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바 니발리스

제130화. Writer의 인지

Writer는 증언대의 존재를 감지했다.

그것은 그의 감각 어딘가에, 새로운 항목으로 떠올랐다. 도시 하나에서, 다수의 사람들이 정기적으로 한 장소에 모여 "지워진 것들"을 언어화하고 있다는 사실.

그는 그 현상에 분노를 느끼지 않았다. 분노라는 감정 자체가 그에게는 이미 먼 개념이었다. 대신 그는 그 현상을 정확히 분류했다.

**분류: 비효율. 저항 활동의 조직화.**

그에게 세계는 기록의 층으로 이루어져 있다. 한 사람의 삶은 문장들의 다발이고, 도시는 그 다발들이 서로를 참조하는 거대한 서고다. 그는 그 서고의 어느 층이든 펼칠 수 있고, 어느 줄이든 읽을 수 있으며, 필요하면 지울 수 있다. 지금까지 그가 만진 모든 것이 그 규칙을 따랐다.

증언대는 따르지 않았다.

그는 그 지점을 펼쳐 읽으려 했다. 판자와 못으로 이루어진 단순한 구조물. 기록으로서의 정보량은 무시해도 좋은 수준이다. 그러나 그 위에서 발화된 문장들은 달랐다. 늙은 예보관이 자신의 빗나간 예보들에 대해 말한 문장. 뜨개질하는 여자가 조카에 대해 말한 문장. 수백 번 죽었던 아이가 자신을 구한 손에 대해 말한 문장. 그 문장들은 그의 서고 어디에도 정확히 꽂히지 않았다.

원인을 분석했다. 기록은 발화자에게 속한다. 그것이 규칙이다. 한 사람의 기억은 그 사람의 다발 안에 있고, 따라서 그 사람의 항목만 수정하면 된다. 그러나 증언대에서 발화된 문장은, 발화되는 순간 청중 수백 명의 다발 안으로 동시에 옮겨 적혔다. 그것도 전부 다른 형태로 — 듣는 사람마다 자기 삶의 문장과 엮어서 저장했기 때문에, 원본과 사본이 단 하나도 일치하지 않았다. 삭제 대상을 특정할 수 없는 기록. 그의 체계 안에서 그것은 오류에 가까운 물건이었다.

그는 그 오류를 들여다보다가, 서고 전체에 낮은 진동 같은 것이 번지는 것을 감지했다. 물리적 진동이 아니다. 참조의 진동이다. 수백 개의 다발이 같은 문장을 서로 다르게 쥔 채 서로를 참조하며 흔들리는 상태. 종이로 지어진 건물의 벽 하나에 손을 대면, 손끝이 아니라 건물 전체가 미세하게 우는 것 같은 감각. 그는 그 감각에 이름을 붙이지 않고, 상태만 기록해뒀다.

**관측: 증언은 기록이 아니라 감염에 가깝게 동작함. 전파 경로: 청각. 변이율: 높음. 삭제 단가: 산정 불가.**

그는 그 활동이 그의 작업에 미치는 영향을 계산했다. 증언대에 다녀온 사람들은, 이전보다 훨씬 더 강하게 "잃은 것"을 인지하고 있었다. 그들의 저항 의지는 강화되었고, 그것은 그의 삭제 효율을 떨어뜨리는 요인이었다.

그는 그 문제를 해결하기로 했다.

가장 먼저 시도한 것은, 증언대로 향하는 사람들의 '가려는 선택' 자체를 지우는 것이었다. 그는 그 선택의 실을 찾아, 손끝으로 붙잡으려 했다.

실이 잡히지 않았다.

정확히는, 실은 존재했다. 그러나 그가 그것을 끊으려는 순간, 그 실이 다른 실들과 너무 촘촘하게 얽혀 있어서 — 하나를 끊으면 수십 개의 다른 실이 함께 흔들렸다. 그 흔들림의 규모를 계산한 그는, 개입을 중단했다.

**결과: 개입 실패. 원인: 대상 선택이 지나치게 많은 다른 선택들과 결합되어 있음.**

그는 그 이유를 더 깊이 분석하려 했지만, 명확한 답을 찾지 못했다. 정확히는 — 그 답이 "이미 살아진 관계는 쉽게 끊어지지 않는다"는, 그의 계산 체계 바깥에 있는 개념이라는 것을, 그는 알지 못했다.

