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69화. 이름을 돌려주는 사람들

그날, 도시에 이상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

"소예 씨를 기억하는 사람이 이 도시에 도착했대."

그 소문은 삽시간에 퍼져나갔고, 정작 소예 본인은 그 소식을 듣고 하루 종일 안절부절못했다.

"저를 기억하는 사람이요? 누굴까요?"

그녀가 불안한 목소리로 물었다.

"글쎄, 나도 잘 모르겠는데."

수연도 그 소문의 진위를 알지 못해 걱정스럽게 답했다.


소예는 자신의 과거를 떠올렸다. 그녀는 원래 어느 드라마 속 조연이었다. 주인공의 첫사랑으로 짧게 등장했다가, 이야기가 끝난 뒤 이 도시로 왔다.

"혹시…… 그 드라마 주인공이 온 건 아니겠죠?"

그녀가 걱정스레 중얼거렸다.

"만나면 뭐가 걱정되는데?"

수연이 물었다.


"그분한테 저는, 그냥 스쳐 지나가는 첫사랑이었을 뿐이잖아요. 근데 다시 만나면…… 뭐라고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소예의 그 걱정에는, 오랜 세월 자신을 조연으로만 규정해왔던 마음이 담겨 있었다.

"괜찮을 거야. 만약 그런 사람이 와도, 지금의 너는 그때랑은 다르잖아."

수연이 다독였다.


그날 오후, 정말로 낯선 손님 하나가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소예는 그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걸 느꼈다. 그러나 그 손님의 얼굴을 자세히 보니, 예상했던 주인공이 아니었다.

"저기…… 혹시 소예 씨 맞으세요?"

그 손님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네, 맞는데요. 근데 누구신지……."

소예가 조심스럽게 되물었다.

"저, 같은 작품에 나왔던 사람이에요. 기억 안 나실 수도 있는데, 저는 그…… 주인공 친구 역할이요."

소예는 그 말에 눈을 크게 떴다.

"어…… 혹시 그 카페에서 자주 나오던?"


"맞아요! 저예요!"

두 사람은 그렇게 서로를 알아보고, 순식간에 얼굴이 환해졌다.

"세상에, 여기서 만날 줄은 몰랐어요!"

소예가 반갑게 외쳤다.

"저도요! 이 도시에 도착하고 나서, 혹시나 해서 찾아봤는데 진짜 계셨네요."


두 사람은 그렇게 재회의 기쁨을 나누며, 서로의 안부를 물었다.

"근데 주인공이 온 줄 알고 엄청 긴장했었어요."

소예가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에이, 그분은 아마 다른 곳에 계시겠죠. 저희 작품, 완전 잊혀진 드라마였잖아요."

두 사람은 그 말에 함께 웃음을 터뜨렸다.


"근데 저희 작품, 기억하는 사람이 저희 둘 말고 또 있을까요?"

소예가 물었다.

"글쎄요, 워낙 인기 없었던 작품이라……"

두 사람은 그 사실에 씁쓸하게 웃었다. 그러나 그 씁쓸함 뒤에는, 이상한 안도감도 함께 있었다.


"근데 신기하지 않아요? 우리 작품에서, 우리만 살아남았네요."

소예가 문득 그렇게 말했다.

"그러게요. 그 많은 등장인물 중에, 여기 온 건 저희 둘뿐인가 봐요."

두 사람은 그 사실에 서로를 부둥켜안고 웃었다.


"저 진짜 반가워요. 여기서 아는 사람 만나니까."

소예가 눈물을 글썽이며 말했다.

"저도요. 사실 이 도시 오고 나서, 계속 외로웠거든요."

그 친구도 솔직하게 고백했다.


두 사람은 그렇게 한참을 부둥켜안고 있다가, 마침내 자리에 앉아 이런저런 이야기를 나눴다.

"여기서 뭐 하고 지내세요?"

소예가 물었다.

"저는 아직 정착 못 했어요. 소예 씨는요?"

"저는 이 라면가게에서 일하고 있어요."


"우와, 진짜요? 여기 되게 좋아 보이는데."

"네, 진짜 좋은 곳이에요. 여기 사람들도 다 따뜻하고요."

소예가 자랑스럽게 말했다.

"저도 여기서 일해보고 싶은데, 자리 있을까요?"

그 친구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그 대화를 곁에서 듣고 있던 라면사장이 답했다.

"자리는 늘 있다."

"저, 정말요?"

"그래. 원하면 내일부터 나와도 된다."

그 친구는 그 즉답에 놀라며 감격했다.


"감사합니다! 열심히 할게요!"

"소예 씨 친구면, 나도 믿을 만하다고 생각한다."

라면사장이 옅게 웃으며 답했다.

소예는 그 모습을 보며 마음이 뭉클해졌다.


