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213화. 발소리

아침이 왔다.

어제와 같은 배치였다. 카운터, 낮은 의자들, 김이 서린 창문, 붉은 테두리의 그릇. 형사는 물을 올렸고, 비아는 카운터 앞에 앉아 있었고, 파빌라는 그릇 곁을 지켰고, 수연은 구석 자리에서 후드를 안고 있었다. 겉으로 보기엔 어제 그대로였다. 그러나 공기는 어제와 달랐다. 어제의 공기가 예감으로 팽팽했다면, 오늘의 공기는 그 예감이 무언가로 바뀌기 직전의, 숨죽인 정지에 가까웠다.

간밤에 내린 눈이 거리를 하얗게 덮고 있었다. 지붕마다, 담장마다, 가로등 갓 위마다 눈이 소복이 쌓여 아침 햇살 — 아직은 낯설기만 한 그 붉은 기운을 머금은 빛 — 을 받아 옅게 반짝였다. 가게 안에서는 그 반짝임이 창문의 성에를 통과하며 부드럽게 흩어져, 실내를 은은한 빛으로 물들이고 있었다.

도시 사람들도 저마다의 자리에서, 어제의 그 낯선 빛과 온기가 아직 가시지 않았다는 걸 확인하고 있었다. 어제와 같은 감탄은 없었다 — 대신 다들, 그 빛이 무언가의 끝이 아니라 시작일 뿐이라는 예감을 말없이 나눠 지고 있었다.

도시는 그렇게, 표면적으로는 평소와 다름없는 하루를 흘려보내고 있었다. 그러나 그 밑바닥에서는 모두가 같은 종류의 팽팽함을 나눠 지고 있었다.


발소리가 들린 것은, 정오가 채 되기 전이었다.

처음엔 그저 눈 밟는 소리인 줄 알았다. 이 도시에서 눈을 밟는 소리는 하루에도 수백 번씩 들리는 흔한 배경음이었다. 그러나 그 소리는 곧, 흔한 배경음이 아니라는 걸 알아차리게 만드는 무언가를 품고 있었다.

저벅. 저벅.

일정한 간격이었다. 급하지 않은, 그러나 결코 느리지도 않은 걸음. 눈이 발밑에서 짓눌리며 내는 그 소리에는, 특유의 리듬이 있었다. 한 걸음, 한 걸음이 아니라 — 두 걸음이 한 세트가 되어 반복되는 것 같은, 아주 미묘한 두 박자의 흐름. 왼발이 눈을 밟는 소리와 오른발이 눈을 밟는 소리의 무게가 미세하게 달랐다. 마치 오래전부터 몸에 밴 어떤 버릇처럼, 걸음의 앞쪽 절반에 살짝 더 무게가 실렸다가 뒤쪽 절반에서 가볍게 풀리는 그런 걸음걸이였다.

가게 안에서 그 소리를 가장 먼저 알아챈 것은 비아였다. 아직은 소리라고 부르기도 어려운, 골목 몇 개 너머의 기척에 불과했다. 그러나 그녀는 문이었다 — 이 도시로 들어오는 모든 걸음은, 어떤 의미에서 전부 그녀를 향해 걸어오는 것이었다. 그녀의 귀가 순간 쫑긋 섰다. 행주를 쥐고 있던 손이 그대로 멈췄다.

"…뭐냐, 저 소리……이다." 그녀가 중얼거렸다. 자기 자신에게 하는 말에 가까웠다.

두 번째는 수연이었다. 그녀는 소리보다 먼저, 무릎 위 후드의 온기가 한 겹 짙어지는 걸 느꼈다. 그다음에야 귀가 그 걸음을 따라잡았다. 눈이 다져지는 소리의 밑바닥에, 그녀가 아는 무게가 실려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그 걸음이 흩어져버릴 것 같아서.

형사가 국자를 든 채 동작을 멈춘 것은 그다음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발소리만으로 사람을 구별해온 사람이었다. 걸음의 무게, 보폭, 발을 딛는 각도 — 그 모든 것이 그에게는 하나의 지문과도 같았다. 그리고 지금 들려오는 이 발소리가 자신의 기억 서랍 어느 칸에 꽂혀 있는지, 사실 그는 이미 알고 있었다. 그러나 그는 그 이름을 입 밖에 내지 않았다. 증거가 문을 열고 들어올 때까지 결론을 말하지 않는 것 — 그는 그 오래된 수사관의 원칙 뒤로 숨은 채, 목덜미에 돋는 소름을 견뎠다. 몸이 먼저 반응하고 있었다.