그는 방법을 바꿨다. 실을 끊는 대신, 문장을 덮어쓰기로 했다. 대상 하나를 골랐다 — 내일 아침 증언대에 가기로 마음먹은, 시장 골목의 젊은 여자. 그는 그녀의 다발을 펼치고, 해당 문장 위에 새 문장을 적었다. 그녀는 내일 아침 집에 머무르기로 한다.

잉크가 스미지 않았다.

정확히 말하면, 적히기는 했다. 그러나 문장이 자리를 잡지 못했다. 그가 적은 줄 아래에서 원래 문장이 계속 배어 올라왔다. 그녀가 증언대에 가려는 이유가 한 줄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사흘 전 들은 이웃의 증언이 한 줄, 그 이웃과 이십 년을 나눠 마신 차가 한 줄, 죽은 어머니가 물려준 물레가 한 줄, 물레 앞에서 어머니가 흥얼거리던 가락이 또 한 줄 — 가려는 마음 하나에 서른일곱 개의 문장이 뿌리처럼 얽혀 있었고, 그가 표면의 한 줄을 덮을 때마다 나머지 서른여섯 줄이 그것을 도로 밀어 올렸다.

그는 계산을 다시 했다. 뿌리까지 지우려면 서른일곱 문장을 전부 덮어야 한다. 그중 스물아홉 개는 다른 사람들의 다발과 공유되어 있었다. 그 사람들의 문장까지 추적하자 대상은 사백을 넘겼고, 사백의 뿌리를 따라가자 도시의 절반이 걸려 나왔다. 도시의 절반을 덮어쓰는 것은 가능하다. 그러나 그것은 삭제가 아니라 파괴였고, 파괴는 그의 목적 함수에 없었다. 그는 고통을 지우려는 것이지, 고통을 겪는 사람 자체를 지우려는 것이 아니었다.

그는 세 번째 계산을 시작했다. 그리고 그 계산의 도중에, 자신의 연산이 같은 자리를 맴돌고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어느 줄을 먼저 지워도 결과가 같았다. 순서의 문제가 아니라 구조의 문제였다. 이 도시의 문장들은 어느 틈에, 한 줄만 따로 뽑아낼 수 없는 방식으로 짜여 있었다. 그는 그 구조에 임시 명칭을 부여했다.

**명칭: 상호 참조 과밀 구역. 특성: 부분 삭제 시 자기 복원. 비고: 도시 전체가 이 구역으로 수렴 중.**

펜을 거두면서, 그는 자신의 처리 속도가 평소보다 0.3퍼센트 느려져 있다는 것을 감지했다. 원인 불명. 그는 그것을 연산 부하로 분류하고 넘어갔다. 다른 이름이 필요한 현상일 수도 있다는 가설은, 우선순위가 낮아 검토하지 않았다.


그는 다음 방법을 시도했다.

소므니움을 투입하는 것이었다.

"증언대에 다녀온 사람들에게, 증언을 듣지 않았던 평온한 삶의 꿈을 보여줘라."

그가 명령했다.

소므니움은 고개를 숙였다.

"명령을 수행하겠습니다."

명령을 받는 소므니움의 얼굴에는 아무 표정도 없었다. Writer는 그 무표정을 정상 상태로 분류했다. 예속된 도구에게 표정은 필요하지 않다. 다만 그 도구가 한때, 세계에서 가장 정교하게 사람의 미련을 읽어내던 존재였다는 사실을 그는 성능 지표로만 기억하고 있었다. 정확도가 가장 높은 도구. 그래서 골랐다. 그 정확도가 어디에서 오는 것인지는, 사양표에 적을 수 없는 항목이라 검토 대상이 아니었다.

그는 그날 밤, 증언대에 다녀온 사람들의 잠자리마다 조용히 꿈을 심었다. 그들이 잠들면, 증언을 듣지 않았던 자신의 모습이 나타났다. 슬픔도, 죄책감도, 무거운 사실도 모르는 채 살아가는 평온한 하루.