"소예야, 진짜 잘됐다. 여기서 같이 일하게 됐네."

수연이 다가와 축하했다.

"네! 진짜 좋아요."

소예가 활짝 웃으며 답했다.

두 조연 배우는 그렇게, 이 낯선 도시에서 새로운 인연을 이어가게 되었다.


그날 저녁, 두 사람은 가게 뒤편에 앉아 오랜만에 옛날이야기를 나눴다.

"그때 우리 촬영장, 진짜 추웠던 거 기억나요?"

"맞아요! 난방이 그렇게 안 됐었는데."

두 사람은 그 추억들을 하나씩 꺼내며 웃음꽃을 피웠다.


"근데 이상하죠. 그때는 그렇게 힘들었는데, 지금 생각하면 다 그리운 추억이네요."

소예가 문득 말했다.

"맞아요. 그때 그 시간들이 있었으니까, 지금 우리가 여기서 이렇게 만날 수 있는 거겠죠."

그 친구의 말에, 소예는 깊이 공감하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날 밤, 라면사장은 홀로 가게를 정리하며 오늘의 재회를 떠올렸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그 안에서 맺어진 인연은 이렇게 새로운 방식으로 이어질 수 있었다. 그것이 이 도시가 가진 가장 큰 축복 중 하나라고, 그는 생각했다.

가게 밖으로는 오늘 밤도 별들이 고요하게 빛나고 있었다. 그 별빛 아래에서, 잊혀진 이야기 속 두 조연이 새로운 우정을 다시 쌓아가고 있었다.


소예의 옛 동료가 정착한 뒤로, 가게 안에는 묘한 여운이 남아 있었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뭔가 남는 게 있다는 거네요."

수연이 문득 그렇게 말했다.

"그러게. 신기하지 않아? 우리는 이미 끝난 이야기 속 사람들인데, 여기서 이렇게 계속 살아가고 있잖아."

소예가 답했다.


라면사장은 그 대화를 곁에서 들으며, 조용히 생각에 잠겨 있었다.

"이야기가 끝났다고 해서, 그 사람 자체가 사라지는 건 아니지."

그가 나직이 말했다.

"사장님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수연이 물었다.

"그래. 이야기는 끝나도, 그 이야기를 살아낸 사람은 남는다."


그 말에, 수연은 문득 궁금해졌다.

"사장님, 그럼 이 가게는 정확히 뭘 위한 곳이에요?"

라면사장은 그 질문에 잠시 침묵하다가 답했다.

"이야기가 끝난 사람들에게, 다시 이름을 돌려주는 곳."


"이름을 돌려준다고요?"

"그래. 이야기 속에서는, 다들 어떤 역할로만 존재했지. 주인공, 조연, 악역. 근데 여기서는, 그냥 자기 자신으로 존재할 수 있다."

라면사장의 그 설명에, 수연은 깊이 공감했다.


"저도 그랬던 것 같아요. 원래 세계에서는, 저는 그냥 '세계를 파멸시킬 수 있는 마녀'였잖아요. 근데 여기서는, 그냥 수연이에요."

수연이 그렇게 말했다.

"그래. 그게 이 가게가, 그리고 이 도시가 하는 일이다."


그 순간, 라면사장은 문득 자신의 낡은 외상장부를 꺼내 들었다.

"이 장부, 첫 페이지 본 적 있나."

"아니요, 안 보여주셨잖아요."

"오늘 잠깐 보여주마."

그가 조심스럽게 첫 페이지를 펼쳤다.


수연은 그 페이지를 들여다보았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거기 적힌 이름은 흐릿하게 보이지 않았다. 마치 아직 완성되지 않은 글자처럼.

"이거…… 이름이 안 보이는데요?"

"그래. 아직 나도, 이 이름을 완전히 읽을 수 없다."

수연은 그 말에 고개를 갸웃했다.


"이게 누구 이름인데요?"

"이 가게의 첫 손님. 그리고 아마도, 이 가게의 마지막 손님이 될 사람."

라면사장의 그 말은 수수께끼처럼 들렸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첫 손님이 마지막 손님이기도 하다는 거예요?"


"때가 되면 알게 될 거다."

라면사장이 그렇게 말하며 장부를 다시 덮었다.

수연은 그 대답에 더 캐묻지 않았다. 이 가게에는, 아직 밝혀지지 않은 것들이 여전히 많았다. 그리고 그것들이 서두르지 않고 천천히 드러나도 괜찮다는 걸, 그녀는 이제 알고 있었다.


그날 오후, 세레나가 순찰 중 가게에 들러 이 이야기를 전해 들었다.

"이야기가 끝난 사람들에게 이름을 돌려주는 곳이라니, 정말 이 가게다운 정의네요."

