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68화. 감시자의 보고
소므니움은 더 이상 상인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상인이라는 이름만 남고 그 안의 거래는 통째로 다른 것으로 바뀌었다. 예전엔 그가 값을 매겼다. 꿈 하나에 무엇을 받을지, 어떤 미래를 보여주고 어떤 대가를 감출지— 그 저울질이 그의 전부였다. 지금은 저울이 없다. 그는 그저 보고, 그 본 것을 실로 엮어 넘긴다. 상인이 배달부가 된 기분이 어떠냐고, 언젠가 그 얼음의 아이에게 자조하듯 물은 적이 있었다. 대답은 이미 그때 알고 있었다. 더럽게 나쁘다. 그런데 이상하게도, 요즘은 그 나쁨 안에 뭔가 다른 게 섞여 있다는 걸, 그는 애써 모른 척하고 있었다.
명령은 단순했다. 라면가게를 감시해라. 세상에서 제일 보고 싶은 곳을 하루 종일 들여다볼 권리를, 형벌이라는 이름으로 받은 셈이었다. 명령과 소망이 정확히 겹치는 노예 노릇— 그 아이러니는 이미 몸에 익어 있었다. 새삼 곱씹지도, 입꼬리를 비뚤게 올리지도 않았다. 그는 그저 오늘 치의 감시를 시작할 뿐이었다.
그는 가끔, 정말 가끔, 자기가 팔던 것들의 옛 무게를 떠올렸다. 어느 왕국의 셋째 왕자에게 팔았던 꿈— 형들을 제치고 왕좌에 앉는 미래, 그러나 그 왕관의 무게로 매일 밤 악몽에 시달릴 것이라는 대가는 보여주지 않았던 거래. 그는 그 거래로 왕자의 웃음과, 훗날 그 웃음이 뒤틀리는 표정까지 전부 값으로 받았다. 그게 그의 방식이었다— 거짓말은 하지 않는다, 다만 보고 싶은 것만 보여준다. 그 원칙 하나로 그는 여덟 번째 신의 자리까지 올랐었다. 지금 그가 하는 일도 원리는 같았다. 다만 이제는 그 저울 반대편에 아무것도 놓이지 않는다는 것, 그것만 달랐다. 값을 받지 않는 유혹은 유혹이라고 부를 수 있을까. 그는 가끔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다가, 답을 찾기 전에 그만두곤 했다.
그의 눈은 더 이상 눈이 아니었다. 정확히는, 그가 보는 방식이 달라졌다. 그는 안개로 본다— 문틈으로, 창틀 사이로, 물이 끓을 때 피어오르는 김 사이로 스며드는 아주 옅은 안개. 그 안개는 닿아도 아무도 차갑다고 느끼지 못한다. 다만 아주 살짝, 이유 모를 무기력함이 스친다. 그게 그가 남긴 자국의 전부였다. 그는 그 무해함이 마음에 들지 않았다. 예전엔 그의 안개가 닿으면 사람들은 반드시 뭔가를 원하게 됐다. 지금은 아무것도 원하게 하지 않는다. 그저— 본다.
보는 것에도 감각이 있었다. 그에게는 모든 장면이 맛으로도 남았다— 오래된 버릇이었다. 달콤하기만 한 장면은 그에게 늘 미심쩍었다. 그런 건 대개 가짜거나, 오래 못 가는 것들이었다. 그가 정말 값을 매길 만하다고 여기는 장면은 늘 여러 맛이 겹쳐 있었다. 짜고, 그 짠맛 밑에 옅게 단맛이 섞이고, 마지막에 씁쓸함이 남는— 그런 것들. 이 가게에서 나는 모든 장면이 대체로 그런 식이었다. 그는 그 복합적인 맛을 싫어하지 않았다. 오히려 그것 때문에, 이 감시라는 형벌을 견딜 만한 것으로 만들고 있었다.
그날 아침, 그의 안개는 가게의 뒷문 틈으로 스며들어 부엌 한 귀퉁이에 자리를 잡았다. 형사가 가장 먼저 몸을 움직이고 있었다. 그는 원정에서 돌아온 지 하루밖에 안 됐는데도, 벌써 손이 옛 리듬을 되찾은 듯했다. 도마 위에 파를 가지런히 눕히고, 일정한 간격으로 칼을 내리는 소리가 규칙적으로 울렸다. 탁, 탁, 탁. 소므니움은 그 소리를 들으며 문득 생각했다— 저 남자는 원정 내내 사람을 찌르지 않고 지키는 법만 익히고 왔는데, 돌아오자마자 다시 뭔가를 써는 손으로 돌아가는군. 파를 다 썬 형사는 계란 몇 개를 꺼내 냄비에 넣고, 시간을 재려는 듯 손목시계를 흘끗 봤다. 그 손목시계는 예전 그의 형사 시절부터 차고 있던 낡은 물건이었다— 소므니움은 그것도 이미 알고 있었다. 알고 싶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게, 이 감시라는 일의 저주였다.
