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53화. 미오 파렛의 우편함
가게에서 골목을 두 번 꺾어 들어가면, 작은 종이 공방이 하나 있었다.
그 공방의 주인은 미오 파렛이라는 여자였다. 그녀는 손끝으로 종이를 접고 오리고 붙여 온갖 것들을 만들어냈다. 종이로 만든 새, 종이로 만든 배, 종이로 만든 집. 그녀의 손을 거치면 평범한 종이 한 장도 살아 움직이는 것처럼 보였다.
그날, 미오는 가게 앞에 낯선 물건 하나를 세워두고 있었다. 나무로 만든 작은 우편함이었다. 다만 겉면에 붙은 팻말이 특이했다.
"받을 사람이 없는 편지를 넣는 우편함."
수연은 배달을 나가던 길에 그 팻말을 발견하고 걸음을 멈췄다.
"이게 뭐예요?"
그녀가 묻자, 미오가 공방 문을 열고 나오며 웃었다.
"말 그대로예요. 받을 사람이 없는 편지, 여기 넣으면 돼요."
"받을 사람이 없는데 왜 편지를 써요?"
"쓰고 싶은 사람은 많아요. 근데 보낼 곳이 없어서 못 쓰는 사람도 많고요."
미오는 그렇게 말하며 우편함의 작은 문을 톡톡 두드렸다.
"돌아가신 분한테 쓰고 싶은 말, 헤어진 사람한테 하고 싶었던 말, 아니면 그냥…… 누구에게도 할 수 없었던 말. 그런 거 다 받아요."
수연은 그 말에 잠시 생각에 잠겼다. 이 도시에는 유독 그런 사람들이 많았다. 이야기가 끝난 뒤 도착한 사람들. 그들 각자에게는 하고 싶었지만 하지 못한 말들이 있을 것이다.
"이거…… 좋은 생각이네요."
"그렇죠? 근데 문제가 하나 있어요."
"뭔데요?"
"아무도 안 써요. 만든 지 사흘째인데 텅 비어 있어요."
미오가 우편함 문을 열어 보이며 씁쓸하게 웃었다. 안은 정말로 텅 비어 있었다.
그 사흘 동안, 미오는 매일 아침 우편함을 확인했지만 늘 같은 결과였다. 사람들은 그 앞을 지나가며 관심 있게 팻말을 읽었지만, 정작 편지를 넣는 사람은 없었다.
"왜 그런 걸까요?"
수연이 물었다.
"아마…… 부끄러운 거겠죠. 아니면 무서운 거거나."
미오가 답했다.
"이 도시 사람들은 대부분, 자기 이야기를 잘 안 꺼내잖아요. 그런데 편지라는 건 결국 자기 마음을 꺼내는 일이니까요."
수연은 그 말에 문득 자신을 돌아보았다. 그녀 역시 자신의 과거에 대해 누구에게도 제대로 이야기한 적이 없었다. 세계를 파멸시킬 수 있었던 마녀였다는 것, 그리고 실제로 그렇게 했다는 것. 그 무게를 어떻게 다른 사람에게 꺼내야 할지, 그녀 스스로도 알지 못했다.
"저도…… 쓸 말이 있을 것 같긴 한데."
그녀가 작게 중얼거렸다.
"수연 씨도요?"
"네. 근데 아직은…… 잘 모르겠어요."
미오는 그 말에 더 캐묻지 않고 고개만 끄덕였다.
수연은 그 길로 가게로 돌아가는 대신, 잠시 공방 안을 구경하기로 했다. 미오가 흔쾌히 문을 열어주었다.
공방 안에는 온갖 종이 작품들이 가득했다. 종이로 접은 학이 천장에 매달려 있었고, 벽 한쪽에는 종이로 만든 작은 도시 모형이 있었다. 자세히 보니 그것은 노바 니발리스를 축소해놓은 모습이었다.
"이거 직접 만드신 거예요?"
수연이 감탄하며 물었다.
"네, 심심할 때마다 조금씩. 아직 미완성이에요. 새로 생기는 골목이랑 가게들을 다 못 따라가겠더라고요."
미오가 웃으며 답했다.
"이 도시가 계속 커지고 있으니까요."
"맞아요. 처음 왔을 땐 이 정도로 작았는데."
미오는 그렇게 말하며 모형의 한쪽 구석, 유독 작게 표현된 구역을 가리켰다.
"여기가 처음 이 도시의 전부였어요. 라면가게랑 몇 채 안 되는 건물들. 지금은 이만큼이나 넓어졌죠."
수연은 그 작은 모형을 바라보며, 이 도시가 걸어온 시간을 새삼 실감했다. 시간이 제대로 흐르지 않는다는 이 도시에서도, 분명 무언가는 조금씩 쌓이고 자라나고 있었다.
"근데 왜 하필 우편함이었어요? 다른 것도 많잖아요."
