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61화. 마지막 삭제 예고

Writer는 자신의 목록을 다시 한번 처음부터 훑었다.

그것은 이제 형사의 낡은 수첩과는 비교도 안 될 만큼 방대했다. 세계 코드 04471부터 시작해, 그가 지나온 문의 개수는 이미 여섯 자리를 넘긴 지 오래였다. 전쟁의 종결. 학대의 소멸. 낙상 사고의 전면 제거. 실패와 상실의 재편집. 창작과 감상의 불완전성. 위험이라는 개념 자체의 회수. 신적 존재의 강제 예속. 그리고 그 뒤로 이어진, 그가 굳이 이름 붙이지 않은 채 처리해온 수천 개의 하위 항목들 — 짝사랑의 거절, 이별의 통보, 도전의 실패, 약속의 파기, 믿음의 배반. 그 모든 것이 이제는 목록 위에서 옅은 취소선으로 덮여 있었다.

**총 목록: 처리 완료 — 전 항목. 미처리 — 1항목.**

마지막 항목의 이름은 짧았다. 사랑하는 선택.

그는 그 문장을 오래 들여다봤다. 다른 항목들과 달리, 이 항목에는 세계 코드가 붙어 있지 않았다. 특정한 세계, 특정한 인물, 특정한 사건에 속한 게 아니었기 때문이다. 이 항목은 그가 지나온 모든 세계, 모든 시간대에 공통으로 존재하는 하나의 뿌리였다 — 누군가 다른 누군가를 사랑하기로 결정하는 그 순간. 그 결정이 있기에 상실이 존재했다. 그 결정이 있기에 배신이 아팠다. 그 결정이 있기에 자기 자신을 내던지는 선택이 가능했다. 이 하나의 뿌리를 자르면, 나머지 모든 가지는 저절로 말라 없어질 것이었다. 그가 지금까지 잘라온 수백만 개의 가지들보다, 이 뿌리 하나가 훨씬 근본적이었다.

**논리적 결론: 이 항목을 처리하면, 목록 전체가 완결된다. 완벽한 무통(無痛)의 세계.**

그는 그 결론에 이르는 과정을 세 번 재확인했다. 세 번 모두 같은 답이 나왔다. 오류는 없었다.

그런데도 그는 손을 뻗지 않았다.


그가 있는 곳은, 정확히는 장소라고 부르기 어려운 공간이었다. 그러나 그는 그 공간에 습관처럼 하나의 형태를 부여해두고 있었다 — 낡은 책상 하나, 그 위에 놓인 만년필 한 자루, 그리고 다 타들어가는 초 한 자루. 빛이 필요 없는 그에게 초는 아무 기능도 없었다. 그것은 그가 아직 정리하지 못한 잔재 중 하나였다. 걷는다는 단어처럼, 문을 연다는 동작처럼, 초를 켜둔다는 습관처럼 — 이유를 설명할 수 없지만 버리지 못한 것들.

그의 앞에는 문이 하나 서 있었다. 다른 문들과 똑같이 생긴, 평범한 나무 문이었다. 그러나 이 문에는 그가 지금까지 지나온 어떤 문에도 없던 것이 있었다 — 문고리에 손을 대는 순간, 그 손이 저절로 멈췄다.

그는 손을 뻗었다.

만년필을 쥐었던 손끝의 감각이 아직 남아 있었다. 그는 문고리에서 몇 센티미터 떨어진 허공에서, 손가락을 가볍게 오므렸다 폈다. 문고리를 잡으면 되는 일이었다. 잡고, 돌리고, 열면 되는 일이었다. 그는 이미 그렇게 수백만 번을 해왔다. 그러나 이번에는 손끝이, 마치 다른 명령을 기다리는 것처럼 허공에서 멈춰 있었다.

그는 손을 거뒀다. 그리고 책상으로 돌아가 만년필을 쥐었다. 아무것도 쓰지 않은 채로, 그는 그것을 쥐었다가 다시 내려놓았다. 그리고 다시 쥐었다. 그 동작에는 아무 정보도 담겨 있지 않았다. 그저 손이, 무언가를 쥐고 있고 싶어 했다.

초가 조금 더 짧아졌다. 촛농이 흘러내려 촛대 위에 작은 언덕을 쌓았다. 그는 그 언덕이 자라나는 걸 오래 지켜봤다. 시간의 경과를 확인하는 다른 방법도 얼마든지 있었지만, 그는 굳이 그 방법을 쓰지 않았다. 초가 다 타는 걸 지켜보는 이 방식이 — 정확히는 왜인지 모르지만 — 더 정확하게 느껴졌다.