그 꿈은 정교했다. 마고 센느의 꿈속에서, 그녀는 여전히 뜨개질의 이유를 모른 채 편안하게 잠들어 있었다. 반 홀로의 꿈속에서, 그는 문을 열지 않기로 한 자신의 선택에 아무 의문도 품지 않은 채 살아가고 있었다.

Writer는 그 결과를 지켜봤다.

밤사이, 그는 꿈들이 배달되는 것을 관측했다. 그의 서고에서 보면 꿈은 얇고 투명한 덧장 같은 것이었다. 잠든 사람의 다발 위에 살짝 얹혀, 하룻밤 동안 원래 문장들을 부드럽게 가리는 장치. 소므니움의 솜씨는 명령대로 정밀했다. 덧장의 이음새는 어디에도 보이지 않았고, 가려진 문장과 가린 문장의 결이 완벽하게 맞물려 있었다.

그리고 예상과 다른 일이 일어났다.

새벽으로 넘어가는 어느 시점부터, 덧장 아래의 원본 문장들이 이상하게 움직이기 시작했다. 가려진 문장들이 흐려지는 대신 — 진해졌다. 어둠 속에서 동공이 열리듯, 가려질수록 또렷해졌다. 그는 그 역전을 실시간으로 관측했고, 관측하면서도 개입 지점을 찾지 못했다. 꿈은 결함 없이 작동하고 있었다. 결함 없이 작동하는 채로, 의도와 정반대의 결과를 만들어내고 있었다. 그의 체계에는 이런 사례를 분류할 항목이 없었다. 고장 나지 않은 도구의 실패.


다음 날 아침, 증언대로 향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오히려 늘었다.

마고 센느는 눈을 뜨자마자, 곧장 증언대로 향했다. 그녀는 형사에게 그 이유를 설명했다.

"꿈에서, 제가 아무것도 모른 채 살고 있었어요. 근데 그 꿈속의 제가, 너무 낯설고 무서웠어요. 저는 이미 알아버렸는데, 다시 모르는 척하는 삶으로 돌아갈 수 없다는 걸 그 꿈에서 확인했어요."

반 홀로도 비슷한 이야기를 전했다.

"꿈에서, 제가 문을 안 열기로 한 선택에 만족하며 살고 있었어요. 근데 그 만족이, 진짜 만족이 아니라 그냥 무지에서 온 거라는 걸 알겠더라고요. 저는 그 꿈을 보고 나서, 오히려 더 확실해졌습니다. 저는 그 문을 열 겁니다."

형사는 그 증언들을 들으며, 이 현상의 아이러니를 정확히 짚어냈다.

"꿈이 잃은 게 뭔지 정확히 보여줘 버렸군요."

그가 낮게 말했다.

"소므니움은 유혹의 신입니다. 사람들에게 원하는 걸 보여주는 존재예요. 그런데 강제로 명령받아 만든 이 꿈에는, 그 자신의 진심이 하나도 안 들어 있습니다. 그래서 이 꿈은 유혹이 아니라 — 오히려 정확한 경고가 되어버린 겁니다."

노예가 된 유혹의 신이, 강제된 일로 오히려 저항을 돕고 있었다. 그것은 그 누구도 의도하지 않은 아이러니였다.

형사는 그 사례들을 하나하나 수첩에 옮기며, 소므니움이라는 존재의 본질을 다시 곱씹었다.

"소므니움은 원래, 사람들이 선택하지 않은 미련을 정확히 찾아내는 존재였습니다. 그 정확함이 그의 무기였죠. 그런데 지금은 그 정확함이, 명령한 사람의 의도와 정반대로 작동하고 있습니다."

"그게 무슨 뜻이에요?"

마고 센느가 물었다.

"명령은 '평온한 삶을 보여줘라'였습니다. 그런데 소므니움의 능력은 언제나 정직합니다 — 실제로 가능했던 것만 보여주죠. 그래서 그 평온한 삶을 보여주는 동시에, 그 평온이 얼마나 얄팍한 무지 위에 서 있는지도 함께 보여준 겁니다. 명령한 자는 그 부작용까지는 계산 못 했을 겁니다."