수연이 물었다.
미오는 잠시 손끝으로 종이를 만지작거리다가 답했다.
"저도 예전에, 하고 싶은 말을 못 하고 온 사람이라서요."
"o··· 죄송해요, 괜히 물어봤나."
"아니에요. 괜찮아요."
미오는 옅게 웃으며 말을 이었다.
"저는 원래 편지를 쓰는 직업이었어요. 다른 사람들 대신 마음을 대신 전해주는 일. 근데 정작 제 마음은 한 번도 제대로 전한 적이 없더라고요. 그래서 여기 와서, 처음으로 저 같은 사람들을 위한 우편함을 만들어보고 싶었어요."
그녀의 그 말에는 담담함 속에 깊은 여운이 담겨 있었다. 수연은 그 말을 들으며, 이 도시에 있는 모든 사람들이 저마다의 방식으로 못다 한 이야기를 품고 살아가고 있다는 걸 다시금 느꼈다.
며칠이 지난 어느 밤, 볼도가 순찰을 마치고 돌아가던 길에 그 우편함 앞에서 걸음을 멈췄다.
그는 주변을 살피듯 두리번거리다가, 품속에서 작게 접은 종이 한 장을 꺼냈다. 그리고 조심스럽게 우편함 문을 열어 그 안에 종이를 넣었다.
그것이 시작이었다.
다음 날 아침, 미오가 우편함을 열었을 때 처음으로 편지 한 통이 들어 있는 걸 발견했다. 그녀는 놀라움과 반가움이 뒤섞인 얼굴로 그 편지를 조심스럽게 펼쳐 보았다.
거기에는 이런 시가 적혀 있었다.
"눈이 내리는 골목에서/나는 매일 같은 길을 걷는다/누군가를 지키기 위해서/그러나 정작 나 자신은/누가 지켜주고 있는가"
짧은 시였지만, 그 안에는 깊은 외로움과 동시에 담담한 사명감이 함께 담겨 있었다.
"이거…… 누가 썼을까요."
미오가 그 편지를 들고 가게로 달려와 수연에게 보여주었다.
수연은 그 시를 읽고 잠시 생각에 잠겼다.
"밤에 순찰 도는 사람인가 봐요. 누군가를 지킨다는 게, 이 도시에서 그런 일 하는 사람이 몇 없잖아요."
"볼도 씨?"
"글쎄요……."
수연은 확신할 수는 없었지만, 왠지 그 이름이 떠올랐다.
라면사장은 그런 그녀의 표정을 잠시 살피다가, 짧게 덧붙였다.
"우편함 하나 더 필요하면, 나무는 내가 구해다 주지."
"진짜요?"
"그 대신, 넌 뭘 넣을 건지는 안 물어보마."
미오는 그 말에 피식 웃었다.
"사장님도 뭔가 있으신가 봐요."
"……없다."
라면사장이 짧게 부정했지만, 그 대답이 너무 빨랐다는 걸 미오도, 옆에서 듣던 수연도 알아챘다. 두 사람은 서로 눈빛을 주고받으며 웃음을 참았다.
"다음에 나무 가져다드릴게요."
라면사장은 그렇게 말하며 자리를 떴다. 그의 뒷모습을 보며 미오가 나직이 중얼거렸다.
"이 도시엔 다들 말 못 할 게 하나씩은 있나 봐요."
"그러게요."
수연이 웃으며 답했다. 그녀 역시 그 말 못 할 것들 중 하나를 품고 있다는 걸, 그녀 자신이 가장 잘 알고 있었다.
그날 이후, 우편함에는 며칠에 한 번씩 새로운 시가 도착하기 시작했다.
미오는 그 시들을 조심스럽게 모아, 공방 한쪽 벽에 붙여두기 시작했다. 처음엔 한 장이던 것이 두 장이 되고, 세 장이 되었다. 시의 내용은 저마다 달랐지만, 공통적으로 조용한 사명감과 그 이면의 외로움이 함께 묻어났다.
"이 우편함, 이제 제 역할을 하고 있는 것 같아요."
미오가 뿌듯한 얼굴로 말했다.
"근데 아직도 답장 편지는 안 오네요."
"답장이요?"
"이 시를 쓰는 사람한테, 누군가 답을 해주면 좋을 텐데. 근데 이건 받을 사람이 없는 우편함이잖아요. 답장을 넣을 곳이 없어요."
수연은 그 말에 잠시 고민하다가, 문득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
"그럼 우편함을 하나 더 만들면 어때요? 이번엔 '보낼 사람이 없는 답장'을 위한 우편함으로."
미오의 눈이 반짝였다.
"그거 좋은 생각이에요!"
며칠 뒤, 그 옆에 작은 우편함이 하나 더 생겼다. 수연은 자신도 짧은 답장을 하나 써서 그 안에 넣었다.
