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63화. 황룡전 (상) — 문답

가까이 다가갈수록, 거수의 크기는 세 사람의 예상을 넘어섰다. 청룡이 하늘을 가득 채우는 크기였다면, 이 거수는 그 자체로 대지의 일부처럼 느껴졌다. 발굽 하나가 작은 언덕만 했고, 등에 얹힌 탑까지 합치면 그 높이를 가늠하기가 어려울 지경이었다. 그러나 그 압도적인 크기에도 불구하고, 다가가는 세 사람의 발걸음을 짓누르는 것은 크기가 아니라 정적이었다. 청룡의 숨결에서는 살아 있는 것의 온기가 느껴졌었다. 이 거수에게서는, 살아 있다는 감각조차 다른 무언가로 대체되어 있었다.

수연은 그 앞에 서서, 검자루에 손을 얹었다. 그러나 그 손에는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이유는 알 수 없었지만, 이 존재 앞에서 검을 뽑는 행위 자체가 어울리지 않는다는 느낌이 강하게 들었다.

거수의 눈이 서서히 열렸다.

그 눈동자는 짐승의 것이 아니었다. 깊이를 가늠할 수 없는, 마치 아주 오래된 우물 속을 들여다보는 듯한 눈이었다. 그 눈이 세 사람을 하나하나 훑었다— 서두르지 않고, 정확히, 마치 이미 답을 알고 있는 문제를 다시 한번 확인하듯이.

"…왔구나."

그 목소리가 대지 전체를 통해 울렸다. 소리가 아니라, 마치 땅 자체가 진동하는 것 같았다. 낮고, 느리고, 한 음절 한 음절에 지나칠 정도로 무게가 실려 있었다.

"나보다 먼저 흔들린 형제자매들의 소식은, 이미 이 발밑을 통해 전해졌다." 거수가 말을 이었다. "너희가 그들의 실을 끊었다는 것도, 그들이 각자의 방식으로 너희 편에 섰다는 것도, 나는 안다."

"그럼 얘기가 빠르겠네요." 수연이 애써 담담하게 답했다. "당신도 그 실, 끊어드리러 왔어요."

거수는 그 말에 즉답하지 않았다. 대신 아주 느리게, 고개를 조금 숙였다— 그것이 이 거대한 존재에게는 웃음에 가까운 몸짓이라는 걸, 세 사람은 한참 뒤에야 알아챘다.

"너는 이미, 나를 형제들과 같은 부류로 여기는구나." 거수가 말했다. "그러나 나는 다르다. 그들의 실은 도둑맞은 것이었다. 나의 것은— 내가 스스로 짜온 것이다."


형사가 조심스럽게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실례지만, 여쭤도 되겠습니까." 그가 물었다. "당신께서 지금까지 지켜온 균형이란, 정확히 무엇입니까."

거수의 눈이 형사를 향했다. 오랫동안 그 눈은 그를 가만히 들여다봤다. 형사는 그 시선 아래에서, 자신이 오랫동안 취조실 반대편에 앉아 겪었던 감각을 떠올렸다— 상대가 자신의 모든 것을 이미 읽고 있다는 느낌. 그러나 이번에는 그가 반대편에 앉아 있었다.

"질문이 정확하구나." 거수가 답했다. "좋다. 대답하지."

거수는 그렇게 말하며, 아주 천천히 앞다리를 접어 대지에 몸을 낮췄다. 그 거대한 몸이 움직이는 동안에도, 등 위의 탑은 단 한 치도 기울지 않았다.

"이 세계에는, 아홉 개의 영역이 있었다." 거수가 말을 이었다. "각 영역은 저마다의 극단을 지녔다— 생사의 순환, 지혜의 인내, 생명의 성장, 결단의 질서, 문명의 열정, 가능성의 빛, 기억의 보존. 그리고 나는 그 여덟 극단 사이에서, 어느 쪽으로도 치우치지 않게 저울을 잡는 자였다."

"그런데 어느 날," 거수가 계속했다. "한 존재가 찾아와, 이 저울에 새로운 추를 얹었다. 고통을 지우는 추였다. 나는 그 추를 오래 관찰했다. 그리고 결론을 내렸다— 그 추는 옳다고."