"세레나 씨도 그렇게 생각하세요?"

수연이 물었다.

"네. 이 도시 전체가, 사실은 그런 목적으로 만들어진 거니까요."


"저도 이제 그 말이 무슨 뜻인지 알 것 같아요."

수연이 말했다.

"저는 원래, '세계를 파멸시킬 수 있는 마녀'였어요. 근데 여기서는, 그냥 저예요. 라면집 알바생, 검사, 그리고……."

그녀는 말을 하다 말고 문득 라면사장 쪽을 흘끗 바라보았다.


"그리고 뭐예요?"

세레나가 궁금해서 물었다.

"아, 아니에요."

수연이 얼굴을 붉히며 얼버무렸다. 그러나 세레나는 그 반응에서 뭔가를 눈치챈 듯 옅게 웃었다.

"그러고 보니, 수연 씨도 이 도시에서 새로운 이름을 하나 더 찾아가고 있는 것 같네요."


"어떤 이름이요?"

수연이 물었다.

세레나는 그 질문에 답 대신, 라면사장 쪽을 슬쩍 바라보며 웃었다.

"그건, 수연 씨가 직접 찾아야죠."

그 애매한 대답에, 수연은 고개를 갸웃했지만 더 캐묻지 않았다.


그날 저녁, 이리스와 소예도 이 대화에 합류하며 저마다의 생각을 나눴다.

"저도 여기서 새로운 이름을 찾은 것 같아요."

이리스가 말했다.

"어떤 이름?"

"별을 만들어 팔던 사람 말고, 그냥…… 저 자신이요."

그녀의 그 말에, 가게 안에 있던 모두가 고개를 끄덕였다.


"소예 씨는요?"

수연이 물었다.

"저는, 첫사랑 역할이 아니라 그냥 소예로요."

소예가 자신 있게 답했다.

이 가게에 오는 모든 이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자신의 이름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라면사장은 그 대화들을 조용히 지켜보며, 이 가게가 하는 일의 의미를 다시 한번 되새겼다.

이야기가 끝난 뒤에도,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만의 이야기를 이어갈 수 있었다. 그리고 그 새로운 이야기 속에서, 그들은 비로소 완전한 자기 자신이 될 수 있었다.

그는 문득 자신의 낡은 장부를 다시 떠올렸다. 그 첫 페이지의 흐릿한 이름. 언젠가 그 이름이 선명하게 보이는 날이 오면, 이 가게의 이야기도 완전한 원을 그리게 될 것이었다.

'……아직은, 때가 아니다.'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장부를 서랍 깊숙이 넣었다. 가게 밖으로는, 오늘도 이 도시에 도착한 이들이 저마다의 이름을 찾아 골목을 걷고 있었다.


이 도시 기준으로 유독 매서운 한파가 몰아치던 날이었다.

"오늘 진짜 춥네요."

소예가 손을 비비며 말했다.

"그러게. 이 정도로 추운 건 오랜만인데."

수연도 동의하며, 자신의 낡은 후드를 좀 더 꽁꽁 여몄다.


그날, 비아가 유독 추위를 많이 타는 듯 카운터 위에서 몸을 웅크리고 있었다.

"추, 춥다……이다."

그녀가 이빨을 딱딱 부딪히며 말했다.

"비아, 너도 추위를 느껴?"

수연이 신기한 듯 물었다.

"응…… 오늘따라 유독 춥다……이다."


수연은 그 모습을 보고 안쓰러운 마음에, 자신의 후드를 벗어 비아에게 건넸다.

"이거 입어. 따뜻할 거야."

"저, 정말……이다?"

비아가 그 후드를 조심스럽게 받아 얼굴에 파묻었다.

그 순간, 비아의 표정이 순식간에 편안해졌다.


"우와…… 이거 되게 따뜻하다……이다."

비아가 감탄하며 말했다.

"그렇게 따뜻해?"

수연이 물었다.

"응! 완전 따뜻하다……이다! 이 후드, 뭔가 특별한 것 같다……이다."

비아의 그 말에, 수연은 문득 예전에 있었던 일을 떠올렸다. 찢어졌던 후드가 저절로 붙었던 그 일.


"사장님도 그러셨어요, 이 후드가 특별한 것 같다고."

수연이 말했다.

라면사장이 그 대화를 듣고 다가왔다.

"비아, 그거 따뜻하냐."

"응! 완전 따뜻하다……이다! 뭔가 익숙한 냄새도 난다……이다."


"익숙한 냄새?"

수연이 궁금해서 물었다.

"응…… 뭔지는 모르겠는데, 되게 그리운 냄새다……이다."

비아는 그렇게 말하며 후드에 얼굴을 더 깊이 파묻었다.

