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20화. 좋은 소식들

다리 너머에서 오는 소식은, 요즘 전부 좋은 소식이었다.

형사가 그 사실을 처음 눈치챈 건, 아침 신문 대신 도시를 도는 소문들을 정리하던 습관 때문이었다. 그는 여전히 매일 아침, 손님들이 흘리고 가는 이야기를 조각조각 주워 모았다. 오래된 버릇이었다 — 현장을 파악하기 전엔 뭘 해야 할지 모르는 사람의 버릇.

"저쪽 왕국, 전쟁 끝났대."

첫 손님이 국물을 뜨며 무심하게 던진 말이었다.

"진짜? 몇 년 끌던 건데."

"몰라. 그냥 어느 날 갑자기 화해했다던데."

형사는 국자를 든 채 그 대화를 흘려듣지 않았다. 그는 그런 사람이었다 — 무심코 던져진 정보를 무심코 흘리지 못하는 사람.

다음 손님은 다른 이야기를 가져왔다.

"들었어? 저 아래 마을, 원래 애들 학대하던 집이 있었잖아. 그 집 부부가 갑자기 완전히 딴 사람 됐다더라."

"딴 사람?"

"응. 애들한테 그렇게 잘한대. 뭐가 씌었나."

세 번째 손님은 이렇게 말했다.

"그, 절벽 있잖아요. 매년 겨울마다 애들이 미끄러져서 사고 나던 곳. 올해는 한 명도 안 떨어졌대요. 신기하죠?"

형사는 그 말들을 하나씩 머릿속 서랍에 넣었다.

전쟁이 멎었다. 학대가 사라졌다. 사고가 없어졌다.

전부 좋은 소식이었다.

그런데도 형사의 손끝은, 국자를 쥔 채로 미세하게 멈춰 있었다.


그날 저녁, 가게는 오랜만에 붐볐다.

손님들은 다들 밝은 얼굴이었다. 라디오에서 흘러나오는 뮤나 페브의 목소리도 평소보다 한 톤 높았다.

"오늘도 좋은 소식이 많네요, 여러분. 다리 너머 어느 마을에서는 십 년 만에 마을 잔치가 열렸다고 합니다. 이유는 — 아무도 안 아프대요. 전부 다요."

파빌라가 카운터에 턱을 괴고 그 방송을 들었다.

"좋은 거 아니에요?"

옆에서 그릇을 정리하던 형사가 잠시 손을 멈췄다.

"…좋은 겁니다. 아마도."

그의 목소리에 담긴 미묘한 유보를 파빌라는 알아채지 못했다. 아직은.

형사는 그날 밤, 마감을 끝낸 뒤 낡은 수첩을 꺼냈다. 형사 시절부터 써온, 이제는 손때가 새까맣게 앉은 물건이었다. 그는 그 수첩의 새 페이지를 펼치고, 오늘 들은 소식들을 하나씩 적어 내려갔다.

- 왕국 전쟁 종결 (이유 불명)
- 아동 학대 사례 소멸 (경위 불명)
- 절벽 낙상 사고 0건 (원인 불명)
- 마을 전체 무병 (설명 불가)

적고 나서, 그는 그 목록을 오래 들여다봤다.

전부 나쁜 일이 사라진 목록이었다. 전부 좋은 소식이었다. 그런데 그 밑에 깔린 공통점이 하나 있었다.

이유가 없었다.

형사는 전직 형사였다. 원인 없는 결과를 믿지 않는 게 그의 직업병이었다. 사건에는 반드시 계기가 있다. 전쟁이 끝나려면 협상이 있어야 하고, 학대가 멈추려면 개입이 있어야 하고, 사고가 안 나려면 안전장치가 생겨야 한다.

그런데 이 목록에는 그 어떤 계기도 없었다.

그는 펜을 다시 들어, 목록 밑에 한 줄을 더 적었다.

"사건이 없는 게 아니라, 사건이 '불가능'해진 것 같다."

그 문장을 적고 나서야, 형사는 자기가 왜 이 좋은 소식들 앞에서 불안했는지를 정확히 언어화할 수 있었다.

나쁜 일이 안 생기는 것과, 나쁜 일이 생길 수 없게 되는 것은 다르다.

전자는 세상이 좋아진 거다.