"…왜요." 수연이 물었다.

거수의 눈이 그녀를 향했다.

"고통의 총량이 0이 되었다." 거수가 답했다. "이보다 완전한 균형이 있는가."

그 말에는 확신이 담겨 있었다. 흔들림 없는, 이미 오래전에 검토를 마친 자의 확신이었다. 거수는 그 말을 하며 조금도 표정을 바꾸지 않았다— 그것은 고통스러운 결론이 아니라, 그저 계산의 결과였다.


형사는 그 대답을 오래 곱씹었다. 그는 예전 형사 시절, 완벽해 보이는 알리바이 앞에서 늘 같은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졌었다— 이 완벽함은 진짜인가, 아니면 무언가가 빠져서 완벽해 보이는 것뿐인가. 그가 맡았던 사건 중 가장 오래 풀리지 않았던 것도, 결국 답은 그 알리바이에 있던 게 아니라 그 알리바이가 가리지 못한 빈자리에 있었다. 그는 그 오랜 감각을 다시 끌어왔다.

"그 총량이라는 계산에," 그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혹시 빠진 항목은 없습니까."

"없다." 거수가 답했다. "나는 모든 저울질을 정확히 수행한다. 그것이 나의 본질이다."

"그렇다면 다르게 여쭙겠습니다." 형사가 말을 이었다. "총량이 0이 된 저울과, 애초에 아무것도 올라가지 않은 저울— 그 둘을 구분할 방법이 있습니까."

거수는 그 질문에 처음으로 아주 잠깐 침묵했다. 짧은 침묵이었지만, 그것이 이 거대한 존재에게는 드문 일이라는 걸 세 사람 모두 느낄 수 있었다.

"…구분할 필요가 있는가." 거수가 되물었다. "결과가 같다면, 과정은 중요하지 않다."

"중요합니다." 형사가 단호하게 답했다. "총량이 0인 저울은 균형이 아니라 정지입니다. 균형은 흔들리면서 유지되는 겁니다— 안 흔들리는 저울은 고장 난 저울이고요."

그 말이 끝나자, 대지 전체가 아주 잠깐 진동했다. 거수의 반응이었다. 그러나 그것은 분노도 동요도 아니었다— 그저, 처음 들어보는 명제를 정확히 저울에 올려보는 소리에 가까웠다.

"…고장 난 저울이라." 거수가 그 말을 되뇌었다. "그 표현은 낯설다. 그러나 낯섦이 틀림을 의미하지는 않는다. 계속하라."


"그럼 하나 여쭙겠다." 거수가 말했다. 이번엔 그가 먼저 질문을 던졌다. "너희 중 누구든, 고통이 지워져 명백히 나빠진 사례를 하나 대라. 추상적인 원칙이 아니라, 구체적인 하나를."

형사는 잠시 생각하다 답했다.

"콜라비빔면입니다."

거수의 눈에 옅은 의문이 스쳤다. 낯선 단어를 처음 접한 자의 반응이었다.

"맛없는 걸 알면서도 직접 골라 먹는 선택이었습니다." 형사가 설명을 이었다. "그 선택이 지워지려 하자, 저희 도시 사람들은 오히려 그 선택을 광장에서 다시 되찾아왔습니다. 실패를 각오하고 시도하는 자유— 그게 사라지려던 순간이었죠. 그 자유가 없었다면, 그 도시 사람들은 자신이 뭘 잃고 있는지조차 몰랐을 겁니다."

"그것은 하나의 개별 선택일 뿐이다." 거수가 답했다. "총량의 관점에서는, 그 실패의 고통 하나가 사라져도 다른 균형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

"그럼 이건 어떻습니까." 수연이 이번엔 자신이 나섰다. 그녀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제 세계는— 통째로 부서졌어요. 원인도 없이, 경고도 없이. 그냥 무너진 세계라는 결과만 남았죠. 그 뒤에 뭐가 있었는지, 지금도 아무도 몰라요. 그건 총량이 0이 된 것도 아니고, 저울이 도둑맞은 것도 아니에요. 그냥— 저울 자체가 없어진 거예요. 당신이 지금 말하는 그 완전한 균형이라는 게, 결국 그거랑 다른 거예요?"