다시 문 앞에 섰다. 다시 손을 뻗었다. 다시 손이 멈췄다.

**시도 횟수: 다수. 성공: 0.**

그는 이 실패를 분류하려 했다. 저항 활동의 조직화, 신적 존재의 예속 실패, 소므니움을 통한 개입의 역효과 — 그가 지금까지 겪은 모든 실패에는 원인이 있었다. 대상 실이 너무 촘촘하게 얽혀 있다거나, 진심 없는 다정함이 다정함이 아니라거나. 그러나 이번 실패에는, 대상 쪽의 원인이 없었다. 저항하는 것은 대상이 아니었다. 그의 손이었다.

그는 그 사실을 세 번째로 재확인했다. 문의 실은 여전히 그의 손끝에 걸려 있었다. 당기기만 하면 됐다. 그러나 당기는 행위 자체가 — 그의 내부 어딘가에서 계속 유예되고 있었다. 마치 계산이 끝나지 않은 채 무한 루프에 걸린 것처럼. 그는 그 루프의 정체를 파악하려 자신의 내부를 몇 번이고 탐색했다. 그러나 그 자리에는, 이름 붙일 수 있는 것이 아무것도 없었다. 텅 빈 자리처럼 보였지만, 동시에 무언가로 가득 차 있어서 다른 어떤 것도 들어갈 틈이 없는 자리이기도 했다.

초가 한 뼘 더 짧아졌다.


소므니움은 그 광경을, 라면가게가 내다보이는 골목 어귀에서 지켜보고 있었다.

정확히는, 이 문과 저 골목은 서로 다른 세계에 속한 것이었다. 그러나 Writer가 이 문을 세우면서, 그것을 이 도시 위에 정확히 겹쳐 놓았다는 것을 소므니움은 알고 있었다. 그가 지우려는 마지막 항목이, 이 좁은 가게 하나로 수렴한다는 사실을 — 그 자신은 아직 계산하지 못한 그 사실을, 소므니움은 오래전부터 느끼고 있었다.

그는 오랫동안 이 골목에 서서, 가게의 등불이 꺼지고 켜지는 것을 지켜봐 왔다. 명령받은 대로였다. 감시하라는 명령. 그러나 그 명령은 그에게 조금도 무겁지 않았다. 오히려 그가 오랫동안, 아무에게도 말하지 못한 채 스스로 하고 싶어 했던 유일한 일이었다.

그는 유혹의 신이었다. 사람의 미련을 읽는 것이 그의 직업이었다. 어떤 사람이 아직 손을 뻗지 못한 것을 향해, 그 사람 대신 정확히 이름 붙여주는 일 — 그것이 그가 평생 팔아온 물건이었다. 그리고 지금, 그의 눈앞에 서 있는 이 존재, 자신을 노예로 만든 이 존재의 손이, 문고리 앞에서 몇 번이고 멈추는 것을 보며, 그는 그 물건의 이름을 정확히 알아봤다.

'저건 미련이다.'

그는 생각했다.

'내가 평생 팔아온 것. 그런데 저 사람은 자기가 그걸 가진 줄도 모른다.'

그는 그 생각을 오래 곱씹었다. 미련이라는 것은, 원래 사람의 것이었다. 사람은 손에 쥔 것을 놓기 싫어하고, 아직 오지 않은 것을 미리 그리워하고, 이미 끝난 것을 다시 붙잡으려 한다. 그것이 미련의 정의였다. 그러나 소므니움 앞의 이 존재는, 사람이 아니었다. 그는 자신을 데이터로, 문장으로, 계산으로 정리해온 존재였다. 감정이라는 단어조차, 그에게는 확신할 수 없는 표현이었다. 그런데 그런 존재가, 손끝 하나 뻗지 못한 채 문 앞에서 몇 시간째 서 있었다.