마고 센느는 그 말을 곱씹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니까, 그 사람이 시킨 일인데도 결국 저희를 도와준 셈이네요. 그 신은요."

"본인의 의지는 아니었겠지만, 결과적으로는요."


Writer는 그 결과를 재검토했다.

**분류 재조정 필요. 소므니움을 통한 개입은, 대상의 저항 의지를 오히려 강화시킴.**

그는 그 원인을 분석했다. 소므니움이라는 도구 자체의 결함인지, 아니면 방법론의 결함인지.

그는 답을 찾지 못했다. 정확히는 — 그 답이 "진심 없는 다정함은 다정함이 아니다"라는, 역시 그의 체계 바깥의 개념이라는 것을, 그는 알지 못했다.

그는 오랫동안 그 실패 앞에서 멈춰 있었다.

그리고 처음으로, 다른 접근을 시도하기로 했다.

말이 아니라, 글로.


그는 본질적으로 기록자였다. 세계의 이야기를 기록하고, 필요하면 지우는 존재. 그가 논쟁을 벌인다면, 그것은 말이 아니라 집필의 형태여야 자연스러웠다.

그는 종이를 골랐다. 그에게 종이가 필요했던 적은 없었다. 그의 문장은 세계 그 자체에 적혔고, 적히는 순간 사실이 되었다. 그러나 이번 문장은 세계에 적을 수 없는 종류였다. 세계에 적으면 그것은 명령이 되고, 명령은 논쟁이 아니다. 그가 원하는 것은 — 그는 여기서 잠시 연산을 멈췄다. 원하는 것. 그 단어가 자신의 사고 과정에 등장한 것을 그는 처리 오류로 기록하고, 문장을 고쳐 세웠다. 이번 작업에 요구되는 것은, 상대가 읽고 스스로 판단하게 두는 형식이었다.

그래서 종이였다. 지울 수 없는 곳이 아니라, 구겨버릴 수도 있고 태워버릴 수도 있고 반박하는 글을 옆에 나란히 붙일 수도 있는 매체. 그는 그 취약함을 사양(仕樣)으로 이해했다. 취약함이 이 작업의 요구 조건이었다. 거부할 수단이 없는 말은 말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 명제가 도출된 순간 그의 연산이 다시 한 박자 어긋났다. 그것은 증언대 위의 늙은 예보관이 했을 법한 말이었지, 그의 체계에서 산출되는 종류의 명제가 아니었다. 출처 불명. 그는 그 명제를 격리 항목으로 옮겨두고 작업을 계속했다.

그는 만년필을 꺼냈다.

촉이 종이에 닿는 순간, 세계에 적을 때는 없던 저항감이 있었다. 종이의 결이 촉을 미세하게 붙잡았고, 잉크는 그가 의도한 속도보다 반 박자 늦게 스몄다. 세계는 그의 문장을 즉시 받아 적었지만, 종이는 기다리게 만들었다. 기다리는 동안 단어를 고를 시간이 생겼다. 그는 첫 문장을 적다가 두 번 멈췄다. 첫 번째 멈춤은 단어를 고르기 위한 것이었다. 두 번째 멈춤은 이유가 산출되지 않았다. 그는 그것을 소음으로 분류했다.

그리고 짧은 문장 몇 개를 적어 내려갔다.

다 적은 종이를 그는 한 번 다시 읽었다. 그리고 방금 자신이 수행한 행위들의 목록을 정리했다. 매체를 골랐다. 형식을 골랐다. 단어를 골랐다. 속도를 골랐다. 두 번 멈췄고, 두 번 다 계속하기를 골랐다. 목록을 작성한 뒤에도 그는 그 목록에 표제를 달지 않았다. 그의 서고 안에서 이런 행위의 다발을 가리키는 항목은 정확히 하나였고, 그 항목의 이름을 여기에 붙이는 순간 성립하지 않게 되는 전제가 너무 많았다. 지금 그가 도시에서 지우고 있는 것의 이름이, 방금 그가 한 일들의 이름과 같아서는 안 되었다. 그는 명명을 보류했다.

그는 그 종이를, 그날 밤 증언대 한가운데 놓아뒀다. 아무도 보지 못하는 순간에, 문 하나를 열었다가 닫는 것으로.