후자는 — 누군가 세상에서 뭔가를 뜯어낸 거다.

그는 오래전 자신이 다뤘던 사건 하나를 떠올렸다. 어느 동네에서, 몇 년째 신고가 완전히 끊긴 적이 있었다. 상급자들은 그걸 "치안이 좋아진 증거"라고 자축했다. 그러나 그는 직접 그 동네를 걸어보고서야 알았다 — 신고가 없었던 게 아니라, 신고할 수 있는 사람이 남지 않았던 것이었다. 침묵이 평화의 증거일 때도 있지만, 침묵이 그저 침묵일 때도 있다. 그리고 그 둘을 구분하는 방법은 하나뿐이었다. 직접 걸어서 확인하는 것.

그는 수첩을 덮고, 코트를 걸쳤다. 오늘 밤은 가게 밖을 좀 걸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거리는 조용했다. 평소보다도 더. 그런데 그 조용함 속에서, 그는 이상한 것을 하나 발견했다 — 골목 어귀에 모여 있던 손님 셋이, 아까 가게에서 들었던 것과 토씨 하나 안 틀리고 똑같은 대화를 반복하고 있었다.

"저쪽 왕국, 전쟁 끝났대."

"진짜? 몇 년 끌던 건데."

"몰라. 그냥 어느 날 갑자기 화해했다던데."

형사는 걸음을 멈췄다.

같은 화제, 같은 순서, 같은 감탄사. 마치 누군가 같은 대사를 여러 장소에 복사해 붙여넣은 것처럼. 그는 그 자리에 서서 몇 분을 더 들었다 — 그리고 확인했다. 대화의 내용만 같은 게 아니었다. 대화의 리듬, 웃는 타이밍, 심지어 침묵하는 간격까지 똑같았다.

사람들은 여전히 웃고 있었다. 그러나 그 웃음은, 각자 다른 이유로 웃는 여러 사람의 웃음이 아니라 — 하나의 웃음이 여러 사람의 입을 빌려 나오는 것처럼 들렸다.

그는 그 자리에서 수첩에 새 항목을 적었다.

- 대화의 다양성 감소 (같은 화제, 같은 리듬 반복)

그리고 그 밑에, 조금 더 작은 글씨로 이렇게 덧붙였다.

"나쁜 일이 사라진 게 아니라, 새로운 일 자체가 안 생기는 것 같다."


비아는 그 밤, 카운터 위에서 컵라면 뚜껑을 왕관처럼 쓴 채 졸고 있다가, 문득 눈을 떴다.

"…형사, 안 자냐……이다."

"금방 잘 겁니다."

비아는 그의 손에 들린 수첩을 봤다. 그녀는 인간성을 품은 지 이제 겨우 몇 달째였지만, 사람의 표정을 읽는 감각만은 이상하게 빨리 늘고 있었다.

"불안하냐……이다?"

형사는 잠시 대답하지 않았다.

"…예. 조금."

"왜……이다."

"제가 아는 세상은, 나쁜 일이 있어야 좋은 일의 무게를 알 수 있는 곳이었습니다. 그런데 요즘은 나쁜 일 자체가 없어지고 있어요. 그건 좋은 게 아니라—"

그는 잠시 말을 골랐다.

"저울이 고장 난 겁니다."

비아는 그 말을 한참 곱씹었다. 그리고 아주 작은 목소리로 말했다.

"…사장님, 이런 거 좋아했다……이다."

형사가 고개를 들었다.

"뭘요."

"관찰. 이상한 거 눈치채는 거. 사장님도 그랬다……이다. 손님 표정 보고, 국물 온도 재고, 아무도 안 물어본 거 혼자 알아채고."

형사는 그 말에 옅게 웃었다.

"그분한테 배운 겁니다."

"안다……이다."

비아는 다시 뚜껑을 고쳐 쓰고 눈을 감았다.

"그러니까 계속 이상해해라……이다. 사장님 몫까지."


같은 시각, 가게에서 몇 블록 떨어진 골목.

수연은 자기 방 창가에 앉아, 토끼 후드를 무릎 위에 올려두고 있었다.

그녀는 요즘 매일 밤 이 짓을 했다. 후드를 손끝으로 쓸어보고, 그 온도를 확인하는 것.