비아는 그 옆에서 커다란 냄비에 물을 올리고 있었다. 그녀는 불 조절 손잡이를 만지작거리며 낮게 흥얼거렸다— 가사가 없는, 오래된 가락이었다. 소므니움은 그 가락을 알았다. 아니, 정확히는 그 가락의 아득한 정서를 알았다. 세상 어딘가에서, 아무 이유 없이 마을 하나를 지나쳐버리는 어떤 존재가 콧노래로 흥얼거리던 것과는 완전히 다른 종류의 무해함이었다. 저건 그냥— 기다리는 사람의 노래였다. 비아가 냄비 뚜껑을 살짝 들어 김을 확인하는 손짓에는, 물이 끓기를 서두르지 않는 여유가 담겨 있었다. 예전에 그는 이 아이에게 나쁜 꿈을 보내지 않았다. 그건 명령이 아니라 그가 몰래 지킨 예외였다. 옛 논적의 아이에게까지 손을 뻗을 만큼, 그는 아직 다 팔아넘기지 않은 게 있었다.
그리고 수연이 있었다. 그녀는 카운터 앞에 서서 그릇 두 개를 나란히 꺼내고 있었다. 하나는 늘 쓰던 붉은 테두리의 그릇, 다른 하나는 그보다 조금 낡은, 손잡이 부분이 닳은 그릇이었다. 그녀는 콜라비를 얇게 채 썰고, 양념장을 만들고, 삶은 면을 건져 올려 두 그릇에 나눠 담았다. 소므니움은 그 손짓 하나하나를 놓치지 않고 눈에 담았다— 아니, 안개에 담았다. 콜라비를 써는 칼의 각도, 양념장을 젓는 방향, 면을 건질 때 손목이 살짝 꺾이는 습관. 그 모든 것이 아주 오래전 이 가게 카운터 안쪽에서 라면을 끓이던 어떤 손의 습관과, 이상하리만치 닮아 있었다. 배운 걸까, 물든 걸까. 소므니움은 그 경계가 궁금했지만 답을 낼 방법이 없었다.
두 그릇이 다 완성되자, 수연은 그중 하나를 자기 앞으로 당겼다. 그리고 나머지 하나는— 카운터 맞은편, 아무도 앉지 않은 자리 쪽으로 살짝 밀어놓았다. 그녀는 그 동작을 하면서 딱히 누군가를 부르지 않았다. 그저 몸이 먼저 그렇게 움직인 것 같았다. 젓가락 한 벌을 그 빈자리 앞에 가지런히 놓고 나서야, 그녀는 잠시 멈칫했다. 그러고는 아주 짧게, 자기가 방금 무슨 짓을 했는지 알아챈 사람의 표정으로 그 그릇을 바라봤다.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젓가락을 다시 거두어 자기 몫으로 옮기고, 두 번째 그릇은 그대로 그 자리에 남겨둔 채 자기 그릇만 들고 자리에 앉았다.
소므니움은 그 장면 앞에서, 오랜만에— 정말 오랜만에, 안개 속에서도 뭔가가 뻐근해지는 감각을 느꼈다. 저건 대접도 아니고 의식도 아니었다. 그냥 몸에 새겨진 습관 하나가, 그 사람이 없는 자리에서도 계속 두 그릇을 만들게 하고 있었다. 그는 그것을 아주 오랫동안 지켜봤다. 수연이 자기 몫을 다 먹고 그릇을 치울 때까지, 그 두 번째 그릇은 손도 대지 않은 채 그대로 남아 있었다.
그날 오후, 파빌라가 카운터에 앉아 낡은 편지지 한 장을 앞에 두고 뭔가를 쓰다 지우기를 반복하는 모습도 그의 안개 자락에 스쳤다. 그녀는 몇 줄을 쓰고는 이내 종이를 구겨 앞치마 주머니에 쑤셔 넣었다. 소므니움은 그 장면을 오래 들여다봤다— 저 안에 뭐가 적혀 있었는지는 끝내 읽지 못했다. 그는 그것을 보고에 넣지 않기로 했다. 이유는 간단했다. 그건 이 가게의 일상이 아니라, 이 아이 혼자만의 몫이었다. 아무리 진실만 전한다는 원칙이 있어도, 모든 진실을 다 넘길 필요는 없었다. 그는 그 선 하나를 지키는 것으로, 자신에게 아직 남은 게 힘이 아니라 최소한의 염치라는 걸 스스로에게 증명하고 싶었는지도 몰랐다.
