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78화. 광장으로

그의 손이 비아의 안쪽에서 빠져나온 것은, 완전한 회수가 끝났기 때문이 아니었다. 그는 손끝에 걸린 것을 아직 다 거둬들이지 못한 채로, 손을 거뒀다. 계산에 없던 중단이었다.

비아는 카운터 위로 힘없이 무너지듯 주저앉았다. 빛의 깜빡임은 멎어 있었지만, 그녀의 윤곽선 군데군데는 여전히 옅게 흔들리고 있었다. 완전히 뜯긴 것도, 완전히 온전한 것도 아닌— 그 중간 어딘가에 걸린 상태였다. 형사가 급히 다가가 그녀를 부축했다. 그의 손끝이 그녀의 등을 받치는 순간에도, 그의 시선은 여전히 문가에 선 두 사람에게서 떨어지지 않았다.

그가 몸을 돌렸다. 문 쪽, 수연을 향해서였다.

"…밖에서."

그가 말했다. 짧은 한마디였다. 그러나 그 안에는 이미 다음 절차에 대한 결정이 담겨 있었다.


그는 카운터를 향해 걸음을 옮기지 않았다. 정확히는, 카운터를 가로지르지 않았다. 그의 두 발은 카운터의 가장자리를 따라, 마치 그 위에 보이지 않는 선이 그어져 있기라도 한 것처럼 조심스럽게 돌아 나갔다. 냄비가 걸린 자리, 그릇이 쌓인 선반, 그리고 콜라비빔면이 놓여 있던 그 지점까지— 그는 그 무엇 하나에도 손끝을 스치지 않았다. 곧장 가로질렀다면 세 걸음이면 충분했을 거리를, 그는 일곱 걸음을 돌아서 지나갔다.

그 동선을 알아챈 사람은 아무도 큰 소리로 지적하지 않았다. 형사도, 문가에 선 수연도, 그저 그 발걸음을 눈으로 좇았을 뿐이었다. 그러나 그 침묵 속에서, 모두가 똑같은 것을 느끼고 있었다— 세상을 몇 개나 지워온 이 존재가, 지금 이 순간만은 무언가를 부수지 않으려고 무의식적으로 몸을 움직이고 있다는 것을. 그는 스스로 그 사실을 인지하지 못한 것 같았다. 계산에는 없던, 몸에 새겨진 습관 하나가 그의 걸음을 대신 정하고 있었다.

그는 문 앞에 이르러서야 걸음을 멈췄다. 그리고 수연을 지나쳐, 성에로 뒤덮인 문을 밀어 열었다. 문은 저항 없이 열렸다. 얼어붙은 나무가 뻐걱이는 소리를 내며, 바깥의 새벽 공기가 밀려들었다.

"여기서 할 이유는 없다." 그가 말했다. 여전히 그녀를 정면으로 보지 않은 채였다. "장소를 옮긴다."

수연은 그 말에 아무 대답도 하지 않았다. 다만 후드를 다시 눌러쓰지 않은 채로, 그의 뒤를 따라 문밖으로 나섰다. 형사는 비아를 부축한 채, 카운터 뒤에 그대로 남았다. 그의 시선이 두 사람의 뒷모습을 오래 좇았다.


새벽의 도시는 이미 깨어 있었다.

거리마다 사람들이 나와 있었다. 잠에서 덜 깬 얼굴들, 그러나 그 눈빛만은 하나같이 또렷했다. 노크 소리가 도시 전체에 이상한 파문을 남긴 뒤였다. 아무도 정확히 설명할 수 없었지만, 모두가 오늘이 평범한 하루가 아니라는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광장으로 이어지는 골목마다, 사람들이 하나둘 걸음을 멈추고 그 뒤를 따르기 시작했다. 대장간 주인은 아직 벌겋게 달아 있는 화로 옆을 떠나며 앞치마를 풀지도 않은 채 걸어 나왔다. 빵집 여주인은 반죽하던 손을 밀가루가 묻은 채로 앞치마에 슥슥 문지르고는, 가게 문을 잠그지도 않고 뒤따랐다. 오래전 이 도시가 세워지던 날부터 살아온 노인 하나는, 지팡이를 짚은 채로 손자의 손을 잡고 걸으며 중얼거렸다. "…드디어 오는군." 그 말이 정확히 무엇을 향한 것인지는, 그 자신도 다 설명하지 못했다. 다만 오래도록 기다려온 무언가가 마침내 도착했다는 예감만은 분명했다.