"당신이 지키는 그 길 위에/누군가는 이미 당신 덕에/무사히 걸었을 겁니다/그러니 오늘 밤도 걸어주세요/당신 몫의 지킴도 잊지 말고"
서툰 시였지만, 진심이 담겨 있었다. 그녀는 그 답장을 넣으며, 처음으로 자신의 마음을 종이 위에 옮겨보는 경험을 했다.
다음 날 아침, 그 답장 우편함을 열어본 사람은 다름 아닌 볼도였다. 그는 순찰 도중 우연히 그 새로운 우편함을 발견하고 호기심에 열어보았다.
그는 그 안에 담긴 짧은 시를 읽고, 한참을 그 자리에 서 있었다. 그의 얼굴에는 평소의 무뚝뚝함 대신, 뭐라 표현하기 힘든 감정이 스쳐 지나갔다.
'……누가 이걸 썼을까.'
그는 그 종이를 조심스럽게 접어 품속에 넣었다. 그리고 그날 밤, 그는 다시 시 한 편을 써서 첫 번째 우편함에 넣었다.
"고맙다는 말은/이 도시에선 서툴러서/대신 오늘 밤도/같은 길을 걷는 것으로/답을 대신하려 한다"
그렇게 두 개의 우편함은 서로 마주 보며, 이름 모를 이들 사이의 대화를 조용히 이어갔다.
며칠이 지나자, 이 소식은 도시 곳곳으로 퍼져나갔다. 사람들은 저마다 호기심 반, 용기 반으로 그 우편함을 찾기 시작했다.
정원사 프림 하울은 온실에서 키우던 꽃 이야기를 짧게 적어 넣었고, 여관 주인 넬 브래스는 손님들에게 하지 못했던 진짜 인사말을 적어 넣었다. 얼음낚시꾼 페트 얀손은 자신이 잡았던 첫 물고기에 대한 기억을 적었다. 저마다의 사연은 짧았지만, 그 짧음 안에 오랜 세월의 무게가 담겨 있었다.
미오는 그 편지들을 하나하나 소중히 다루었다. 답장이 필요한 것들은 답장 우편함으로, 그저 흘려보내고 싶은 것들은 조용히 보관함에 담아두었다. 그녀의 공방 벽은 어느새 그 도시 사람들의 못다 한 말들로 가득 채워지고 있었다.
"이거 다 보관하실 거예요?"
수연이 물었다.
"네, 언젠가 이 도시의 역사가 되지 않을까 싶어서요. 이 도시 사람들이 진짜로 느낀 것들이 담긴 기록이니까."
미오의 그 말에, 수연은 문득 세레나가 관리하는 도시의 공식 기록과는 또 다른 종류의 기록이 여기 쌓이고 있다는 걸 깨달았다. 숫자와 사실이 아니라, 마음이 담긴 기록.
그러던 어느 날, 이리스도 그 우편함 앞을 찾았다.
그녀는 한참을 우편함 앞에서 서성이다가, 결국 짧은 종이 한 장을 접어 넣었다. 미오는 그 모습을 멀리서 지켜보다가, 나중에 그 편지를 열어보고는 조용히 미소 지었다.
거기에는 이렇게 적혀 있었다.
"별을 만들던 사람이/이제는 별이 되고 싶어 한다는 걸/아무도 몰랐으면 좋겠다/들키면 부끄러우니까"
미오는 그 편지를 다른 편지들과 달리, 벽이 아니라 조용히 서랍 깊숙한 곳에 넣어두었다. 누군가의 가장 여린 부분이라는 걸 그녀는 직감으로 알아챘기 때문이다.
라면사장은 이 소식을 듣고 드물게 흥미로운 표정을 지었다.
"우편함이 두 개가 됐다고?"
"네! 이제 답장도 오가고 있어요."
수연이 신이 나서 설명했다.
"누가 시작한 건데?"
"그건 저도 잘……."
수연은 그렇게 답하며 살짝 웃었다. 사실 그녀는 그 필체의 주인이 누구인지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지만, 굳이 밝히지 않기로 했다. 이 가게에는 물어보지 않는 게 나은 일들이 있다는 걸, 그녀는 이미 배웠으니까.
라면사장은 그런 그녀의 표정을 잠시 살피다가, 문득 물었다.
"너도 뭘 써서 넣었나?"
"네, 조금요."
"뭘 썼는데?"
"비, 비밀이에요."
수연이 얼굴을 붉히며 답했다. 라면사장은 그 반응이 의아한 듯 고개를 갸웃했지만, 더 캐묻지 않고 다시 육수 냄비 쪽으로 몸을 돌렸다.
그날 저녁, 가게 마감 후 수연은 다시 그 우편함들 앞을 지나갔다.
