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95화. 형사의 마무리
광장이 완전히 빈 것은, 아침이 완전히 밝은 뒤였다.
밤새 그 자리를 지키던 사람들도, 하나둘 각자의 집으로,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 수호자들은 이미 하늘 저편으로 흩어졌고, 세레스티아가 골라 맞춰놓은 시간의 흐름 속에서 도시는 서서히 평소의 리듬을 되찾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광장 한가운데, 만년필 한 자루만은 여전히 그 자리에 남아 있었다.
형사는 마지막까지 그 곁을 떠나지 않았다.
그는 코트 깃을 세운 채, 오래도록 그 만년필을 내려다보고만 있었다. 손을 뻗으면 닿을 거리였다. 그런데도 그는 몇 번이고 손을 들었다가 다시 내렸다. 자신이 이걸 주워도 되는 사람인지, 그는 확신할 수 없었다.
지금까지 그가 살아온 방식은 늘 그랬다— 부탁받은 것을 나르는 사람. 저울질은 남이 하고, 그는 그 저울질의 결과를 옮기기만 하면 됐다. 그런데 지금 그의 앞에 놓인 이 물건에는, 그 누구의 부탁도 붙어 있지 않았다. 아무도 그에게 이걸 주워달라고 하지 않았다. 아무도 이걸 어디에 두라고 지시하지 않았다. 이번만큼은, 순수하게 그 자신이 정해야 하는 일이었다.
그는 그 사실 앞에서 잠시 멈칫했다. 그러나 곧, 자신이 왜 망설이고 있는지를 깨달았다. 이건 결단이 두려워서가 아니었다. 그는 그저— 이 물건을 주워 드는 그 순간이, 지난 몇 달, 아니 몇 년의 시간을 완전히 마무리 짓는 동작이 되리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었다. 한 번 주워 들면, 다시는 이 자리에 이 물건이 이렇게 놓여 있는 순간으로 돌아갈 수 없었다.
그는 천천히 무릎을 굽혔다. 그리고 손을 뻗어, 그 낡은 만년필을 집어 들었다.
무릎을 굽히는 그 짧은 동작 사이, 그는 자신이 지금까지 걸어온 길을 다시 떠올렸다. 백호의 산에서 자신을 붙잡지 못했던 그 결계, 목 뒤 얼음 사슬의 위치를 산 아래로 외쳤던 그 순간, 그리고 마지막으로 이 남자에게 던졌던 질문— 당신은 뭘로 여기까지 왔습니까. 그 질문에 돌아온 대답이 "한 그릇의 온기로"였다는 걸, 그는 지금도 선명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 대답을 들은 순간부터, 그는 이 남자가 걸어온 길과 자신이 걸어온 길이 그렇게 다르지 않다는 걸 알았다. 부탁으로 걸어온 사람과, 온기 하나로 걸어온 사람. 둘 다 결단이라는 무거운 이름 없이, 훨씬 사소한 것들에 이끌려 여기까지 왔다는 점에서는 같았다.
그렇다면 지금 이 순간, 이 만년필을 줍는 것 또한— 그에게는 결단이 아니라 그저, 자연스럽게 해야 할 다음 동작이었다. 그는 그렇게 스스로를 이해시키며, 마침내 망설임을 완전히 내려놓았다.
손끝에 닿은 감촉은, 서늘하지도 뜨겁지도 않았다. 그저 오래 쓰인 물건 특유의, 매끄럽게 닳은 감촉이었다. 무게는 가벼웠다. 그러나 그 가벼움 안에, 형사는 지금까지 이 물건이 적어 내려간 모든 세계와 모든 삭제와, 그리고 마지막 한 줄— "Writer의 이야기는, 여기서 끝난다"— 가 전부 담겨 있다는 걸 알았다.
그는 그것을 코트 안주머니에 넣었다. 낡은 메모가 들어 있던 바로 그 자리였다. 오랫동안 그 메모 하나로 여기까지 걸어왔던 그 주머니에, 이제 또 하나의 물건이 함께 들어갔다.
아무도 그를 말리지 않았다. 광장에는 이미 사람이 거의 남아 있지 않았지만, 설령 남아 있었다 해도— 형사가 그것을 주워 드는 순간을, 그 누구도 막을 이유가 없었다. 그는 이 도시에서, 가장 오랫동안 이 남자를 관찰해온 사람이었다. 수사관의 마지막 관찰이 끝난 자리에서, 이제 그 관찰의 기록을 보관하는 것 또한— 그의 몫이었다.