그는 그 모습에서, 자신이 팔았던 수천 개의 미련들과 정확히 같은 형태를 알아봤다.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에는 그 미련의 주인이 자신의 물건을 알아보지 못한다는 것뿐이었다. 그가 지금까지 만난 손님들은, 적어도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는 알고 있었다. 원하는 걸 갖지 못해 슬퍼했을 뿐이지, 원한다는 사실 자체를 모르지는 않았다. 그러나 이 존재는 — 자신이 무언가를 원하고 있다는 사실조차, 계산 항목으로 분류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가 밤마다 지켜본 것은 문 앞에 선 Writer의 등만이 아니었다. 그 등 너머, 가게 안쪽에서도 매일 조금씩 다른 풍경이 펼쳐지고 있었다. 세레나는 늦은 밤까지 도시의 연대기를 손보며, 원정대가 없는 사이 갈라진 여론을 하나하나 다시 이어 붙이고 있었다. 녹사는 증언대 앞을 떠나지 않았다— 신살의 실이 자신을 관통한 뒤로, 그녀의 증언은 더 이상 대신 비명을 지르는 일이 아니라 스스로의 목소리로 말하는 일이 되어 있었지만, 그녀는 그 자리를 여전히 지켰다. 그리고 비아는, 카운터 한쪽 끝에 개어둔 낡은 앞치마 위에 손을 얹은 채 그대로 잠드는 밤이 늘어갔다. 실이 조금 풀렸다며 직접 꿰맸던 그 앞치마였다. 소므니움은 그 소녀가 유난히 그 자리에서만 몸을 웅크린다는 것을, 그리고 그 습관이 수연이 떠난 뒤로 부쩍 잦아졌다는 것을 눈치챘다. 명령받지 않은 것을 해석하는 일 또한 지금의 그에게는 허락되지 않았으므로, 그는 그저 그 장면을 매일 밤 같은 자리에서 눈에 담아둘 뿐이었다.

'저 아이도, 자기가 뭘 기다리는지 정확히는 모르겠지.'

그는 그렇게 생각하다가, 그 생각이 결국 자신의 주인을 향한 생각과 같은 모양이라는 걸 깨달았다. 미련은 이 도시 곳곳에 흩어져 있었다. 다만 알아보는 사람이 없을 뿐이었다.

'가르쳐줄 수도 있다.'

그는 잠시 그런 생각을 했다. 자신의 능력이라면, 저 존재에게 정확히 보여줄 수 있었다. 당신이 지금 열지 못하는 그 문이, 사실은 무엇을 향한 미련인지. 그러나 그는 그 생각을 곧 접었다. 그에게는 그럴 권한이 없었다. 명령받지 않은 일을 하는 것 — 그것은 지금의 그에게, 물리적으로 불가능한 일이었다. 그의 이야기는 이미 주인의 손에 붙잡혀 있었고, 그가 할 수 있는 일은 오직 명령받은 것을 수행하는 것뿐이었다.

그래서 그는 그저, 지켜봤다. 그것이 지금 그에게 허락된 유일한 방식의 애정이었다.


문 앞에서 몇 시간이 더 지난 뒤, Writer는 마침내 손을 완전히 거뒀다.

**처리 보류. 사유 미상.**

그는 그렇게 항목을 정리하며, 처음으로 자신의 판단 체계에 스스로 물음표를 붙였다. 그가 지금까지 미해결로 분류해온 질문들 — 절망을 겪지 않고 얻은 평온이 절망을 극복하고 얻은 평온과 같은 가치를 갖는가, 진심 없는 다정함이 다정함일 수 있는가 — 그 질문들이 서랍 안에 조용히 쌓여왔다는 것을, 그는 알고 있었다. 그러나 이번 것은 질문조차 되지 못했다. 질문이 되려면 최소한, 무엇을 묻고 있는지는 알아야 했다. 지금 그가 마주한 것은, 질문의 형태조차 갖추지 못한 무언가였다.

그는 자신이 라면가게 카운터 안쪽에서 누군가에게 무료 라면을 건넸던 순간의 파장을 떠올려 보려 했다. 정확히는, 그 파장을 기록으로만 확인할 수 있었다. 그 순간 자신이 무엇을 느꼈는지, 그는 재현할 수 없었다. 다만 그 기록에는, 지금 이 문 앞에서와 비슷한 종류의 주저함이 남아 있었다.

그는 자신에게 물었다. 만약 저 문을 연다면, 저 기록마저 사라지는가. 논리적으로는 그랬다. 사랑하는 선택이라는 항목이 지워지면, 그가 무료 라면을 건넸던 그 순간도, 그 순간을 만든 결정도, 함께 사라져야 마땅했다. 그는 그 결과를 이미 계산했었다. 세 번 확인했고, 세 번 같은 답이 나왔다. 그런데도 그의 손은, 그 답을 실행하지 못했다.