골목 어귀, 낡은 어구 손질 창고 앞에서 한 노년의 어부가 그물을 손질하다 말고 몸을 일으켰다. 그의 이름은 이 도시 사람들도 다 알지 못했지만, 그가 몇 해 전 신들의 첫 충돌 당시 항구의 배를 통째로 잃었다는 사실만은 다들 기억하고 있었다. 그날 이후 그는 다시 배를 짓지 않았다. 대신 매일 아침 그물을 손질하며, 언젠가 다시 바다로 나갈 날을 기다려왔다. 그가 그물을 어깨에 걸친 채 광장 쪽으로 걸음을 옮기며 중얼거렸다. "…배를 잃었을 때도 도망 안 갔는데, 이제 와서 도망갈 이유가 없지." 그 혼잣말은 누구를 향한 것도 아니었지만, 그 옆을 지나던 젊은 순찰대원의 발걸음을 붙잡기에는 충분했다.

광장에 다다를 즈음엔, 이미 그 가장자리를 따라 도시 사람들이 몇 겹으로 늘어서 있었다. 도망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아이를 업은 어머니도, 지팡이를 짚은 노인도, 갓 야간 근무를 마치고 돌아가던 순찰대원도— 모두가 걸음을 멈추고 그 자리에 섰다. 두려움이 없어서가 아니었다. 오히려 그 반대였다. 이 도시가 지금까지 버텨온 모든 밤과 낮이, 결국 이 아침을 향해 쌓여왔다는 것을, 말로 설명할 수 없는 방식으로 모두가 동시에 느끼고 있었다. 이것은 더 이상 두 사람만의 싸움이 아니었다. 이 도시 전체의 싸움이었다.


광장 중앙에 이르러, 그가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올려다봤다.

새벽하늘은 아직 완전히 밝지 않은 채, 짙은 남색과 옅은 잿빛이 뒤섞여 있었다. 그 하늘 위로, 다섯 개의 거대한 그림자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었다. 동쪽 하늘에서는 청록빛 비늘이 구름 사이로 꿈틀거렸다. 서쪽에서는 희고 거대한 형체가 낮게 울부짖으며 자세를 낮췄다. 남쪽 하늘은 이미 옅은 붉은빛으로 물들어 있었고, 그 빛 속에서 날개 달린 형체가 천천히 날개를 펼쳤다. 북쪽에서는 느리고 육중한 그림자가, 마치 오래된 바위가 움직이는 것처럼 무겁게 자리했다. 그리고 그 넷이 그리는 원의 한가운데— 광장 상공 높은 곳에는, 등에 탑을 얹은 육중한 그림자가 간밤부터 그 자리를 지킨 채 떠 있었다. 황룡이었다.

다섯 개의 그림자가 조금씩, 그러나 분명하게 서로의 간격을 좁혀가고 있었다. 간밤 하늘에 짜인 오방의 진이, 결전의 아침을 맞아 한층 조여드는 움직임이었다. 예전처럼 서로 흩어져 각자의 영역을 지키던 모습이 아니라, 하나의 목적을 향해 조율된 대형이었다.

청룡이 몸을 뒤척일 때마다, 비늘과 비늘이 스치며 나는 소리가 마치 먼 곳에서 울리는 종소리처럼 광장까지 낮게 전해져 왔다. 그 소리가 지나갈 때마다 공기에서는 옅은 풀냄새가 났다— 겨울 새벽인데도, 마치 봄의 흙냄새가 하늘 저편에서부터 실려 오는 것 같았다. 백호가 자세를 낮출 때는 반대로 공기가 서늘하게 가라앉았다. 사람들의 목덜미에 소름이 돋았고, 숨을 내쉴 때마다 하얀 입김이 유난히 짙게 뭉쳐 흩어졌다. 주작이 날개를 펼치는 순간에는, 그 깃털 끝에서 옅은 열기가 훅 끼쳐왔다— 화롯불 가까이 다가섰을 때 느껴지는 그 온기와 닮아 있었다. 그리고 현무가 몸을 돌릴 때마다, 땅 밑 깊은 곳에서부터 낮은 진동이 전해져 발바닥을 타고 올라왔다. 마치 아주 오래된 종이 땅속 깊은 곳에서 울리는 것 같은 진동이었다.

사람들은 그 각각의 감각을 온몸으로 받아내며, 말로는 설명할 수 없는 확신을 얻고 있었다— 저 위에 있는 존재들이, 지금은 이 도시의 편이라는 확신이었다.