가게로 돌아온 형사는, 잠시 문 앞에 서서 안을 들여다봤다. 비아는 카운터에 엎드려 얕게 잠들어 있었고, 화구 위 냄비에서는 여전히 옅은 김이 피어오르고 있었다. 밤새 아무도 손대지 않은 물이었지만, 식지 않도록 낮은 불이 꾸준히 지켜지고 있었다— 누가 시킨 게 아니라, 이 가게가 원래 그렇게 돌아가는 곳이었다. 그는 그 익숙한 풍경 앞에서 잠시 숨을 골랐다. 그리고 곧장 카운터 안쪽 서랍을 열었다.
그 안에는 낡은 장부 한 권이 놓여 있었다. 외상장부. 이 가게가 문을 연 이래 단 한 번도 새로 바꾸지 않은, 손때 묻은 가죽 표지의 그 장부였다. 형사는 매일 밤 마감을 마친 뒤, 늘 같은 순서로 그것을 정리해왔다— 장부를 꺼내 카운터 위에 올리고, 모서리를 카운터 가장자리에 정확히 맞춰 놓은 뒤, 손끝으로 그 모서리를 한 번 톡 두드리는 것. 누가 시킨 습관이 아니었다. 그저 언젠가부터, 하루를 마무리하는 그 나름의 방식이 되어 있었다.
그는 오늘도 그 순서를 그대로 따랐다. 장부를 꺼내고, 카운터 가장자리에 모서리를 맞추고— 그리고 이번엔, 그 옆에 만년필을 가만히 내려놓았다. 손끝으로 만년필의 위치를 두어 번 고쳐가며, 장부와 정확히 나란한 각도가 되도록 맞췄다. 장부의 모서리를 두드리던 그 손짓 그대로, 그는 만년필의 몸통도 한 번 가볍게 톡 건드렸다.
"……여기 있으면 된다." 그가 낮게 혼잣말을 했다.
이건 도구가 아니었다. 이건 빚이었다. 이 도시에서 무언가를 갚지 않고 떠난 자는 없었다— 벽을 부수고 들어온 손님도 벽을 고쳐 갚았고, 서비스로 받은 그릇도 결국 다른 방식으로 되갚아졌다. 이 만년필도 마찬가지였다. 그것은 누군가 갚으러 돌아올 때까지, 이 자리에서 기다려야 하는 물건이었다.
그는 장부를 펼쳐 마지막 페이지 근처, 비어 있는 자리 하나를 찾아 짧게 적어 넣었다.
**"만년필 한 자루 — 보관 중. 주인이 돌아오면, 돌려줄 것."**
그는 그 문장을 두 번 다시 읽은 뒤, 장부를 덮었다. 그리고 그 옆에 나란히 놓인 만년필을, 다시 한번 카운터 각도에 맞춰 살짝 매만졌다.
그는 그 자리에 서서, 잠시 두 물건— 낡은 장부와 낡은 만년필— 을 나란히 내려다봤다. 하나는 이 도시가 지금까지 쌓아온 빚과 갚음의 기록이었고, 다른 하나는 이제 막 그 기록의 목록에 새로 오른 이름이었다. 그는 문득, 이 도시가 애초에 그런 곳이었다는 걸 다시 확인했다— 아무것도 공짜로 잊히지 않고, 아무것도 영원히 사라지지 않는 곳. 갚을 사람이 돌아올 때까지, 그저 자리를 지키고 기다리는 곳.
그날 낮, 도시는 이상하리만치 조용했다.
폭풍 같던 몇 달의 시간이 한꺼번에 끝난 뒤였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저마다의 자리에서— 마치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세레나는 자신의 집무실 의자에 앉은 채, 오랫동안 펴두었던 연대기의 마지막 페이지 앞에서 펜을 쥔 손을 떨어뜨렸다. 그녀는 그 페이지에 아직 아무것도 적지 못하고 있었다. 손끝의 옅은 빛바램은 여전히 가시지 않았지만, 그녀는 그 손을 억지로 움직이려 하지 않았다. 그저 의자에 몸을 깊이 묻은 채, 오랜만에 아무것도 하지 않는 시간을 스스로에게 허락했다. 안도와 상실이 같은 무게로 그녀의 어깨를 눌렀다— 도시는 지켜냈지만, 그 대가로 잃은 것은 되찾을 수 없었다.