비아가 알려준 대로였다 — 이 후드는 비아의 잔여물이고, 문이었던 시절의 마지막 조각이고, 그 사람이 못 가져간 것이었다. 그리고 그 온기는 — 그가 있는 방향으로, 아주 희미하게 더 따뜻해졌다.

수연은 그 사실을 알게 된 뒤로, 매일 밤 방향을 확인하는 버릇이 생겼다. 오늘은 어느 쪽이 조금 더 따뜻한지. 어제와 같은지, 다른지.

오늘 밤, 후드는 딱히 어느 방향으로도 유난히 따뜻하지 않았다. 고르게, 아주 약하게 온기가 배어 있을 뿐이었다.

수연은 그게 무슨 뜻인지 알았다. 그는 지금 한곳에 머물러 있지 않다는 뜻이었다. 여러 세계를 돌며, 이 세계 저 세계에 문을 열고 닫고 있다는 뜻이었다.

그녀는 후드를 품에 끌어안았다.

"…오늘은 또 어디서, 누구 걸 지웠어."

그 말은 질문이 아니었다. 확인이었다. 그녀는 이미 답을 알고 있었으니까.

수연은 요즘 잠들기 전마다 같은 장면을 반복해서 떠올렸다.

그가 마지막으로 자신을 보던 눈. 늘 그녀를 향할 때만 미세하게 흔들리던 그 눈이, 그날은 흔들리지 않았다. "서기관은 널 사랑했었군." 그 말을 과거형으로, 완전히 남의 일처럼 말하던 목소리.

그녀는 그 장면을 떠올릴 때마다 두 가지 감정이 동시에 치밀어 오르는 걸 느꼈다. 하나는 그리움 — 그 눈이 흔들리던 시절의, 다정했던 얼굴에 대한 그리움. 다른 하나는 분노 — 그 다정함을 "자격미달"이라고 판정해버린, 지금의 그 얼굴에 대한 분노.

처음엔 그 둘을 분리해서 느꼈다. 그리운 날엔 그리워하고, 화나는 날엔 화를 냈다.

그런데 요즘은 그 둘이 완전히 뒤섞여서, 어느 게 어느 감정인지조차 구분이 안 됐다. 그를 생각하면 눈물이 나야 할지 검을 뽑아야 할지, 그녀 자신도 몰랐다.

그녀는 그 감정을 정확히 명명하지 않기로 했다. 이름을 붙이는 순간,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할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그녀는 아직, 둘 다 버리고 싶지 않았다.

대신 매일 밤 검을 한 번 더 손질하고, 매일 아침 가게에 가서 국물을 한 그릇 더 마셨다.

그것이 그녀 나름의 대비였다. 감정을 정리하는 대신, 몸을 준비시키는 것.


다음 날 아침, 형사가 물을 올리고 있을 때 수연이 가게 문을 열고 들어왔다.

"좋은 아침이에요."

"좋은 아침입니다."

형사가 답하며 그녀의 얼굴을 살폈다. 그는 원래도 손님 얼굴을 먼저 보는 사람이었지만, 요즘은 특히 수연의 얼굴을 유심히 봤다. 그녀의 표정에서 뭔가 달라진 게 없는지 확인하는 게 습관이 됐다.

"뭐 좀 이상한 거 있었어요?"

수연이 카운터에 앉으며 물었다. 그녀도 요즘 매일 아침 같은 질문을 했다.

형사는 어젯밤 정리한 수첩을 내밀었다.

수연이 그 목록을 읽었다. 전쟁 종결, 학대 소멸, 낙상 사고 0건, 마을 무병.

그녀의 표정이 서서히 굳었다.

"…이거 다, 좋은 소식이잖아요."

"예."

"근데 왜 그렇게 심각한 얼굴로 적어놨어요?"

형사가 국자를 내려놓고 그녀를 정면으로 봤다.

"당신도 방금 그 표정을 지었으니까요."

수연은 그 지적에 아무 말도 못 했다. 자기 얼굴이 어떻게 굳었는지, 그녀 자신도 몰랐지만 형사는 정확히 봤다.

"…뭔가 시작된 거네."

그녀가 목소리를 낮췄다.

"아직은 모릅니다."