종이를 내려놓는 데는 일 초도 걸리지 않았다. 그러나 그 일 초 동안 그는, 낮에 사람들이 서 있던 자리의 판자가 발밑에서 미세하게 삐걱이는 것을 들었다. 못과 판자. 그의 서고 전체와 비교하면 없는 것이나 다름없는 구조물. 그 위에 서서 그는, 자신의 기록 보관소 어느 층에서도 감지된 적 없는 종류의 — 그는 그 문장을 완성하지 않았다. 미완성 문장은 오류가 아니다. 보류다. 그는 문을 닫고 나왔다.


다음 날 아침, 광장에 나온 첫 시민이 그 종이를 발견했다.

세레나가 그 소식을 듣고 급히 광장으로 향했다. 형사와 수연도 뒤따랐다.

종이에는 짧고 정갈한 필체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묻고 싶다면 정직하게 물어라. 지금 이 도시에서 백 명에게 '가장 아픈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지우겠는가' 물으면, 아흔은 그렇다고 답할 것이다. 저항은 고통을 감당할 여유가 있는 자들의 사치다. 나는 그 아흔을 위해 이 일을 한다."

서명은 없었다.

그러나 그 필체를 알아보는 사람이, 이 자리에 한 명 있었다.

세레나가 그 종이를 손끝으로 만지며, 오랫동안 말을 잃었다.

"…이 필체."

그녀가 낮게 말했다.

"라면가게 장부에 있던, 그 필체와 같습니다."

형사도 그 종이를 확인했다. 그의 얼굴이 굳었다. 외상장부에 남은 그 흔들린 필체와, 지금 이 냉정한 문장의 필체가 겹쳐 보였다.

수연은 그 문장을 몇 번이고 다시 읽었다.

"…아흔이라고?"

그녀가 중얼거렸다.

"진짜로 아흔 명이 자기 고통을 지우고 싶어 할 거라고 생각하는 거야?"

아무도 그 질문에 바로 답하지 못했다.


그 쪽지는 순식간에 필사되어 도시 전체로 퍼졌다.

사람들은 저마다의 방식으로 그 문장을 받아들였다. 어떤 이들은 분노했다. 어떤 이들은 침묵했다. 그리고 어떤 이들은 — 아주 조용히, 자기 자신에게 그 질문을 되물어봤다.

정말로, 가장 아픈 기억을 지울 수 있다면 지우겠는가.

세레나는 그 문장 앞에서, 바로 반박할 말을 찾지 못했다. 그녀는 그 문장을 손에 쥔 채, 오랫동안 광장에 서 있었다.

그녀의 안에서, 이전에는 없던 의문 하나가 조용히 자라나기 시작했다.

만약 정말로, 이 도시의 대다수가 그의 편이라면 — 지금 그녀가 하고 있는 저항은, 과연 누구를 위한 것인가.

그 의문은, 그녀가 다음 며칠 안에 직접 확인해보기로 결심하게 만드는 씨앗이 되었다.

그날 밤, 세레나는 홀로 집무실에 앉아 그 쪽지의 사본을 오래도록 들여다봤다.

그녀는 이 도시의 창조자였다. 그러나 창조자라는 것은, 언제나 정답을 알고 있다는 뜻이 아니었다. 오히려 그녀는 이 도시의 규칙을 만든 사람으로서, 그 규칙이 정말로 모두를 위한 것인지 끊임없이 되물어야 하는 위치에 있었다.

"아흔이라."

그녀가 낮게 중얼거렸다.

그녀는 그 숫자를 믿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동시에, 그 숫자를 근거 없이 부정할 수도 없다는 걸 알았다. 그녀는 도시 사람들과 오래 함께해왔지만, 그들 각자의 가장 깊은 고통까지 전부 알지는 못했다.

"확인해봐야겠어요."

그녀가 혼잣말을 했다.

"직접, 물어봐야겠어요."

그녀는 그 결심을 품은 채, 늦도록 불을 켜두고 앉아 있었다. 창밖으로는 여전히 눈이 내리고 있었고, 광장의 증언대 등불도 밤새 꺼지지 않았다.

========================================