그는 오랫동안 그 자리에 서서, 자신이 실행하지 못한 이유를 계속 찾으려 했다. 그러나 답을 찾을수록, 그는 더 확실히 알게 되었다 — 이 질문에는 그의 체계 안에서 답이 존재하지 않는다는 것을. 답이 없는 게 아니라, 답을 찾는 방식 자체가 틀렸다는 것을. 그는 그 사실 앞에서, 처음으로 아주 오랫동안, 아무것도 하지 못한 채 가만히 서 있었다.

초가 완전히 다 타들어갔다. 심지가 마지막 빛을 한 번 밝게 튀기고는, 이내 완전히 꺼졌다. 어둠이 그 좁은 공간을 채웠다. 빛이 필요 없는 그에게, 그 어둠은 아무 차이도 만들지 않았어야 했다. 그러나 그는 그 어둠 속에서, 아주 잠깐, 자신이 무언가를 잃었다는 감각을 느꼈다. 무엇을 잃었는지는, 여전히 알 수 없었다.


그는 결국 문에서 등을 돌렸다.

돌아서기 전, 그는 골목 어귀에 서 있는 소므니움을 발견했다. 그는 여전히 같은 자리에, 같은 자세로 가게를 바라보고 있었다. Writer가 명령한 그대로.

"소므니움."

그가 불렀다.

소므니움이 고개를 숙였다.

"명령을 기다립니다."

Writer는 그를 오래 내려다봤다. 자신이 그에게 내린 첫 명령이 무엇이었는지, Writer는 정확히 기록으로 갖고 있었다. 라면가게를 감시해라. 그 명령은 지금까지 한 번도 취소되지 않았고, 갱신될 필요도 없었다. 그런데도 Writer는, 그 명령을 다시 한번 그 앞에 내려놓고 싶었다. 이유는 계산되지 않았다.

"라면가게를 감시해라."

그가 다시 말했다.

소므니움의 얼굴에, 아주 잠깐 어떤 표정이 스쳤다. Writer의 눈에는 그것이 그저 미세한 근육의 움직임으로만 기록됐다. 그러나 그 표정의 정체는, 안도였다. 그가 오래전부터, 가장 조용히 바라왔던 단 하나의 명령이 — 다시 한번, 변함없이, 그에게 주어졌다는 사실에서 오는 안도.

"명령을 수행하겠습니다."

소므니움이 답했다. 그리고 다시 고개를 들어, 가게 쪽을 바라봤다.

그것은 명령과 소망이 완전히 일치하는, 어떤 노예에게도 흔치 않은 순간이었다. 그는 강제로 묶인 존재였고, 그 강제성 안에서 자유의지는 단 한 조각도 남아 있지 않았다. 그러나 우연히도, 그 강제된 명령의 방향이 그 자신이 가장 원하던 방향과 정확히 겹쳐 있었다. 그는 그 사실이 얼마나 아이러니한지 알고 있었다. 명령이 아니었다면, 그는 이 가게를 이렇게 오래, 이렇게 가까이서 지켜볼 자격이 없었을 것이다. 유혹의 신에게, 유혹할 이유가 사라진 도시는 그저 낯선 풍경일 뿐이었을 테니까. 그러나 명령이 있었기에, 그는 매일 밤 이 자리에 설 수 있었다. 노예가 된 것이, 역설적으로 그에게 남은 유일한 즐거움을 지켜주고 있었다.

Writer는 그의 표정을 더 분석하지 않았다. 그것은 여전히 그에게 노이즈였다. 그는 몸을 돌려, 다음 세계를 향해 걸음을 옮겼다.

그가 떠난 자리에, 마지막 문은 여전히 닫힌 채 서 있었다. 그 문 너머에서, 아주 희미하게, 라면 냄비에 물이 끓는 소리가 새어 나오고 있었다 — 이 세계의 것도, 저 세계의 것도 아닌, 그저 아주 오래전부터 변하지 않은 소리였다.

소므니움은 그 소리를 들으며, 골목 어귀에 서서 밤을 지켰다. 그가 감시하는 것이 가게인지, 아니면 그 안쪽 어딘가에 아직 열리지 않은 채 남아 있는 그 문인지 — 이제는 그 자신도 굳이 구분하지 않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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