두 개의 작은 나무 상자가 나란히 서 있는 모습이, 그녀에게는 왠지 이 가게의 두 사람을 떠올리게 했다. 서로 마주 보고 있지만 직접 말하지는 못하는, 그러나 조용히 무언가를 주고받는 관계.
'나도…… 저렇게 뭔가를 계속 넣고 있는 걸까.'
그녀는 문득 그런 생각이 들었다. 라면사장을 향한 이 알 수 없는 마음도, 어쩌면 이름 없는 우편함에 조용히 편지를 넣는 것과 비슷한 걸지도 몰랐다. 답이 올지 안 올지 모르는 채로, 그저 마음을 꺼내어 넣어보는 것.
그녀는 그 생각에 스스로도 조금 놀라, 서둘러 걸음을 재촉해 가게로 돌아갔다.
가게 안에서는 라면사장이 홀로 마지막 정리를 하고 있었다. 수연이 문을 열고 들어서자, 그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왜 이렇게 늦게 다녀."
"그냥, 산책 좀 했어요."
"산책?"
"네. 미오 씨 우편함 보고 왔어요."
라면사장은 그 말에 짧게 고개를 끄덕였다.
"좋은 물건이더군."
"그쵸?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두 사람은 그렇게 짧은 대화를 나누며 함께 가게를 정리했다. 수연은 그릇을 정돈하다가, 문득 라면사장의 손이 자신의 손과 아주 가까워지는 순간을 느꼈다. 그녀는 저도 모르게 숨을 멈췄지만, 이번엔 그도 그녀도 애써 아무렇지 않은 척 손을 거두었다.
그러나 그 짧은 순간, 두 사람의 얼굴에는 똑같이 옅은 홍조가 스쳐 지나갔다. 서로가 보지 못하는 순간에, 각자 조용히.
가게 밖에서는 두 개의 작은 우편함이, 오늘 밤에도 누군가의 마음을 담은 편지를 기다리며 조용히 서 있었다.
그날 밤, 라면사장이 먼저 잠자리에 든 뒤에도 수연은 좀처럼 잠들지 못했다.
그녀는 낮에 미오의 공방에서 봤던 종이 도시 모형을 떠올렸다. 처음엔 그렇게나 작았던 도시가, 지금은 이만큼이나 자라났다는 사실. 그리고 그 안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각자가 품고 있는, 하지 못한 말들.
'나도…… 언젠가 저 우편함에 진짜 마음을 넣을 수 있을까.'
그녀는 자신이 써넣었던 짧은 답시를 떠올렸다. 볼도를 향한 응원의 말이었지만, 사실 그 안에는 자신도 모르게 다른 누군가를 향한 마음이 살짝 스며 있었을지도 몰랐다. 지켜주는 사람에게 건네는 감사, 그리고 그 곁에 계속 있고 싶다는 바람.
그녀는 그 생각에 이불을 끌어당기며 얼굴을 묻었다. 아직은 그 마음에 정확한 이름을 붙일 자신이 없었다.
한편, 가게 뒷방에서 홀로 앉아 있던 라면사장 역시 잠들지 못하고 있었다.
그는 낮에 수연과 나눴던 짧은 대화를 곱씹고 있었다. 그녀가 뭘 썼냐고 물었을 때 얼굴을 붉히며 비밀이라고 답하던 모습. 평소라면 대수롭지 않게 넘겼을 그 반응이, 오늘따라 유독 마음에 걸렸다.
'그녀가 넣은 편지는…… 누구를 향한 거였을까.'
그는 그 질문을 스스로에게 던지고는, 이내 고개를 저었다. 그런 걸 궁금해하는 것 자체가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그 궁금증은 쉽게 가시지 않았다.
그는 결국 자리에서 일어나 창가로 다가갔다. 창밖으로 골목 저 끝에 서 있는 두 개의 작은 우편함이 어렴풋이 보였다. 그는 그 우편함들을 한참 바라보다가, 문득 자신도 저기에 무언가를 적어 넣고 싶다는 낯선 충동을 느꼈다.
그러나 그는 그 충동을 끝내 행동으로 옮기지는 않았다. 대신 조용히 창을 닫고 자리로 돌아왔다. 그의 마음속에서 무언가가 조금씩, 아주 조금씩 자라나고 있다는 걸, 그 스스로도 어렴풋이 느끼고 있었다.
그는 자리에 누워서도 한참을 뒤척였다. 오랜 세월 흔들림 없이 지켜온 평정심이, 최근 들어 자꾸만 이 작은 일들 앞에서 삐걱거렸다. 그릇 하나, 손끝의 스침 하나, 그리고 이제는 편지 한 장에 대한 궁금증까지.
'……별일 아니다. 별일 아닐 거다.'
그는 그렇게 되뇌며 눈을 감았다. 그러나 그 다짐과는 달리, 그의 머릿속에는 오래도록 수연의 얼굴이 맴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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