세레나가 저녁 무렵 가게에 들러 형사와 짧게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도 있었다. 결전을 앞둔 인력 배치, 도시 결계의 최종 점검 일정— 전략적인 이야기들이었다. 소므니움은 그 대화도 통째로 흘려보냈다. 정보로서는 값이 나갈지 몰라도, 그가 지금 엮으려는 실의 결과는 그런 것들과는 성질이 달랐다. 그는 전략을 팔지 않는다. 그가 여전히 팔 줄 아는 건 단 하나, 마음이 걸리는 자리뿐이었다.
그날 밤, 그는 그 하루 동안 본 것들을 실로 엮었다. 이 일은 예전의 거래와 근본적으로 다르면서도, 이상하게 비슷한 데가 있었다. 예전엔 그가 무엇을 보여줄지 골랐다. 지금도 그는 무엇을 보여줄지 고른다— 다만 이번엔 없는 걸 지어내는 게 아니라, 있는 것 중에서 순서를 고른다는 차이뿐이다. 거짓은 하나도 없다. 그러나 순서는, 순전히 그의 몫이었다.
그는 그 순서를 정하며 오래 고민했다. 사실만 늘어놓는다면, 보통은 시간 순서를 따르는 게 자연스럽다— 형사의 파 썰기, 비아의 물 올리기, 그리고 마지막으로 수연의 두 그릇. 그러나 소므니움은 그 마지막 장면을 맨 뒤에 두지 않기로 했다. 그는 안다— 맨 뒤에 놓인 것은 정리된 결말로 읽힌다. 관객은 결말에 대비할 시간을 갖는다. 그러나 맨 앞에 놓인 것은, 아무 방비 없이 정면으로 맞는다. 뒤에 이어질 사실들이 아무리 평범해도, 첫 장면의 여운이 그 모든 걸 물들인다. 유혹이란 원래 그런 것이다— 첫 문장이 마음의 문을 얼마나 열어두느냐가, 나머지 전부를 결정한다.
그는 그렇게 순서를 다시 짰다. 수연의 두 그릇을 맨 앞에. 그다음 비아의 콧노래, 그다음 형사의 손목시계. 거짓은 한 톨도 섞지 않았다. 그저— 가장 아픈 것을 가장 먼저 두었을 뿐이다. 거짓말하지 않고 유혹하기. 그것이 유혹의 신에게 마지막으로 남은 재주였다. 그는 그 사실이 우스웠다. 세상의 모든 힘을 빼앗기고도, 이 순서를 고르는 권리 하나만은 아직 그의 손에 남아 있었다. 아무도 그것까지 빼앗아 가진 못했다— 정확히는, 그런 게 있는 줄도 모르니까 못 빼앗은 것이지만.
실이 완성되자, 그는 그것을 손목에 감긴 사슬을 따라 밀어 보냈다. 그 순간 그의 안개 전체가 아주 잠깐 팽팽해졌다— 명령을 내린 자와 이어진 그 실을 타고, 보고가 흘러가는 감각. 그는 그 감각이 늘 낯설었다. 자기 안의 무언가가 남의 손으로 넘어가는 그 짧은 순간마다, 오래전 자신이 팔던 꿈 하나하나가 손님의 손으로 건너가던 그 감각이 겹쳐 떠올랐다. 다른 게 있다면, 그때는 그가 값을 받았고 지금은— 아무것도 받지 않는다는 것.
Writer의 반응은, 소므니움이 실을 따라 느낀 진동으로 전해졌다. 처음엔 아주 익숙한 손짓이었다. 그는 늘 들어오는 보고들을 분류하는 방식을 갖고 있었다. 위협이면 위협의 서가에, 무의미하면 소음의 서가에. 손끝으로 스치듯 만지면, 그 보고는 알아서 어울리는 자리를 찾아 안착했다. 지금까지 소므니움이 올린 대부분의 보고는 그렇게 위협이나 일상의 서가로 조용히 사라졌다.
