마나 오래 남을지, 정확히 아는 사람은 이 자리에 라면사장 한 사람뿐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