거수의 눈이 그녀에게 오래 머물렀다. 그 시선에는 다른 신들에게서 느껴본 적 없는 종류의 무게가 있었다— 판단이 아니라, 정말로 헤아려보려는 무게.

"…너는 그 힘을 두려워하는구나." 거수가 마침내 말했다. "결과만 남고 뒷이야기가 존재할 수 없는 파괴를. 나는 그 두려움을 이해한다. 그러나 그것과 지금 내가 말하는 균형은 다르다. 나는 뒷이야기 자체를 없애는 게 아니다. 나는— 뒷이야기 중 가장 아픈 부분만을 골라 덜어내는 것이다."

"그 아픈 부분에," 수연이 곧바로 되받았다. "다른 것들이 딸려 나온다면요? 방금 레테가 보여준 것처럼."

"그건 아직," 거수가 답했다. "증명되지 않은 가정이다."

"그럼 지금 증명하죠." 레테가 말했다.


레테가 그때, 한 걸음 앞으로 나섰다.

그녀는 오랫동안 지하에서, 사람들이 지우고 싶어 하는 것들을 대신 받아 담아온 존재였다. 그 일을 하며 그녀가 배운 것은, 말로 하는 증언보다 실물로 보여주는 증언이 훨씬 강하다는 것이었다. 사람은 말은 의심해도, 손에 잡히는 것은 쉽게 부정하지 못했다.

그녀는 이 순간을 위해, 지난밤 야영지에서부터 자신이 품어온 병들을 하나씩 다시 살펴봐 두었었다. 어느 기억이 가장 명확한 증거가 될지, 어느 것이 가장 많은 다른 실과 얽혀 있었는지— 그녀는 그것을 오랫동안 지하 보관층에서 분류해온 방식 그대로 손끝으로 골라냈다. 지워진 것들을 받아 담는 일은 늘 혼자, 아무도 모르게 해온 일이었다. 그 일이 지금 처음으로, 누군가를 구하기 위해 밝은 곳으로 꺼내지고 있었다.

"제가 증거를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녀가 말했다.

그녀는 자신의 가슴 앞에 두 손을 모았다. 그리고 그 손을, 마치 몸 안쪽 깊은 곳에서 무언가를 끄집어내듯 천천히 앞으로 당겼다. 그녀의 손끝을 따라, 옅게 빛나는 실 같은 것이 뽑혀 나왔다— 오래도록 그녀의 몸 안에 눌러 담아온, 지워진 것들의 잔향이었다.

그 실을 뽑아내는 동안, 레테의 이마에 식은땀이 맺혔다. 오랫동안 몸 안에 눌러 담아온 것을 다시 꺼내는 일은, 마치 오래전에 아문 상처를 다시 벌리는 것과 비슷한 감각이었다— 아프지는 않았지만, 서늘했다. 그녀의 손끝에서 뽑혀 나오는 실은 차가웠고, 그 실이 허공에 닿을 때마다 아주 작게, 종이 넘기는 소리 같은 것이 났다.

그 실이 허공에서 서서히 펼쳐지며, 형체를 갖추기 시작했다.

한 노인과 젊은이가 다리 위에서 마주 서서, 수십 년 만에 서로를 알아보는 장면이 나타났다. 원래는 그 다리에서 스쳐 지나갔어야 할 두 사람이었다. 그러나 지워진 갈래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를 알아보고 껴안았다. 그 곁에서, 서로에게 등을 돌렸던 형제가 오랜 침묵 끝에 처음으로 사과를 건네는 장면이 겹쳐졌다. 또 그 곁에서, 실패를 거듭하던 한 청년이 마지막 시도 끝에 마침내 성공을 거두고 눈물을 흘리는 장면이 나타났다. 그리고 그 마지막에, 어느 부엌에서 한 아이가 처음으로 낯선 어른에게 마음을 열고 그릇을 함께 나누는 장면이 조용히 겹쳐졌다— 누구의 기억인지, 세 사람 모두 굳이 입 밖에 내지 않았다.

그 장면들은 짧았다. 몇 초씩, 명멸하듯 나타났다 사라졌다. 그러나 그 안에 담긴 무게는 결코 가볍지 않았다.