그가 그 광경을 올려다보며 낮게 중얼거렸다.

"…전부 풀렸다."

그 한마디에는, 그가 오랫동안 붙들고 있던 무언가가 이제 완전히 그의 손을 떠났다는 인식이 담겨 있었다. 청룡도, 백호도, 주작도, 현무도— 한때 그의 실에 묶여 그의 뜻대로 움직이던 존재들이, 지금은 하나같이 그 실을 끊어내고 저마다의 자리로 돌아가 있었다. 그리고 이제는, 그 풀려난 힘이 그를 향해 겨눠지고 있었다.

그는 그 사실 앞에서도 물러서지 않았다. 오히려 그의 손이 코트 안쪽으로 들어가더니, 남은 힘을 끌어모아 가느다란 빛의 실 세 가닥을 뽑아냈다. 그 실이 동시에 세 방향으로 뻗어 나갔다— 동쪽의 청룡을 향해, 서쪽의 백호를 향해, 남쪽의 주작을 향해. 마지막으로 남은 힘을 쥐어짜, 이미 풀려난 것들을 다시 묶어보려는 시도였다.

실이 허공을 가르며 날아가는 그 짧은 순간, 광장에 모인 사람들 사이에서 낮은 술렁임이 일었다. 누군가는 숨을 삼켰고, 누군가는 무의식적으로 아이를 뒤로 끌어당겼다. 그러나 그 술렁임 속에서도, 뒷걸음질 치는 사람은 없었다.


실이 청룡의 목덜미에 닿기 직전이었다.

상공에 머물던 황룡이, 그제야 지상으로 내려섰다. 등에 탑을 얹은 그 육중한 몸이, 실이 그리는 궤도의 한가운데를 그대로 가로막았다. 그 하강만으로 광장의 공기가 무겁게 짓눌렸다. 사람들의 발밑 돌바닥이 미세하게 진동했다.

황룡이 내려서는 순간, 세 가닥의 실이 허공에서 그대로 얼어붙듯 멈췄다. 마치 보이지 않는 벽에 부딪힌 것처럼, 청룡에게도 백호에게도 주작에게도 닿지 못한 채 허공에서 흩어져 버렸다.

"이 진의 중심은 나다."

황룡의 목소리가 광장 전체에 울렸다. 낮고 무거운, 그러나 조금도 서두르지 않는 목소리였다.

"네 실은 이제 여기서 한 발도 못 나간다."

그 선언과 동시에, 하늘을 채운 다섯 개의 그림자가 그 원을 한층 조이며 자리를 굳혔다. 동서남북과 중앙— 그 다섯 자리가 만들어내는 보이지 않는 선들이, 마치 거대한 방패처럼 도시 위를 뒤덮었다. 공기의 압력이 순식간에 달라졌다. 사람들은 그 변화를 피부로 느꼈다— 무언가가 완성되었다는, 그리고 그 완성이 이 도시를 지키기 위한 것이라는 확신이었다.

그가 그 광경을 올려다봤다. 실을 뽑아낸 손이, 이제는 텅 빈 채로 허공에 남아 있었다. 더 이상 뽑아낼 실이 없었다. 신들은 이제 그의 손을 완전히 벗어나 있었다.

그의 표정에는 여전히 아무 변화도 없었다. 그러나 그 무표정 안에서, 아주 오래도록 당연하게 여겨왔던 전제 하나가 처음으로 무너지고 있었다— 그는 늘 신들을 등에 업고 서 있었다. 서사를 붙잡고, 실을 쥐고, 항상 자신 외의 무언가를 방패 삼아 서 있었다. 그러나 지금, 그 모든 방패가 사라진 자리에서, 그는 처음으로 순수하게 자기 자신의 힘만으로 서 있었다.

그것은 패배가 아니었다. 오히려 어떤 의미에서는, 그가 이 세계에 도착한 이래 가장 정직한 순간이었다.

그는 오랫동안 자신을 순수한 개입자라고 여겨왔다. 서사를 기록하고, 그 실을 붙잡고, 필요하면 신들의 힘까지 빌려 계산을 완성하는 존재. 그러나 그 모든 계산의 밑바탕에는 언제나 빌려온 힘이 깔려 있었다는 것을, 그는 이제야 정면으로 마주하고 있었다. 세계를 마취시켜 온 그 오랜 시간 동안, 그는 단 한 번도 완전히 혼자였던 적이 없었다. 늘 신들의 실이, 그가 붙잡은 서사의 그물이, 그의 등 뒤에 서 있었다.