녹사는 증언대 앞 낡은 의자에 앉아, 늦은 오후가 될 때까지 한마디도 하지 않았다. 상담을 청하러 온 사람도 없었고, 그녀 역시 누구를 부르지도 않았다. 그녀는 그저 자신의 상담소 명패— '경고 담당'— 를 오래도록 바라보다가, 문득 손을 들어 자신의 뺨을 만졌다. 지난밤 흘렸던 눈물의 흔적은 이미 말라 있었지만, 그 감촉만은 아직 손끝에 남아 있는 것 같았다. 그녀는 처음으로, 자기 몫의 슬픔을 다 울고 난 사람의 얼굴을 하고 있었다.
이리스는 연습실에 홀로 앉아, 불도 켜지 않은 채 창밖의 낮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밤새 쏟아지던 그 별비의 잔상이 아직 눈앞에 아른거렸다. 그녀는 자신이 다시 켜둔 열 개의 별자리가, 이제 그보다 훨씬 많은 별들 사이에서 더 이상 유일하지 않다는 사실에— 이상하게도 서운함이 아니라 안도를 느꼈다. 실패도 성공도 이제 같은 하늘에 나란히 떠 있었다.
볼도는 자신의 낡은 창고 책상 앞에 앉아, 며칠째 비워둔 종이를 바라보고 있었다. 그는 결국 그날 밤의 일을 시로 옮기지 못했다. 대신 그는 종이 맨 위에 딱 한 줄만 적었다— "오늘은, 아무것도 쓰지 않기로 한다." 그리고 그는 그 문장 아래, 오랫동안 펜을 내려놓은 채 그저 앉아 있었다. 어떤 슬픔은 시가 되기 전에, 먼저 충분히 슬퍼해야 한다는 걸 그는 알고 있었다.
파빌라는 자신의 방 침대에 걸터앉아, 접어두었던 편지를 다시 펼쳐 읽었다. "구해진 건 한 번이지만, 배운 건 매일이었어요." 그녀가 직접 쓴 그 문장을, 그녀는 이제 자신에게 다시 읽어주고 있었다. 그녀는 편지를 다 읽은 뒤 다시 접어 품에 넣고는, 그대로 이불 속에 파고들어 조용히 흐느꼈다. 어묵 꼬치를 아직 배우지 못했다는 그 문장이, 오늘은 유독 크게 마음에 걸렸다.
소므니움은 도시 외곽, 예전 자신의 상점이 있던 그 눈 덮인 벌판에 서서 하늘을 올려다보고 있었다. 갈 곳이 정해지지 않은 채였다. 그러나 그의 손에는, 아까 비아가 건네던 그 말의 온기가 아직 남아 있었다. 그는 그 온기를 이리저리 뒤집어보며, 자신이 지금까지 팔아온 그 어떤 유혹보다 이상한 그 제안을— 조금 더 오래, 곱씹어보기로 했다.
위나 홀은 자신의 작업실 창가에 앉아, 밤새 뜬눈으로 지새운 얼굴로 거리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오랜 불면증 환자였던 그녀는, 오늘만큼은 잠들지 못한 밤이 조금도 억울하지 않았다. 그녀는 언젠가 형사에게 했던 말을 떠올렸다— 돌아오면, 그 손님 얘기 들려줘요. 그녀는 그 약속을 아직 접지 않았다. 다만 그 약속을 들려줄 대상이 이제 형사가 아니라, 언젠가 이 도시로 다시 걸어 들어올 또 다른 누군가일 수도 있다는 걸, 그녀는 어렴풋이 예감하고 있었다.
헤라 몬츠는 평소처럼 시장 좌판을 정리하다가, 문득 손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그녀는 지난밤 벌어진 일의 자세한 내막을 알지 못했다. 그러나 도시 전체를 채웠던 그 별비를 두 눈으로 봤고, 그것만으로 충분했다. 그녀는 좌판 한쪽에 국밥 한 그릇을 더 담아, 지나가는 사람 누구에게든 나눠줄 준비를 해두었다— 이유를 설명할 필요 없는, 이 도시 특유의 나눔이었다.
마고 센느와 반 홀로는 광장에 늘어놓았던 의자들을 말없이 정리하며, 서로 눈빛만 주고받았다. 지난밤 다 같이 있고 싶어서 늘어놓았던 그 의자들이, 오늘은 그저 조용히 접혀 창고로 돌아가고 있었다. 그러나 두 사람 다, 내일이면 또 다른 이유로 그 의자들을 다시 꺼내게 되리라는 걸 알고 있었다. 이 도시는 그런 식으로, 늘 다시 모이는 곳이었다.