형사가 신중하게 답했다.

"하지만 대비는 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쁜 소식이 사라지는 세상보다, 나쁜 소식이 있는 세상이 저는 더 익숙하거든요."

수연은 그 말에 옅게 웃었다. 오랜만의 웃음이었다.

"형사님답네요."

그때, 가게 문이 딸랑 소리를 내며 열렸다. 이리스였다. 드론 열 대를 등 뒤에 매단 채 — 늘 그렇듯 아홉 대만 불을 밝히고, 열 번째 하나는 꺼진 채였다 — 그녀는 평소와 달리 조금 지친 얼굴을 하고 있었다.

"뭐 힘든 일 있었어?"

수연이 물었다.

이리스는 카운터에 털썩 앉으며 한숨을 쉬었다.

"새 공연 짜는데, 이상하게 아이디어가 하나도 안 떠올라요. 위험한 연출을 넣고 싶은데, 생각 자체가 안 나요. 마치—"

그녀는 적당한 말을 찾지 못해 잠시 멈췄다.

"—머릿속에 그 서랍이 아예 없어진 것 같아요."

형사가 그 말을 듣고 조용히 수첩을 다시 꺼냈다. 새 항목이 하나 더 늘었다.

이리스는 그 심각한 분위기를 눈치채지 못한 채 계속 투덜거렸다.

"요즘 다들 왜 이렇게 심각해요? 세상 좋아졌다면서요. 전쟁도 끝나고, 애들도 안 다치고. 좋은 일이잖아요."

아무도 대답하지 않았다.

이리스는 그 침묵을 이상하게 여기다가, 결국 어깨를 으쓱하고 드론 하나를 손끝으로 톡 건드렸다. 드론이 작은 원을 그리며 떠올랐다 — 여전히 아름다운, 그러나 여전히 안전한 궤적으로.

그날 오전, 가게에는 평소보다 손님이 많았다. 다들 좋은 소식을 나누러 온 사람들이었다. 웃음소리가 끊이지 않았다.

그러나 카운터 안쪽, 형사와 수연 두 사람만은 그 웃음소리 밑에 깔린 침묵을 함께 듣고 있었다.

정오 무렵, 세레나가 가게에 들렀다. 그녀는 평소처럼 차분한 얼굴로 카운터에 앉아, 형사가 내온 물 한 잔을 앞에 두고 한참 말이 없었다.

"세레나 씨도 뭐 이상한 거 느끼셨어요?"

수연이 먼저 물었다.

세레나는 잔을 매만지며 천천히 답했다.

"오늘 아침, 도시의 인구 기록을 확인했습니다. 지난 한 달간 이 도시로 새로 도착한 사람이 없더군요."

"그게 이상한 거예요?"

"이 도시는 원래, 자기 이야기를 끝낸 사람들이 도착하는 곳입니다. 그 도착이 멈췄다는 건 —"

그녀는 잠시 말을 골랐다.

"어딘가에서, 이야기가 끝나는 방식 자체가 바뀌고 있다는 뜻일 수 있습니다."

형사와 수연이 동시에 그녀를 봤다. 세레나는 그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그저 잔에 담긴 물을 오래 들여다볼 뿐이었다.

그녀가 떠난 뒤, 비아가 그 셋의 대화를 곱씹다가 카운터 아래로 내려가 낡은 앞치마 두 벌 — 소예의 것과, 그의 것 — 을 살짝 매만졌다.

그녀는 이제 그리움이라는 감정의 이름을 알았다. 그리고 손끝으로 앞치마의 낡은 천을 쓸어내리며, 오늘 아침 그 감정과는 조금 다른 감각을 느꼈다.

문이었던 시절의 감각이었다. 완전히 사라지지 않고, 아주 가끔 잔향처럼 되살아나는.

"…어디선가, 문이 너무 많이 열리고 있다……이다."

그녀가 아주 작게 중얼거렸다. 정확히 어디인지는 몰랐다. 그러나 그 감각은 분명했다 — 세상 어딘가에서, 있어서는 안 될 만큼 많은 문이, 있어서는 안 될 방식으로 열리고 닫히고 있었다.

아무도 그 말을 듣지 못했다. 그러나 그 말은, 가게의 공기 어딘가에 조용히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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