지금 이 순간, 그 그물이 통째로 사라졌다. 남은 것은 오직 그 자신의 육체와, 오랜 세월 쌓아온 기록의 힘뿐이었다. 이상하게도 그는 그 헐벗음 앞에서 두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오히려 아주 오래전— 아직 서기관이라 불리던 시절, 세계의 멸망을 그저 기록만 하던 그 시절의 감각이 아주 희미하게 되살아나는 것 같았다. 그때도 그는 늘 혼자 관찰했다. 개입하지 않고, 그저 지켜보고 적었다. 지금 그는 개입하는 자로서 처음으로, 그 관찰자 시절과 똑같은 무게의 고독 속에 서 있었다.

계산이 줄어든 자리에는 아무것도 남지 않아야 마땅했다. 그러나 그의 감각 어딘가에서, 설명되지 않는 감정 하나가 계속 맴돌고 있었다. 그것이 두려움인지, 오래전에 잃어버렸다고 믿었던 긴장감인지— 그는 아직 그 이름을 붙이지 못했다.


수연은 그 광경을 조금 떨어진 자리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발밑의 서리는 여전히 그녀의 감정을 따라 옅게 퍼져나가고 있었다. 아니— 이제는 감정만이 아니었다. 그녀가 숨을 깊게 고르는 순간, 서리가 발끝을 중심으로 완벽한 원을 그리며 광장의 돌바닥 위로 번져나가기 시작했다. 돌 틈 하나하나를 따라 결정이 자라나며, 보이지 않는 컴퍼스가 그린 것처럼 정확한 동심원이 겹겹이 새겨졌다. 마력이 모이고 있다는 뜻이었다. 광장 가장자리에서 그 문양을 알아본 사람이 적지 않았다. 무대 위에서 그녀가 첫 곡을 시작하기 직전, 조명이 떨어지기도 전에 무대 바닥을 뒤덮던 바로 그 서리 문양— 공연의 개막을 알리던 그 신호가, 오늘은 전혀 다른 무대의 개막을 알리고 있었다.

그녀는 하늘을 채운 다섯 존재를 올려다보며, 이상하게도 마음 한구석이 놓이는 것을 느꼈다. 이 싸움이 이제 온전히 두 사람만의 것으로 좁혀졌다는 사실이, 오히려 그녀를 더 선명하게 만들었다. 신들의 힘을 등에 업은 상대와 싸우는 것과, 오직 그 사람 자신과 마주하는 것은 전혀 다른 싸움이었다. 후자가 훨씬 두려웠지만, 동시에 훨씬 정직했다.

그녀는 자신의 손을 내려다봤다. 손끝에 남은 냉기가, 이 순간을 위해 오랫동안 벼려온 것이었다. 이 힘으로 무엇을 할지는, 여전히 그녀 자신이 정해야 했다. 누구도 대신 정해줄 수 없는 선택이었다.

광장 가장자리에 늘어선 사람들의 시선이, 두 사람 사이의 공간에 집중되었다. 대장간 주인도, 빵집 여주인도, 지팡이를 짚은 노인도, 그물을 어깨에 걸친 늙은 어부도— 모두가 숨죽인 채 그 중심을 응시하고 있었다. 아무도 이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이것은 이 도시가 함께 맞이해야 할 아침이었다.

수연은 그 시선들의 무게를 등 뒤로 느꼈다. 예전 같았으면 그 시선이 부담스러웠을지도 몰랐다. 그러나 지금은 오히려 그것이 힘이 되었다— 자신이 지금 이 자리에 혼자 서 있는 것이 아니라는 확인이었다. 이 도시가 견뎌온 모든 밤, 모든 두려움, 모든 작은 용기가 지금 이 순간을 함께 지탱하고 있었다. 그녀는 그 무게를 등에 지고, 다시 한번 자신의 손끝을 내려다봤다.

그가 천천히 몸을 돌려 그녀를 마주 보았다. 그의 눈에는 여전히 아무 감정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러나 그 시선의 무게만은, 지금까지의 그 어떤 순간보다도 온전히 그녀 한 사람만을 향해 있었다.

새벽하늘 위로, 다섯 수호자의 그림자가 완성된 원을 그린 채 조용히 자리를 지켰다. 광장의 돌바닥 위, 두 사람 사이의 거리만이 이제 이 도시에서 유일하게 아직 정해지지 않은 것으로 남아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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