라면사장은 그 모습을 조용히 지켜보며, 뭔가 짐작이 가는 듯한 표정을 지었다.


비아는 그 후드를 두른 채, 어느새 스르륵 잠이 들어버렸다.

"어, 잠들었네."

수연이 신기한 듯 속삭였다.

그리고 그 순간, 비아가 잠결에 나직이 중얼거렸다.

"……오랜만이다……이다."


수연은 그 잠꼬대에 순간 심장이 덜컥 내려앉는 걸 느꼈다.

'이거, 예전에 노크사 만났을 때 했던 말인데.'

그녀는 그런 생각이 들었지만, 확신할 수 없었다. 그저 비아가 이 후드에서 뭔가 오래되고 소중한 기억을 떠올리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해 보였다.


"사장님, 이거 좀 이상하지 않아요? 비아가 제 후드 안고 저런 잠꼬대 하는 거."

수연이 조심스럽게 물었다.

라면사장은 그 질문에 잠시 침묵하다가 답했다.

"이 후드가, 비아한테도 뭔가 의미가 있는 물건인가 보다."

"어떤 의미요?"

"그건, 나도 확신은 못 한다."


수연은 그 애매한 대답에 고개를 갸웃했지만, 더 캐묻지 않았다. 대신 그녀는 비아가 깨지 않도록, 조용히 담요를 하나 더 덮어주었다.

"차마 못 깨우겠어요. 너무 편안해 보여서."

"그냥 자게 둬라. 좋은 꿈인 것 같으니."

라면사장이 옅게 웃으며 답했다.


그날 오후 내내, 비아는 그 후드를 두른 채 깊이 잠들어 있었다. 가게 안의 손님들도 그 모습을 보고 다들 미소 지었다.

"비아 진짜 편안해 보이네요."

"저 후드가 그렇게 좋은가 봐."

사람들은 그 광경을 흐뭇하게 지켜보았다.


저녁이 되어서야, 비아는 서서히 눈을 뜨기 시작했다.

"음…… 나 얼마나 잤다……이다?"

"거의 하루 종일 잤어."

수연이 웃으며 답했다.

"진짜……이다? 근데 이번에도 그 냄새 났다……이다."

수연은 그 말에 순간 멈칫했다.

"이번에도?"

"응. 저번에 낮잠 잤을 때도 이랬다……이다. 그때도 따뜻하고 그리운 느낌이었다……이다."


"그러고 보니 그러네."

수연이 문득 생각났다는 듯 말했다.

"똑같은 꿈을 또 꾸는 거야, 아니면 뭔가 다른 꿈인데 느낌만 비슷한 거야?"

"모른다……이다. 근데 이 냄새를 맡으면 항상 같은 방향으로 끌린다……이다. 마치 거기, 계속 가고 싶어지는 것처럼……이다."

비아가 그렇게 답하며, 여전히 그 후드를 소중히 끌어안았다.


"이 후드, 계속 안고 있어도 되냐……이다?"

비아가 조심스럽게 물었다.

"당연하지. 필요하면 계속 써."

수연이 흔쾌히 답했다.

"고맙다……이다!"

비아가 활짝 웃으며 그 후드를 다시 뒤집어썼다.


라면사장은 그 모습을 지켜보며, 조용히 생각에 잠겼다.

수연의 후드가 평범한 물건이 아니라는 것, 그리고 그것이 비아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가진다는 것. 그는 이 모든 것이 서로 연결되어 있다는 걸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아직, 그 전체 그림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했다. 다만 이 도시의 많은 비밀들이, 결국은 서로 얽혀 있다는 사실만은 분명했다.


그날 밤, 수연은 비아가 그 후드를 안고 편안하게 자는 모습을 지켜보며 라면사장에게 물었다.

"사장님, 이 후드 정체가 뭘까요? 진짜 궁금해요."

"때가 되면 알게 될 거다."

"맨날 그렇게 말씀하시네요."

수연이 웃으며 투덜거렸다.


"근데 그 말씀, 이제는 믿어져요. 이 도시의 모든 게, 결국은 각자의 때에 맞춰 드러나는 것 같아서."

수연의 그 말에, 라면사장은 옅게 웃었다.

"그래, 조급해하지 마라."

"네, 안 그럴게요."


그날 밤, 라면사장은 홀로 가게를 정리하며 문득 생각에 잠겼다.

수연의 후드, 비아의 잠꼬대, 그리고 오래전 노크사와의 그 만남. 모든 것이 서서히, 그러나 분명하게 하나의 큰 그림을 향해 나아가고 있었다.

'……조금씩, 다 이어지고 있군.'

그는 그렇게 생각하며 가게 문을 잠갔다. 골목 밖으로는, 한파 속에서도 따뜻하게 잠든 비아의 모습이 창문 너머로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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