그 발소리는 사실, 가게에 닿기 훨씬 전부터 도시 곳곳에서 이미 감지되고 있었다.

헤라 몬츠는 자신의 집 계단에 앉아 지팡이를 다듬다가, 저 멀리서 들려오는 그 걸음을 듣고 손을 멈췄다. 그녀는 평생 수많은 산을 오르며 수많은 이의 발소리를 들어왔다 — 짐을 진 사람의 무거운 걸음, 겁먹은 사람의 잔걸음, 확신에 찬 사람의 성큼걸음. 지금 들려오는 이 걸음은 그중 어느 것도 아니었다. 서두르지 않으면서도 흔들리지 않는, 아주 오래 걸어온 사람만이 가질 수 있는 그런 걸음이었다. 그녀는 지팡이를 내려놓고 그 소리가 지나가는 방향을 눈으로 좇았다.

에다 룬은 글방 창문 너머로 그 그림자가 골목을 스쳐 지나가는 걸 봤다. 정확히는 그림자만 봤을 뿐, 얼굴은 보지 못했다. 그러나 그녀는 이상하게도 손끝이 떨리는 걸 느꼈다. 오래전 이 도시에 처음 발을 들였을 때 만났던 어떤 사람의 걸음걸이가, 기억 저편에서 문득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군밤 할머니는 화로 앞에서 그 발소리가 지나가는 걸 들으며, 부지깽이를 쥔 손을 가슴에 얹었다. 그녀는 그 걸음의 정체를 정확히 알지 못했다. 그러나 무언가 아주 오래, 아주 조용히 기다려온 것이 마침내 이 거리를 지나가고 있다는 것만은 온몸으로 느낄 수 있었다. 그녀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그저 그 발소리가 골목 끝으로 사라질 때까지 가만히 서 있었다.

이 도시에서 오래 살아온 이들 중 그 누구도, 이 걸음이 정확히 누구의 것인지 소리 내어 말하지 못했다. 그러나 모두가 약속이라도 한 듯 하던 일을 멈추고, 그 발소리가 향하는 방향 — 라면가게 쪽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발소리는 거리 저편에서 시작되어, 천천히, 그러나 분명한 방향성을 가지고 가까워지고 있었다.

저벅. 저벅. 저벅.

눈길을 딛는 그 소리는 단순한 마찰음이 아니었다. 눈이 얼마나 다져졌는지, 신발 밑창이 얼마나 낡았는지, 걸음이 얼마나 오래 걸어온 것인지까지 짐작하게 만드는, 아주 구체적인 질감의 소리였다. 조금 무거운 눈, 조금 오래 신은 신발, 그리고 무엇보다 — 조금도 서두르지 않는 마음.

파빌라가 붉은 그릇 곁에서 고개를 들었다. 그녀는 그 소리를 처음 듣는 것이었다. 그러나 이상하게도, 낯설지 않았다. 그녀는 자신이 왜 그렇게 느끼는지 알 수 없었다. 다만 가슴 한쪽이 저릿하게 반응했다.

수연은 후드를 쥔 손에 힘을 주었다. 그녀의 심장이 그 소리의 리듬에 맞춰 뛰기 시작했다. 두 박자, 두 박자. 그녀는 그 걸음의 정체를 아직 확신하지 못했다. 그러나 몸은 이미 알고 있는 것 같았다 — 그녀의 손끝이 검집 위에서 미세하게 떨렸고, 다른 손은 무릎 위의 후드를 놓지 못하고 있었다.

세레나는 마침 가게 앞을 지나던 참이었다. 그녀는 그 발소리를 듣는 순간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얼어붙었다. 그녀의 눈이 순간 크게 벌어졌다. 손에 들고 있던 우산이 바닥에 떨어질 뻔했다.


소므니움이 그 소리를 가장 먼저 들은 것은, 가게에서 세 골목쯤 떨어진 곳에서였다.

그는 오늘도 습관처럼 가게 근처를 산책하던 중이었다. 딱히 목적지가 있는 산책은 아니었다. 그저 발이 이쪽으로 향했을 뿐이다. 그런데 저 멀리서 들려오는 그 발소리를 듣는 순간, 그는 걸음을 완전히 멈췄다.