수연은 그날 하루, 가게 카운터 한쪽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그녀는 아무것도 하지 않은 채, 그저 창밖의 눈을 오래도록 바라봤다. 누군가 말을 걸면 짧게 대답했고, 그 외에는 조용했다. 화가 나지 않았다면 거짓말이었다. 그러나 그 화는, 지금 당장 터뜨릴 성질의 것이 아니었다— 그녀는 이미 알고 있었다. 자신은 이 화를, 아주 오래, 어쩌면 평생 붙들고 살아갈 것이었다. 그리고 그 화는, 슬픔과는 다른 방식으로 그녀를 살아있게 할 것이었다. 그녀는 손목에 묶어둔 매듭을 손끝으로 만지작거리며, 그 안에 담긴 소원을 다시 한번 속으로 되뇌었다. 아직은, 그 소원을 누구에게도 풀어 보일 때가 아니었다.
그리고 저녁이 왔다.
도시의 다른 불빛들은 하나둘 꺼져갔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하루를 마감하고, 저마다의 침묵 속으로 가라앉았다. 그러나 라면가게의 창문만은, 여전히 노란 등불을 밝히고 있었다.
비아는 카운터 뒤에서 조용히 물을 올렸다. 손님이 있어서가 아니었다. 그저, 매일 해오던 일이었다. 형사는 그 옆에서 토핑을 다듬었다— 파를 썰고, 계란을 삶고, 삼겹살을 준비했다. 아무도 주문하지 않았지만, 그는 늘 그래왔듯 그 준비를 멈추지 않았다.
"……오늘도 손님, 안 올 것 같은데……이다." 비아가 냄비를 들여다보며 중얼거렸다.
"그래도 준비는 해야 합니다." 형사가 답했다. "언젠가는, 올 테니까요."
비아는 그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카운터 한쪽에 나란히 놓인 외상장부와 만년필을 흘끗 바라봤다. 그녀는 그 자리에 다가가, 만년필의 위치를 아주 살짝— 형사가 해둔 각도보다 조금 더 정확하게— 다시 매만졌다.
"……주인 없는 물건도, 자리는 있어야 한다……이다."
형사는 그 말에 옅게 웃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가게 밖으로는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했다. 소리 없이, 천천히. 도시의 모든 불빛이 꺼진 그 밤에도, 이 작은 가게의 등불만은— 늘 그래왔듯이— 꺼지지 않았다.
수연은 카운터 자리에서 그 눈을 바라보다가, 문득 외상장부 옆에 놓인 만년필로 시선을 옮겼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 그쪽으로 걸어갔다. 그리고 손을 뻗어— 만년필을 만지지는 않은 채, 그 옆에 놓인 콜라비빔면 그릇 하나를 대신 가져다 놓았다. 랩도 씌우지 않은, 갓 만든 그릇이었다.
"……식으라고 두는 거야." 그녀가 낮게 중얼거렸다. 누구에게 하는 말인지는, 그녀 자신도 정확히 알지 못했다. "식어도 맛없는 건 똑같거든. 근데— 그래도 만들어둘게."
말을 뱉고 나서야, 그녀는 알아챘다. 방금 그 말이 반말이었다는 걸. 이 가게에 벽을 부수고 들어온 첫날부터 단 한 번도 무너뜨린 적 없던 그 존댓말이, 그가 없는 자리에서— 듣는 사람이 없어진 자리에서— 저도 모르게 흘러내려 있었다. 그녀는 그 사실이 서글프면서도, 이상하게 그 말투를 고쳐 잡고 싶지 않았다. 이건 무례가 아니라, 조금 더 가까운 자리에서 부르는 방식이었다. 그가 여기 있었다면 절대 허락하지 않았을— 아니, 어쩌면 아무 말 없이 받아줬을.
"……들을 사람이 없으니까, 잠깐만 이렇게 부를게요." 그녀가 만년필 쪽을 바라보며 덧붙였다. "돌아오면— 그땐 다시 사장님이라고 할 테니까."
형사는 그 모습을 보며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대신 그는 조용히 냄비 앞으로 돌아가, 다음 손님을 위한 물을 새로 올렸다.
물이 끓는 소리가, 오늘도 낮게 이어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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