그러나 이번엔 달랐다. 소므니움은 그 진동을 통해 정확히 느꼈다— 그 실이 손끝에 닿는 순간, 서가로 미끄러져 들어가야 할 그것이 미끄러지지 않았다. 손안에서 그대로 멈췄다. 다시 밀어 넣으려는 시도가 실을 타고 전해졌다— 짧고 단단한, 그러나 헛도는 손짓. 소음이라는 서가의 문이 그 실 앞에서 닫히지 않았다. 마치 자물쇠에 맞지 않는 열쇠를 억지로 돌리는 소리처럼, 그 시도는 몇 번이고 반복되다가 결국 멈췄다.
소므니움은 그 멈춤을 아주 오래 음미했다. 분류되지 않는다. 저 사람이, 이 세상 모든 걸 서가에 정리해온 그 손이— 콜라비 채 써는 각도 하나, 남겨진 그릇 하나 앞에서 멈췄다. 그는 그 순간 자신이 지금까지 팔아온 그 어떤 꿈보다 강력한 것을 방금 배달했다는 걸 깨달았다. 게다가 그는 그것을 강요하지도, 과장하지도, 한 톨의 거짓도 섞지 않고 해냈다. 순서 하나로.
실 저편에서 손짓이 다시 시도됐다. 이번엔 아예 다른 서가로 밀어 넣으려는 시도였다— 위협도 소음도 아니라면, 남은 건 무의미의 서가뿐이었다. 그러나 그 문도 열리지 않았다. 무의미하다고 부르기엔, 그 손끝에 걸린 무게가 너무 뚜렷했다. 소므니움은 그 실패를 실을 타고 고스란히 전해 받으며, 오래전 자신이 저 사람에게 붙잡히던 순간을 떠올렸다. 그때 저 손은 망설임이 없었다. 이야기 하나를 붙잡아 묶는 데, 단 한 번의 헛손질도 없었다. 그런데 지금, 겨우 그릇 하나 앞에서 몇 번이고 같은 자리를 더듬고 있었다.
세 번째 시도가 실을 타고 전해졌을 땐, 그 손짓에 조급함이 섞여 있었다. 소므니움은 그 조급함의 결을 정확히 읽어낼 수 있었다— 오랫동안 유혹을 팔아온 자만이 아는 감각이었다. 사람이 무언가를 필사적으로 아니라고 부정하려 할 때, 그 부정의 속도 자체가 이미 긍정의 증거였다. 그는 그 사실을 그 누구보다 잘 알았다. 자신이 파는 모든 거짓 미래도, 결국 사는 이가 이미 마음속으로 원하고 있던 것의 반영일 뿐이었으니까.
그리고 마침내, 손짓이 멈췄다. 서가로 밀어 넣으려는 시도 자체가 사라졌다. 실은 그저 손안에 들린 채, 아무 데도 가지 않고 그대로 머물러 있었다. 소므니움은 그 정지된 무게를 느끼며, 처음으로 이 노예 노릇에서 순수한 승리감을 느꼈다. 그는 졌다고 말할 수 없는 방식으로, 이겼다.
그는 안개 속에서 조용히, 아무도 듣지 못할 웃음을 흘렸다. 씁쓸함과 통쾌함이 정확히 반반씩 섞인 웃음이었다. 예전의 그였다면, 이 순간을 훨씬 더 화려하게 자축했을 것이다. 이제 그에게 남은 건 이 정도 웃음뿐이었지만, 그것으로도 충분했다.
그날 밤 그의 안개는 다시 옛 라면가게의 처마 밑으로 돌아와 몸을 뉘었다. 그는 자신이 왜 이 일을 이렇게까지 정성 들여 하는지, 스스로도 완전히는 설명할 수 없었다. 명령이니까, 라고 하기엔 너무 공을 들였다. 그저— 이게 지금 그가 가진 유일한 붓이었기 때문일지도 몰랐다. 다른 모든 도구를 빼앗긴 신에게, 순서를 고르는 손끝 하나만이 마지막으로 남아 있었다.
'분류가 안 되는 것의 이름을, 인간은 그리움이라고 부른다.' 그는 안개 속에서 조용히 되뇌었다. '안됐지만— 그건 내 전문 분야다. 그리고 그리움은, 내가 아는 한 제일 안 지워지는 상품이다.'
그는 그 문장을 끝으로, 라면가게의 등불이 마지막으로 꺼지는 걸 지켜봤다. 안개는 처마 밑에 낮게 깔린 채, 다음 아침이 오기를— 그리고 다음 보고에 무엇을 담을지를, 조용히 기다리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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