"이것들이," 레테가 그 장면들을 가리키며 말했다. "저울에서 빠졌습니다."

거수의 눈이 그 장면들을 하나하나 좇았다.

"총량이 0인 게 아니라," 레테가 말을 이었다. "저울추가 도난당한 겁니다. 고통을 지우는 대신, 그 고통과 함께 있었던 화해도, 성장도, 재회도 통째로 사라진 겁니다. 당신의 저울은 텅 빈 게 아니라— 도둑맞은 겁니다."


거수는 오랫동안 침묵했다.

그것은 이 세계가 생겨난 이래 처음 있는 침묵이었다. 세 사람 모두, 대지가 그 침묵의 무게를 견디고 있다는 걸 느꼈다. 바람 한 점 없는 하늘 아래, 그 침묵만이 유일하게 살아 움직이는 것 같았다.

수연은 그 침묵을 지켜보며, 문득 다른 생각을 했다. 지금까지 상대한 신들은 저마다 분노하거나, 저항하거나, 슬퍼했다. 그러나 이 존재는 그 어느 쪽도 아니었다. 그는 그저, 정확하게 다시 계산하고 있었다. 그 침묵 안에는 고통도 동요도 없었다. 다만 무겁고, 느리고, 완전히 진지한 검토가 있을 뿐이었다.

이윽고, 거수가 다시 눈을 떴다.

"…논리는 들었다." 그가 말했다. "그러나 나는 판단을 바꾸지 않는다."

수연의 얼굴이 살짝 굳었다.

"판단을 바꾸려면—" 거수가 말을 이었다. 그 목소리에는 여전히 고통도, 분노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저 오래된 원칙 하나를 담담히 선언하는 어조였다.

"나를 흔들어 보여라."

그 말과 함께, 거수가 천천히 몸을 일으켰다. 그 거대한 몸이 일어서는 것만으로도, 대지 전체가 낮게 울렸다. 등 위의 탑은 여전히 미동도 없었다.

"논리는 저울을 재검토하게 할 수는 있다." 거수가 말했다. "그러나 저울을 실제로 움직이는 것은, 오직 힘뿐이다. 나는 논박당한 것이 아니라— 아직 흔들려보지 않았을 뿐이다."

형사와 레테는 서로를 바라봤다. 두 사람 모두, 이 순간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이해하고 있었다.

수연이 검을 뽑았다.

얼음의 냉기가 검신을 타고 흘렀다. 그녀는 그 냉기를 느끼며, 조용히 숨을 골랐다.

"…해보라는 거지." 그녀가 낮게 중얼거렸다.

거수의 눈이 그녀를 향했다. 그 눈에는 여전히 어떤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다만 하나의 명제를 확인하려는, 오래되고 흔들림 없는 의지만이 담겨 있었다.

"덤벼라, 신살의 아이여." 거수가 말했다. "네가 무엇을 걸고 여기까지 왔는지, 나는 아직 저울에 올려보지 못했다."

수연은 그 말을 들으며, 자신의 손에 쥔 검을 내려다봤다. 지금까지의 싸움과는 다를 것이라는 예감이 들었다. 청룡과는 힘으로 부딪혔고, 백호와는 또 다른 방식으로 겨뤘었다. 그러나 이 상대는— 그녀가 무엇을 던지든, 정확히 같은 무게로 되돌려줄 것이었다. 그것은 이길 수 없는 싸움처럼 느껴졌다. 그러나 동시에, 그녀는 이상하게도 두렵지 않았다. 되돌아오는 것이 자신의 힘이라면, 적어도 그 힘의 정체는 이미 알고 있었으니까.

형사와 레테는 조용히 뒤로 물러섰다. 이 순간부터는, 논리도 증언도 더는 끼어들 자리가 아니었다. 거수가 요구한 것은 말이 아니라 흔들림이었고, 그 흔들림을 만들어낼 수 있는 것은 지금 이 자리에서 오직 한 사람뿐이었다.

수연은 검을 고쳐 쥐고, 천천히 앞으로 걸음을 옮겼다. 완벽하게 평평한 대지 위, 완벽하게 고요한 하늘 아래— 그녀의 발걸음만이, 이 세계에서 유일하게 새로운 흔들림을 만들어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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