그는 오랫동안 그 발소리의 주인을 섬겨온 존재였다. 정확히는, 섬겼다기보다 붙잡혀 있었다는 편이 맞았다. 그는 그 존재가 걷는 소리를, 명령을 내리는 목소리를, 침묵할 때의 정적까지 몸에 새겨질 정도로 겪어왔다. 자유를 되찾은 지금도, 그 발소리만은 여전히 그의 몸 깊은 곳 어딘가에서 즉각적인 반응을 이끌어냈다.

그러나 지금 들려오는 이 발소리는, 그가 기억하는 그 발소리와 미묘하게 달랐다. 보폭은 같았다. 리듬도 같았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무언가가 달라져 있었다. 예전의 발소리에는 목적이 있었다 — 정확히는, 계산이 있었다. 다음 걸음이 어디로 향할지, 그 걸음이 무엇을 이루기 위한 것인지가 소리 안에 은은하게 배어 있었다. 그런데 지금 이 발소리에는 그런 것이 없었다. 그저 걷고 있을 뿐이었다. 어딘가에 도착하기 위해서가 아니라, 걷는 것 자체가 목적인 사람처럼.

소므니움은 그 자리에 선 채로, 천천히 모자를 벗었다.

그는 이 존재에게 경의를 표한 적이 단 한 번도 없었다. 노예로 붙잡혀 있던 시절에도, 그는 마음속으로는 늘 조롱과 반항을 품고 있었다. 그러나 지금, 이 낯설게 변한 발소리 앞에서, 그는 자신도 이해할 수 없는 충동에 이끌려 모자를 벗고 있었다. 마치 그것이 지금 이 순간에 어울리는 유일한 몸짓이라는 듯이.

모자는 그의 마지막 무대장치였다 — 표정을 반쯤 그늘에 감춰두고, 언제든 능청으로 되돌아갈 수 있게 해주는 가림막. 그 가림막을 제 손으로 걷어낸다는 건, 유혹의 신이 할 수 있는 가장 정직한 자백이었다. 지금 이 순간만큼은, 연기가 아니라는 자백.

"…거참." 그가 낮게 중얼거렸다. 목소리에 평소의 빈정거림은 없었다. "결국, 진짜로 왔군."

그는 모자를 가슴에 대고, 발소리가 가게 쪽으로 멀어져가는 걸 오래도록 지켜봤다. 따라가지 않았다. 이건 그가 낄 자리가 아니었다. 적어도 지금 이 순간만큼은.


발소리는 점점 가까워지고 있었다.

가게 앞 골목 어귀를 돌아서는 소리, 그다음 가게 문 앞 짧은 계단을 오르는 소리. 눈을 밟던 저벅거림이 나무 계단을 딛는 둔탁한 소리로 바뀌었다. 그 소리가 바뀌는 순간, 가게 안의 모든 이들이 동시에 그 방향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형사는 국자를 조용히 내려놓았다. 그의 손이 무의식적으로 앞치마 끈을 다시 한번 여몄다. 그는 오랫동안 이 순간을 상상해왔다. 그 사람이 다시 문을 열고 들어오는 날, 자신이 어떤 표정을 지어야 할지, 어떤 말을 건네야 할지를 몇 번이고 되뇌어왔다. 그러나 지금, 발소리가 문 바로 앞에서 멈추는 그 순간, 그가 오랫동안 준비해온 모든 말들이 머릿속에서 새하얗게 지워졌다. 그는 그저 국자를 내려놓은 손으로 카운터를 짚은 채, 문을 바라봤다.

그는 유품정리사로 살아온 세월 동안, 돌아오지 않는 사람을 기다리는 이들을 수없이 봐왔다. 그 기다림들은 대부분 끝내 채워지지 않았다. 그는 그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았기에, 이 가게에서도 스스로에게 함부로 기대를 허락하지 않으려 애써왔다. 장부에 적힌 그 한 줄 — 나중에 갚겠음, 돌아오면 — 을 매일 들여다보면서도, 그는 그것이 지켜지지 않을 약속일 가능성을 늘 마음 한구석에 준비해두고 있었다. 그런데 지금, 문 앞에 멈춰 선 저 발소리 앞에서, 그가 오랫동안 준비해둔 그 체념이 조금씩 허물어지고 있었다. 무너지는 것이 두려우면서도, 그는 그 무너짐을 막고 싶지 않았다.

그는 문득 자신이 이 가게에 처음 도착했던 날을 떠올렸다. 부탁만 남고 사람이 지워진 채로, 그는 이 자리에 섰었다. 그리고 이곳에서 그는 다시 지킬 사람을 찾았고, 다시 아침을 여는 법을 배웠다. 그 모든 시간이 결국 이 순간을 향해 걸어온 것이라면 — 그는 국자를 쥐었던 손을 가만히 내려다보며 생각했다 — 자신의 기다림도, 헛되지 않았던 것이다.

비아는 카운터 위에서 몸을 일으켰다. 그녀의 붉은 눈이 문에 고정되었다. 숨을 쉬는 것도 잊은 사람처럼, 그녀는 미동도 하지 않았다. 그러나 그 정지된 몸 안에서, 오래전 절벽 위에서 처음으로 "너"라고 불렸던 그 순간의 기억이, 그리고 그 이후로 쌓아온 모든 낮과 밤의 기억이 한꺼번에 소용돌이치고 있었다.

그녀는 그가 자신의 일부를 가져갔던 그 밤을 기억했다. 뜯겨나가는 고통과, 그럼에도 손을 놓지 않았던 그 순간의 온기를. 그 후로 그녀 안에 남아 있던 낯선 매달림의 충동은 옅어졌지만, 그 자리에 대신 남은 것은 더 단단한 무엇이었다 — 이유를 몰라서 붙잡던 마음이 아니라, 이유를 알고서도 여전히 붙잡고 싶은 마음. 그녀는 그 차이를 아직 정확히 설명할 말을 찾지 못했다. 다만 지금, 문 저편에서 다가오는 그 발소리 앞에서, 그녀의 심장이 처음 절벽 위에서 이름 불렸던 그날처럼 뛰고 있다는 것만은 분명했다.

셋째 조건을 아직 말하지 못했다는 사실이 문득 떠올랐다. 그녀는 그 조건을 마음속에 오랫동안 품고 있었다 — 소멸하던 그 순간에도 끝내 꺼내지 못했던 말. 지금, 그 말을 꺼낼 기회가 정말로 다시 주어지려는 걸까. 그녀는 그 생각에 목이 메었지만, 울지 않았다. 대신 두 발에 힘을 주고 똑바로 섰다.

파빌라는 붉은 그릇을 두 손으로 감싸 쥐었다. 그녀는 이 존재를 정확히 기억하지 못했다 — 아니, 정확히는 이 순간을 위해 준비해온 마음만 기억했다. 그녀가 쓴 편지, 그녀가 새긴 이름, 그녀가 매일 밤 닦아온 그릇. 그 모든 것이 지금 이 순간을 향해 있었다.

수연은 검집에 손을 얹은 채로, 천천히 자리에서 일어섰다. 후드는 여전히 그녀의 다른 손에 쥐어져 있었다. 그 안의 온기가 이제는 분명하게, 의심할 여지 없이 느껴졌다. 그녀는 그 온기를 향해, 그리고 문을 향해 시선을 고정했다. 그녀의 눈에 눈물이 차올랐지만, 그녀는 그것을 흘리지 않으려 이를 악물었다.

그녀는 밤마다 얼어붙은 호수에 가서 얼음 덩어리를 마구 던지며 울부짖던 자신을 떠올렸다. 왜 안 오냐고, 나쁜 사람이라고, 그렇게 외치던 밤들이 얼마나 많았는지. 그리고 낮에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 검을 벼리고 후드를 손질하던 자신도. 그 두 사람이 지금 이 순간, 하나로 합쳐지고 있었다. 더 이상 낮과 밤을 나눠 살지 않아도 될지도 모른다는 예감이, 그녀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다. 그녀는 손목의 매듭이 있던 자리를 문득 만져보았다. 내가 사랑한 걸 후회하게 하지 마라 — 그 소원은 이미 이루어졌다. 후회는 없었다. 다만 지금 이 순간, 화조차 잠시 잊을 만큼 벅찬 무언가가 차오르고 있을 뿐이었다.

문고리가 돌아가는 소리가 들렸다.

금속이 부드럽게 회전하는 그 작은 소리가, 가게 안의 정적 속에서 유독 크게 울렸다. 비아가 벌떡 일어났다. 그녀의 의자가 뒤로 살짝 밀리며 바닥을 긁는 소리를 냈다. 형사는 숨을 멈췄다. 파빌라는 그릇을 쥔 손에 힘을 주었다. 수연은 검집을 쥔 손을 놓았다.

문고리가 끝까지 돌아갔다.

그리고 그 순간 — 문이 열리기 직전의 그 찰나에서, 가게 안의 시간이 통째로 숨을 멈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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